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클로저스-4화-조우(늦어서 죄송합니다)
버드미사일 2016-02-05 3
“마스터!”
밤이
되어 내 방에서 책을 읽고 있던 도중 세이버가 갑자기 방문을 열더니 나에게로 달려온다. 갑작스러운 세이버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남성이 여성의 방에 들어 온 것에 조금 충격을 먹은 나는 가만히 굳어 있었다. 내가
굳어 있을 때 세이버는 나에게로 점프를 했고 나는 그를 피하기 위해서 고개를 숙였다.
푹
내가
고개를 숙이자 무언가가 찔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고개를 들자 세이버의 어깨에 화살이 박혀있었고
세하가 바라보는 방향에 있는 창문은 깨져 있었다.
“이게…무슨”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를 보고 있던 세이버는
화살이 박혀있는 팔의 옷을 찢고 화살을 뺀 다음 찢은 옷으로 재빠르게 지열을 한다. 그 솜씨는 많이
해본 듯한 솜씨였다.
“세이버
괜찮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어서 업혀”
세이버는
나에게 자신에게 업히라고 하고 나는 무슨 반론도 못한 채 그저 그 등에 안겼다. 내가 안긴 것을 알고는
바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이어 화살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조금만 늦게 세이버의 등에 올라탔다면 세이버와 나는 동시에 저 화살의 희생양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섬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이버! 이거”
“그래. 아쳐인 것 같아”
밤에
이렇게 저격을 하고 심지어 총도 아닌 화살을 쏜다는 것은 분명 서번트인 아쳐일 것이다. 날아오는 방향을
봤지만 산에서 저격을 시도하는 모양인지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여기를
어떻게 알았지?”
“우리가
교회에 갔을 때 발견했겠지”
“그럼
계속 누군가 교회에 오는 걸 기다렸다는 거야?”
“글쎄…..”
서번트가
계속해서 교회를 주시하고 있었다면 우리의 정체를 알았다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는 상대의 정보를 알지 못한 채 적에게 정보를 준 형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꽤나 불리한 상황이다. 적어도 아쳐의 모습이 보인다면 좋겠지만 산에
있는 대다가 밤이어서 더욱 안 보인다.
세이버는
계속되는 저격에서 나를 보호해주며 도로를 달린다. 가끔씩 화살이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간다. 그럴 때 마다 심장에 무리가 가는 것 같다. 이렇게 달려가다가 세이버는
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도망치던 속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세이버가 달려가고 있는 방향은 저격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였다.
“세이버! 무슨 생각이야!”
“이렇게
도망만 쳐서는 끝이 없어. 그냥 다가가는 것이 좋겠어”
“그럼
왜 이렇게 도망친 건데?”
“잠깐
생각 좀 할게 있어서”
세이버는
얌전히 말함과 동시에 어딘가 웃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듯이.
***
산에서
멀어지면서 나는 나에게 날아오는 화살들을 확인해봤다. 은색의 화살촉에 검은색 화살대. 특이한 모양의 화살깃. 이것으로 나는 어느 정도 아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라면 내가 다가가기 힘들다. 하지만 다가가기 힘들다고 이렇게 도망만 다닐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
“세이버! 무슨 생각이야!”
화살이
날아오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적에게 돌진하는 방법. 아주 무식하고 멍청하며 정신 나간 방법이겠지만 세이버의
특유의 힘과 속도라면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화살에 특수한 파워가 실려있지 않고
그냥 쏘기만 하고 있을 뿐이고 주변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 각도에서 화살을 쏘고 있다. 그렇다면 상대는
눈에 띄고 싶지 않아하는 성격이다. 뭐, 그것보다는 주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만.
“마스터
꽉 잡아!”
앞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엄폐물에 숨어서 다가가거나, 벽을
만들어 천천히 가거나, 여러 희생물들을 준비해서 가거나 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도로에서는 숨을 장소도 없고 나나 슬비나 벽을 만들 수도 없으며 희생양들을 준비할 수도, 준비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면 내가 취해야 할 방법은 남겨져 있는
위상력으로 신체를 강화해서 변속을 주어 저격하는 상대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쓰면
평범한 사람인 마스터가 안전할지는 의문이지만 여기 있어서 어차피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 내 등에 있는
것이 훨씬 안전하겠지.
