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이슬비 공략 - 2
계란튀김정식후루룹 2015-06-02 3
"그럼, 먼저들 들어가있어. 난 먹을것좀 사가지고 들어갈게."
"응. 천천히 와~"
"복도 끝에 있는 오른쪽 방에 가면 석봉이가 먼저 와있을꺼야."
노래방에 도착한 세하와 유리와 슬비, 세하는 기대되는 눈빛을 하며 먹을것을 사가지고 들어간다는 핑계를 대며 슬비와 유리를 먼저 보냈다.
'둘이 석봉이를 보면 무슨 반응을 보일까... '
자신도 처음 봤을땐 깜짝 놀랐던 만큼 아마 두사람의 반응도 볼만하리라. 세하는 혼자서 조용히 킥킥대느라 노래방 알바의 오해를 사는것도 모른채 슬비와 유리의 반응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세하가 그러는동안 복도끝에 도착한 유리와 슬비, 유리는 복도 끝에 오자마자 힘차게 오른쪽 문을 열어재끼며 외쳤다.
"석봉아~ 많이 가디렸지? 우리 왔어!"
"유.. 유리야 잠깐만... "
신나는 목소리로 외친 유리는 당황스러운듯한 슬비의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하며 방 안쪽을 보았다. 그리고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지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 아하하... 죄송해요. 방을 착각했나봐요."
복도의 오른쪽 끝 방에는 석봉이가 기다리고 있을꺼라는 세하의 말과는 달리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꽁지 머리로 묶고, 다리가 길어보이는 약간 검은색에 가까운 청바지를 입고 영어 문장이 적혀있는 검은 티 위에 회색의 자켓을 입고있는 세련된 남성이 한명 앉아있었다.
그런데 그가 유리가 사과하며 슬비와 함께 나가려는 모습을 보더니 처음엔 잠시 당황하다가 작게 웃더니 그녀들을 불러세웠다.
"얘들아 잠깐만. 나야 나."
"네.. 네?"
그의 말에 유리가 당황하며 말을 버벅거렸다. 유리는 빠르게 기억을 훑으며 눈앞의 남자와 어디서 만나보았는지를 생각해보고 있는데 그때 그를 유심히 살펴보던 슬비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설마... 석봉이?"
"으.. 응... 알아봐주었구나... 헤헤."
"뭐?! 진짜? 진짜로 니가 석봉이야?!"
슬비가 자신을 알아본 사실이 기쁜 석봉이 얼굴을 붉히며 쑥쓰러워 하자 눈앞의 남자가 석봉일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유리가 깜짝 놀라며 석봉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옷차림이나 외모는 그렇다 쳐도 절대 없어질것 같지 않았던 석봉의 다크서클까지 없어졌다는게 믿기질 않았던 것이다.
과연 자세히 살펴보자 눈 밑 부분이 왠지 어색했고 군데군데 어렴풋이 다크서클의 잔재가 남아있었다. 아마 다크서클이 없어진게 아니라 화장품 같은걸 발라 감춘것으로 보였다.
"왠일로 이렇게 꾸몄어? 진짜 못알아 볼 뻔했잖아!"
"나도 감짝 놀랐어. 분위기가 확 바뀌었는데?"
"으.. 응... 고마워."
살풋 웃으며 말하는 슬비의 모습에 부끄러워진 석봉은 고개를 숙인채 시선을 피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런 영락없는 석봉의 모습에 유리는 킥킥 웃으며 슬비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그때 세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 바뀐 석봉이의 모습은 어때? 어떤 모습이였을지 확인하지 못한게 아쉬운걸?"
"야. 이세하! 너 진짜 이런건 좀 미리미리 알려주면 덧나냐? 딴 사람인줄 알고 다른 방에 갈려고 했었잖아!"
가벼운 과자와 음료를 들고 들어오는 세하가 가볍게 장난을 치자 유리도 장난스럽게 화를 냈다. 이후로 가벼운 말장난을 한 뒤 자리를 잡고 앉은 세하가 말하였다.
