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클로저스(Closers)-ch.1 첫 실전(2)-
카이넌트 2014-12-2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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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실전]
몹 헌터(Mob Hunter), 플레이어는 헌터가 되어 퀘스트를 해결하는 것이 주 내용인 게임이다. 아이템 운반이나 재료 납품 같은 내용의 퀘스트가 존재한다만 몹 헌터라는 제목답게 의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간인 플레이어보다 강한 몹들을 사냥 또는 포획하는 것이다.
“이세하, 상황 보고해.”
따라서 게임 특성상 빠른 반응과 기민한 판단을 요구하게 되며 이는 게임 조작을 잘 못하거나 패턴 파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있어 이 게임을 즐기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기에 여러모로 마이너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세하, 상황보고….”
어째서 그토록 마이너하기 그지없는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지금 그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고 난이도의 토벌 의뢰라 순간의 실수가 의뢰 실패로 이어지기에 무척이나 집중해야 한다만…방금 전부터 들려오는 이슬비의 목소리가 게임 플레이의 집중을 묘하게 방해하고 있었다.
“야, 이세하!”
“어? 으.”
오른쪽 귀에서 폭음에 가까운 이슬비의 고함소리가 들려오자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서 빼버렸다. 무슨 말이라도 할까 순간 망설였지만 캐릭터가 몹의 공격을 허용하여 피가 3분의 1이나 달아버리는 것을 목격해버리고 말았다.
“으아아아, 안 돼!”
그에 나는 이어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손가락에 불이 나도록 회피 커맨드를 입력했지만 몹의 공격을 버티지 못한 내 캐릭터는 바닥에 드러눕고 말았고 그에 GAME OVER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 화면이 떴다.
"야, 너 게임기 당장 안 끄면 진짜 부셔버린다!"
그런 그녀의 말에 나는 이어폰을 다시 귀에 꽂았다.
“알았다, 알았어. 끄면 되잖아.”
게임 전원버튼을 눌러 꺼버리며 몹을 잡지 못했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쉬었다.
“야, 너는 여기까지 와서도 게임을 하고 싶냐?”
"…어."
명령대로 최대한 빨리 왔지만 차원종이 나타나지 않았기에 심심해서 게임을 한 건데 내 목숨과 같은 게임기를 부순다느니, 이런 상황에서 게임이 하고 싶냐고 말하는 건 솔직히 말해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면 또 무슨 타박을 들을지 몰라 나는 그저 속으로 드래곤의 브레스 같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 ―
“아주 그냥 만렙 찍고 내일쯤 나오지 그랬어?”
분홍빛 머리카락의 소녀, 즉 이슬비는 나의 행동이 못마땅했는지 비꼬는 말투로 말하며 걸으면서도 상황 보고서를 읽는 걸 보자면 좀 흥미로웠다면 흥미로웠다. 여자는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데 이슬비를 보고 있자면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다.
“게임을 하다 보면 그만둘 수 없는 순간이….”
게임을 하다 보면 종종 그만둘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알기 쉽게 예시를 들자면 방금 전처럼 보스 레이드 때를 꼽을 수 있겠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서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눈을 떠보니 엄청난 기세로 날 째려보는 이슬비의 모습이 보였고 그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하하 하고 웃음 아닌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내가 보기에도 세하, 넌 완전 게임 중독이야.
작전 나왔으면 작전에 집중해야지. 그래야 우리에 대한 평가도 올라가지 않겠어?”
나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한 채 말하는 서유리를 바라보았다. 고기와 돈을 정말 좋아하는 서유리가 평가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니 뭔가 좋은 점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우리에게 뭐가 좋은데?”
“그럼 정식요원으로 뽑아줄지도 모르잖아. 야, 그거 모르냐? 유니온 정식요원은 공무원 4급 대우래. 그거만 되면 나라에서 집도 주고 연금도 주고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데!”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를 생각하듯 반짝이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열변을 토하는 서유리의 모습에 나는 태클을 걸긴 뭐해서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아, 그러냐?”
― ☆ ―
“제발, 내가 무기 사용법 정도는 숙지해오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 했어?”
내가 지급받은 무기를 서투르게 다루는 것을 본 이슬비가 그렇게 말했다. 뭐, 무기 사용법 정도는 숙지하고 있다만 총과 검이 합쳐진 이상한 구조의 무기인 건 블레이드라서 검으로써 사용하기도 어렵고 총으로써 사용하기도 어려운 물건이라 익숙해지기가 무척이나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용 가능할 수 있거든?”
차원종이 언제 나타날지 몰라 지급받은 무기를 바꿀 수도 없는데다가 터무니없는 무기긴 하지만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총으로 써도 되고, 검으로 써도 OK인 무기라 꽤 마음에 들었기에 나는 그렇게 툴툴거리며 총구를 공중으로 향한 다음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방아쇠가 다 당겨지지 않고 뭔가 걸리는 소리가 들려 한 번 더 당겨봤다.
“뭐하는 거야! 쏘지 마!”
철컥!
방아쇠에 걸리는 느낌이 들자 건 블레이드를 자세히 살펴보았고 그에 탄환을 장전하지 않았음을 눈치 챘다.
“어우, 이게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