내가
다가가는 것을 보고 상대도 놀랐는지 처음에는 날아오는 저격이 없었다. 그리고 이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지 점점 저격을 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러면서 날아오는 장소가 높아 지는 것으로 보아 장소를
옮기면서 저격을 하는 것 같다.
“으앗! 조심해!”
슬비가
무언가를 느꼈는지 내 얼굴을 살짝 튼다. 살짝 튼 덕분에 화살이 얼굴 옆으로 비껴나갔다. 슬비가 얼굴을 만지지 않았다면 저 화살에 꽂혔을 것이다. 슬비가
당황하는 것으로 보아서 그냥 감으로 얼굴을 튼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슬비의 감이 좋은
것 같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변속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조금
속이 안 좋을 수도 있어”
“에?”
내
등에 업혀 있는 슬비에게 미리 경고해준다. 앞으로 내가 하는 짓은 놀이공원에서나 느낄 수 있는 스릴일
테니 먼저 사과해 둬야겠지. 내가 슬비에게 미리 사과하고 있는 사이 화살 5발이 나에게로 날아온다. 내가 더 다가오면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꽤나
급히 쏜 것 같다. 나는 발에 위상력을 담아서 폭발시키며 앞으로 날아갔다.
“…………!!!”
슬비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저 나한테서 떨어지지 않게 꽉 매달렸다. 순간적으로 나온 속도로 날아오는 화살들을
피한다. 나의 속도를 보고 또 다시 놀랐을 테지만 이번에는 내 속도에 맞추어서 화살이 날아온다. 그럼 이번에도 역시 발에 위상력을 담아서 뒤로 이동한다. 그러면
아쳐 역시 내가 있는 방향으로 화살을 쏜다. 나는 옆으로 향한다. 화살이
날아온다. 나는 멈추었다. 화살이 다시 날아온다. 이번에는 급속도로 뛰었다. 점점 목표에 가까워졌고 화살이 또 다시
날아온다. 그럼 나는 이번에는 위로 점프한다. 내가 점프를
하자 저격수인 아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쳐는 조금의 공을 들인 것인지 이번에 날아오는 조금의
틈이 있었고 날아오는 화살에는 마력이 담겨있었다. 아쳐는 신중하고 좋은 판단을 했지만 이번에 선택한
수단은 실수였다.
“찾았다!”
나는
내 등에 매달려 있는 슬비를 재빨리 앞으로 앉는다. 슬비는 그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황당한
얼굴을 짖고 있었다. 이런 얼굴은 예전에도 본 적이 없어서 사진으로 찍어두고 싶었지만 지금은 위험하니
나중으로 밀어두자. 그리고 나는 건블레이드를 내 손으로 소환하고 등으로 위상력을 방출해서 아래로 급히
내려갔다. 화살은 내 등을 스쳐 지나갔고 등에서 따가운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피했다면 그걸로 됐다. 땅에 착륙한 나는 발에는 위상력을, 건블레이드에는 마력을 충전한다. 그리고 내가 날아갈 곳을 바라본다. 밤이어서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쳐의 실수 덕분에 확실하게 보였다. 공중에
있는 나를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아쳐는 화살에 마력을 담았고 그 덕분에 아쳐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유성검!”
나는
아쳐가 있는 곳으로 평소에 쓰던 위에서 아래로 쓰는 유성검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유성검을 쓴다. 평소에 건블레이드에 나누어 쓰던 위상력도 추진력에 쓰니 훨씬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슬비가 다치면 큰일이니 조금 남아있는 위상력으로 슬비를 보호해준다. 날아가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단 3초만에 아쳐가 있는 장소에 도달해갔고 이제 아쳐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쳐는 도망치기 위해서 뒤로 돌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검을 앞으로
뻗었고 아쳐가 있는 장소 근처에 떨어졌다. 그러면서 검은 땅에 박혔고 검에 담겨있던 마력이 터져 나와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에 의한 폭풍으로 주변에 있는 잔해물들은 전부 사라졌고 모래먼지가 일어나
주변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슬비야. 괜찮….아?”
나는
슬비가 괜찮은지 확인해본다. 확인하지 말았어야 했나? 창백한
얼굴로 나를 노려본다. 내 가슴 쪽 옷을 쥐고 있는 손에는 힘줄이 나있고 지쳐서인지 아무 말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얼굴에서는 분노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려고 하겠지.
