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 클로저스x자작] 춤추는 칼날 : 〈Chap.1 - 검을 버린 소녀(4)〉
나예령 2015-05-20 2
위상력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 꿈을 잃었다.
처음으로 검도를 시작했을 때, 은빈과 함께 세웠던 목표가 산산이 부서졌다.
꼭 검도대회에서 우승해서, 멋진 곳으로 여행을 가자던 어린 날의 약속.
그게 이렇게 허무하게 부서질 줄은 몰랐다.
“여기야……, 유리야.”
차분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춘 유리의 눈에, 울었는지 빨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애써 웃어 보이는 은빈이 보인다.
“빈아…… 울었어?”
“아, 아냐.”
은빈은 웃으며 눈물이 맺힌 유리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유리는 자신의 눈가를 닦아주는 은빈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신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 억지로 참고 있는 것이다.
억지로, 웃고.
억지로, 참고.
억지로, 억지로…… 저렇게, 저렇게.
“빈아, 빈아…….”
허엉, 하고 유리는 은빈의 품에 안겨 울음을 펑펑 쏟아낸다.
은빈은 유리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달랬다.
당사자가 아닌 자신도 이렇게나 가슴이 쓰린데, 아픈데 유리는 어떨까.
얼마나 아플까, 얼마나 쓰릴까.
그렇게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나올 것처럼 콧잔등이 시큰거렸다.
“괜찮아, 유리야. 괜찮아…….”
유리의 분함이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느껴졌다.
정말로 오랜 시간 목표로 하던 것이 아니었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던가.
“빈아… 미안해, 미안해…….”
엉엉 울며, 미안하다고 계속 말하는 유리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은빈은 애써 웃었다.
“나는 괜찮아, 유리야. 난 괜찮아.”
“빈아…….”
은빈은 유리의 눈가를 닦아주곤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유리, 진짜 고생 많았어. 그 동안 정말 힘들었지?”
“응…….”
“나, 검도부 관둘 거야.”
“뭐?”
유리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유리 자신에 비견될 정도로,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검도에는 귀신이나 다름없는 은빈이다.
그런 은빈이, 검도부를 그만둔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빈아?!”
“유리야. 나, 검도 더 이상 안 할래.”
“빈아…… 왜 그래, 응?”
유리의 말에 은빈이 눈을 감고 유리의 이마에 이마를 대며 말했다.
“나, 유리가 없는 검도부에서 혼자 있기 싫어.”
그것도 이유라면 이유일 테지만,
이젠 질려버렸다.
자신의 재능을 이용하기만 하려 하는 어른들의 장단에 맞춰주는 것도.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다가와 치근거리는 것도.
싫다.
더 이상, 그런 더러운 꼴을 보고 싶지 않다.
이젠, 이 더러운 꼴을 ** 않기 위해서.
검을 놓고 싶었다.
“이젠, 놓을 거야.”
그리고, 나는.
“다신 검을 잡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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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유리는 클로저로.
이후 은빈이는 검을 놓고 검을 잡지 않게 됩니다.
정미는... 글쎄요.
은빈이의 프로필 [정식요원 스토리] 중에 나오는 말은, 이때 한 번 검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해두죠.
작가는 빈이가 좋습...(퍽)
마무리는 미완성 빈이.(설정 단계이므로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인체구도 음영 못 잡아서 그림을 못 그려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