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535화- [위상제의 시간 제4축제(位相祭の時間 第4祝祭)]
호시미야라이린 2016-01-05 0
오로지 상대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모든 행동패턴을 포함하여 다음에 무슨 행동을 취하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영이가 아주 유연하게 나타의 모든 공격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역시 과거에 깡패 중의 깡패로 악명을 떨치던 그 시절의 실력은 여전히 지금도 녹슬지 않았다. 나타가 흥분하며 공격을 하지만, 세영이는 이미 본인의 두 눈으로 그의 모든 행동패턴을 다 감지하고 이에 따른 대응을 실시간으로 대하는데 나타가 분노하며 좀 맞으라고, 그리고 너도 좀 반격하라고 윽박질러도 오세영은 그저 미소를 짓기만 할 뿐이다. 이렇게까지 회피만을 일삼으면 여러모로 피곤해지는데 여전히 오세영은 반격 한 번도 없이 그저 회피만 계속한다. 혹시라도 나타가 빈틈을 보이기까지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전술적인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결국 나타가 이를 갈더니 좀 공격이라도 해보라고 외치더니 본인의 1차 결전기를 발동한다. 그것의 범위에 닿아서 세영이가 공격을 당하려는 찰나, 그 순간에 정확하게 ‘스킬 캔슬’ 이라는 걸 발동하고 즉시 빠져나온다. 세영이는 어째선지 반격을 전혀 하지를 않는데 나타가 좀 공격을 하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그런다고 그가 말을 듣기나 할까? 전술적인 면을 다 고려하기 위해 언제라도 스킬 캔슬과 긴급회피를 사용할 수가 있도록 대비하는 오세영. 그래서 그의 고유 패시브 능력은 ‘전술적인 고려’ 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긴급회피 스킬을 포함하여 스킬 캔슬도 재사용까지 걸리는 쿨타임을 크게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여러 예기치 못한 예상외의 변수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긴급회피와 스킬 캔슬을 수시로 사용할 수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인데, 오세영 이 녀석은 도대체 언제까지 시간끌기를 해야 만족하고 반격을 시작할 수가 있을까?
“좀 덤비라니까?!”
“야, 나타. 넌 내가 그토록 이기고 싶었던 존재야. 그런데~ 넌 정말로 강한 녀석인데 내가 생각도 없이 덤비리라 생각해?”
“뭐?”
“나타 너는 정말로 강한 존재야. 그러니 신중해야지.”
“이게 진짜?!”
“......드디어 때가 되었다.”
“뭐?”
세영이가 갑자기 클로를 주머니에서 재빨리 꺼내어 양손에 장착하고 나타를 향해 강하게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나타가 탈출을 위해 스킬 캔슬을 발동하자, 그가 ‘폭탄난사(爆彈亂射)’ 라는 이름의 통상기를 발동하는데 이게 뭐냐면 엄청난 양의 수류탄을 사방으로 흩뿌려 부수적인 피해를 입히는 거다. 스킬 캔슬로 인해 붙잡을 수가 없다면 차라리 이 경기장 전체를 대상으로 피해를 주는 식으로 나타의 도망치기를 막겠다는 의도로 보면 될까? 나타가 상당히 화를 내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데 처음에는 피하기만 하다가 때가 되었다고 말한 이후로는 아예 그냥 공세적으로 전환하는데 천하의 나타가 울고 갈 정도, 그리고 하피도 식은땀을 흘릴 만큼으로 엄청난 공격속도와 신체적 유연성! 역시 세영이는 세영이다. 그가 이렇게까지 신체 유연성이 뛰어난 존재였던가?
“나타. 네 팀에 ‘하피(Harpy)’ 라는 분이 있어서 부럽다.”
“뭐?”
“난~ 그 분이 부럽거든. 그 놀라운 신체적 유연성이 말이야?”
“......”
