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41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1-02 0
에르제 일행은 먼저 여관으로 돌아갔다. 나는 아직 할일이 있으니까 말이다. 기사단 본부로 가서 사정을 들었다. 그들은 입을 열고 있지 않다고 했다. 기사단장이 가진 거짓말 탐지기같은 반지로 하면 어떠냐고 물어봤지만 마력의 효력이 다 떨어졌단다. 이런 중요한 때에 왜 이리 도움이 안 되냐? 그 마법이 뭔지도 모른 내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으음, 그렇다면 다른방법을 써야될 거 같았다.
"기사단장님. 저한테 맡겨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네. 그렇게 하시죠."
"그리고 이 여자와 단 둘이 있고 싶은데요."
"알겠습니다. 모두 밖으로 나가자."
취조실에는 나와 로제스라는 여자만이 남았다. 그녀는 나를 똑바로 보고 있지도 않고 있었다. 그러겠지. 자기 단검을 두 손가락만으로 막아낸 것을 보여주었는데 당연히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나는 백금화 두개를 꺼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놀란 눈으로 그것을 본다.
"거래를 하지. 여기서 빠져나가게 해주는 데다가 백금화 2개를 너에게 주도록 하지. 그 대신에 정보를 알려주었으면 해. 골드사자에 대한 모든 것을 말이야. 우두머리는 누구고,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전부 알려줬으면 한다. 물론 이건 기사단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하지. 나는 모험가지 기사단이 아니니까."
"무... 무슨 의미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너희 일에서 손을 떼겠다는 거야. 너도 그러는 편이 좋잖아. 안 그래?"
사전 정보수집이 필수다. 이 여자에게 나는 반말로 말하고 있지만 나랑 비슷한 또래인 여자같아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거기다가 존댓말을 쓸 이유도 없다. 나는 적이 된 상대에게는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 데이비드도 이리나 페트로브나에게도 말이다. 적이라고 생각되면 분노의 감정 때문인지 존댓말을 안 쓰게 된다. 물론 드물게 쓰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 백금화 두개... 정말로 주는 거지? 그럼 약속해주었으면 해... 내가 누설한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줬으면 해."
"약속할게. 그리고 너를 여기서 꺼내주지."
로제스는 긴장을 풀고 내게 입을 열었다. '골드사자' 집단의 우두머리는 파프닐, 거구의 몸집에 힘을 가진 사람으로 도끼로 무장한 워리어인데 마법사들을 죽이는 킬러라고 불리는 사람이라고 했다. 마법사 킬러? 이상하네. 도끼나 검으로 무장한 전사들은 마법사의 마법 공격을 방어할 수단이 없어서 당하기 쉬울 텐데 말이다. 그리고 제라스라는 도적이 있는데 기습에 능통하다고 했다. 그 외에 다른 인물들의 클래스와 전투력을 알려주었다. 다양한 계열의 직업이 모여있는 집단, 그 중에서 마법사 킬러라고 불리는 파프닐이 가장 신경이 쓰였다. 대부분은 검을 든 전사들이라고 했다. 모험가 레벨은 현재 레벨 4수준인 초록색이라고 했다.
"좋아. 여기서 빠져나가게 해주지. [게이트]"
"뭐... 뭐야?"
"여기로 나가면 된다. 어서 나가."
나는 그녀를 일으켜서 한 손으로 등을 때리듯이 밀쳤다. 그러자 그녀는 처음보는 아공간 문을 보고 휘둥그레하다가 그 문 안으로 사라졌다. 밖에서 이를 본 기사들은 갑자기 쳐들어와서 그녀가 사라진 것을 보고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녀가 사라졌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새야 공!!"
기사단장이 인상을 쓰면서 내게 추궁한다. 그렇게 성질을 부릴 거까지는 없는데 말이다. 일단 그들을 진정시킨 나는 기사단장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저를 따라오십시요. 그들의 아지트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네? 아지트라고요?"
기사들은 전부 똑같은 표정으로 눈이 휘둥그레하고 있었다. 그럴만도 하겠지. 내 생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지금부터 내가 현실세계에서 쓰였던 범죄/스릴러 게임의 주인공 방식을 보여줄 생각이니까 말이다.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머리를 써서 해결한다. 그게 바로 내가 했던 탐정 게임에서 얻어낸 교훈이었다. 나는 즉시 기사단장에게 기사단을 소집해줄 것을 요청했고 기사단장님은 내 말을 듣고 곧바로 지시를 했다. 이미 기사단장은 나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편이나 다름없으니 내가 요청하면 바로바로 들어주니 편했다. 길드 총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의뢰 끝나면 내가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줄 사람 같았다. 그걸 응용해볼까 생각했지만 사람이 욕심을 너무 부리면 안 된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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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스는 백금화 두 개를 주머니에 넣은 채 기쁜 표정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꼼짝없이 당하는 줄 알았는데 세하가 다행히 기사단 편을 드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운이 좋았다고 판단했다. 비록 정보를 알려주긴 했지만 충돌하지만 않는다면 문제가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백금화 두 개를 손에 넣어서 매우 기뻐한 표정으로 아지트를 향해 달려가서 문을 열어젖힌다.
"다녀왔습니다!!"
"응?"
다른 사람들이 무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로제스는 그제서야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알고 페이스를 유지했다. 돈 때문에 기뻐하다는 표정을 보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파프닐은 커다란 맥주 한컵을 들이키면서 로제스에게 말을 걸었다.
