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 사랑 3화 지분전쟁(1)
firsteve 2015-07-10 12
(이전화: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firsteve&n4articlesn=4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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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지분전쟁
임무가 끝난 오후…난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도 좋아하는 남자애 집에 가는 거니까 깔끔하게 하고 가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머리도 다시 감고 옷도 움직이기 편
한 옷으로 준비해서 가려는데 엄마가 방긋방긋 웃으며 들어온다.
“우리 딸~뭐해?”
“엄마 벌써 퇴근했어?”
“응~오늘 엄마아빠 정기 데이트 날이잖아~후딱 끝내고 왔지~”
하여간에 금실 좋은 잉꼬부부야…우리 엄마아빠…..
하긴…아직도 호칭이 [자기]인 걸 보면 보통 잉꼬부부 수준을 이미 초월했다만…
“우리 딸은 오늘 데이트야?”
“아니, 간병하러가는데?”
“에엑?이서방 많이 아파?”
“이…이서방이라니?!그…그런 관계 아….아니야!”
“흐응~근데 왠일이실까? 병원도 가기 싫어하던 애가 제 발로 병균이 득실득실한 곳으로 그렇게 이쁘게 차려입고 가나?”
“어버버버버버…..”
“후훗…아~역시 사랑은 위대하구나~”
엄마가 아주 감동이라는 표정으로 날 보며 말한다…
“으으으…어…어쨌든 다녀올게요…나 늦을지도 몰라요?”
“상관없어~엄마아빠는 신경 안 쓸 테니까 이서방집에서 자고 와도 된단다?”
“엄마!”
“후후후후훗….그럼 엄마도 데이트 간다~바이바이~”
그러더니 쌩 하고 집을 나가는 우리 엄마….하여간에…나보다 더 해…
근데 세하 지금 깨어있으려나…?
[세하야, 일어났어?]
문자를 보내고 몇 분을 기다려본다….1은 사라지지 않는다.
음….정말 자고 있는 건가?
일단은 세하 집부터 가볼까?
현관에 준비해둔 운동화를 신고 늘 지나던 공원을 지나쳐서 도착한 세하네 집 앞…조용하다.
오늘은 TV소리가 들리니까 아예 정적이라고는 말 못하는데…왜 불안한 기분이 엄습하는 거냐….
띵똥
초인종을 누르자 들리는 맑고 큰 소리….와우…저번보다 소리가 커진 거 같은데….
근데…왜 반응이 없어?!
으으으….미안해 세하야. 두 번째로 실례 할게.
도어락 번호를 누르자 띠리릭 하고 문이 열리고 안에 보이는 것은….
“세하야?!”
이불에 돌돌돌 말려있는 세하가 쇼파에서 끙끙거리고 있는 장면이다.
“….어….TV소리가….아니었네….”
“세하야?!왜 쇼파에….”
“아아…아까 전에 엄마 배웅하고 나서 중도에 쓰러졌다가 몸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어서 약 먹고 좀 쉰다고 쇼파로 기어올라왔
다가 졸았거든….”
“문자 안 봤어?”
“…나 지금까지 잤는데?”
“지금까지?!”
지금 시간은 오후 3시 30분…전화가 온 시간은 8시30분…거의 7시간의 차이가 나는데….그 동안에 계속 잤단 말이야?
“몸이 많이 안 좋은 거야?!”
“아니…약 효과가 잠 오게 만드는 성분이 섞여있어서….좀 많이 졸린 거 뿐이야…”
그러더니 꼬물꼬물 쇼파에서 기어내려오더니 현관으로 꾸물꾸물 걸어온다…
“걱정해줘서 고맙다 유리야….근데…왜 왔어?”
“….간병하러 왔어.”
“….간병해줄 필요없는데…와 준 건 고맙지만…”
“왜 필요가 없는데?!”
내가 화내듯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유리야?”
“너 지금 환자야! 아파서 학교도 못 오고 집에서도 이렇게 힘들게 있는 걸 보고도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응 알았어 하고 돌아설
거라고 생각했어?!”
“야….유리야…”
“내가 어제부터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아?!문자는 안 받지, 아침에 전화 온 말은 네가 아파서 학교를 못 온다는 소리지, 내가….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도 모르면서….”
내 말에 세하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미안하다, 유리야. 걱정시켜서….”
“….바부야….이제 그러지 말란 말이야…얼마나 걱정했는데…”
내가 입술을 삐쭉거리며 세하를 바라보자 세하가 미소를 지어주며 말한다.
“하여간에 착해빠졌어…”
세하가 피식 웃으며 돌아서다가 비틀거린다…
“윽…”
“괘…괜찮아, 세하야?!”
“아아….괜…찮아…그냥 점심약 안 먹어서 그런 거야…”
그러더니 비틀비틀 거리며 주방으로 간다….저 바보가….
“가만히 방에 들어가 있어, 세하야.내가 약 가져다줄게.”
“아니…약 집는 것 정도는 할 수 있…”
“됬으니까 방에 들어가 있으라구!내가 가져다 줄 테니까!”
내가 끙끙거리며 세하를 밀자 세하가 저항을 하다가 한숨을 쉬며 들어간다.
세하를 방으로 보내고 주방으로 들어서니 보이는 건 노란 색의 메모지….
‘약은 꼭 한 번에 3알씩 먹을 것! 열이 많이 날 경우 옆에 있는 작은 약통에서 해열제용 약 1알을 꺼내서 같이 먹을 것!’
이 글씨는….아주머니인가?
그나저나 세하…지금 열 많이 나려나?
주방에 들어가던 발을 돌려 세하의 방으로 가자 침대에 얌전히 누운채로 기다리고 있는 세하….
“…약 가져왔어?”
“아니 열 좀 재려고 하는데 체온계는?”
“여기…이거 귀에 넣고 재면 돼….”
세하가 옆에서 체온계를 건내주며 말한다…어디보자…
삐익 하는 소리와 함께 측정이 시작되고 띵 하고 체온이 나온다….히익?!3….39.2도?!
“…..얼마나왔길래 그런 표정이냐…유리야…”
“너…너 진짜 괜찮아?!39.2도나 나왔는데?!”
“뭐 어때서…나 어제 저녁에는 40도 나왔는데.”
“뭐…뭐?!”
내가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자 세하가 힘없이 내 머리를 꽁 쥐어박는다.
“야…열 높다고 죽는 건 아니거든….?”