"자. 그럼 이제 노래방에 왔으니 노래를 불러야지? 누구부터 부를까?"
"석봉이! 우릴 놀라게 했으니까 시작은 당연히 석봉이가 해줘야지!!"
"어.. 어... 나?"
세하가 말을 꺼내자 기다렸다는듯이 석봉이를 지목한 유리는 석봉이가 뭔가 말할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서 석봉이를 끌어다 마이크가 있는곳에 세워버리고는 냉큼 다시 앉아서 언제 집었는지 모를 탬버린을 마구 흔들며 석봉의 이름을 연신 외쳐댔다. 석봉이 당황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세하와 눈이 마주친다.
'석봉아! 오늘을 위해 연습한 너의 실력을 보여줘!'
... 라고 말하는듯한 강렬한 세하의 눈빛에 석봉은 작은 한숨을 내쉰뒤. 노래방 기계에 번호를 입력하고는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노래의 반주가 시작되자 유리가 크게 한번 환호성을 지르고는 두근대는 눈빛으로 석봉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기대감이 가득한 세하와 처음온 노래방이 어색한 슬비도 마찬가지여서 한순간에 석봉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때 노래가 시작되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수 있게.. 그대 내게 멀리 가지 마... 세요."
"어... !"
석봉의 노래를 들은 슬비는 석봉이 부르는 노래가 자신이 봤던 드라마의 OST 인것을 눈치채고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묘한마음으로 석봉을 바라보았다.
'내가 아는 노래를 남이 부른다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슬비는 마이크로 증폭되어 방안을 울리는 고요한 석봉의 목소리에 가슴이 울리는것을 느끼며 조금씩 노래방의 매력에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슬비가 석봉이 부르는 노래가 자신이 아는 노래라는 점에서, 그리고 노래방의 매력에 대해서 놀라고 있었다면 세하와 유리는 상상 이상의 가창력을 뽑아내는 석봉에게 놀라고 있었다.
'내가 연습을 시키긴 했지만... 석봉이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을 줄은... '
세하가 힐끗 유리를 바라보자 유리는 두 눈을 껌뻑대며 멍 하니 노래를 부르는 석봉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듣고있자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랑해요 그대 한사람. 내가 미칠듯이 사랑했던 단 한 사람"
그렇게 석봉이 노래를 끝내고 나자 방 안은 잠시 침묵에 휩싸였다. 무사히 노래를 마쳤다는 사실에 안도하고있던 석봉은 갑작스러운 침묵에 혹여 자신이 노래를 잘못불렀나 싶어 당황해 했다. 그때 유리가 침묵을 깨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석봉아. 너... 진짜 대단한거 같아... "
"어... ?
석봉이 잠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멍청하게 서있는데 슬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석봉이 너한테 이런 재능이 있는줄은 몰랐어. 노래 정말 잘부르더라."
"그.. 그래?"
그런 슬비를 보며 세하는 남몰래 속으로 '예스!' 를 외치며 자신도 적당히 석봉을 칭찬했다.
"석봉이가 한건 했으니 나도 뭘 보여줘야겠지? 좋아! 다음은 내가 부른다!"
석봉이 자리에 앉자 한참을 석봉을 칭찬하던 유리는 기세 좋게 벌떡 일어나며 단숨에 노래방 기계로 가서 번호를 입력했다. 그렇게 한참을 즐기던 그들이 노래방 밖으로 나온것은 거희 자정이 다 되어서 였다.
이제부터 본격 석봉이의 캐붕이 시작... 다크서클이여 안녕, 그리고 노래를 잘 못부른다는 설정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것 따위 과감히 무시한다.[애초에 진짜로 그런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혹시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까봐 적자면 석봉이가 부르는 노래는 해품달의 OST인 '김수현 - 그대 한 사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