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19화- [일촉??의 시간(一觸卽發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07-28 1
“검은양 녀석들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클로저들까지 다 모인 덕분에~”
“유일하게 생존해있는 인간의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게 되었군요.”
“그래도, 계엄사령관인 네 입장에서 보면 굳이 처리할 거 같지는 않은데?”
“이름이 소망이란 건 파악했습니다. 본인도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는 거 같은데~ 저 여자가 없어지면 모두에게 좋은 게 아닙니다.”
“맞아. 만약 그녀가 이곳을 탈출하기라도 하면 곤란해지지.”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망은 결단코 이 세계를 떠나지 못합니다.”
“맞는 말이지~! 하지만 만약을 위해 어느 정도의 대비는 필요한 법!”
“한강 이남은 ‘좀비(Zombie)’ 들로 가득합니다. 저들이 이곳까지 오려면 한강이남 전 지역의 좀비밭을 돌파할 수 있어야만 할 겁니다.”
이곳에 사는 인간은 강남 CGV 지역의 지하주택에 거주하는 소망이란 여자뿐이다.
검은양 멤버들이 기억하는 소영과, 이곳의 소망이 많이 닮긴 했으나 뭔가 많이 다르다. 원래 세계의 소영이 휴학하고 학비를 버는 평범한 여대생이라면, 소망은 좀 더 성숙하고도 회사원이 된 느낌이다. 소영이 20대라면 소망은 30대라고 하면 될까? 아무튼 그런 느낌이 든다. 현재 이 세계에 거주하는 유일한 인간. 검은양 멤버들이 강남 CGV 지역에는 아무것도 없단다. 당연하다고 말하는 소망. 그러고 보니 다시 보니까 이 지역의 주위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있다. 왜 그런 것인지를 묻자, 이곳의 유일한 ‘안전지대(安全地帶)’ 라고 한다. 저 철조망 바깥으로 나갈 수도 있으나 그 즉시 좀비들의 공격을 받게 될 거란다. 어째선지 저 좀비들이 철조망을 부수고 난입하려고 하진 않는다는 거.
철조망 바로 바깥에는 무수히 많은 좀비들이 우우우~ 하면서 여기저기를 다닌다. 아무리 보더라도 일반적인 좀비는 아닌 것만 같다. 아무리 철조망을 보더라도 ‘초고압전류(超高壓電流)’ 가 흐른다던가 그런 느낌은 전혀 없는데도 좀비들이 철조망의 반경 100m 이내에는 접근하지 않는다. 게다가 강남 CGV 내의 인물이자 이 세계의 유일한 인간은 소망 이외에는 없는데도 난입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검은양 멤버들을 포함하여 각국에서 모여든 여러 클로저들은 의아할 뿐. 어쨌든! 그 철문 너머로 이런 세상이 펼쳐져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지 아직도 이 세계에 대해서 적응하지 못하는 걸로 보인다.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법. 자신들이 알고 있는 역사와는 전혀 다르게... 전혀 반대되는 개념으로 전개가 되어버린 대체역사의 세계이기도 하다.
상식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세계, 완전히 다른 질서가 지배하는 세계, 그 어디에도 결코 초대받지 않은 세계, 기존의 역사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대체역사(代替歷史)’ 가 적용되고 있는 세계. 그곳이 바로 이곳이다. 소망이 말하는 99호 관리소가 바로 이곳이다. 지도를 보면 신서울 면적과 똑같지만 이곳으로 극히 한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현재 자신들이 있는 강남 CGV 지역을 제외한 한강의 이남 지역은 모두 아무것도 표시가 되어 있지를 않을 뿐만 아니라 그냥 좀비들로 우글우글 가득할 뿐. 만약 지도에 상세내용을 표기하게 된다면, 모든 건물들이 죄다 ‘폐가(廢家)’ 로 표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강남 CGV 지하 어딘가의 지하주택 한 채만이 유일하게 ‘민가(民家)’ 로 표시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세계에서 괜히 많은 것을 결코 기대해선 안 된다.
