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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슬비엄빠X 2017-01-24 0
때는 유니온 본부 내 짤막한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 한창 엄무가 시작되려고 하던 시점에서 클로저 이동 담당 부서 직원이 선우란 요원을 불러 세웠다.
"어이, 선우란 요원!"
"……네. 부르셨…습니까?"
어딘가 나른해 보이는 소녀, 선우란이 말했다.
직원은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확인해보면서 말했다.
"오후에 일정이 비었던데, 지금 이 상황에 맘 편히 드라이브라도 하러 가는 건가?"
확실히 최근 강남 차원종 사건으로 소란해지고 구로역에도 차원종이 나타나고 있는 탓에 유니온 본부에서도 한창 비상일 터였다.
"……그건…"
"지금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그때, 누군가 직원의 어깨에 손을 언지며, 선우란에게 말했다.
"올해도 이 날짜가 되었군. 오늘도 잘 갔다 오게."
"…그럼"
선우란은 그 말을 하고는 자신의 애마인 헥사부사를 가지러 유니온 건물 밖으로 향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직원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렸던 사람을 노려보며 말했다.
"선배님! 지금 강남 상황이 어떤 줄 알고 그냥 가게 내버려 두는 겁니까!"
"워워. 진정해. 오늘이면 선우란 요원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을 안 할 테니까 말이지..."
직원의 선배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하자, 직원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네? 그런 게 어딨습니까. 지금 한 사람이라도 급하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음.. 그러고 보니 넌 아직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겠네. 간단히 말하자면, 오늘은 선우란 요원 오빠의 기일이야."
직원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쓴웃음을 냈다.
"그래도 말이죠.. 요즘엔 이런 사연을 가진 사람 상당히 많다고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
"너 선우란 요원이 원래는 밝고 활기찬 성격이었다 하면 믿을 수 있을 거 같아?"
직원의 선배가 갑자기 엉뚱해 보이는 질문을 직원한테 물었다.
직원은 조금 생각해보다가 피식 웃으며 이내 고개를 저었다.
"에이, 그럴 리가요."
"아니야. 정말 그랬다니까? 불과 7년 전까지는 확실히.. 활기찼었어."
갑자기 진지해지는 선배의 분위기에 휩싸인 직원은 그대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7년전 그 사건만 없었어도.."
최근 강남 사건으로 답답한 분위기의 본부에서 나와 상쾌할 줄만 알았던 기분은 나오자마자 가슴을 옥죄는듯한 느낌의 구속감이 들어 더욱 기분이 불쾌해졌다. 헥사부사 앞으로 다가가니 기분은 더더욱 불쾌해져만 갔다. 평소 같았으면 시동을 걸고, 폭발하는듯한 엔진 소리를 들으며 괴로운 기분이 날아가는 듯했지만, 오늘은 시동을 걸어도, 엔진 소리를 들어도 이 마음의 구속감을 벗어던지게 할 수 없었다.
"…역시 오늘은… 아니야."
나는 헥사부사를 나 만이 아는 길까지 천천히 몰았다. 이 길은 본부에서 오빠가 묻혀진 공동묘지까지 가는 가장 가까운길. 나는 공동묘지를 향해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지고자, 헥사부사의 속력을 점점 높여간다.
이 헥사부사는 내 오빠인 선우민의 유품. 고등학교에서는 IQ가 150이 넘는다, 천재다 하더니 집에 와서는 몰래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오토바이 개조나 시키고, 오토바이에 '헥사부사'라고 이름을 지어주는 오빠를 보며 예전의 난 참 한심하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내가 왜 그러냐고 물으면 바보같이 위상력도 없으면서 알파퀸을 도와줄 거라나 뭐라나. 내가 아무리 놀려도 오빠는 꿋꿋이 자신의 꿈을 그려왔었다. 그러면서 나도 오빠의 꿈을 이루는 걸 도와주고자 여러모로 책도 읽고.. 나는 이런 평화로운 일이 계속 지속될 거라 믿었다. 그랬었다. '그놈'만 없었어도.. 반드시 그랬을 것이다.
"…그 '라스'라는놈은…내가!"
아무도 모르게 결의를 굳게 다지고, 더욱 더 헥사부사의 속력을 높였다.
"…휴… 도착."
약 15분쯤 달려, 공동묘지에 도착했다.
공동묘지 앞에서 조화를 팔기에 오빠가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된 조화를 사고 싶었지만, 다 팔리고 없는듯했다. 빈손으로 갈 수도 없으니 할 수 없이 하얀색의 조화를 사들고, 헥사부사를 끌며 '라스'에게 당한 사람들의 묘지로 향했다. 오빠의 묘지는 따로 없었다. 7년 전 사람들이 '라스'에게 대량 학살당했을 때, 신원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이 훼손되어 있어 그 잔해들을 모아다가 통째로 기리기로 했었던 것이다. 그렇게 묘지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익숙할 정도로 많이 본듯한 뒷모습에 넋을 잃고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오… 오빠?"
'늑대개 팀에 나머지 한 명은 얘야!'라면서 바이올렛이 나오기 전부터 계속 생각해보고 있던 내용이었는데, 바이올렛이 나와버렸으므로 졸지에 6명이 돼버렸습니다. 학생이라 바쁜 관계로 많이 쓰지도 자주 쓰지도 못하겠지만 못썼다고 욕하지만 말아주세요. 오타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