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했더니 오우거였던건에 대하여-1화(2)
푸른황혼의섬광 2015-05-0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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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침은 빠르다.
어딘가의 교과서에 나올 것 같은 그렇게 매일 늦잠을 자면 어쩌고 저쩌고 같은 시시하고 가벼운 이유는 아니다.
완벽한 효율을 자랑하는, 체력과 근력, 매일의 잔량 에너지를 고려해 짠 내 커리큘럼에 따른 결과인 것일 뿐이다.
그것 뿐이냐하면, 무언가의 이벤트가 일어날 확률도 충분히 배제하고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상황조작과 심리유도를 통한 아슬아슬한 관계의 유지가 포인트라고 할수 있겠다.
나에게 누군가와의 관계 형성, 친분쌓기 같은것들은 내 평안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않는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영양의 밸런스와 칼로리를 충분히 고려한, 앞으로 일주일간의 식단표의 작성을 마친다.
「 오늘은..오징어 초무침, 계란말이에 현미밥, 된장국인가... 」
..오징어. 인가. 싫은걸.
사실 해산물은 다 싫으니까.. 내 건강을 위해서! 반찬투정같은걸 해도 어ᄍᅠᆯ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혼자서 오늘 아침의 일정을 마치고, 집을 나선다.
배웅은 없다. 늘 그랬듯이.
◁◁ ●◎⊙◎●▷▷
은백색의 이국적인 머리칼을 나부끼는 아름다운 소녀,
가야중 2학년생인 최윤아는, 오늘도 은밀한 미행의 도중이다.
그 대상은...
( 오늘도 멋져어...시호선배에~~~!! )
그렇다. 그녀는 박시호의 열렬한 팬이다.
사실 박시호를 짝사랑한다는 사실만으론, 적어도 이 주변 학교의 학생들에겐, 딱히 흥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진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ㅡ 박시호는, 이미 수많은 소녀들의 사랑을 받는, 근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완벽한 미형의 얼굴을 가진 소년” 인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 시호 선배, 오늘은 역시 B루트로 가시는 구나~ 음.. 오늘 아침은 계란말이에.. 현미밥, 그리고 해산물정도 일려나? 음..분명 해산물 싫어하셨었지?)
..그녀는 스토커의 레벨을 한참 넘어버린, 시호를 쫒는 것이 일상이며 삶인 소녀 평범하며 평범하지 않은 소녀.
시호의 집은 복잡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는데다, 매일 통학로를 바꾸어서 등교, 하교하기 때문에 아마도 시호가 유도한대로, 적어도 방과후에는 시호를 짝사랑하는 소녀들도, 시호를 방해하지못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진 못했다.
매일의 등교의 규칙성과 식단의 짜임부터, 남의 눈에 띄기 싫어하는 성격, 심지어는 매일 신는 양말 종류의 패턴까지 숙지하고 있는 것이다.
시호의 완벽에 가까운 규칙적인 생활이 이런 경우에는 독이된다는 것이다.
시호를 찬양한다고도 말할 수 있는 그녀지만, 동시에 시호의 철두철미함을 아는것일까.
적어도 등굣길에는 섣불리 시호에게 말을 건다던가 하지않는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요즘들어 신경쓰이는 일이 있다.
며칠 전부터, 확실히 눈치 챈 것.
왠지 몸가짐이 좋은, 특별함과 수상쩍음 과는 거리가 먼 듯한 중년의 남자가 시호를 미행 하는 듯 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시호의 거주지를 알고, 매일 마다 등굣길을 관찰할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을거라고 확신하는 그녀인지라, 조금, 아주조금이지만 신경쓰이는 것은 어느의미 하는 수 없다.
( 뭐 그렇다고 생각해도, 사실 그냥 내 눈에 조금 자주 띄었던 것 뿐이지? )
그런 식으로 가볍게 넘기고,
「후후. 그렇담 오늘은, “ 시호 선배와 함께 하는 행복한 점심!” 프로젝트의 성공률이 조금 올라갈듯하네! 」
같은 것을 중얼거리며 다시 평소 그녀의 상태로 돌아간다.