“힘들잖아!이익…잠깐만 있어봐!약 갖다줄게!”
후다닥 주방으로 들어가서 아주머니가 써놓은 대로 약을 챙겨들고 물병과 함께 돌아오자 세하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서 날 본
다….
“여기 약. 빨리 먹어. 물수건 해올게.”
“….물수건용은 욕실 찬장 둘째 칸에 있어…”
“알았어. 약 먹고 있어?”
세하를 놔두고 서둘러 욕실로 들어가니 잘 정돈된 찬장이 눈앞에 보인다….
찬장을 열어 둘째 칸을 보니 차곡차곡 개어진 작은 수건들이 놓여져있다.
수건 두 개를 덥썩 집어들고 대야에 물을 받아서 가니 세하가 얌전히 누워있다…
“세하야…자?”
“…..졸려….”
세하가 잠이 많이 오는 듯 웅얼거린다….
음…일단은 이것부터 올려주고나서 마저 감상하자….
“세하야, 물수건 좀 올릴게 차가워도 참아?”
내가 미리 경고를 하고 조심스럽게 물수건을 이마에 얹어주자 한 번 움찔 거리고는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웃는다.
“시원해…..”
….자…잠깐만 세하야? 그…그렇게 예…예쁘게 웃으면…내…내 심장이 못 버틴다구!!!!
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세하는 잠에 취해서 음냐음냐거리면서 손을 꼼지락거린다…
저…정말이지….무…무방비상태인 남자애가 이렇게 사람 심장을 폭행해도 되는 거야?!
오물거리는 저 입술이랑 꼼지락 거리는 저 손…귀엽잖아?!
누가 보면 콩깍지 씌였다고 하겠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은….정말 귀엽다….
….근데 세하…지금 되게 깊게 자는 거 같은데.....조금은…용기를 내봐도 되려나…?
평소같으면 남들 시선도 있고…세하한테 거부 당할까 싶어서 못하는 짓이지만….지금이라면…세하가 무방비상태인 지금이라
면…?!
후우….심호흡을 하자 심호흡….떨면 안돼…아무리…이게 첫 키스라고 해도….떨면 안돼….
심호흡을 하며 세하의 얼굴에 다가간다…조금만 더…조금만 더 힘을 내 서유리….세하가 깨기 전에…..다른 애들 보다 빨리..!
두근두근두근….
세하의 얼굴이 가까워지면질수록 심장이 더 빨리 뛰기 시작한다….으으으…얼굴이 터질 거 같아!!!
좋아…앞으로…진짜 조금만 더 가면….
그 순간….
띵똥….
초인종이 울린다…….그리고….
“으음….뭐야….”
세하가 눈을 뜨려는지 꾸물꾸물 거린다…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황급히 얼굴에서 떨어져서 물수건을 갈아주려는 척을 한다.
“으음….유리야…물수건 좀 있다가 갈아주라….일단…누가 왔는지 봐야하는데….”
그러더니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넌 누워있어, 세하야. 내가 나가볼게.”
“….그래도 내 손님인데….”
“그와 동시에 넌 보살핌 받아야 하는 환자니까 가만히 있어.”
내 말에 한숨을 쉬며 다시 이불을 덮는 세하….휴우…자 그럼….누가 나의 순수한 기회를 와장창 부숴버렸는지 보러가볼까….
택배아저씨나 사이비종교 관련이면 용서 못해…
하지만 문을 열자 보이는 건 내 친구 정미다…
“네…네가 왜 세하 집에서 당당하게 문을 열어주는 거야?!”
정미가 당황했는지 목소리가 올라간다….
“먼저 와 있었어. 세하는 방에 누워있고.”
“상태가 어때?”
정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묻는다….
“백문이불여일견이지만….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그렇게 좋지는 않아…열이 39.2도까지 올라갔었거든….”
“3…39.2도?!”
정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황급히 현관으로 들어와서 나를 재쳐두고 세하의 방으로 들어간다.
따라들어가니 정미가 멍한 표정으로 세하를 보고 있다.
“야….이세하….괜찮아?”
정미가 어렵게 입을 열자 세하가 힘없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평소같으면 괜찮다고 허세부리겠는데…오늘은 무리….영 안 좋다…”
“….뭐 먹긴 먹었어?”
“뭐...물이랑 밥 약간 먹었는데…?”
“먹은 지 얼마나 됬어?”
“아침에 어머니 가기 전에 약간 먹고 잠들고 깬 후에는 아무 것도 안 먹었는데?”
“후우….그럼 나 주방 잠깐 써도 되지?”
“써도 되기는 한데….왜?”
세하의 말에 정미는 들고 있던 장바구니를 흔들며 말한다.
“뭐긴 뭐야….죽 만들려는 거지.”
“죽…만들어주려고?”
“그래, 왜?불만있어?이렇게 귀엽고 예쁜 내가 직접 죽을 만들어주겠다는데 불만이냐고?!”
“아…아니....고마워 정미야…”
“흐흐흥…따…딱히 너한테 고…고맙다는 소리 들으려고 만드는 거 아니거든?!”
그러더니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주방으로 향하는 정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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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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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야, 이거 이렇게 하면 돼?”
“응. 그거 이리 줘.”
주방을 빌린 지 어언 1시간이 지난 지금….드디어 타락죽의 마지막 단계로 들어섰다…
“그나저나 정미정미야. 이거 만드는 법 어떻게 알았어?”
“인터넷에 떠돌길래 보고 만드는 거야. 딱히 내가 해 본 적도 없고…”
“헤에…역시 정미정미는 요리를 잘하는구나….”
유리가 헤헤 거리더니 세하의 방에서 대야를 가지고 나와서 욕실로 들어간다…
때마침 세하가 이불을 돌돌돌 동여맨 채로 꾸물꾸물 걸어나온다….
“무슨 죽이야?”
“타락죽. 조금만 더 기다려. 곧 끝나.”
내 말에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에 손을 얹는다.
“고맙다, 정미야. 나 타락죽 많이 좋아하는데….”
“흐흥….따…딱히 널 위해서 만든 거 아니거든?오늘 마침 타락죽 재료가 있어서 해준거니까 내…내가 너 때문에 이걸 굳이 만
들었다는 오해는 안 해줬으면 싶거든?”
….에라이 이 솔직하지 못한 입아!!!네가 모든 일을 망치는 구나!!!