강남 CGV 일대를 둘러보는 클로저들의 위로 ‘정보자산(情報資産)’ 들이 날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게 당연하다. 이 세계를 지배하는 자가 무인항공기 드론을 이용해 저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은폐장을 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매우 특수한 설계를 하고 있기에 레이더 전파를 흡수도 하고 튕겨내기도 한다. 1차적으로는 튕겨내지만, 그게 되지 않을 경우에는 흡수를 해서 탐지를 피한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한 설계를 이중으로 적용했기에 탐지될 확률이 더욱 낮다. 검은양 멤버들을 포함해 여러 클로저 요원들은 모르지만,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소망은 이를 다 알고 있다. 자신들의 상공으로 은폐장 상태의 드론들이 비행하고 있음에도 저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망도 저들을 상대로 뭘 더 숨기는 것만 같다.
“역시 소망은 대단하네요? 은폐장 상태의 드론들을 다 알고 있다니.”
“하지만 알면서도 검은양을 포함한 클로저들에 말하지 않는다는 건~”
“소망 저 여자는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비밀이 많은 여자란 거죠.”
“네가 아주 잘 아네? 어쩌면 소망은 아주 특별한 여자일 것이 분명해.”
“그걸 꼭 알아야만 하죠. 안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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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호 관리소의 감옥 내부는 어떨까? 간수장이 포로에게 이제 일어나라고 한다.
당연히 ‘공개처형(公開處刑)’ 집행을 위해 단두대로 가자는 것. 그 포로는 바로 알파퀸 서지수. 서지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간수들에 끌려가며 처형대로 향한다. 그녀가 나와 보니 무수한 수의 차원종들이 알파퀸의 공개처형에 혹시라도 적들이 쳐들어와 방해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철통경계(鐵桶警戒)’ 태세에 돌입한다. 당연히 병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간부급 차원종들도 있고, 나아가선 정말 수뇌부급의 차원종들도 있다. 인간의 모습과 거의 흡사한 애들은 물론이거니와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한 차원종들도 많다는 의미. 이들 가운데에는 매우 친숙한 녀석들도 많다.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인 ‘애쉬(Ash)’ 와 ‘더스트(Dust)’ 란 이름의 남매는 물론이고, 아직까지 생존해있는 고위급 간부들은 다 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클로저들도 있다는 거다. 차원종들에 망명한 일부 클로저들은 물론이고, 붉은별 멤버들도 있다? 양갈래 머리 이슬비란 느낌을 주는 사이가는 막대사탕을 마치 담배 물듯이 물고 있으며, 정나혜도 본인의 총기류를 열심히 손질하고 있다. 김유미도 본인의 소태도를 손질하며 때가 되었다는 거에 눈빛이 극도로 예민해진다. 그리고 붉은별 멤버라면 당연히 이 여자가 빠지면 곤란하다. 그 이름은 리리스. 리리스는 타 멤버들과 달리 처형대의 바로 앞을 경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모양인지 좀 후방에 배치되어 있다. 한강 이북 지역이 바로 차원종들이 거주하는 지역이자 성벽 너머이다. 청와대가 있어야할 곳의 정문 앞의 도로 쪽에 11m 이상의 높이로 추정되는 처형대가 있으며, 이곳으로 알파퀸 서지수가 올라온 이후에 공개처형을 집행할 계획이다. 인간계에도 생방송으로 방영이 될 예정이다.
“지수야? 어때? 처형대에 올라온 소감이?”
“......이것도 다 나의 업보겠지. 가장 좋아할 녀석은 바로 너잖아?”
“잘 아네?”
“......”
“원래는 네 아들이 공개처형의 대상이었지만, 네가 대신 포로가 되겠다고 제안한 덕분에 대상이 바뀐 거니까~ 너무 그렇게 속상해하진 마?”
“......그래.”
“천하의 알파퀸이 공개처형을 당하면, 인간들은 많이 당혹해하겠지?”
“......”
“자! 알파퀸 서지수!! 네 녀석의 공개처형도 앞으로 ‘2시간 59분 59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