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 - 下

덕후나하는캐릭 2015-04-29 7




분량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下가 마지막이 아닙니다.
보시는데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전염은 다음편 전염  에서 마무리 됩니다.

전염 上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Title&strsearch=%EC%A0%84%EC%97%BC&n4articlesn=2665

전염  中




혐오스러운 표현이 많이 들어가있습니다 감상시 주의바랍니다.
----

그야말로 '참상'

대피소 인근에 위치한 작전본부로 향하는 구조헬기의 내부안에서 김유정은 할말을 잇지 못하고있었다.

"지옥이야..."

그녀가 이 상황을 지옥이라고 정의한 이유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몇시간전까지만 해도 즐겁게 수업을 듣던 아이들이

서로의 살점을 뜯어먹는 괴물로 변해버린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강렬하게 체감된것은  핏물로 샤워라도 한듯한.

시뻘건 혈흔으로 뒤덮여버린 세하의 교복과 그의 상태를 보면서 확신했다.

그는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탄이 다 빠진 건 블레이드의 방아쇠를 무릎에 기대며 방아쇠를 딸깍거리면서 살벌한 중얼거림을 계속할뿐이었다.

시끄러운 헬기 날개 소리에 그가 한 말이 직접적으로 들리진 않지만 특별한 변화없이 같은 단어만 중얼거리는 듯한 입모양을 보면 쉽게 유추할수 있었다.

그리고 김유정은 그 중얼거림에 공포를 느꼈다.


"사람이 아니야...사람이 아니야... 사람이 아니었어... 괴물이었어...괴물이야...좀비야...좀비였을거야...차원종이야...차원종....차원종..."


"저래서야 못 써먹겠군..."

데이비드의 냉철하지만 자상해보이는 듯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저 상황을 철저히 분석해 요원들을 어떻게 쉽게 이용할지를

궁리하는 냉혹한 유니온 지부장처럼만 느껴지는 그녀였다.


서유리와 이슬비도 충격적인건 마찬가지였다.  어찌됐든 자신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같이 웃고 떠들며 공부하고 일상을 보냈던 '친구'들 이었다.

물론 직접적으로 좀비로 변하는 모습과 물리기만 하고 아직 좀비로 변하지도 않은 학우들을 자신의 검으로 장기를 갈라버린 이세하만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유...유리야 그나저나..."

김유정은 서유리의 행동이 마음에 걸렸다. 헬기에 탄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자신의 두피를 손톱을 세워 주위에 거슬릴만큼 긁적긁적거리는 

소리를 내며 긁어대고 있었다.

"어디 좀비의 피라도 묻어서 굳어버린거니? 그래서 가려운거야? 아까부터 계속 긁는데..."

"아...아뇨 언니...그냥..."

유정의 지적에 몸을 살짝 움찔하며 두 손을 허벅지 밑에 집어 넣는다. 

"피가 묻는건 상관없다지만 그래도 신체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모르니 작전본부에 돌아가서 샤워하기 전까지만 참는게 좋을..."

유정은 불안감을 느꼈다 자신의 지적따윈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그녀는 계속해서 머리를 벅벅 긁어대고 있었다.


---

"인류로 본다면 차원전쟁보다는 아니지만 한국이라는 국가에만 한정한다면 전쟁보다 끔찍하군..."

본부에 돌아오자 동료들과 마주친 주황색 선글라스를 쓴 남성이 이 참상에 대해 처음 발표한 소감이었다.

그의 손은 바쁘게 각종 전투에 사용할 약물들을 이곳 저곳 정리중이었다.

"제이씨...테인이는..."

".....막내도 본의 아니게 신강초등학교에서 사람이었던 '그것'들을 없앴으니까 말이지...그렇게 변해버렸으니 그건 이미 차원종이라고 수없이 설득했지만...

지금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야..대피소 쪽 병동에 보내놨어."

냉정하게 상황을 말해주고는 있지만 차원전쟁을 겪은 영웅 제이마저 지금의 사태는 납득이 안가는 모양이다. 그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게 그 증거였다.

"** 당연하다면 당연한거야...애초에 지금 나도 이런 정신질환에 관련된 약물이라도 복용하지 않으면 맨정신으론 못 싸우겠...유리야 너 어디 가려운거야? 왜 자꾸..."

제이의 시선 끝에는 이미 머리뿐만이 아닌 몸의 이곳저곳을 마구 긁어 피부에 상처가 눈에띄게 늘고있는 서유리가 서 있었다.

"유..유리야 그만둬!! 뭐 하는거야!!"

이슬비가 서유리의 팔목을 잡는다.

"놔..놔줘!가려워!!못 참겠어 가렵다구!!"

"무슨 짓이야 서유리!!"