◁◁ ●◎⊙◎●▷▷
「에..그러니까 도덕적인 삶을 살기위해선..」
안다.
안다.
안다고..
귀찮고, 따분하고, 피곤하고, 지루하고, 또 귀찮다.
「 그럼, 시호군. 전 시간에 말한대로 인간의 도덕적 삶을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 가..에 대한 고찰“의 발표를 들어볼까요? 」
「 네. 선생님. 인간의 도덕적 삶의 실천을 위해선, 항상 이타적인 생각을 가지고 남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결론적으로 저는 진정으로 남을 위한 삶이야 말로 진정으로 나를 위한 삶이 될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 네, 역시 시호군이에요.. 정석적이네요! 」
다시, 귀찮고 따분하고, 피곤하고, 지루하고, 또 귀찮다.
망할 학생부의 후배가 오늘도 점심의 동석을 자꾸 제안해와서 , 여유분의 가처분 에너지를 전부 소비해버렸다.
**.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줬더만, 되려 역효과인가.
오늘따라 일상이었던 내 이중성과 가식이, 족쇄와같이 더욱 피곤하게 다가오는듯하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도 가식적인 영업용 미소를 띄우고, 「 역시 시호야! 」 「 멋지다아~ 」 같은ㅡ 시끄럽고 짜증나는 박수소리 역시 동반한 ㅡ 반응에 선인을 연기하고 있다.
그런 패턴을 반복하던, 수업의 막바지의 와중에ㅡ
「 아,아. 교내방송입니다. 선생님들은 지금 당장, 수업을 정리해주시고 교직원 회의실로 집합해 주십시오.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ㅡ 」
ㅡ 같은 방송이 흘러나왔다.
기분 나쁜 회색의 피곤함이 내 몸을 묵직하게 만든지 오래라, 긴급소집의 목적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선생이 나가자마자, 나는 내 몸의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에 몸을 맡겨, 나는 아주짧고 얕은 잠에 빠진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ㅡ
아까 이 교실에서 수업을 하던 선생이 아닌, 왠지 다급한 표정의 담임이, 조금 소란스러워진 교실의 분위기를 잡으려는 듯 큰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 정숙! 」
잠시 분위기가 가라앉고, 이내 침묵이 흐르지만,
왠지 외모에서 나 ***야!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 녀석이 정적을 깼다.
「 선생님 ㅡ 뭔 일 있음까? 」
「 ..오늘은 일찍 하교한다. 그렇게들 알고 있도록. 」
「 우옷! 진짜냐! 」
「 럭키하네에~ 」
그 녀석이 한 마디하자, 기다렸다는 듯 그 주변의 녀석들이 웅성거린다.
담임도 완전 정숙을 바란 건 아니었는지 조용히 교탁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것을 기다린듯, 그 녀석 ㅡ 그러니까 ***1이 ㅡ 다시 끊긴 음성을 잇는다.
「 에..그러니까아.. 무슨 일 임까아? 」
「 ..어젯밤.. 」
「「「 ...? 」」」
「 어젯밤 옆반의 한 학생이..신원조회가 힘들만큼, 시체가 훼손된체 발견됬다고한다. 」
그리고 정적. 고요, 그리고 몇개의 동요.
「 ..설마..아니.. 」 같은 중얼거림이 들려온듯하지만, 내 알바아니다.
솔직히 딱히 깊은 관계를 가진 친구라던가 생각나지 않으니.
나는 내 내면에 솔직할 뿐이다.
음.
오늘 옆반에 출석하지 않은 학생이라면 한명 뿐이었지.
아. 기억상으로는 ***1하고 조금 친했었나..
이래뵈도 내가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따윈 절대 아니니, 조금은 명복을 빌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묵직한 분위기에 이미 의미따위 잃어버린 듯한, 형식적인 종례를 마치고, 정말 오늘의 마지막의 마지막이라 스스로를 위로하고, 가식적인 웃음을 동반한 인사를 반의 녀석들과 나눈다.
...그러고보니 그 세 녀석들, 오늘은 왠지 달라붙지도 않고, 조용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