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세하 슬비)

학식 2016-03-01 26

"차가운 공기 속 시끌벅적 울려지는 대화소리.


검은양 팀들은 현재 휴가다.


"~♪"


흥을 내며 총총 걸음으로 길거리를 거든 연분홍색 머릿결에 맑고 크고 푸른 눈동자를 가진 검은양팀 리더.

이슬비는 웃고 있다.


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처럼의 휴가여서 일수도 있고, 그저 날씨가 좋아서 이럴 수도 있다.

살랑살랑 내려오는 눈을 보며 조용히 그녀는 입을 연다.


"응, 오늘이 아니면 용기가 안날 것 같아."


살며시 내뱉은 말을 주워 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연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 그러니까 오늘부터 일주일간은 휴가야. 마음껏 놀아도 돼"



짧은 설명을 끝마치고 마지막에 내뱉은 김유정의 한마디는 그곳을 정적케 만들었다.


"""""에에에에엑!?"""""


이세하를 비롯한 검은양 팀원들은 매우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그 비명은 나쁜쪽은 아닌 듯 서서히 얼굴이 펴지며


"!! 누나! 정말이에요?"


에메랄드 빛 눈동자에, 단정한 은발.

무엇보다도 뽀샤시한 피부에 마치 여성스러움이 넘쳐나는 게 인상적인 미스틸테인이 소리쳤다.


"그래~ 일주일 잘 지내라~?"


"네! 누나~"


밝게 답한 미스틸테인.


"아하하- 이번 휴가는 유정씨랑 데이트나 하러..ㄱ.."


"거절하겠습니다"


흰색 머릿결과 주황색 선글라스가 인상적인 .

외형은 아저씨 느낌이 아는 제이가 말을 하였으나 김유정에 의해 도중에 끊기고..


"아핫-! 이번에 정미정미정미랑 노래방 가서 엄청 불러야짓!"


이 외에도 많은 대화들은 오고 간다.



그리고는 각자 의자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게 되고 아지트에는 둘 뿐


들쭉날쭉 삐친 머릿결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요즘은 보기 힘든 훈남.

이세하는 어김없이 게임을 하고 있다.


"석봉이나 불러서 게임 방이나 가야지."


짧게 내뱉은 한마디.

그러고는 그가 일어서려 하자 이슬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강하게 소리쳐 막아 세운다.


"이세하. 넌 이번 주말에 나 좀 만나."


이슬비의 말을 듣고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되물은 이세하의 답을 들으며 이슬비는 잠시 멈칫하며 곰곰이 생각한다.

. . .


마침내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넌 검은양팀중 가장 팀플레이가 엉성해. 이것을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어."


"ㅎ..... 하아? 아니 어째서? 난 명령은 잘 듣잖아? 네가 하라는 대로 한 걸로 기억하는데?"


"시끄러! 주말에 만나. 토요일 오전 12시 강남 여우네 앞에서"


"ㅇ, 아니.. 합당한 이유를 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슬비는 그 자리를 떴다.


"뭐냐고..."


자신의 머리를 벅벅 긁으며 이세하는 크게 한숨을 쉬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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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왔어?"


고개를 살짝 젖혀 밝은 미소로 이슬비는 말한다.


"어. 왔다."


"아하하~"


상쾌한 목소리. 얼굴도 그렇고 평소에 이슬비가 아니었다.

그렇게 느낀 것은 아마 이세하 뿐만 아니라 이슬비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터.


갈색 코트를 다시 한 번 정리정돈을 하고는 이슬비는 조용히 가방에서 붉은 목도리를 꺼내 자기 목에 둘렀다.



"좋은 일이라도 있냐?"


폰을 만지작거리다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눈을 맞추며


"글쎄.... 그냥 마음이 맑아져서~"


".... 그러냐"


영문 모를 답이 나오자 한쪽 귀로 흘려보내고는 다시 한 번 물었다.


"이제부터 뭐할 건데?"


"놀거야"


또 다시 영문 모를 답이 나오자 이세하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은 친하게 놀면서 지내다 보면 팀플레이는 보다 좋아질 것 같아서~"


"그러면 다른 애들도 부르는 게 더 좋지 않아?"