저번에도 그렇고 매번 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세하한테 마음이랑 반대로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오!!!
“그래도 고마워….나도 타락죽 만들어봐서 아는데 많이 귀찮은 걸 아니까…”
“그…그래!고마워하라고! 이렇게 예쁘고 착하고 인기 많은 내가 이런 걸 만들어줬으면 고마워해야지!”
내 말에 세하가 피식 웃는다….
“네네~알겠습니다 정미양.”
그러더니 머리를 쓰다듬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세하가 방으로 들어가서 세하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내 다리에서 힘이 쭉 빠진다…
쓰다듬었어…쓰다듬었다고!세하가 웃으면서 그렇게 가…가까운 거리에서 나한테 웃어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줬다고…..
휘적거리는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아까 세하의 손이 닿았던 자리를 만진다….
분명 온기가 남을만큼 긴 시간 동안 내 머리에 손을 대고 있었던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따뜻함이 느껴질까…?
왜 이렇게 바보처럼 그저 쓰다듬는 것 뿐인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나도 헤실헤실 웃다가 퍼뜩 정신이 들어서 다시 타락죽 만들기에 집중한다….
한참을 저어서 만들어진 타락죽…내가 맡아도 맛있는 냄새와 멋진 비주얼이다…
쟁반에 담아서 방으로 들어가니 유리가 앉아서 오늘 있었던 작전이랑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뭘 그렇게 재밌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
나도 모르게 질투심이 일어나서 톡 쏘듯이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냥 나 없는 동안에 일어난 에피소드들이야. 다 된 거야?”
“그래. 만들어왔어.”
타락죽을 들고 세하의 무릎에 놔두자 숟가락을 잡고 먹으려고 하는 세하…하지만….
“…..나 심각한가보네…손이 떨리네….”
숟가락을 제대로 잡지도 못하고 덜덜 손을 떠는 세하…정말이지 애 같…
….잠깐만….지금 세하가 숟가락도 못 들 정도라면…내…내가 먹여주면 되잖아?!
찬스다!세하한테 점수 딸 수 있는 찬스라구!!!
내 옆에서 내 속마음이 날 부추긴다 좋아 우정미 넌 할 수 있어.
“흐흥…바보 같이 그거 하나 못 먹냐? 숟가락 줘. 먹여줄게.”
“아…아니 굳이 안 먹여줘도…”
“쓰읍….빨리 안 내놔?!”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세하가 입을 다물고 타락죽 그릇을 준다.
“자, 아~해.”
“저….저기 정미야 이건 좀 아닌 거 같….”
“아~하라고.”
“정미야….”
“아.하.라.고.”
내가 딱딱 힘줘서 말하자 입을 여는 세하….
숟가락으로 죽을 떠서 먹이고 세하의 표정을 살핀다….어…어떨까?
“우물우물….맛있어, 정미야.”
“마…맛있어?”
“응. 최근에 먹어본 타락죽 중에서 가장 맛있었어.”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엄지를 들이민다
“흐흥….마…맛있으면 빨리 더 먹어. 자, 아~”
다시 숟가락을 들이대자 이번에는 저항을 하지 않고 얌전히 입을 벌리는 세하….
히힛….좋다…세하가 내가 만든 걸 맛있다고 해주고 이렇게 말 잘 듣는 걸 보니까 정말 좋아…
물론…옆에 있는 유리의 표정은 살짝 어두워졌지만….
참 나도 이기적이다….나랑 가장 친한 친구의 표정이 어두워진 걸 알면서도…지금 내 앞에 있는 세하가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나한테 집중해준다는 그 사실에….유리의 마음을 조금씩 무시한다….
만약…반대였다면 어땠을까?내가 먼저오고….네가 뒤에 와서 내가 하는 행동을 똑같이 했다면…과연 나는 너처럼 그렇게 얼굴
만 어둡게 됬을까?
정답은 이미 안다….절대 안 그럴거라는 걸….너무나도 잘 안다….
사람들한테서 등을 돌리고 마음을 닫고 있던 내 마음 속에 허락도 없이 쑥 들어와서 내 마음 속을 뒤집는 유일한 사람을….뺏
기고 싶지 않으니까.
“저기…정미야….”
“응?왜 유리야?”
“그…죽 남아 있어?”
“주방에 많이 남아 있는데?”
내 말에 유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주방으로 달려간다...
“…쟤 뭐하러 간데?”
“몰라…자, 일단 한 입 더 먹고.”
내가 불어서 주자 잘 먹는다….헤헷….기분 좋다….세하가 내가 만든 걸 잘 먹어주니까…
그때…
유리가 그릇을 가지고 들어온다….설마…그거…죽?!
“나도 들고 왔어!세하야 먹어!”
유리가 급하게 죽을 한 술 떠서 후후 불면서 식히더니 세하에게 숟가락을 들이댄다.
“유리야…아직 정미 꺼 남았는데….”
“내 손으로 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자, 아~”
유리의 말에 나와 유리의 눈치를 슬슬 살피더니 유리가 내민 죽을 먹는다...
“헤헷~잘 먹네 세하.”
….유리야…한 번 해보자 이거지?
좋아…한 번 해보자 이거야….
“자, 세하야, 아~”
내가 평소답지 않게 방긋방긋 웃어가며 죽을 내밀자 세하가 당황한 표정으로 날 본다.
“저…정미야?왜….왜 갑자기 그렇게 애교스럽게….”
“빨리 먹어~팔 아파~”
내가 숟가락을 흔들어대자 세하가 후우 하고 한숨을 쉬고는 내 죽을 먹는다….
그 모습에 유리도 죽을 한 술 떠서 후후 식힌다…
그래….한 번 해보자 유리야…나도 이젠 안 물러날거야…
바보처럼….슬비에게 세하를 뺏겼을 때 처럼….그렇게 가만히 있지 않을거야…
이번만큼은 물러나지 않을거야.
“세하야 아~”
“세하야 아~”
나랑 유리가 둘 다 쭉 손을 뻗자 세하의 표정에 난감함이 드러난다.
난감하겠지…자기를 좋아한다고 그렇게 티 내는 두 사람이 동시에 똑같은 걸 들이대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를 선택해주길….다른 때는 내가 이렇게까지 가까이 붙어서 다닐 일이 없으니까….오늘만큼은….오늘만
큼은 나를 선택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에잇!”
“웁!”
