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15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6-03 0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폭력조직은 해외의 마피아와 불법거래를 하는 중이었다. 우리는 이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최태인 리더님은 어딘가에 연락을 하는 게 보였다. 뭐라고 말하는 지는 잘 안들렸지만 나는 숨어서 그들이 거래하는 현장을 보고 있었다. 거래가 잘 되어서 기쁘다고 하는 거 같았다.

 

"자, 이제 곧 도착하겠지."

 

리더님의 손에는 휴대폰 말고도 음성 변조기도 목에 매달고 있었다. 변조기를 통해 목소리까지 바꾸면서 어디로 연락했던 것일까? 나는 저들에게 집중하느라 신경쓰지 못했다.

 

폭력조직, 영화나 만화에서 많이 보인다. 경찰이 폭력조직을 소탕하기 위해서 잠입요원을 보내기도 한 적도 있었고 말이다. 걸린 잠입요원들은 모두 사망했으며 살아남은 잠입요원들은 작전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변질되기도 했다. 사람은 변한다. 그리고 라이칸 토스도 말이다. 나는 라이칸 토스가 되었지만 본능적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충동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냥 내 목숨이 위태로울 때 어쩔 수 없이 저지른 거 외에는 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분명히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게 사람을 죽이는 충동이라니 이해하기 어려웠다. 폭력조직에 속한 사람들도 사람을 죽이고자 하는 충동이 있을까?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으로 사람을 죽이는 모습들을 상상하면 끔찍할 만도 했다.

 

"오케이, 시간 되었다. 대기해. 진우와 진삼이는 후방을 맡아. 그리고 재석이는 현민과 함께 경찰이 진입하는 경로를 막아. 지철이는 선박들을 지금 다 불태우고 바다에 뛰어드는 녀석들을 한놈도 남기지 말고 처리해. 나와 석봉이는 정면으로 치고간다."

 

정면이라고? 이게 무슨 말인가? 정면으로 가다니 나는 리더에게 물었지만 그는 나를 보면서 싱긋 웃었다.

 

"너는 이미 사람들을 잡아먹어왔잖아. 너의 몸을 보면 알 수 있어."

"허억!"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 부정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여기서 하지 않으면 이들에게 버림이나 받겠지? 내 마음이 또 갈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정도는 괜찮을 거 같다. 하지만 경찰들을 불러서 그들도 한꺼번에 정리하려고 한다는 게 이해가 안되었다. 설마 경찰들까지 잡아먹는 것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리더님은 혀를 날름 거리면서 폭력배들을 쳐다보았다.

 

"오늘 아주 포식 좀 하겠어. 이런식으로 잡아먹으면 아마 A급 클로저라 해도 우릴 못이기겠지."

"하지만 라이칸 토스는 A급 차원종이라고 단정지었다고 Union에서 그러던데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우리같은 라이칸 토스 중에서 A급 클로저에게 한명 살해당한 적 있었거든. 그리고 우리가 서머너 타입이 A인 건, 바로 이러한 성장때문일걸. 녀석들은 아직 몰라. 하지만 우리말고도 다른 라이칸 토스들과 싸운 클로저들의 데이터가 모여든 바람에 된 거지."

"잠깐, 그말씀은..."

"맞아. 우리말고도 라이칸 토스 그룹이 있다는 거야."

 

나는 처음알게 되었다. 라이칸 토스 그룹이 또 있었다니 말이다. 이들이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이다. 괴물들이 더 있다는 사실에 놀란 얼굴을 지었지만 리더님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 이러한 일을 벌이는 두번째 이유야. 라이칸 토스끼리도 잡아먹을 수 있다는 얘기거든."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세계였다. 나는 이렇게 되면 사람을 잡아먹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요받은 생각이 들었다. 라이칸 토스, 그러한 그룹이 또 있었다니... 생각지도 못한 변수였다. 만약 다른 그룹도 강남에 도착해서 내 친구들을 위협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이렇게 된 이상 나는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 최악의 상황이 되기전에 미리 성장해서 대비한다. 그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어차피 저 불량배들은 죽어 마땅할 놈들이다. 그리고 경찰이란 것들도 우리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자들이다. 어차피 죽이지 않으면 이쪽에서 죽는다. 이건 엄연한 정당방위라고 단언했다.