“나에게 있어서 ‘괴도 프롬퀸’ 은 우상 그 자체였어. 그 사람과 같이 강한 존재가 되고 싶었지. 그래서 프롬퀸에 버금갈 존재가 되기 위해서 그 자의 모든 기술을 따라하는 식으로만 훈련하다가, 얼떨결에 조폭생활을 하게 되었더라고?”
“......”
“이런, 이런~ 너무 얘기가 길어졌네? 빨리 끝내고 다음 경기로 이어가야지?”
곧바로 오세영이 클로를 집어넣고 ‘단도(短刀)’ 2자루를 뽑는다. 세영이는 클로만 사용할 줄을 아는 게 아니다. 단도도 사용할 줄을 아는데, 물론 정확히 말하면 ‘소태도(小太刀)’ 라고 부르면 될까? 무협소설에서 보면 암살자라 불리는 강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걸로 나오는 무기가 말이다. 오세영의 소태도는 조금 특별한 형태로 보면 되는데, 칼날이 완전히 새까맣고 외형 자체가 어디 심상찮다. 마치 ‘마검 그림투스’ 라는 걸 그대로 복제한 것만 같은 느낌의 소태도라 부르면 될까? 2자루의 소태도를 보면 각각에 작은 보조칼날도 있는데, 그 소태도에 있는 버튼을 눌러 보조칼날을 사출하면 거기에 채워져 있는 실과 같은 것을 이용해 사실상의 ‘원격유도공격(遠隔誘導攻擊)’ 도 가능하여 상대의 바로 등 뒤에서 목베기를 가할 수도 있어 매우 치명적인 소태도다.
무협소설에선 실로 보이는 것을 이용한 공격을 ‘은사(銀絲)’ 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서 말하는 은사를 아레나 대회 위상제에서 그대로 재현을 하는 오세영. 세영이가 나타에게 돌진하며 어차피 1차전 정도는 그냥 져주면 좋겠다고 말하고서 그의 왼쪽 가슴에 있는 마크를 절단시킨다. 물론 상대방의 관점에선 오른쪽 가슴이라 봐야 맞는데, 상대를 굳이 다운시키지 않더라도 가슴에 달린 마크만 잘라내도 된다. 세영이가 그걸 자르는데 성공하고 결국 1차전은 암살늑대가 이긴다. 나타는 분통을 터트리며 레비아에게 너마저 지면 각오하라고 말하고, 레비아가 두려움에 벌벌 떨며 알았다고 한다. 그렇게 막말을 해대는 나타를 하피가 꿀밤을 먹여주며 너야말로 잘했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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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어찌되건 간에 다음 2차전이 열린다. 암살늑대 팀에서 선수교체를 선언함에 따라 의형체 로봇 하나가 등장하고, 늑대개 팀도 레비아가 올라온다. 그 의형체가 레비아를 보더니만 정중하게 예를 갖추고 마스터의 지시에 따라 선수교체를 선언해 자신이 올라왔을 뿐이니 너무 그렇게 자신을 의식할 필요는 결코 없다며 마음껏 공격하길 바란다고 한다. 레비아도 말 안해도 그래야만 한다고 말하고서 곧바로 결전기 난무를 시작한다. 심판하는 별, 발푸르기스, 블랙 사바스 등을 남발해대며 그 의형체의 위상 보호막을 부수는 것을 시도한다. 천하의 레비아도 이것을 쉽사리 부수지는 못하는 걸까? 그러나 약간의 흠집이 가긴 했는데, 이건 알고 본다면 엄청난 일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그 어느 위상능력자도 저 위상 보호막을 깨부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오~ 제법이시군요. 레비아 님.”
“네?”
“저의 위상 보호막에 금이 가게 만든 인물이, 바로 당신이 처음입니다.”
“그... 그래요?”
“역시 트레이너 씨가 인정한 분이군요.”
“치... 칭찬... 인가요?”
“물론입니다. 마스터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저도 공격하도록 하죠.”
“네! 얼마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