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늦어버린 재미없는 발렌타인데이 기념 소설-2
냉기구덕후 2017-02-20 0
먼저 찾기 쉬운 나타를 찾기로 했다.
‘그 녀석은 이 시간쯤은 아마…’
나는 학교 뒤편에 갔다.
“…역시 여기에 있었네”
“응? 뭐야 무슨 볼 일이라도 있냐?”
학교 뒤편에 혼자서 있는 나타가 이쪽을 눈치 채고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그래, 초콜릿을 못 받았을 너에게 내가 초콜릿을 전해주러 왔…다…!”
…내가 게임을 하느라 피곤한가보다 나타의 손에 이상한 게 보인다.
투명한 포장지에 포장된 정성들여서 만든 것 같은 누가보아도 여자애가 만든 것 같은 초콜릿이 보인다.
나는 내 눈을 가리고 하늘을 보았다
“아…내 눈이 잘못 되었나보네…”
설마 나타가 나보다 먼저 여자에게 초콜릿을 받겠어
그 나사가 한 개 빠진 것 같은 나타가
“…그 반응 엄청 짜증난다?”
나타는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나한테 말했다.
다시 봐도 그 끔직한 환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타…너 그거…!”
“응? 이거?…아, 설마 너 부러워하는 거냐?”
“…윽!”
정곡이다
내 반응을 보고 나타는 확신한 듯이 말했다.
“헷, 어떠냐! 부럽냐?”
“…………”
나는 나타의 어깨를 붙잡았다.
“ㅁ,뭐야!”
나타는 살짝 겁먹은 것 같은 목소리를 냈다.
“너…노트나 주어서 평생 총 맞으면서 노래나 불러라!!”(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키라가 맞습니Da)
나는 저주를 담아서 나타에게 외쳤다
“ㅁ,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리고 표정 무서워!”
내 장난 섞인 외침에 나타는 이해 할 수 없다는 듯이 외쳤다
“…응? 너 손에 있는 거…”
나타는 내 손에 있는 초콜릿을 보았다.
“…너 설마 그거 나한테 주려는 거냐?”
“지금은 줄 생각이 없어질 것 같지만”
나타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짓다가 코웃음을 냈다.
“하, 무슨 남자가 초콜릿을 주냐?”
“아-그러셔 그러면 나 같은 남자가 주는 이 초콜릿은 너한테 필요 없을 테니 이건 그냥 내가 가져야갰네.”
“ㄴ,내가 언제 필요 없다고 했어!? 이리 내놔!”
나타는 내 손에 있는 초콜릿을 빼앗으려 했다가 내가 피해서 허공에 손짓했다.
“뭐하는 거야!? 이리 내!”
순순히 줄 수는 없지
“남자가 초콜릿을 주는 게 말이 안 된다는데 왜 이 초콜릿을 줘야하나~”
“큭…!”
나타는 잠시 작은 신음을 흘리더니
“알겠어! 남자도 초콜릿을 줘도 이상하지 않아! 이러면 됐지!?”
“그래그래~”
정말 다루기 쉬운 녀석이라니까
“여기”
“우왓!”
나는 나타에게 초콜릿을 던져주었다
“야! 위험하잖아!”
“그래도 잘 받아냈네”
“당연하지 이 나타님이니까!”
“그래그래, 그런데 유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그 녀석? 그야 당연히 검도부에나 있겠지.”
“땡큐~”
나는 나타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검도부로 향했다.
그곳에 가 보니 검도부가 연습하는 것을 구경하는 유리가 있었다.
“검도 부를 구경하고 있어?”
“응? 아, 세하야! 안녕~!”
“그래 안녕, 그리고 이건 너의 몫”
나는 유리에게 줄 초콜릿을 건네주었다.
“이건 내 몫이야?”
“그래 흔히 말하는 우정 초콜릿”
“고마워!”
“그런데 너는…”
나는 유리의 뒤를 보았다.