‘왜
설명도 없이 행동해!’
미안하지만
설명할 시간도, 상황도 없었잖아? 어찌되었든 나중에 혼나기로
하고 지금은 아쳐를 찾아야 한다. 찾지 못한다면 놓치고 말 것이다. 아쳐와
세이버의 상성은 반대니까. 하지만
“내가
찾을 필요는 없겠지”
나는
내가 착지했던 자리에 그대로 서서 모래먼지가 사라지기를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도 모래먼지는 잘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참기 귀찮았고 건블레이드를 크게 휘둘러 모래먼지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내 앞에는 어딘가 익숙해 보이는 얼굴이 보인다.
“이거
참 이상한 운명이야. 안 그래?”
아쳐는
내 앞에 서서 웃는 얼굴로 모습을 보였다. 나한테 웃으면서 인사를 했으니 나도 인사를 하는 것이 옳은
도리겠지. 그럼 어떻게 인사를 할까? 얼굴에 힘을 주고 목소리를
깔면서? 아니면 무표정에 힘없는 목소리로? 활발히 웃는 얼굴에
높은 목소리로? 어떻게 인사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기로 한다. 입 고리를 살짝 올리고, 목소리를 아침에 인사를 하듯이.
“그러게
말이다. 일명 [아쳐]양”
***
오늘은
정말 내 목숨이 위험한 일이 한 두 번 일어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교회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심장이
멎을 뻔 했고, 밤에는 저격에 노려지고, 이번에는 세이버에게
매달려서 평생 경험하지도 못할 속도를 경험하면서 숨이 멎을 뻔 했다. 모두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지만
세이버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적이 있는데 가만히 서 있다가 적인 아쳐가 인사를
하자 같이 인사를 하고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세이버….왜 서로 인사하고 있는 걸까?”
“나중에
설명해 줄 테니까 그 무서운 얼굴 좀 그만하면 안되겠니?”
내가
인상을 쓰고 노려봐서 상당한 위기감을 느낀 것인지 세이버는 땀을 살짝 흘리며 나에게 자비를 구한다. 지금
상황이 상당히 이해가 안 가지만 어쩔 수 없이 용서를 해야겠지.
“우선
내려줘”
내려달라는
부탁에 세이버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준다. 땅에 내려왔을 때 아직 힘이 들어가지 않은 것인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을 뻔 했다. 세이버가 재빨리 손을 잡아주었기에 쓰러지지는 않았다. 세이버가 모래먼지를 다 치우자 우리 앞에는 얼굴을 전부 가리는 가면을 쓰고 있으며 옷은 위쪽에 거의 천 한
장을 걸치다시피 상당히 파격적인 의상을 하고 있는 여성이었다. 피부는 부러울 정도로 좋은 것 같고 머리는
금발인 것으로 보아 외국의 사람인 것 같다.
“그럼…..가면을 벗고 정체를 알려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너희라면
가면을 벗고 순순히 알려주겠니?”
“그건……”
“뭐, 너희라면 상관은 없겠지만”
내가
말했을 때 반박을 하면서 나를 무안하게 하는 저 말솜씨는 아주 훌륭하다. 심지어 저 사람의 반박을 나는
반박할 수도 없었다. 조금 창피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여성은
가면을 벗었다.
“자. 이제 만족했어?”
가면을
벗은 사람의 얼굴은 무척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표정은 당당하고 각오로 가득 찬 얼굴이고 그
속에서는 자신감과 노련함이 묻어 나왔다. 싸움에 관해서 모르는 나조차도 그녀가 엄청난 고수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공기를 풍기니까 당연하겠지만. 나는 이런
상대와 싸우는 세이버를 걱정이 되어 세이버를 올려다 보았다.
“세이버? 왜 웃고 있어?”
세이버는
상대를 확인하고는 그 역시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마치 싸우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인
것 같았다.
“아니….왠지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세이버가
답한 이유는 단순히 자신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온 것일까 생각을
해봤다. 결국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세이버와 아쳐의 상성상의 차이가 있고 근접전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단지 그런 것 때문은 아니고 그냥 느낌 때문에”
“확실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거 아니었나?”
