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외전-그림자 요원 자온 INTRO : 과거-솔로몬과의 접촉
Heleneker 2022-01-31 0
....녹음기에서 누군가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솔로몬 접촉 기록 XX번
대상자 : 시궁쥐 팀/자온
녹취 시작합니다.
으으음, 귀찮은데. ....알아요. 해야하는 거.
그....안녕하세요? 이름은 자온이라고 합니다.
그 옛 사서... 솔로몬과 만나고 왔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만났는데 절 보더니 갑자기 제 눈부터 가리더라고요.
적의는 못 느꼈었는데 갑자기 선제 공격인가 싶어서 무기를 드는데 갑자기 머리속에서 특이한 목소리가 들리드네요.
<그대가 궁금해 하는 질문은>
<우리의 열람 범위 밖의 금기사항이자 그대와 그분에게 걸린 제약 내에서 해결해야 할 영역이며, 그대가 모르는 그들의 죄에 달려있다>
그렇게 자기를 못 보게 눈을 계속 가리면서 말했었죠.
응? 왜 제 눈을 가렸는지 짐작가는 부분 있냐고요? 제 눈에 좀 특이한 힘이 있거든요. 아마 솔로몬이 자신을 보면 뭔가 함부로 보여서 안 될게 있어서 아마 그런걸로 추정합니다.
궁금한 거요? ....신세진 녀석이 있는데 억울하게 갇혀있거든요. 최소한 그녀석이 자유로워질 방법이랄까... 뭐, 묻기도 전에 대답해버리니 별 수 없었죠. 근데 제약이라니 그게 뭔지...
게다가 왜 나랑 그 녀석을 지칭하고서 갑자기 그들이라는 건지 원.... 일단 모르는건 패스하고 얘기할게요. 그 말을 한 직후에
<대신, 우리가 열람 가능한 내에서 그대가 모르는 죄의 이면을 보여주겠다>
그 말을 하더니 갑자기 시야가 바뀌더군요. 솔로몬이 제게 보여준 것은 제 형이.... 살수 부대로 움직이던 때였습니다.
머리칼, 눈동자 색까지 다 자기 능력으로 변형시킨 그 분은 가면을 쓰고 그저 누군가가 시키는대로 사람을 죽이면서 다녔습니다.
때론 다른 이들의 능력을 변형시켜 방해하면서, 때론 숨어서, 때론 공간이동으로 허를 찔른 후 능력을 담아 왼쪽 흉부를 푹----하고 찌르더니 피 한 방울도 없이 구멍만 내버렸어요. 마치 그 부분만 없애버린 것처럼.
네....? 예전 심장 살해 사건과 비슷하다고요? .....맞을 거예요. 일단 그 건은 나중에 알아보세요. 지금 이거 말하는 것도 썩 유쾌하지 않거든요?
일단 다시 말하면 그 분은 명령이 끝나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돌아와서 그 분은.... 우시더군요. 서럽게, 세상이 끝난 것마냥 우시면서 미안하다, 죄송하다...
그러게.... 분해하시면서 소리없이 우셨습니다.
형님은 아바돈 사태 때 위상력에 각성하셔서 몸이 멀쩡한 대신 휴우증으로 감정 일부, 슬픔이랑 분노를 거의 못 느끼고 표현도 못 하셨거든요. 그래서 당황스럽고...놀랐습니다.
손을 뻗어 형님을 만지려는 순간, 시야가 걷히고 어느새 솔로몬이 있는 방의 바깥에 나와있더군요. 방을 다시 들어가려고 해도 막아놨는지 열리지 않았고요.
보고 났더니 복잡한 심경이였습니다. 형님의 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혼자서 그렇게.... 슬피 울고 분해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으니까요.
그렇게 우시면서, 분해하시면서 도망치지도 숨지 않은 것도 아마 제가 있었기에 그러셨을까요.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죽고 싶을 정도로...비참하네요.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고 손을 더럽히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죄의 이면이었을까요. 아니면....아닙니다. 이제는 의미없고 헛된 추론이니까요. 그러니까 더 말하지 않을래요.
미안합니다. 그만 일어나야겠어요.
형님처럼 후회하고 눈물 흘리지 않도록, 나도 노력 좀 더 해봐야겠거든요. 울적해져서 바람 쐬러 가는 거 아니에요...
....이상 녹취 종료합니다.
뚝------
.......ㅊ........ㅊ....치........치..직....
꺼졌을 터인 녹음기가 혼자 재생한다. 아까의 인터뷰가 다시 재생되고 있다. 그럴터인 녹음기에 누구도 듣지 못할, 소리가 들려온다.
이것은 그 누구도 듣지 못할 순간의 나의 말이, 너의 마음에 전할 침식의 한조각.
죄. 수많은 이들을 죽도록 방관할 수 밖에 없던 너의 힘은 죽은 그들의 원망을 그저 받아내어 마음에 묻어 쌓을지어다.
그대가 부질없는 시간과 노력을 붓더라도, 의지와 죄책감이 무뎌져 사라지는 순간까지도 , 결코 용서 받지 못할지어다.
그 죄는 그를 수없이 시험하고 끌어내리려 들터이니,
포기하고 싶고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어도 내려 놓지도, 포기조차 하지 못할지어다.
네 운명을 이은 이는 너의 죄를 함께 짊어질 것이며,
수천수만번을 찢기고, 부숴지고, 구르고, 달려도 사지에서 보답받지 못할 노력만 할 운명이니.
오직 수많은 목숨과 지신을 바쳐야만 안식을 얻을지어다.
그대는 생의 마지막까지 안식을 얻지 못할지니, 너를 구원해줄 동족은 그 누구도 없을지어다.
허나, 그대의 눈물만이 가득한 너의 생에도 너를 이해할, 너와 함께할 태양과 하늘이....
너의 고독을 해소할, 외로움의 끝에 그대의 구원자는 눈물 속에서 선물처럼 와 줄지니...
그러니....울지 마시길... 아직은 너를 잃지 않은, 침식의 군주인 내게.
----------녹음기가 다시 침묵한다.
한 분께서 댓글을 올려주셨었습니다. 흉성.자온처럼 그림자요원도 올려볼 의향이 있냐.
고민을 했습니다. 이걸 올리면, 앞으로 나올 스토리나 설정이 상당히 나오는 부분이였으니까요.
제 스토리가 조금씩 진행되는 걸 생각해보니, 미리 아시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편보다는 업로드가 느릴 수 있으나 3회, 길어도 5회 내로 마무리 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가볍게 양념처럼 즐기시면 될 듯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