 

"자, 가볼까?"

"네."

 

경찰들이 현장을 덮치자 폭력배들이 놀란 표정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거래상대들도 놀라 황급히 도망치고 있는 상태였지만 선박이 갑자기 폭발하자 그들은 멍하니 패닉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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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직!

 

라이칸 토스 두마리가 갑자기 달려들어 순식간에 거래상대의 몸을 한입에 넣어버렸다. 워낙에 이빨이 날카롭다보니 씹는 거에도 어렵지 않을 정도였다. 한 5번만 씹어도 사람한명은 금방 뼈도 남지 않은 채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만 옷을 먹는다는 게 느낌이 불쾌하겠지만 말이다.

 

경찰들은 폭력조직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하지만 라이칸 토스들이 나타나자 그들은 권총을 일제히 꺼내면서 발포하기 시작했다.

 

"뭐야 저 괴물은!? 라이칸 토스?"

"도망쳐!! 저들은 우리 권총으로 소용없어."

 

경찰들은 권총을 실탄으로 발포했지만 그들의 몸에 상처하나 나지도 않았다. 무전기로 어딘가에 연락하려고 했지만 라이칸 토스 하나가 달려들어 무전기를 부숴버리고 현장 지휘관으로 보이는 녀석을 입에 넣어서 요란하게 씹었다. 그러자 그런 장면을 본 폭력조직이나 경찰도 자신들의 처지가 갑자기 공통적인 상황으로 변해버린 셈이었다.

 

"으아아아아아!!"

 

라이칸 토스 두명이 두 갈래 길로 도망가는 자들을 보면서 각자 나누어진 방향으로 쫓아갔다. 그들은 이곳에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라이칸 토스들이 보이자 앞서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되돌아가려고 했지만 이미 쫓아온 라이칸 토스와 기다리고 있던 라이칸 토스들이 손톱을 무차별로 휘두르면서 학살을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아직 새파란 젊은 나이도 있으며 여자도 섞여있지만 라이칸 토스들에게는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을 부정하고 제거하려 했던 인물들이다. 그러니 자신들이 벌이는 짓은 정당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담을 넘어서 도망가려고 한 자도 있지만 그걸 라이칸 토스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도망가려는 자들을 먼저 찢으면서 한입에 넣어 잘근잘근 씹어먹었다.

 

바다로 도망치려는 자들도 있었지만 대기하고 있던 라이칸 토스 하나가 무차별로 할퀴기를 사용하여 한명도 바다속에 뛰어들지 못했다. 뛰어들었다해도 점프해서 할퀴면 그만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참사는 30분도 안되어서 끝났다. 라이칸 토스들은 각자 천천히 사람고기를 음미하면서 먹고 있었고, 근육이 출렁거리는 걸 느끼고 있었다.

 

"우리 좀 더 강해지고 있어. 그렇지 않아?"

"그런데 한석봉이가 의외로 적극적으로 나설 줄은 몰랐는데?"

 

일행들이 각자 한마디씩 했다. 한석봉은 말없이 사람고기를 먹어치우고 있었다. 그것도 허겁지겁 말이다. 최대한 많이 먹어두어서 누구보다 더 강해지려고 하는 거 같았다. 한석봉은 스스로에게 세뇌를 하는 듯 했다. 억지로 입에 넣는 걸 보고 최태인이 다가와서 물었다.

 

"어이, 한석봉이... 뭘 그렇게 급하게 먹어?"

"아, 그게... 오늘 저녁을 안먹어서요."

"저녁을 안먹어? 지금 네가 먹은 거 봐. 배터지고도 남을 수준인데?"

"네. 죄송해요."

"아니 그건 아니야. 기뻐서 그래. 드디어 네가 우리 그룹에 적응이 다된 거 같아서 말이야."

 

최태인 리더는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한석봉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행동을 내심 후회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건 정당방위다. 경찰이나 폭력조직, Union은 우리만 보면 죽이려 들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되기전에 선수를 친 거 뿐이다. 그러니 나는 정당방위다라는 듯이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02:0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