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오~? 네 녀석을 만드는 소재로 사용된 금속이 전차에 사용되는 금속이라고?”

“그렇다! ‘열화우라늄 장갑(Depleted Uranium Armour)’ 이라서 방호력이 정말로 뛰어나다!”

“......열화우라늄?!”

“안심해라. 방사능은 완전히 다 제거시켰으니. 하지만 전차파괴용 무기가 없다면, 절대로 나에게 상처 하나도 입히지 못할 것이다.”

“......”

“크하하하하하!!”

“그럼 위상 보호막을 풀고 정정당당하게 나오지 그래? 어차피 네가 이길 수 있다면 말이야?”

“뭐?”

“넌 마스터의 명령에 따르는 바보냐? 너는 무슨 ‘개’ 라도 되냐? 이봐, 요즘은 누가 포박된 삶을 원하냐? 넌 완전히 바보네.”

“이... 이... 이게?! 누가 개라는 거야!?”

하피가 알디에게 조금 자극이 될지 모르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바로 ‘개’ 라는 용어다. 마스터가 시키는 대로 무조건 다 하는 ‘개’ 와도 같은 존재라고 비꼬듯 말하자 알디가 순간적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하더니 위상 보호막을 스스로 해제하고서 거대한 해머를 뽑아들고 내리친다. 당연히 하피는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고 하더니 긴급 회피를 발동해 유유히 빠져나오며 알디를 괴롭히고 또 괴롭힌다. 전차의 장갑판에 쓰이는 소재로 만든 알디라면, 일반적인 물리공격은 통하지가 않기에 위상력 ‘루나틱 타이푼(Lunatic Typhoon)’ 이라는 결전기를 사용해대며 알디를 공중에서 괴롭히는 식으로 공격하는 하피. 아무리 전차의 장갑판에 쓰이는 금속으로 만든 존재라도 분명히 그렇게 쓰이지 않은 부위가 있을 것이다. 반드시 그걸 찾아서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야만 한다. 하피가 실컷 괴롭혀주기 식으로 알디를 공격하는 모습을 힐다 대박사가 생중계로 지켜보는데 알디가 마스터의 명령을 어기고 3분을 지키겠다는 약속도 어기고, 1분 만에 자신의 약속을 파기한 터라 많은 관중들이 뭐라 그러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아마도 힐다의 눈에는 알디가 워낙에 변덕이 심한 녀석이라 이건 다 예상했단 걸까?

“인간 주제에 정말로 끈질기게 잘 피하는군.”

“자신의 힘만 믿고 덤벼드는 네가 더 바보 아냐?”

“뭐야?”

“3분을 지키겠다고 해놓고, 내가 ‘개’ 라는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1분 만에 그 약속을 파기하다니. 정말로 못 된 녀석이네?”

“이게?!”

‘......약간의 심리전에도 걸려드는 녀석이네? 이게 남자였으면~ 사기를 치기 정말로 안성맞춤인 녀석이지.’

“죽어라!!”

“그 대상은 내가 아니라, 바로 너다.”

“......!!”

“너처럼 뭐든지 다 속는 녀석은 세상 누구에게라도 손쉽게 사기를 당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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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자, ‘하피(Harpy)’ 라고 했지? 역시 말 실력이 뛰어나다니까?”

“대박사님. 알디가 3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1분 만에 파기했는데도 안 놀라시네요?”

“이건 얼마든지 다 예상을 하고 있었어.”

“......네?”

“레비아 녀석이 RM-C 의형체를 쓰러트린 덕에~ AR-D 녀석이 해방되었어.”

“해방이라면 설마!?”

“그래. 예상하고 있는 그대로다. 녀석의 ‘리미터(Limiter)’ 가 해제된 것이다.”

앞서의 경기에서 레비아가 림시를 쓰러트린 덕분에 알디의 제어장치가 암호해제가 되어버린 것. 그 덕분에 알디의 위력은 정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리미터가 풀려버렸으니 알디를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는 것일까? 힐다 대박사는 어차피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약점이 없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신이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닌 이상은 반드시 약점이 존재한다고 말하는데, 자기가 만든 것이니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인데 힐다는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해주지를 않는다. 아무리 ‘대박사(大博士)’ 라도 아무거나 생각도 없이 말해준다면 그거야말로 바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 힐다는 지금의 이 순간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즐기고, 알디가 이기건 지건을 떠나 그냥 데이터 확보에만 열중하면 된다고 그렇게 말한다.

어차피 힐다가 바라는 것은 암살늑대 팀이 우승하는 것이 아니다. 알디와 림시를 통해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도록 해주는 것. 시험작 의형체를 통해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뽑아내야만 한다. 앞으로 더욱 진보한 인체실험을 위해서라면 과연 무엇을 못할까? 그런데 검은양 멤버들을 포함하여 신강 고등학교의 학생들, 그리고 교직원들은 그 학교에 다니는 힐다를 알기나 할까? 유니온의 인식명 힐다. 그녀가 유치원 시절부터 가히 ‘천재 중의 천재’ 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수재였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대학원에 가야만 취득할 수가 있는 학위를 취득했으며, 중학교에 와서는 학위의 진짜 끝판왕이라 할 수가 있는 ‘대박사’ 라 불리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힐다가 일반 학급에 소속된 것이 아니란 것을. 신강 고등학교 학생들이 그것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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