내가 팔을 쭉 뻗어서 세하의 입에 넣자 세하가 당황한 표정으로 날 본다.
미안 세하야. 하지만 이번만큼은 좀 봐줘.
“이이익!!정미 반칙이야!!나도 할 거야!”
유리도 세하의 입에다가 죽을 밀어넣는다….
“자, 세하야, 아직 배고프지?내 꺼로 더 먹자~?”
“아니야, 내 꺼가 더 많이 남았으니까 내 껄로 먹자~?”
우리 둘이 서로의 것을 먹자고 말하자 세하의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다…
좀 미안하긴 하지만 이번엔 얌전히 물러날 생각은 없어….
나한테는 몇 없는 세하에게 내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이야…
난 유리 너처럼 당당하게 말할 자신도 너처럼 매일 옆에 붙어있을 수도 없으니까.
그래도 세하가 이런 날 보고 웃어주길 원하니까.
이번엔 물러나지 않을거야.
그 때….
띵똥 하고 초인종이 울린다….
“….이번엔 누구냐….평소에는 울리지도 않는 초인종이 오늘따라 많이 울리네….”
세하가 황당하다는 듯이 말하고는 이불을 돌돌 말아서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한다.
“내가 나가볼게.”
“어?아니…내가 나가봐도 되는…”
“시…시끄러워!내가 친히 누가 왔는지 확인해주겠다는데 불만이야?!”
“아…아니 그건 아닌데…”
“흥.”
세하한테 토라진 척 하고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여니 보이는 사람은….
“….먼저 와 있었구나 정미야.”
내 라이벌 이슬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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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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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잖아. 네가 늦은거야.”
정미가 톡 쏘는 말투로 나에게 말한다…
“하긴…내가 좀 늦게 왔긴 했지…”
“….오늘따라 많이 쿨하다, 이슬비?”
“늦게 온 건 사실이니까.”
내가 쿨하게 이야기를 하며 들어가자 느껴지는 달콤한 냄새…주방에서 나는 걸 보면 뭔가를 만든 건가?
“이거 무슨 냄새야?”
“타락죽. 세하 밥 못 먹었다길래 내가 만들어줬어.”
“세하가…밥을 못 먹었다고?”
“그래. 아까 죽 먹을때도 손 떨고 있길래 먹여주고 있는 중이었지만.”
정미가 쿨하게 말하며 침실로 나를 데리고 들어간다.
들어가자 보이는 건 얼굴색이 많이 안 좋은 세하와 다소곳하게 앉아서 세하한테 죽을 먹이고 있는 유리....사이가 좋아보인
다…
“뭐야…슬비 너까지 왔어?”
“아주머니께서 널 부탁한다고 해서 말이야.그래서 왔어.”
내 말에 세하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고마워.찾아와줘서.”
“….일단 감기에 좋다는 유자차를 좀 가져왔어. 잠시만 있어. 컵 가져올게.”
가져온 보온병을 바닥에 놔두고 주방으로 들어서니 보이는 것은 타락죽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기구들과 남은 타락죽들…정미
가 대충은 정리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평소에 보던 세하네 주방보단 어질러져있다….나중에 정리를 도와주든지 해야겠네….
찬장을 열어서 컵들을 꺼내는데…아주 익숙한 컵들이 내 눈에 보인다.
이건….나랑 세하가 샀던 그릇 세트에 있던 컵인데….아직…안 버렸었구나…
바보 같이….아직 가지고 있었어….이게 뭐라고….
“슬비야, 컵 못 찾았어?”
날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유리가 주방으로 들어오고 있다…
“컵 찬장에 많은….데….”
“….컵…찾았어.”
왠지 모르게 힘들게 입을 떼서 말을 하고 굳은 표정의 유리를 지나쳐서 방으로 들어가자 정미가 세하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래서 우리 세 명이 너희 집으로 오게 된 거야. 시간 차가 좀 나긴 했지만.”
“엄마도 참…걱정할 필요 없다니까…”
세하가 머쓱한지 볼을 긁적거리다가 날 보고 미소를 살짝 짓는다.
“어서와. 컵 찾았어?”
“….응.”
내가 컵을 턱 내려놓자 한숨을 쉬고는 말하는 세하.
“일부러 내가 잘 손을 안 대는 찬장에 나뒀는데 그걸 들고 올 줄 이야…”
세하의 말에 정미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눈치를 어렴풋이 챘는지 나를 한번 보고는 한숨을 쉰다.
“….일단 이거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일단 이거 마셔…”
보온병을 눌러서 유자차를 따르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정도로 따뜻한 유자차가 컵에 담긴다.
“자…뜨거우니까 조심해서 잡아.”
내가 컵을 건내자 세하가 복잡한 눈빛으로 날 보다가 컵을 가져간다.
“….냄새가 참 좋네…”
“…..내가 감기 걸릴 때마다 자주 먹던 유자차야. 감기 걸렸을 때는 괜찮더라고……”
내 말에 세하가 몇 번 유자차를 후후 불더니 한 모금 마시더니 따뜻한지 미소를 살짝 띄우며 말한다.
“그 때 너희 집에서 먹었던 그거네…”
“….기억…나?”
“당연하잖아….나름대로 기억에 남는 맛이었는걸?”
세하가 아련한 표정으로 유자차를 보며 말한다.
그래….그때는 정반대였지….
그때는 내가 아프고 세하가 밤늦게 우리 집으로 달려와서 날 간호해줬지…
그게 너무 미안해서 집에 있던 내 유자차를 한 잔 줬었는데…그걸…기억해줬구나…
“바보…이게 뭐라고….”
“그래도 처음으로 니가 준 거니까.”
세하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또다시 유자차를 한 모금 마신다…
그때….
“저기 대화를 끊어서 미안한데 열 좀 재도 돼?”
정미가 체온기를 들며 말하자 세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정미 쪽으로 돌려준다.
이윽고 삐익 소리와 함께 체온이 나오는데…
“…..37.5도네.”
“그렇게 많이 높은 편은 아니네….다행이다…”
정미와 내가 각자 안심하는 말을 하고 있을 때 유리가 들어오면서 묻는다.
“세하 체온 얼마 나왔어, 정미야?”
“37.5도. 미열이 있긴 한데 약효 때문인지 지금은 좀 괜찮아보이는데?”
“체온 많이 떨어졌구나….다행이다…”
유리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한다….잠깐….많이 떨어졌다면….전에 한 번 재봤다는 소리잖아?