서유리의 팔목을 굳게 잡는 이슬비였지만 그녀는 말리는 이슬비의 몸을 밀쳐내 계속해 자신의 몸을 긁어댔다.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계속해서 자신의 팔,후두부,허벅지를 사정없이 긁어댄다.

"세...세하야 뭐하는거야!!! 말려! 말리라고!!"

이슬비의 외침따윈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이세하는 터벅터벅 구석에 쭈그려 앉아 계속해서 아까의 중얼거림을 속행해나갔다.

데이비드는 한숨을 몰아쉰다. 지금 강남사태는 이 혼비백산상태의 4명에 전력을 집중시켜 정리해야하는게 현실이었다.

"일단 유리를 의무실로 옮겨요 제이씨 도와주세요!"

제이도 유리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자리에 박차서 그 거친 완력으로 유리의 팔을 못 움직이게 제압한채 캐롤이 있는곳으로 향하였다.

"놔줘놔줘놔줘요!! 가렵단 말이야! 가렵다고! 가려워 가려워 가렵다고 왜 왜 왜 왜 왜 못 긁게하는거야 내 몸이야 내 몸이라고!!!"

그녀의 처절한 비명이 검은양팀 회의실에 울려퍼졌다.


------


"가렵다고오오오오오!!!!!"

위상력자를 구속할수있는 전용 의료의자에 양손과 양다리가 결박된 서유리는 계속해서 의료실에서 괴로운듯 소리치고 있었다.

김유정은 어른을 제외한 아이들 그래봤자 2명이지만 슬비와 세하는 본부회의실에 떨어뜨려놓은채 제이와 주요 작전 간부들이 모인 곳에서 유리의 상태에 관해

심각한듯 얘기하고있었다.

"캐롤양 유리는 대체..."

".....인간에 의한 전염증상이 아니에요...저건...가루에 내성이 없는자가 감염되었을때 나타나는 증상이에요"

"가루?"

제이는 캐롤리엘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고 캐롤이 설명해준 내용은 데이비드가 김유정에게 얘기해준 그대로였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순간순간마다 제이의 표정이 점점 굳어진다. 설명이 절정에 달할때쯤 제이는 캐롤의 말을 냉큼 잘라버린다.

"가..가만가만 그럼..유..유리가 유리가 그 괴물들처럼 변한다는 말이야?"

캐롤은 제이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제이는 대답없는 그녀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는걸 아는데도 주체가 되지 않았다.

그녀의 어깨에 제이의 완력이 담겨있는 악력이 느껴졌다. 

"아읏...아..아파요"

제이는 찡그리는 캐롤의 표정을 보자 화들짝 놀라 손아귀의 힘을 푼다.그러나 그의 어조만큼은 답답한듯 소리친다. 

"그래서! 치료법은 없는거야?! 전염되는것처럼 이미 손 쓸수 없는 상황이냐구!"

"가려워요오오오오 풀어주세요오오오 언니이이이이이!!!"

서유리의 비명이 제이의 호통과 하모니가 되어 의료실을 가득 메운다.

제이는 무언가 망설이는듯한 캐롤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다그쳤다. 

그의 비명에 가까운 호통이 이 초라한 의료실에 울려퍼졌다. 데이비드도 살짝 다급한듯 캐롤에게 해답책을 반강제로 요구하는 듯했다.

"캐롤양 유리양은 지금 우리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전력이야 미스틸 테인군까지 빠진 상황에서 이 이상의 전력 악화는 피해야해. 어떻게 방법이 없겠나?"

".....안에 기생하고있는 녀석을 제거한다면 가능할지도..."

유정은 캐롤의 중얼거림에 희망의 끈을 잡은듯 제이 못지않게 다그친다.

"구체적인 증상은 이러해요. 미세한 가루를 호흡기를 통해 호흡하면 보통의 내성이 있는 사람들은 몸 안에서 무리없이 중화시키죠.하지만 내성이 없는...유리양

같은 경우는 몸에 침투해 양분을 흡수해 머리안에서 기생충같이 자라나 저렇게 마구 몸을 긁어대다 얼마지나지 않아 좀비형 차원종이 되는거에요."

"그...그러니까 그 말은... 그 기생충을 수술을 통해 제거한다는건가?"

캐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하...하지만...의학쪽은 잘 모르지만 지금 서울 일대의 병원은 대부분 초토화 되어버렸잖아! 그런 대수술을 어떻게 진행한다는거지?"

".....수술자체는 마취를 한뒤 머리를 가볍게 짼 후 꿈틀거리는 기생충을 핀으로 뽑아낸다. 확실히 점점 뇌가 침식당하는 유리양에게

 타지역까지 옮겨서 수술을 할 시간따윈 없겠죠..이곳에 그럴싸한 의사도 없는게 현실이구요."