"로제스. 뭔가 기쁜일이 있는 것이냐? 이새야라고 불리는 모험가에게 당해 기사들에게 연행되었다고 하던데... 홀로 탈출한 것이냐?"
"네. 죄송합니다. 대장. 저의 불찰이옵니다."
"미행은 없겠지?"
"물론입니다. 기사들의 빈틈을 노려 탈출했습니다."
세하에게 돈을 받아서 온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차피 그의 무속성 마법으로 순간이동해서 온 건데 미행이 붙을 리가 없다고 확신한 그녀였다. 파프닐에게 예를 취하면서 고개를 숙이자 그는 무서운 얼굴로 그녀에게 말한다.
"혼자서 살아온 게 그렇게 기뻐할 일이었나? 내가 지시한 일도 제대로 해결못하는 게 그렇게 좋았더냐?"
"죄... 죄송합니다. 대장. 저는 그저..."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그녀를 노려보는 눈빛이 강렬했다. 잡혀간 것도 모자라 다른 동료들을 두고 혼자만 빠져나왔다는 것을 기뻐하는 표정을 보니 누구라도 불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로제스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그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파프닐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로제스에게 다가간다. 그가 한 걸음씩 걸어갈 때마다 바닥이 크게 흔들렸고, 로제스는 그에게 목을 잡혀 강제로 일으켜세워졌다.
"으윽, 대장님... 용서를..."
"용서? 멍청한 부하에게 용서란 없다."
파프닐은 그대로 다른 테이블 위로 내던지자 그곳에 있던 자들이 전부 자리를 피했고, 테이블은 그대로 산산조각나면서 부서졌다. 로제스의 이마에 피가 흐르고 있었고, 파프닐은 도끼를 달라고 부하에게 말한 뒤에 그대로 다가가서 내려찍으려고 했다.
"파프닐 님. 제발 용서를!!"
"그 쯤 해두지 그래? 숙녀를 그렇게 다루면 안 된다고 어떤 아저씨가 한 말이 생각나서 말이야."
아지트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언제부터인가 출입문이 열려 있었고, 검은색 코트를 입은 사내가 파프닐을 노려보면서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기사단들이 칼을 꺼내 무장을 하고 있는 상태였고, 그대로 안으로 한명씩 들어와서 그들을 포위했다.
"뭐야? 기사단? 어떻게 여기를?"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주겠나? 로제스?"
"그... 그건...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 숙녀분을 탓하지 말라고. 파프닐 대장. 단지 그녀에게 내가 추적마법을 걸어놨거든. 그녀의 등에 붙여진 종잇조각을 잘 보라고."
남자가 말한 대로 파프닐이 그녀의 등에 붙여진 옷자락을 떼어내자 보라색 기운이 일어나면서 조각이 소멸되는 게 보였다. 그리고는 검은색 코트를 입은 사내를 보며 말했다.
"네놈은 누구냐?"
"이새야. 모험가지."
"그렇군. 안 그래도 너를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나를 대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군."
기사단이 앞으로 나서서 검을 빼들자 골드사자 집단 사람들도 검과 도끼, 창을 꺼내 무장을 한다. 서로간의 대치상황, 로제스는 세하를 보며 자신을 이용했다는 생각에 이를 뿌득 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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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첸트 : 트랜스미터], 쉽게 말하면 발신기를 말하는 것이다. 특정한 물체에 발신효과를 부여하여 목표물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런 스킬로 나는 로제스를 이용하여 아지트의 위치를 알아낸 것이다. 그리고 기사단장은 밖에 퇴로를 차단하고 먼저 선발대를 안으로 들여보낸 상황이다.
"무기를 버려라. 너희는 포위되었다.! 항복해라."
"증거라도 있는 건가?"
"증거라고?"
"우리가 모험자들을 습격해 보상을 가로챘다는 증거 말이다."
파프닐의 말에 기사단장님은 아무 말도 못했다. 슬쩍 내 눈치를 보고 뒤로 물러나는 모습, 나 참, 저것도 기사단장이라고 하다니... 어이가 없다. 왜 저렇게 배짱이 없을까? 확실히 그들이 보상을 가로챘다는 증거는 없지만 로제스와 관련되어있다는 증거는 이미 수집한 지 오래다.
"당신은 분명히 그렇게 말했죠. '내가 지시한 일도 제대로 해결못하는 게 그렇게 좋았더냐?' 라고 말이죠."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증거를 보여드리죠. 이 도구는 내 마법도구인데 과거의 영상을 기록하는 물건이죠."
스마트폰을 꺼내 영상을 재생한다. 여기 들어오기 전에 미리 밖에서 촬영한 것이다.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창문이 닫혀있어도 들릴 정도일까? 원래는 창문 열어두고 녹화하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진 상황이었었다. 증거를 보여주자 안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파프닐도 인상이 구겨지고 있다. 그리고 추가로 로제스가 부하들을 이끌고 에르제 일행을 습격하려한 영상도 보여주었다.
"이걸로 증거가 충분한 거 같죠? 파프닐 씨."
"네놈들을 전원 체포하겠다. 항복해라!!"
"없애버려."
기사단장의 명령에도 파프닐은 작은 목소리로 없애버리라고 명령했다. 아무래도 기사들 따위는 처음부터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이군. 하긴 뭐, 다 드러났는데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겠지. 나도 검을 꺼내 전투를 맞이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