“그래도
뭐....솔직히 지금은 싸우고 싶지는 않은데 저쪽은 싸우고 싶은 생각이 있나 본데”
“어째서? 아쳐는 근접전에 약한 거 아니었어? 그럼 보통 도망을 갈 텐데”
“평범한
아쳐가 아닌가 본데. 마스터 뒤로 빠져 있어”
세이버는
나를 자신의 뒤편으로 안내했다. 이제부터 일어날 싸움을 대비해서 먼저 나의 안전을 배려한 것일 것이다. 상대도 준비가 된 것인지 활을 들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간다”
먼저
선공을 친 것은 세이버였다. 거대한 검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다.
한번 휘두르는 것 뿐이거늘 검 주위에 풍압이 생겨 바람을 만들어냈다. 나는 저 검에 맞으면
누구나 한번에 사라질 것이라고도 생각할 정도로 강한 일격이다. 다만 이건 내 생각이었던 것 뿐이다. 아쳐는 활로 맞받아 쳤고 세이버는 힘에서 밀렸는지 다시 뒤로 물러났다. 세이버는
한 두 번 손을 털더니 입맛을 다신다.
“괜찮아?”
“괜찮….은 것 같네. 마스터”
“그래? 그럼 다행인데….괜찮겠어? 방금
힘에서 밀린 것 같은데”
“아직
까지는 괜찮아. 뭐 견제하려고 한번 건드려 본거니까 이 정도는 버티겠지”
지금의
일격이 그냥 견제를 하기 위해서 공격한 일격이었다는 소리에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아무리 서번트가
강하다고 해도 방금 전의 일격이 그냥 견제를 하는 것이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아쳐의 발 밑을 보니
아쳐의 발 밑에 있는 바닥은 금이 가 있었다. 이런 것이 그냥 견제라니.
“조심해!”
내가
발 밑에 신경을 쓰고 있을 때 나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세이버가 간신히 막아 주었다. 이것으로 오늘 죽을
뻔한 경험은 4번째가 된 것 같다.
“고마워. 세이버”
“저격수
앞에서 정신을 못 차리는 건 위험하다고”
“미안하기는
하지만…..아직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견제를
받아도 아직도 아쳐는 여유로운 얼굴을 풀지도 않고 여전히 나를 저격하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세이버
또한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내 안에서 말하는 느낌이 지금의 세이버로는 아직 아쳐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저
감일 뿐이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음……역시 불안한가? 그럼 할 수 없지.
최대한 힘을 아끼는 방법으로…”
세이버는
힘을 아낀다고 말해 놓고선 갑자기 검을 땅에다 내려 놓는다. 세이버의 돌발행동에 아쳐나 나나 서로 당황했고
세이버는 맨손으로 아쳐에게 달려 들었다. 세이버의 움직임을 보고 세이버가 무슨 행동을 할지 파악하고
세이버와 거리를 두기 위해 뒤로 이동한다. 하지만 아쳐의 속도보다 세이버의 속도가 더 우월했다. 금방 따라 잡히고 세이버는 주먹을 날린다. 연속으로 공격하는 세이버에
맞서 아쳐도 활로 방어를 했지만 그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방해가 되는 것인지 3번 정도의
공격을 막고는 바로 활을 버리고 세이버와 같이 육탄전을 치룬다.
“좋아! 육탄전이라면 세이버…가?”
육탄전이라면
세이버가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멍청한 것 같다. 활을 버린 아쳐는 아쳐라는 이름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세이버의 공격을 잘 방어한다. 심지어 세이버의 빈틈을 노리고 아쳐 쪽에서 반격을 이루기도
했다. 서로의 공방은 어느 한 쪽이 실수를 저지르면 끝날 것 같은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한다. 나는 그 광경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어딘가 멋있어 보였기에 그대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흡!”
공방을
치루던 세이버가 더 이상 이렇게 싸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발을 이용해서 흙을 차 모래바람을 일으키고 모래바람이 서로를 갈라
놓았다.
“이거
이거 육탄전도 나름 쓸만한걸? 검만 잘 쓰는 줄 알았는데”
“그럼
아쳐인 당신은 너무 육탄전을 잘하는데? 활만 잘 쓰는 줄 알았는데”
서로
갈라지고 이번에는 서로의 의외성에 칭찬을 한다. 마치 서로 대련을 하고 있다는 듯이.