유정은 털썩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흐느낀다. 데이비드도 깊은 한숨을 내쉰다.

"캐...캐롤양이 있잖아!! 의학쪽에 지식이 있잖아 의무지원팀이기도 하고!! 직접 하라구!"

제이의 입에서 다급하게 튀어나온 말에 캐롤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저...전 이런 외과쪽의 실전은 거의 전무해요! 이 증상이 나타난사람중 위상능력자는 유리양이 유일하기도 하구요 섣불리 하면 위험하..."

"입 닥치고 해!!!그럼 지금 유리가 좀비가 되는걸 눈뜨고 지켜보란 소리야?!"

데이비드도 제이의 호통에 동의한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대로 괴물이 되는걸 지켜보는 것보단 나을거 같군...나도 부탁하지."

 

------

"정말 어쩌다가...어쩌다가..."


청심환을 통째로 들이키고 수술할 준비를 갖춘 캐롤은 유리에게 마취주사를 그 가녀린 살결에 주입한다.

유리는 이내 계속해서 지르던 비명을 멈추고 스르르 눈이 감긴다.

".....수...수술 시작할게요"

대피소에 대피한 사람중 애석하게도 의사는 없었다. 운도 지지리도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저 의대에 막 들어간 풋내기 의대생을 조수로 둔채 수술을 진행했다.

"매스."

수술복을 입은채 조수에게 신속한 명령을 내린다. 수술경험이 거의 없다시피한 그녀였지만 침착하게 수술용 매스를 능숙하게 서유리의 머리에 가져다댄다.

일말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옆의 의대생도 신속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나간다.

서유리의 두개골이 갈라진다 꿀럭하며 피가 흐르지만 수술의 왠만한 지식정도는 독서로 간파한 그녀이기에 이미 모든 대처는 끝내놓았다.

실전과 이론은 다르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예외였다. 철저했다. 그리고 능숙했다.

캐롤은 어렵지 않게 머리안에서 꿈틀거리는 생물체를 찾아낼수 있었다. 

"...저...저것이..."


옆의 의대생은 생각했다.

그 아리따운 얼굴에 잘빠진 몸매를 가진 꽃과 같은 소녀의 두피 안에 이 혐오스러운 꿈틀거리는 생물체가  그녀의 뇌를 휘젓고 있다는것에 참으로 언밸런스하다는

따위의 상관없는 생각을 하고있었다.


"지...집게..."

그 번데기같이 주름이 잔뜩잡힌 **손가락만한 크기의 벌레에 혐오스러움과 동시에 긴장감을 느낀 그녀는 조수에게서 집게를 받아들어 천천히 다가가 꿈틀거리는

벌레를 집으려던 순간.


의료실안에서 들려서는 안되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비명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서유리의 것이었다.

"마..마취가 풀려?! 어째서?!"


"끼야아아아아아프아아아아아아요오오오오오오!!!!"


"마...마취제를 더!!더 투입해요 어서!!!"

몸을 단단히 묶어둔 처사는 천만 다행이었다.머리가 갈라진채 발광이라도 한다면 돌이킬수 없는 차마 표현할수도 없는 끔찍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 사태라고 딱히 나아진건 아니었다.

"왜...왜 안듣지? 어째서?! 위상능력자용 특제 마취제인데 왜?!"

의료용 위상력 측정기의 계기판이 거친 기계음을 삐빅거리며 폭주하는것이 보였다.

"아...안돼! 저 벌레가 생존에 위협을 느껴 뇌를 폭주시키기라도 한거란 말이야?!"

캐롤은 손쓸 도리가 없었다. 이대로라면 쇼크사는 자명한 일. 빨리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 서유리의 머리에서 벌레를 짚어내려고 했지만 이미 꿈틀거려야 할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서...선생님 어...얼굴이!"


서유리의 얼굴이 무언가 불룩거린다 주름이 잔뜩잡힌 벌레가 서유리의 안면 피부 이곳저곳 꿈틀거린다.

물론 서유리는 그런 감각을 느낄새도 없었다 고통 두려움 괴로움 공포 온갖 비극적인 감정들이 자신에게 요동치는것만을 느낄뿐.

그리고 그 벌레는 서서히 부풀어 올랐고 서유리의 얼굴은 그대로...



소리를 내며 터져버렸다.
그녀의 상체의 끝은 이제는 머리가 아니라 목이었다. 

 .
 .
 . 
 수술실 밖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데이비드는 서유리의 비명이 마구 울려퍼지고 철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수술결과를 확신했다. 
그리고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진짜 지옥은 따로있었어..." 

 -----
2024-10-24 22:26:1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