수북이 쌓여있는 초콜릿들…
‘생각해보니 이 녀석 남녀불문하고 친한 애들 많았지’
저 초콜릿더미 중에는 분명 고급 초콜릿이나 직접 만든 수제 초콜릿도 있을 것이다
내가 준 초콜릿은 그것에 비하면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뻐하는 것 같으니 됐나’
“그런데 너는 뭐 없어?”
“으음…사실 있긴 하다만…”
“하다만?”
“지금은 줄 수 없어”
“…뭐?”
그건 또 무슨 소리래?
“세하야 너 여자에게 초콜릿 받아 본적 없어?”
“…그걸 보고도 모르냐…”
“모르니까 물어보는 건데?”
“하아…그래 받아본 적 없다”
못 받아 본 게 죄냐?
“그래? 다행이네…”
“뭐가 다행이냐 나한테는 안 좋은데…”
“하하하…첫 번째로는 줄 수 없지만 두 번째는 줄게”
“…? 무슨 소리야?”
“옥상에 가보면 알아”
“왜 갑자기 옥상…”
“됐고, 어서 가봐”
“나 참…아, 그 전에 슬비는 못 봤어?”
“옥상에 가보라니까”
“알겠으니까 재촉하지 마…”
나는 유리가 재촉해서 어쩔 수 없이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문을 열어보니 그 곳에는 슬비가 있었다.
“어…”
“……세하야?”
그리고 슬비가 뒤를 돌아봐서 나는 슬비와 눈이 마주쳤다
“어…안녕…”
“그래…안녕…”
……그 후 잠시 동안 어색한 침묵이 계속되었다
‘으아아…왜 이렇게 된 거지…’
나는 내 손에 있는 초콜릿을 살짝 쳐다보았다.
‘이걸 건네주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용기가 안 난다.
“저기…”
그리고 그 침묵을 깬 건 나를 부르는 슬비의 목소리였다.
“어, 응! 왜 그래?”
“혹시…다른 여자에게 초콜릿 받은 적 있어?”
“큭…! 석봉이랑 서로 교환한 우정 초콜릿 말고는 없어…!”
슬비는 우정이 아닌 진짜 초콜릿을 받은 적 없는 나의 마음을 후벼 팠다.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은 것 같아서 뭐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면 다행이네…”
“…응? 뭐라고 했어?”
“으아아아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슬비가 당황하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신경 쓰이지만 너무 깊게 파고드는 건 그만두자
나는 슬비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런데 자꾸 신경 쓰이는데 그 초콜릿 누구한테 주는 거야?”
슬비가 나에게 손에 들고 있는 초콜릿에 대해 물어봤다.
‘좋아…’
이 초콜릿을 건네주자.
지금이라면 자연스럽게 줄 수도 있다.
“저, 저기!”
“응? 왜 그래?”
“ㅈ,자 여기 너의 몫 초콜릿!”
“……에?”
슬비는 마치 예상치 못한 일에 당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니까 너의 몫을 준비해봤어…”
슬비는 내 초콜릿을 손에 쥐고 놀라서 입이 벌어지면서 기쁜 것을 숨기지 못한 체 눈이 빛나고 있다
나는 그 표정 때문에 왠지 모를 부담감을 느꼈다.
……그것 때문에 나는 일을 벌여 벌었다.
“왜, 흔히 말하는 우정 초콜릿이야! 애정 초콜릿은 아니니꺄”
혀 깨물었다
나는 혀 깨물어서 아픈 것도 신경 쓰지 않으며 겁쟁이인 나를 속으로 욕했다.
‘으아아아아…이 바보가! 왜 일을 벌인 거야…’
그냥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데 괜히 겁이 나서 우정 초콜릿이라고 말해 버렸다.
나는 잠시 나를 자책하는 것을 멈추고 슬비를 보았다.
슬비는 내가 쓸 대 없는 말을 하기 전에 모습 그대로 멈춰있었다.
표정을 제외하고
슬비의 표정은 큰 충격을 받은 듯 한 표정으로 눈은 크게 뜨고 입은 벌린 상태로 굳어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천둥소리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세하의 게임기에서 나는 소리는 아닙니다)
“저…슬비야…?