“어쩔꺼야? 내가 보기에는 아쳐 당신 이제 더 이상 움직이기 힘들어 보이는데”
“무슨
소리? 나는 아직 멀쩡하다고?”
아직
멀쩡하다는 아쳐의 말에 세이버는 피식 웃으며 손으로 아쳐의 다리를 가리켰다.
“거짓말이
서툴군. 당신 다리에 상처 있는 건 뻔히 알고 있다. 내가
모를 줄 알고?”
세이버의
지적이 사실인 듯 아쳐는 처음으로 얼굴이 무너졌다. 그리고 이내 다시 평정을 찾고는 세이버의 관찰력을
칭찬을 하며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이거
관찰력이 좋군. 하긴, 그 먼 곳에서 이곳을 찾은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지만……그럼 어떤가? 나랑 거래해보겠나? 세이버의 마스터?”
“무슨
거래죠?”
“오늘은
나를 보내주기를 바래. 그럼 나는 당분간 당신들을 건드리지 않겠어. 어때?”
“그게
말이 되는 제안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럼. 지금의 세이버의 상태를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 안 그런가 세이버?”
아쳐가
세이버를 향해 가리키며 말한다. 세이버가 무언가 찔린 듯 당황한 얼굴을 지었다. 하지만 말을 하지는 않았다. 아직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은 무언가
있는 것 같다.
“아직
마스터인 당신은 모르나 본데…지금 세이버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그게….정말입니까?”
“당연하지. 세이버가 정상이라면 내가 이렇게 싸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세이버와
아쳐는 힘부터가 차이가 난다고. 그런 힘의 차이를 내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확실히
세이버와 아쳐가 동등한 육탄전을 버린 것은 이상하다. 심지어 세이버가 먼저 육탄전의 끝을 낸 것은 아쳐에게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도 한계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일 것이다. 나는 아쳐의 제안을
조금 생각해보았다.
“알겠습니다. 당신의 제안을 받아드리죠”
“……미안해. 마스터”
“네
잘못이 아니잖아. 세이버의 상태가 아쳐와의 육탄전에서 동등할 정도라면 세이버의 상태도 안 좋은 것 같고”
우리의
생각을 들은 아쳐는 다시 가면을 쓰고 우리에게 작별을 고한다.
“그럼….언젠가 다시 보도록 하지”
아쳐가
투명화를 하며 사라졌다.
“……후우! 아 심정 떨려”
“하아….나도….”
아쳐가 사라지고 드디어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자 세이버와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세이버나 나난 아직 긴장에서 풀리지 않을 것인지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서로의 등을 마주대고 서로를 기대며 앉았다.
“세이버……”
“음?”
“내일은…..나한테 감추는 것 없이 내가 질문하는 거 다 말해 줘야 한다?”
“…..알았어”
나는
오늘 내 눈으로 싸움을 직접보고 느낀 것이 있었다. 우선 내가 서번트들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 서번트들은 모두 의외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 나는 세이버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단
2일정도 만난 사이지만…..이제부터라도 세이버에 대해서 알아가야겠다. 세이버와 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 하늘은 유난히 밝았기에 달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 입니다. 저번에 소설을 업로드를 하고 1주일 만인가요? 이번에도 역시 아무말 없이 잠수를 타서 제 소설을 기달고 계셨던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소설을 쓰는데 막상 여유가 없었는지 소설의 내용이 이상하게 변하더군요. 그래서 막상 쓰지를 못하고 아무생각 없이 게임만 해서 이렇게 늦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4화 밖에 진행을 못했지만 이렇게 늦다보니 조금 겁도 나기도 하더군요. 내가 과연 잘 쓸 수 있을지.....그런데 오늘 클로저스에 접속하고 어떤 한 분이 저에게 응원을 해주시더군요. 게시판에서도 응원을 받고 메세지로도 받기도 했지만 이렇게 게임속에서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응원을 받으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저라도 아직도 기다려주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에 정말 감동했지요. 그리고 많은 생각을 더 해봤습니다. 그 결과 저는 이 소설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번 소설도 사실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스토리가 산으로 가던, 업로드의 공백속에서 써왔던 소설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말씀드려왔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더욱 진심을 담은 마음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