“유리야, 전에 세하 체온이 얼마 였길래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 거야?”
“정미가 도착하기 전에는 39.2도 까지 올라가있었어. 그래서 주방탁자에 있던 약이랑 해열제 먹였는데 효과가 있는가보네…”
유리가 안심이라는 표정으로 세하를 보더니 죽 그릇을 들어서 죽을 먹인다.
“일단 열이 더 오르기 전에 어느 정도 죽이라도 먹자 세하야…아~”
유리가 죽을 떠주자 아기새 처럼 잘 받아먹는 세하….
“이이익….”
유리의 행동에 정미도 벌떡 일어나더니 죽을 떠서 세하에게 내민다.
“자, 아~”
“세하야, 아~”
둘의 행동에 세하가 당황한 기색을 표한다.
….나도 해볼까?
조용히 일어나 주방으로 향해서 남은 죽을 떠서 그릇에 옮긴 뒤 돌아오자 세하랑 정미랑 유리가 날 보더니 각자 다른 반응을
보인다.
“슬비야, 너도 주려고?”
“…..이제야 좀 움직일 생각이 들었나보네, 이슬비.”
“우으….슬비까지 참가해버렸어어….”
“….내가 주는 건…싫어?”
내가 세하를 보며 말하자 세하가 눈을 피하며 말한다.
“아니…뭐…그런 건 아닌데….”
“그럼….먹어줄꺼야?”
내가 세하의 눈을 계속 마주하며 말하자 세하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린다.
“아니….그게….”
“….역시 싫구나….내가 주는 건….”
그래….싫어하겠지…자기한테 그렇게나 모질게 대해놓고는 이제와서 뻔뻔하게 이렇게 행동하는 걸 보면 어떤 사람이 좋아하
겠어…
“슬비야….”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인다….
안되는데….여기서 울어버리면….내가 더 이상하게 보일텐데….
그나마 남아있던 미운 정 마저 떨어져버릴텐데…..눈물이 안 멈춰져….
이제야 깨달았는데….이제야….내 옆에 서 있던 네 모습에 대해서….그 모습에 대해 반응해줄수 있게 됬는데….
너는 이제…날….좋아하지 않게 되버린 거 같아서….너무….슬퍼….
“미안해….기분 나쁘게 만들어서….내 꺼는 안 먹을 거라고….생각은 했지만….흐윽….”
입을 막아**만 계속해서 울음이 새어나온다…
그 때….
“…..누가 싫다고 말했냐?”
어?
내가 고개를 드니 세하가 복잡한 표정으로 날 보며 말한다.
“아, 정말이지….혼자서 안으로 파고 들어가는 건 여전하다니까….”
세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내 머리를 살짝 툭 밀며 말한다.
“줄 거면 얘들처럼 확실하게 하라고....혼자서 꿍 하게 있지 말고.”
….지금…이거….꿈 아니지?
세하가….나를….싫어하지는 않는다고 했지?
나한테도….기회가 온 게 맞지?!
눈물을 쓱 닦고 얼른 한 숟가락을 떠서 내밀자 유리한테 했던 것처럼 먹는 세하….
“세….하야…”
“우물우물…..하여간 어째 니가 한동안 자책 안 한다 했어….”
세하가 고개를 흔들더니 나를 보더니 낮게 말한다.
“울지마….이런 걸로 우는 거 아니야.”
“으…응…”
“바보도 아니고 왜 전 남친 일로 울어?정말이지 말이야…”
세하가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유리랑 정미를 보더니 한숨을 쉬며 말한다.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 말아줄래….무섭거든….”
옆을 보니 정미랑 유리가 세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보는 내가 더 살벌하다….
한참동안 시베리아 벌판 같은 차가운 기운이 방을 맴돌았을까….정미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에휴….여기서 화내봤자 뭐하겠어….먹기나 해….식겠어…”
정미가 죽을 떠서 내밀며 말한다.
“말해두지만 난 널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는 거다?나중에 확실하게 보답 받을 거야 알았지?”
정미의 말에 세하가 난감한 표정으로 정미를 보며 말한다.
“...어째 하는 말이 서유리랑 비슷하다, 너?”
“시…시끄러! 내가 원조야!”
“웁웁!”
세하의 말에 정미가 얼굴을 붉히며 죽 숟가락을 세하의 입에다가 그대로 밀어넣는다.
“뜨…뜨겁잖아!”
“아?!아…아직 안 식었어?!”
정미가 당황한 표정으로 세하의 입술을 만지며 말한다.
“괜찮아?!어디 데인 거 아니야?!”
“데…데인 건 아니지만….”
“에이씨….꼼지락거리지마!잘 안 보인….”
정미가 화를 내다가 세하와 눈이 마주치자 어버버거리면서 뒤로 물러난다….
“누…누가 이렇게 내 얼굴에 가까이 붙으라고 했어?!어?!이 바보플래그마스터야!!!”
“니가 내가 데였을까 싶어서 확인차 가까이 온 거 잖아?!왜 나한테 화를 내?”
“모…몰라 이 바보야!”
정미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은 채로 어버버 거리자 유리가 눈을 반짝이더니 자기 죽을 세하에게 들이민다.
“히힛~세하야~”
“응?웁!”
정미처럼 똑같이 강제로 밀어넣는 유리….다만 차이점이라면….
“히힛~내 꺼는 벌써 다 식었지롱~”
그러더니 다시 죽을 떠서 다시 세하에게 먹이는 유리….
이….이러면 나만 불리한데?!
서둘러 나 또한 죽을 식혀서 세하에게 내밀자 세하가 난감한 표정으로 내 껄 받아먹는다….
“이이익!!!둘이서 선수 치지 말란 말이야!!!”
정미도 이제야 진정이 좀 됬는지 허둥지둥 죽을 식혀서 세하에게 내민다….
우리 셋의 행동에 세하가 난감한 듯 중얼거린다….
“….저기 한 사람씩 줘….다 같이는 입이 웁!!!”
“그런 거….”
“들을 시간….”
“없어!!!”
미안해 세하야. 오늘은 좀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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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제 1회 세하 죽 먹이기 대결이 막을 내리고 우리 모두 지친 나머지 세하가 앉아있는 침대 옆 빈 자리에 뻗어있다…물
론….
“불편해에에….”
유리는 그 뻗어있는 자세도 힘들어보이지만….
