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20화- [시원찮은 우정미를 위한 육성 방법]

호시미야라이린 2015-07-29 1

 

 

 

 

내 이름은 뭘까? 나에겐 이름이 없었다. 왜냐하면, 난 태어나면서부터 이름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에겐 부모님이란 게 있을까? 아마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기억에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왜일까. 왜 나는 부모님을 본 기억이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부모님의 손에 자라지 않았다는 걸까? 아무런 기억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그건 맞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부모님의 손이 아니라 다른 뭔가의 손에 자랐을 지도 모르는 존재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까지도 나는 내 부모님이 누군지를 모른다. 그렇다면 날 키워줬던 존재는 누굴까. 안타깝지만 그것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의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은 사실상 없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어떤 모습이냐고? 자랑을 좀 늘어놔야만 할 거 같으니, 그것에 대해선 그대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 내 키라면 당연히 190cm 정도라고 하면 될까? 내가 라이벌로 생각하는 그 진서희란 녀석과 키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피부와 머리카락이라면 당연히 순백(純白)’ 과도 같이 새하얗다. ? 눈의 색이라면 진한 붉은색이라 하면 될까? 진서희 그 녀석도 마찬가지로 진한 붉은색을 하고 있다. 누가 내 가슴 사이즈가 어떤지를 묻던데, 미안한데 그건 좀 생략해주면 안 될까? 난 가슴 사이즈가 없어. 그렇지만 나는 그걸 콤플렉스라 생각하지 않아. 가슴 사이즈가 없다는 것도 알고 본다면 나름대로의 개성이잖아, 안 그래? 어쨌든! 현재 나는 신강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서 다니고 있지만, 일반적인 반과는 많이 다르다. 소위 낙오자(落伍者)’ 들만 다닌다는 최악의 학급. 특수F반에서 다니고 있어. 이 정도면 내가 누군지 알겠지?

 

 

왔어? 오늘도 아슬아슬했지만 지각은 아니야.”

 

~ 최보미!”

 

...... 최보미란 이름으로 부르지 말랬지! 민가영(Gayeong Min)’ 이라고!?”

 

미안해~ 미안해? 초코 아이스크림 줄 테니까, 화 풀어?”

 

그래, 좋아....... 내가 초코렛 좋아한다는 건 어떻게 알아?”

 

~ 당연히 이런 저런을 보면 알 수가 있지!”

 

“......”

 

그나저나 가영이 넌 참으로 대단한 여자야? 동생에게 준 선물이 기가 막히잖아?”

 

뭐야. 겨우 도시 파괴용 핵미사일 발사 스위치하나 준 건데?”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해당 스위치를 누르면, 핵미사일 발사코드가 자동으로 입력되고~ 발사된 이후에 눌렀던 바로 그 위치로 떨어지잖아!?”

 

정답!”

 

역시 가영이 너는 암살도 전략적인 방법으로 한다니까.”

 

이봐~ 너 말이야? 안타깝지만, 이번 번외편의 주인공은 네가 아니야.”

 

알아! 걔지? ‘우정미(Jeongmi Woo)’ 말이야.”

 

빙고! 이번 번외편의 주인공은 네가 아니라, 우정미야. 정미를 키워줘야 하지 않겠니?”

 

 

안타깝지만 이번 번외편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우정미란 여자 애라고 한다.

근데 알고 본다면 오히려 잘된 일은 아닌가? 왜냐하면, 주인공이 나였으면 내 개인적인 신상정보를 모두 다 털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우정미라고 하니 난 오히려 기분도 좋다. 남의 신상정보를 털어놓고 그것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은 참으로 재밌는 일이지. 그런데 민가영 저 녀석이 왜 우정미를 언급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희생양이 내가 아니라 우정미란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지. 괜히 나보단 저런 외딴 민간인의 신상정보가 털리는 것이 더 낫지 않겠어? 민가영 녀석. 참으로 머리 굴리는 실력은 비상하기 그지없어? 하긴! 전략적인 방법으로 암살하는 것을 전담하는 민가영이니 우리 반 내에서는 누구보다도 지력이 뛰어나야만 하는 법이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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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 고등학교 2학년에는 우정미란 이름의 여학생이 있지. 나와 동갑이야.

모처럼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우정미 저 녀석의 신상정보를 제대로 파악한 이후에 대화를 나누는 것. 참으로 좋은 일이지. 난 그래도 벌처스 회사의 그 감시관과 같은 그런 홍시나 먹는 그런 못된 여자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홍시 말고는 아무것도 못 먹는 그 못된 감시관과 같은 존재는 아니란다? 어쨌든! 민가영 그 녀석이 우정미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 그게 뭐겠어? 그게 민가영 그 녀석이 알려준 프로젝트가 정말로 웃기기 그지없는 명칭인데, ‘시원찮은 우정미를 위한 육성 방법이란다. 우정미가 도대체 어딜 봐서 시원찮다는 건지 모르겠어. 우정미 저 녀석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만 같던데, 우정미가 좀 적극적으로 대시를 할 수 있도록 강의를 해달란다.