그의 마음 속에는 이상한 이유로 핑계대는 그녀로 밖에 인식이 되지 않았다.


"아-? 아..."


이건 자기 자신도 예상 못했다는 듯이 이슬비는 살짝 얼굴을 붉히고는...


"ㄱ...그냥! 왜, 다른 애들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테고... 그럴텐데!"


"그럼 넌? 자기만의 시간을 나때문에 쓰는거야? 그럴 필요 없어. 무리하지마."


"난 괜찮아~ 리더로서 너를 지도해야 하니까."


살짝 걱정하는 듯 물은 이세하였지만 이슬비는 다른 속셈이 있는지 밝은 얼굴로 답장을 표했다.

그 기색을 보고는 그도 안심한 듯.


"배고프다. 뭐라도 먹자~"


이슬비는 손가락으로 포장마차 여우네를 가리키고는

이의 없다는 듯 이세하도 조용히 이슬비의 뒤를 따라간다.


"아, 어서와~ 슬비야. 세하도 같이 왔네?"


"네. 소영이 언니. 떡볶이 2인분 하고, 순대 하나만 주세요."


주문에 소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를 돌아 음식을 만드는 듯 하다.


"헤~ 데이트라도 온거야? 세하야?"


"아니에요."


소영의 질문에 강하게 부정하는 이세하


"..........흥.."


그런 이세하를 보고는 그녀는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 이슬비??"


"시끄러. 음식 왔어."


그대로 손으로 이슬비는 이세하의 얼굴을 잡곤 떡볶이 쪽으로 돌린다.


말없이 먹기만 하는 두 사람.


소영도 못마땅한지 무언가를 얘기하고 싶었으나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아...."


이세하가 생각하기를 이슬비는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느껴 떡볶이 한 접시를 다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서자 이슬비도 그때 같이 일어서고는 자리를 뜬다.


허겁지겁 쫓아가고는 뒤를 살짝 본다.


소영이 잘 가라며 손을 흔드는 것과 동시에


"너 왜 떡볶이 남겼어?"


이슬비 자리에 있는 아직 양이 남은 떡볶이를 쳐다본다.


"그냥.."


"그냥...은 무슨"


"아, 몰라."


상당히 안 좋은 표정에 그녀였다.


그는 기분이 왜 상했는지는 모르지만 뭐라도 어떻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고는


"이슬비. 잠시만 너 이 벤치에 앉아있어."


"ㅇ, 어? 응.."


그는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딸기우유


이슬비가 가장 좋아하는 드링크중 하나.

이세하 자기 자신은 초코우유를 들고 계산을 끝마친 뒤, 벤치에 있는 이슬비를 향해 딸기우유를 던졌다.


그러고는 자기 자신도 다가가서 이슬비 옆에 앉았다.


"뭔지는 몰라도 기운 내. 그거 마시고"


"....응"


살짝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빨대를 꼽아 마신다,



♪♩-


"어. 전화 왔다. 잠시만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는 이세하는 모습을 이슬비의 시야에서 감췄다.


조용히 딸기우유를 마시고 있자니 이슬비는 초코 우유가 생각나버리고


"분명 이세하는 초코우유..."


흐리게 말하고는 이세하가 두고 간 초코우유를 바라본다.


이슬비는 싱긋- 웃으며 초코우유를 들고는 빨대를 빼고 마시려는 순간


".......아냐아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휘젓는다.


"...."


다시 한 번 초코우유 쪽으로 시선을 보내고는 빨대를 다시 끼워버리고는..


"기회는.. 놓쳐서 안...되"


그대로 이세하가 방금 전 마신 빨대에 이슬비는 자신의 입술을 가까이 하고는 얼굴을 어루어만진다.

붉게 물든 자신의 얼굴을 느끼며 쑥스러워 하지만 외부 사람이 보면 그녀를 보고 분명 '귀엽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이슬비는 빨대를




덥석


". . . 뭐하냐"


"!!?@!?!?!@!?!?!?"



이세하의 굵은 목소리에 이슬비는 그만 빨대를 물고 마시던 초코우유를 뿜을 수밖에 없었다.