“……입 아파….”
세하가 입이 얼얼하진 입을 만지작 거리며 중얼거린다….
그도 그럴 것이….서로 죽을 먹여주겠다고 막무가내로 세하의 입에다가 숟가락을 밀어넣은 덕에….입 주변이 빨갛게 되어있
다…
“…..미….미안하다는 말을 안 할 거야….이….이건 다 네가 감당 못할 만큼 플래그를 뿌려대서 이렇게 된 거니까…”
“네네…알겠습니다, 우정미양….”
세하가 정미의 머리를 쓰다듬자 흐응 하며 콧소리를 내는 정미….
“….흐흥….이….이번만큼은 특별한 경우야….다…다음에 이렇게 사람 많으면 이렇게 안 해줄거야!”
“알았어, 알았어.”
세하가 미소를 띄우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정미가 기분이 좋은 듯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그 모습에 널브러져있던 유리가 세하의 옷을 잡아당기며 말한다.
“세하야~나도 쓰다듬어줘~”
“참 너희 둘 다 쓰다듬어주는 거 좋아한다니까….”
그러더니 양손으로 두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는 세하…..
“히힛~”
“흐응.....”
두 사람이 각자 다르게 기분 좋음을 표현하자 세하가 두 사람을 보며 중얼거린다.
“너희들 전생에 사람 아니고 고양이였지?”
“히히~난 세하가 해줘서 기분 좋은 건데?”
유리의 발언에 정미가 움찔하더니 세하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나…나도 그래! 네가 해줘서 좋은 거니까…..아…아무한테나 쓰다듬받는다고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두 사람의 발언에 세하의 얼굴이 급격하게 빨개진다.
“모…못하는 말이 없어…”
세하가 쓰다듬어주던 손을 거두려고 하는 그 때….
띵똥 하고 초인종이 울린다.
“….여기 더 올 사람은 없을텐데…”
“제이 아저씨 아니야?”
“아니면 그 꼬맹이인가?”
“아니면 석봉이 일 수도 있고.”
각자 다른 의견을 말하는데 초인종 너머에서 쾅쾅쾅 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
“…….”
“…….”
“…….최종보스의 등장인가….”
세하의 말에 나는 조용히 무기를 꺼내들고 임전태세를 갖추고 유리도 무기를 꺼내면서 정미를 자신의 뒤로 보낸다….
“…..내가 나갈 테니까 거기 있어. 어짜피 쟤도 생각이 있다면 싸우는 걸 택하지는 않을거야.”
세하가 한숨을 쉬며 이불을 돌돌 만 채로 꼬물꼬물 현관으로 걸어간다…
띠릭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직후 세하의 한숨 섞인 말이 나온다.
“용케도 왔네….더스트.”
“히힛~남자친구를 챙기는 건 좋은 여자친구의 기본이라고 들었는걸?”
더스트가 평소랑 다르게 우리 또래의 애들이 입을만한 소녀틱한 복장에다가 화장도 안 한 맨얼굴로 들어온다.
“니가 언제부터 내 여자친구냐….”
“후훗~부끄러워 하긴 그렇게나 많은 스킨쉽을 해놓고는~”
더스트가 세하를 툭 치며 얼굴을 붉힌다….
“이….이…이….이세하! 저 더스트랑 애랑 서….설마…..그…그렇고 그런 짓까지….”
“안 했어!!안 했다고!!쟤가 만든 분신이랑 싸운 거 뿐이거든?!”
세하의 발언에 더스트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세하의 목에 팔을 두르며 말한다.
“그렇지~우린 그렇게 오랫동안 분신을 통한 스킨쉽을 지속했으니까 오늘은 슬슬 본방송으로 들어갈까 세하야~?”
“누….누가 그렇게 놔둘거 같아?!”
유리가 총을 겨누며 말하자 더스트가 세하의 입술에 손가락을 얹고는 유리를 보며 말한다.
“어머나~우리 서유리가 많이 당황했는가보네~?.......감히 나한테 총을 겨누는 걸 보면 말이야?”
순간적으로 오싹한 살기가 방 안 전체를 뒤덮는다….
“내가 계~속 세하 때문에 너희들한테 편의를 봐주고 있는데….그런 식으로 나오면….”
세하의 입술에 닿아있던 손가락으로 우리를 가리키며 말한다.
“짜증나서 죽여버리고 싶잖아?”
핑 하고 손가락 끝에서 엄청난 속도의 빛 줄기가 우리 세 사람을 비켜나서 벽에 꽂힌다….
“내가 줄곧 너희들 앞에서 세하 때문에 힘도 자제하고 봐주면서 상대해주니까 까먹었나본데….난 이름없는 군단의 최고간부
야. 인간을 죽이는데에는 도가 텄다고.”
“…..빗나게 쏜 이유가….그 차이를 보여주려는 거야?”
“역시 똑똑하네, 이슬비. 언제든 죽일 수 있다는 경고야. 까불지 말라는 소리지.”
더스트의 말에 모두 아무 말도 못하는 그 때….
탕 하고 총성이 울린다.
“…..이게 뭐하는 짓일까, 서유리?”
“…..나도 경고하는 거야. 더스트. 눈 뜨고 당할 생각이 없다는 말이야.”
“…..죽일건데?”
“되도록이면 안 죽을 거야. 세하가 없이 다음 세상에 태어나는 건 사양이거든.”
“……”
“만약에 네가 날 죽이겠다면 적어도 물귀신처럼 너도 데리고 갈 거야.”
유리의 몸에서 감정의 격화로 조금씩 위상력이 흘러나온다…
“….이 쪽도 사양이야.”
정미가 품에서 조그마한 단검을 꺼내쥐며 말한다.
“아무리 저렇게 눈치 꽝인 플래그 마스터라도 내가 좋아하는 애야. 먼저 갈 생각은 없어.”
정미가 매섭게 더스트를 노려보며 말한다…..
“….물론 나도 쉽게 포기는 못 하지.”
내가 비트들로 더스트를 겨냥하며 말한다.
“이제야 알게 된 내 마음을 다 보여주기도 전에 죽는 건 싫거든.”
우리들의 말에 더스트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나온다…
온 몸의 세포들이 위험하다고 소리를 지를만큼의 살기에 식은 땀이 주르륵 흐른다…
무거운 침묵이 한동안 계속되어지던 그 때…
“…..풉….”
