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고 나서 얻는 것, 잃고 나서 잃는 것. - 상 -

라쉘라 2015-08-10 1

모든 것은 잃고 나서 소중하다고 느낀다.


나 또한… 그를 잃고는 다시 느끼지 못하는 그날에 감정을….


또다시 추억에서 그를 따라잡으며 걷는 나날들….


그때 차원종이 나에게 하려던 말은 이거였을까?


눈물이 앞을 다시 가린다.


그저 그의 앞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슬펐다.


더 이상 웃어주지도, 울어주지도 않는 그는 눈을 감으며 나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에게 전했던 마지막 말….





" 그냥 사라져 버려, 죽어 버리라고!! "



 나의 죄책감이 되살아난다.


왜 나는 그런 말을 한 것일까?


그의 말이 울컥해서?


모르겠다….


단지… 또 만날 수 있다는 꿈을 꾸며 그가 잠들어 있을 땅을 만져본다.







「 달이 지면, 어느새 그들은 사라져 있었다.


이미 만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아는 소녀는 아직도 그들을 잊지 못하며.


영원히 자신이 만든 환상에 슬픔에 빠진다. 」








시간은 작년, G타워의 본부였다.


검은양이 세계를 구하며 나올 때였다.


차원의 균열을 의미했던 문은 다시 한번 닫히며 별이 떨어지듯 하늘은 밝게 빛났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을 밝지 못 했던 것이다.


" 뭐니? 세상을 구했는데 얼굴들이…. "


김유정은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세계를 구하고, 평화라는 것이 찾아올 그들이 슬플 눈을 보이다니….


" 전 이만 가볼게요. "


세하는 텅 빈 눈으로 걷기 시작했다.


슬비는 무언가에 화가 나는지 몸을 떨고 있었다.


제이와 유리, 미스틸은 입을 열 수 없었다.


그저 그 모습은, 더 이상 상상을 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세하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마지막에 내린 그의 결정이 팀을 살리게 되었지만….


' 너가 용이 되어서 군단을 지휘해라. '


애쉬의 말에 세하는 모두를 볼 수밖에 없었고, 제안을 받아 들였다.


지켜야 하는 것이 생겼기에…, 지켜야 하는 것이 있기에 생기는 것이 있고…


그렇기에 또 다른 것을 읽어버리는 것이다.


세하는 바로 인간의 모습을 잃은 것이다.


그저 자신이 더 이상 그녀에 앞에 있지 못 하는 것이, 더 이상 그들과 나란히 걸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눈물을 떨어뜨릴 뿐이었다.





「 자신이 삐뚤어졌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자신의 세상은 삐뚤어졌다.


그리고 다시는 원레로 돌아오지 못하며, 자신의 미로에 빠져든다. 」




세하의 발걸음을 멈춘 것은 다름 아닌 슬비였다.


그를 사랑하였고, 그리고 사랑을 원하기도 하였다.


"  … 비켜. "


" 어디로 가는 거야? "


" 알 필요 없잖아. "


평소와는 다른 세하의 말, 자신이 떨어뜨린 게임기가 부서진 채로 있다는 것을 신경도 쓰지 못한 채….


" 진짜 용이 될 생각이야? "


" 그래, 더 이상 인간 따위 되고 싶지 않다고. 맨날 자기들의 생각만 고집하는 인간이…. "

슬비는 울컥하였다.


자신들을 구하기 위한 최선책, 그리고 자기 자신을 희생한 등가교환.


슬비의 마음은 이미 갈가리 찢기며, 세하를 원망할 뿐이다.


왜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죽여야만 하는 차원종이 된 것인가?


그것이 정말로 최선이었나?


" 그냥… 죽어버려. "


" … 뭐…? "


" 죽으라고, 죽어버려… 죽어 버리란 말이야!! "


세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인간을 버렸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사랑을 버렸다.


그녀를 원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상처를 입고 또 입으며, 얻은 것이라고는 더 이상 손을 쓰지 못하는 마음의 상처였다.


어른들에게…, 그리고 팀원들에게 배신당한 상처와 자기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상처.


" 아아. 그래? 그럼 죽여봐! 죽여보라고!! 날 죽이라고, 이슬비!! "


세하의 말에 아무것도 되돌릴 수도, 되찾을 수도, 세계를 그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저 그녀는 자기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며 이성을 잃은 괴물이다.


나약함과 분노에 빠지며 그녀의 손은 나이프를 더욱 세게 잡는다.


" 앞에 있는 용을 발견…, 섬멸합니다. "


" 잠깐! 슬비야! 무슨 일이니! "


늦었다. 김유정의 말은 누구에게도, 특히 둘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이미 그 둘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었고, 너무나도 많은 것을 얻었다.


이미 슬비의 나이프는 그의 몸을 관통하고 있었고, 그는 아무 저항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모든 공격과 감정을 받아냈다.


슬비의 분노와 슬픔의 표정, 눈물과 냉혈만이 가득한 얼굴.


세하의 한심하다는 펴정, ' 거봐 '라며 그녀를 보며 웃는다.


모든 것이 어긋나는 톱니바퀴처럼 하나둘씩 빠지며 부서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큐브에서 그에게 위로를 했으면 그는 살았을까?


한밤의 대공원에서 울면서 안겨야 했을까?


지금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었어야 했을끼?


이미 그의 목숨이 사라지는 순간에 든 생각들이 슬비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몸이 산산히 조각나고 있지만 그의 표정은 여유러운 웃음이었다.


" 으아아아아아아아!!! "


절규를 하는 듯한 슬비의 목소리와 이미 생명이 떠나간 그 몸들을 다시 박살내고 쪼갠다.


이미 그 누구도 그녀를 말릴 수 없었으며, 그녀의 살인을 뭐라 할 수도 없었다.


그것이 차원종으로 타락한 인간의 모습이며, 마지막이었다.






( 졸리다. 난 뭘 쓴거지? )


ps. 세하 슬비를 매우 달달하기만 해서 이루마 노래를 들으며 G타워 엔딩을 바꿨습니다.



엔딩을 본지가 오래되어서 기억도 가물가물….


그럼 즐거운 잠자리가 되시길!


2024-10-24 22:37:5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