".........저 그게... 그....그.."


"그거 내가 마시던 빨대인...데..."



목소리 톤으로 봐서는 아마 이세하는 이슬비가 일부로 한 짓이란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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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갈 즈음 둘은 길거리를 걸었다.


"오늘은..재밌었어?"


"....응, 뭐 그럭저럭. 야 그래도 단 둘이 노래방은 좀 아니더라."


"앞으로 5분 정도 지나면 내 집이야."


떠는 입술로 이슬비가 말하자


"..그래도 역시 이상하긴 했다."


"..?"


이세하의 말에 이슬비는 의아한 듯이 이세하를 바라봤다.


"뭐가 도움이야.. 시간을 내서 .. 재미야 있었지만... 그냥 너 놀고싶어서 그런거 아냐?"


가볍게 쏘아붙이는 그의 말을 듣고는 그녀는 잠시 멍하게 있다 반박한다


"네가 평소에 잘 하던가. 갑자기 잘 놀아놓고는.."


"넌 나만 못 살게 굴잖아. 다른 애들은 다 무난하게 지내게 해주는데.."


"야..! 그건..!"


"게임기도 엄연한 취미인데 뺏어가기나 하고. 임무. 임무. 나에게만 그놈의 임무."


"..."


"대체 뭐야? 이렇게 까지 해서 왜 나를 불러들인 건데?"


이세하는 지금 화가 났다.

휴가를 뺏어간 이슬비에게 화가 나는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만

갑작스럽고

매서운 말로 인해


이슬비는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였다.


그러고는 비장을 한 듯. 말한다


"웃기시네.."


"뭐..?"


"너의 잘못을 반성하지도 않고 나에게 따지기나 하고. 그러니 니가 팀플레이 엉망이야."


"무슨.."


"하.. 게임기를 뺏어? 임무 중에 게임을 하는게 잘못된거 아냐?"


"그렇다고 부술 필요까진..!"


"시끄러!!!"


크게 소리치고 그녀는 곧 이어 말을 잇는다.


"아, 그래요. 솔직하게 말해줄게요.

전 이세하. 바보같은 당신을 매우 좋아합니다. 사귀어 주세요. 이게 오늘의 목적이자 제 의사입니다."


또박또박 말을 하는 그녀를 보며 그는 멍멍하게만 있어버린다.


"못 믿겠지만 사실입니다. 전 당신을 좋.아.합.니.다!"










. . .


몇분의 정적 후


"싫으면 걷어 차던가."


토라지듯 고개를 휙 돌리며 그녀는 말한다.



그러고는...




-츕



영문 모를 입맞춤에 그녀는 그저 어안이 벙벙하기만 할 뿐.

그러나 싫지는 않는지 계속 입술을 내주고 말았다.


"바보...."


"에?"


"자기 의사는 확실히 말해. 바보 리더 이슬비님?"


"....."


싱긋 웃어보이는 이세하를 힐끗 보며 고개를 푹 숙이는 이슬비.


"...네"


리더의 최면은 어디갔나.. 라고 생각하지만 이슬비는 그 상황이 매우 좋았고 행복하였다.


이게 꿈일까..하고 생각도 했다.


























"....어?"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비비는 이슬비.


"설..ㅁ..."


꿈.


꿈이었다.


전부 꿈이었다..


"아아..."


'그래.. 그럴리가 없겠지..'하며 한탄하는 그녀는 방문을 서서히 걸어나오고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꿈의 내용을 골똘히 생각하며..


이슬비는 의문점을 느꼈다.


이상하게도 꿈의 기억이 매우 잘 나는 것이었다.




"...아"


그리고 들리는 문 밖 목소리


"이슬비. 나 왔어. 벌써 3시야. 니가 정한 '데이트'하기로 한 시간."


"....."


생각을 할 틈 조차 없었다.


잠옷 차림이였지만 그녀는 문을 바로 열어버리고는

달려들어 그의 품으로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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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슬 퍄퍄..




3/1 -(추천이 7개라니 ㅋㅋㅋㅋㅋ 조회수도 그렇고 너무 감사합니다)


 

2024-10-24 22:59:3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