“응?”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엄청난 침묵과 살기가 가득 찬 방에 갑자기 더스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왜…왜 웃는 거야?!”
“푸하하하하하…..미안미안~장난이 지나쳤지~”
더스트가 세하의 목에 감은 팔을 풀고 우리에게 다가오며 말한다.
“쿡쿡쿡….장난을 이렇게 받아들이면 어떡해?”
“장난….이었다고?”
“쿡쿡쿡….당연히 장난이지~나도 문제를 일으키고 싶진 않아서 말이지~”
더스트가 웃으며 말한다.
“더 미운 털 박히면 나 세하랑 결혼 못하거든....”
“…..충분히 전 인류에게 미운 털이 박힌 거 같은데, 더스트?”
“뜨내기들은 상관없거든….서지수랑 이태영한테 미운 털 박힌 게 문제지….”
“서지수라면 아는데….이태영은….누구야?”
유리의 질문에 세하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우리 아빠.”
“엑?!”
유리가 놀란 나머지 입을 쩍 벌리며 소리친다.
“이제야 이해가 됬는가보네, 서유리~?미래의 시부모님한테 더는 미운 털 박히기 싫단 말이지….”
“…..더 이상 미운 털 박히기도 힘들 거 같은데….”
세하의 말에 더스트가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그…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안 죽일 거라고!이제부터는…착한 며느리 되기 위해 노력할 거야.…”
평소답지 않은 더스트의 모습에 우리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한다…특히나…
“어버버버버버버버버….”
유리는 입이 쩍 벌어진 채로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세하가 한숨을 쉬며 다가오더니 유리의 볼을 잡아당기며 말한다.
“언제까지 그 상태로 있을 거냐 서바보.”
“우으으으으으…..”
유리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는지 파닥파닥 거리기 시작한다.
“이제야 좀 제정신이 된 거 같네.”
“아우우우우우….아파….”
“세게 안 당겼거든?”
세하가 키득거리자 우으으으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눈을 피하는 유리….
그 모습에 더스트가 장난치듯 세하를 뒤에서 껴안으며 말한다.
“히힛~잡았다아~”
“더스트?”
“히히힛~실제로 내가 안아주는 건 처음이지~?어때?분신보다 내가 더 볼륨 있지?”
“야…야 더스트!”
“후훗~다 알아~우리 세하도 응큼해~”
더스트의 발언에 정미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말한다
“지…지금 뭐하는 거야?!우리 세하한테서 안 떨어져?!”
“흐응~우리 우정미 양 많이 부러웠는가보네~?”
더스트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이익….안 떨어져?!”
정미가 끙끙대며 떼어놓으려고 힘을 쓰지만….
“후훗~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네요~”
더스트는 꿈쩍도 안 한다….
“야…더스트 좀 놔 줘….불편하다고.”
“싫~어~”
더스트가 두른 팔을 더 꽉 조이며 말한다.
“이이이익!!!”
보다못한 유리가 후다닥 달려와서 더스트를 떼어놓으려고 힘을 준다….그러자….
“어…얼레?!자…잠깐만 서유리?!너?!”
“세하한테서….떨어지란 말이야!!!”
끙끙거리며 더스트를 떼어내려는 유리….
“이이익!!처음으로 세하를 안아보는 건데 이대로는 포기 못해!!”
더스트가 더욱 바짝 세하에게 붙으며 말한다.
“이이이익!!!”
안되겠다….나도 도와야 일이 끝나겠다. 안 그러면 유리랑 정미만 힘 쓰다가 먼저 지치겠어.
꽉 붙잡은 더스트의 뒤에 나까지 가세하자 더스트가 더 크게 버둥거리며 말한다.
“싫어!!!!!!떨어지기 싫단 말이야!!!”
“잔말 말고….떨어져!”
우리 세 명이 동시에 당기자 더스트가 세하한테 떨어져 나온다 물론….
쾅!
그 반동으로 주방으로 굴러가는 바람에 주방기구들이 다 바닥에 떨어지긴 했지만….
“아야야야….아파라….”
정미가 엉덩이를 문지르며 말하자 유리도 울상을 지으며 말한다.
“으으으….엉덩이 아파…”
“쓰으읍….나도 엉덩이가…”
뒤에서 당긴 우리 셋이 엉덩이가 아프다고 호소를 하고 있을 때 떨어진 더스트는….
“아파아아아아!!!”
이마를 문지르고 있다.
“괜찮아 다들?”
세하가 주방으로 들어오다가 주방의 상태를 보고 한숨을 쉰다.
“난장판이네 난장판이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세하가 우리 넷의 손을 차례로 잡아 일으켜주며 말한다.
“괜찮아?”
“괜찮아…그냥 넘어진 거 뿐이니까.”
“으휴…조심해, 슬비야.”
내 말에 다행이라는 듯 한 숨을 쉬며 말한다
“정미야 너는?”
“나도 그냥 엉덩방아 찍은 거 뿐이야….괜찮아…”
“조심해. 안 그래도 뼈 밖에 없는 애가….”
“우으….”
정미가 고개를 떨구며 이상한 소리를 낸다….
하여간에….저 플래그 꽂는 본능은 아파도 작동되는구나…
“유리 너는 멀쩡하지?”
“멀쩡하긴 한데….왜 난 걱정 같은 거 안 해줘?!”
“튼튼하잖아?”
“너무해….”
세하의 말에 유리가 울상을 지으며 말한다.
“야, 야…서유리…삐졌어?”
“……”
“야, 장난이야, 장난. 걱정했어.”
“…..진짜?”
“어. 그러니까 그 삐진 표정 좀 풀지 그래?”
“…..걱정해줬으면 됬어…히힛~.”
그러더니 삐진 표정을 풀고 원래의 유리의 표정으로 돌아온다.
“넌 어디에 부딪혔길래 이마를 부여잡고 있냐, 더스트?”
“난 이마….아파아….”
더스트의 말에 세하가 이마를 쓱 보더니 한숨을 쉰다.
“제대로 박치기 했네….빨갛다, 빨개.”
“아파아….”
“으이그…”
세하가 고개를 젓더니 더스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제일 반응속도도 빠르면서 제일 아픈 곳에 맞는 건 뭐냐 큭큭…”
“우….웃지마아아!!”
더스트가 파닥파닥 날개짓을 해대자 세하가 키득거리며 웃는다.
“알았어, 알았어. 안 웃을게.”