그런 슬비의 모습도 귀엽지만 나는 슬비를 불렀다(흔한 콩깍지)(여담이지만 실제로도 귀엽다고 합니다)
“저기…괜찮아…?”
“에?, 응…괜찮아…잠깐만…잠깐만 기다려봐”
슬비는 내가 부르자 슬비는 잠시 멍 때리다가 이마를 잡고 생각에 빠졌다.
“ㅈ,저기…”
“그러니까 이 초콜릿은 우정 초콜릿이라는 거야?”
“ㅇ,어…그게…”
“그래…”
슬비는 이마에서 손을 때고 뭔가 결심한 듯한 얼굴로 나를 불렀다.
“세하야”
“ㅇ,응…”
“ㄴ,나도 너한테 줄게 있어”
슬비는 나한테 안에 작은 종이가 들어있는 작은 봉지를 내밀었다.
수줍어하는 표정으로
“이건…”
초콜릿이다
……나는 내 볼을 꼬집었다
아프다
현실이다
“이거…나한테 주는 거야…?”
“…뭐해…빨리 받지 않고…”
슬비는 창피한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나는 슬비의 초콜릿을 받았다
모양을 보니 직접 만든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슬비에게 직접 물어본다
“이거…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직접 만든 거야…?”
“ㄱ,그래…”
아, 세상에 맙소사
내가 여자에게 수제 초콜릿을 받았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상대에게
그리고 지금 내 마음을 말하자면
장난 아니게 기쁘면서 불안하다
나는 그 불안을 입에 담아서 말했다.
“저…이건 우정 초콜릿이야…?”
나는 절대 아니었으면 하는 것을 슬비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아마 그렇겠지…’
아무리 우정 초콜릿이라도 해도 나는 상관없다
그렇다고 내가 슬비를 싫어지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슬비의 반응은…
“아니…이건 우정 초콜릿이 아니야”
“……뭐?”
나는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그저 슬비가 말하는 것만 머릿속에 울렸다
‘아니, 이러면 안 되지’
나는 머리를 흔들어서 정신 차리고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우정 초콜릿이 아니라는 건 설마 진짜 초콜릿? 아니야 의리 초콜릿도 있으니 그런데 의리와 우정은 같은 말이었던가? 보통 우정 초콜릿을 의리 초콜릿일고도 많이 하잖아. 그러면 저건 진짜? 그런데 망할 과거의 내가 우정 초콜릿을 주었는데? 빌어먹을 과거의 나 진심 때리고 싶다. 그런데 과거의 나나 지금의 나나 결국은 둘 다 나잖아? 그러면 나를 때리면 되는 거 아니야? 에라 모르겠다. 으아아아아아아’
슬비가 패닉 상태에 빠진 나의 팔을 잡았다
얼굴은 엄청 빨개진 상태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이건 진짜 초콜릿이야!!”
…………………………뭐?
“……뭐…라…고…?”
“으으…”
슬비는 수좁어하는 얼굴로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러니까…너가 좋…아…”
슬비는 처음에는 큰소리로 말하다가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나한테 고백했다
…………………………………………
아, 위험했다
실수로 정신 줄을 놓을 뻔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너가 좋…아…’
…………………………
‘우와아아아아아…’
내가 잘못들은 건가?
슬비가 나에게 좋다고 말해주었다
이거 진짜 꿈이라면 나는 깨어나고 욕을 할지도 모른다.
그런 내 마음도 신경 쓰지 않고 슬비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너가 날 아직 좋아하지 않더라도 나는 언젠가 너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거니까…!”
슬비는 마치 게임을 공략한다는 듯이 나한테 말했다
“…풉”
그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기뻐서 인지 웃음이 새어나갔다
“푸하하하하하!!”
정신 차려라 이세하
이때 용기를 내지 않으면 어쩌자는 거냐.
슬비의 얼굴을 보았다
슬비는 내가 웃은 것 때문에 창피와 짜증이 섞인 얼굴을 하고 있다
용기를 내서 말했는데 내가 웃으니 화날 것이다
그러니 나도 용기를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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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한 번에 올라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