 

 

내가 도대체 왜 우정미를 돕기 위해서 연애(戀愛)’ 와 관련해서 강의를 해줘야만 한다는 걸까? 내가 과거에 남자친구를 좀 많이 사귀었었단 것을 저 녀석이 어떻게 알았지? 그런 건 해킹을 통해서 얼마든지 다 파악할 수가 있단다. 이런, 이런~ 남의 신상정보를 턴다는 것이 좋은 거라는 말이 있잖아. 그거 다 취소할게. 개인신상정보가 털린다는 것이 얼마나 인생을 망치는 건지 민가영 저 녀석을 통해서 제대로 느낀다. 우정미가 좋아하는 남자라면 당연히 이세하. 이제 곧 시험기간인데 도대체 내가 왜 저 녀석의 연애코치가 되어야만 하지? 민가영 이 녀석. 나중에 제대로 멱살을 잡고 협박이나 실컷 해주마! 하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가영이가 왕이니 명령에 따라야겠지?

 

 

정미가 이세하를 좋아한다고 해도, 뭔가가 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말이야? ‘플래그(Flag)’ 라는 게 너무 약하거나 비중이 적다는 거야. 솔직히 우정미가 캐롤리엘이란 여자의 조수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아직까진 거기까지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우정미는 클로저가 아니라 민간인이야. 민간인이 클로저와 엮인다는 것은 왠만해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지. 이미 이세하에겐 이슬비와 서유리가 있다는 것만 해도 그렇잖아? 그 녀석들이 이세하에게 있어서 가장 최근접한 거리에서 적극 대시를 하고 있다는 것만 하더라도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지. 그 외에도 우정미가 세하와 엮이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점이 많아. 어떻게든 격차를 줄이고는 싶지만 쉽지가 않다는 거지. 나도 연애 경험이 많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가영이가 나에게 우정미를 적극 지원하라고 했으나 뭘 어떻게 하라는 걸까? 우정미는 날 보면서도 별로 적대의식을 갖진 않는다.

 

 

왔어? 근데, 그건 또 뭐야?”

 

이거? 아하~ 너 가영이 알지? 민가영.”

 

민가영? 아아~ 과학, 생물, 화학 분야의 과목은 전체 ()’ 등급인 애?”

 

걔가 너에게 선물로 주랬어. 이걸.”

 

이게 뭐야?”

 

혹시라도~ 학교에서 널 괴롭히는 친구가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꼭 누르래!”

 

누가 날 학교에서 괴롭히면 그 즉시 누르라고?”

 

! 소위 말하는 호신용 무기와 같은 거야.”

 

겉으로 봐서는 그냥 스위치잖아. 근데 이게 왜 호신용 무기야?”

 

모르겠는데? 가영이에게 물어봐도, 위험하지 않은 거니까 걱정하지 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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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정미에게 해줄 수가 있는 조언은, 적극적으로 세하에게 잘해주라는 내용뿐이다. 우정미가 표현하는 방식이 많이 좀 과격하게 보이기는 해도 녀석이 좀 더 적극적으로 세하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하의 플래그 면에서 우정미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가 같은 클로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렇게 판단한다. 우정미가 유니온의 정식연구원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알고 본다면 그렇게 좋은 가산점이 될 수가 없다. 정미에게 뭔가 조언을 해주고는 싶어도 해줄 수가 없는 이 현실. 왜냐고? 과거에 남친을 많이 사귀었던 것은 맞지만, 과거의 일이라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친이란 것들이 죄다 약해빠져서 그냥 다 차버렸다. 교실로 돌아온 이후, 민가영은 널 조언자로 보낸 내가 바보라고 하면서도 그걸 건네준 것은 잘한 거란다.

 

 

가영아. 정미에게 건네주라고 해서 줬어. 근데 그 스위치는 뭐야?”

 

그거? 아하~ ‘학교 폭파용 스위치라고 말하면 될까?”

 

? 학교 폭파용 스위치?”

 

그래! 버튼을 누르면, 신강 고등학교의 전체에 설치된 모든 폭탄들이 일제히 자동적으로 폭파코드가 입력되고서 동시에 폭발하지!”

 

“......그렇게 되면, 신강 고등학교는 당장에 완전히 파괴 되겠네?”

 

정답! ‘학교폭력(學校暴力)’ 가해자들도 척결하고 아주 좋잖아? 만약 누군가가 폭탄을 찾아낸다고 해도, 1개만 해체를 시도해도 모든 폭탄들이 일제히 터진다.”

 

역시 민가영이야. 전략적인 방법을 이용한 암살에 있어서 아주 능통하다니까?”

 

키키킥! ! 진서윤!”

 

?”

 

재밌는 거 하나 알려줄까? 이제 곧 전쟁이 일어날 거야. 그리고......”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죽게 될 거야. 크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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