세하가 웃다가 방금 전 우리들의 반동으로 엉망이 된 주방을 보더니 한숨을 쉰다.
“…..이걸 언제 다 치워….”
“다 같이 지금 치우면 되지~”
유리가 해맑게 웃으며 손을 번쩍 들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빨리 치워둬. 저녁은 다들 먹어야 할 거 아니야.”
“그렇기야 한데….저녁은 누가 하려고?”
정미의 말에 세하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한다.
“내가 해야지?”
“네가 한다고?!너 아직 환자….”
“괜찮아. 약도 먹었고 열도 많이 떨어졌으니까 옷만 두껍게 입고 갔다오면 될 거야.”
“그…그러면 우리 중에 한 명이랑 같이….”
“괜찮아, 얼마나 걸린다고. 그리고 나는 여자한테 무거운 거 안 들게 하는 주의라서 말이야.”
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말하는 세하.
“금방 다녀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메뉴 원하는 거 있어?”
“나 파스타!”
더스트가 손을 번쩍 들며 말한다.
“오케이, 더스트는 파스타. 정미 너는?”
“…..나 스테이크…”
“….서유리랑 친구 맞구나….오케이 알았어. 슬비는?”
“나는….된장찌개?”
“하여간에 그 토종적인 식성은 변하지 않는구나, 너도…”
세하가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서바보는 고기 종류면 될 거고.”
“응~나도 고기…..근데 아까부터 왜 나보고 서바보래?!”
“바보 맞잖아, 서바보.”
“이이이익!!아니거든?!나 똑똑하거든?”
“그럼 이거 맞춰봐. 1부터 100까지 모두 더하면?”
“어?”
세하의 질문에 유리가 멍하게 세하를 바라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그...그걸 내가 어떻게 암산을 해?!너는 가능해?!”
“가능하지. 5050인데?”
세하의 답에 유리가 입을 쩍 벌리며 중얼거린다…
“마…말도 안돼….”
“어려운 거 아닌데?그냥 일반적인 수학공식에 대입만 해도 나오는 걸?그리고 이건 유명하잖아?”
“하긴…유명한 수학 퀴즈 중 하나지.”
정미도 고개를 끄덕이며 세하의 말에 동의를 표한다.
“우으….”
“이제야 좀 니가 서바보인지 알겠지?”
“우으으으….”
유리가 눈가를 씰룩거리며 웅얼거린다.
“나 바보아니야…”
“바보 맞거든요 서바보.”
“우씨….”
유리가 입술을 삐죽내밀며 토라진 표정을 짓자 웃으며 유리의 입술을 잡고 흔들며 말하는 세하.
“갔다온다. 서오리.”
“이번엔 왜 또 오리야!”
“입술 쭉 내민 거 보니까 딱 오리인데?”
세하가 키득거리며 웃다가 우리를 보며 말한다.
“그럼 나 장 보고 올 테니까 얌전히 있어?특히, 더스트!”
“히힛~내가 사고를 치겠어~?”
“불안하니까 하는 말이야. 얌전히 있어, 제발…”
그러더니 우리를 보며 말한다.
“저 사고뭉치 좀 잘 잡고 있어…..제일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할 테니까.”
“알았어, 다녀와.”
“빨리 갔다와~”
“양 많이~”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너희들이야 말로…그럼 다녀올게.”
세하가 신발을 신고 나가며 말한다.
쿵 하고 문이 닫히자 우리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형성된다…
“그러고보니까 아까 서유리 너…세하한테 꼬리 치더라?”
“내…내가 언제?!”
“혼자 애교스럽게 입술을 쭉 내밀고 말이야….”
더스트의 말에 유리가 분노하며 말한다.
“그러고보니 우정미….내가 말했지?여우짓 하지 말라고.”
“내가 여우짓을 하든 말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재수없어…”
더스트와 정미 사이에도 엄청난 기류가 형성된다….
어휴….다들 왜 이렇게 어린 애 같은지….
“그러고보니 이슬비 넌 왜 혼자서 약한 여자 코스프레 하고 있어?”
“어?”
“내가 주는 건 싫구나….라고 하면서 세하한테 약한 척 했잖아!이 빈약한 흉부야!”
“너….너도 나랑 비슷하면서!!!”
“흥. 난 너처럼 여우짓은 하지 않거든?그리고 내가 더 커, 이 구미호야.”
“구…구미호?!”
….오늘 진짜 해보자는 거구나…정미야….
“우하하하하하~!똑같은 애들끼리 뭐하는 거….”
“너도 마찬가지잖아, 더스트.”
유리의 말에 더스트가 부들부들 거리며 유리에게 말한다.
“너처럼 그런 흉기보단 이게 더 보기 좋거든?!”
“휴…흉기?!너 말 다했어?!일로 와!!!”
“꺄악!!!이거 안 놔!!!”
“못 놔!!”
두 사람이 서로의 머리채를 잡으며 싸우기 시작한다…
좋아…한 번 가보자….끝이 어딘지 한 번 해보자 이것들아!
세하가 오기 전에 결판 내자!!!이 라이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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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eve입니다….
더스트의 하드 캐리로 인해 마지막 지점에 진정 싸움이…덜덜덜…..
이게 1차전이라는 게 문제이긴 한데….
2차전은 술이라도 먹여야 하나…..
어짜피 3차전은 공원에서 5명이서 노는 거니까 상관은 없는데….
아 머리 아파….
원래라면 딱 수요일에 끝내고 다음주 제 생일(7/15)에 생일 기념 저의 일상X클로저스 단편 하나 올리려고 했는데 꼬였네요 ㅠ
ㅠㅠ
뭐 그래도 금요일인 지금이라도 끝낸 게 다행인가….끄아아아!
더불어서 이전 글에도 써놨습니다만 twinkle heart에 히로인은 누가 좋을까라는 질문도 요 글에서도 이어서 질문드리고 싶네
요….
예시가 늘었습니다ㅋㅋㅋ 의견은 여전히 계속 댓글을 통해서 집계중이구요. 이 단편 글은 이 글이 끝나거나 아니면 중간에 한
번 날 잡고 들어갈거 같습니다 ㅋㅋㅋ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댓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꾸벅….
그럼 저는 이만 이런 난장판도 모르고 장 보고 있는 세하한테 가보겠습니다 ㅋㅋㅋㅋ
지금까지 firsteve였습니다.
p.s 댓글은 늘 확인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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