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양> sp1. - 서유리(1)

공후 2015-03-29 0

 

"하아...하아..."

 

[모든 차원종을 처치하였습니다.]
[난이도 2레벨. 가상 전투 훈련을 종료합니다.]
[사용자는 착용한 슈트를 탈피하여 주십시오.]

 

"이제 겨우 2레벨인가..하아..."

 

한계까지 몰아붙여진 육체은 잘게 경련을 일으키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훈련큐브 속에서 격하게 움직이던 그녀는 오늘따라 오른손에 쥐어진 도가 무겁게 느껴진다.
그녀는 도를 검집에 부드럽게 납도했다.

 

착-

 

'이대로는 안돼.. 그녀석들에게 짐만 될거야..좀 더..'

 

그녀는 자기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론 괴로움만 커질 뿐인데,

또 다시 우울한 생각을 하는 자신의 머리를 원망했다.
근처 의자로 걸어가 지친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무력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부유하듯 기억들이 떠오른다.

 

'능력자면서 그걸 속이고 대회에 참가했대..'
'일부러?..능력을 숨기면 범죄가 되잖아? 그렇게 안 봤는데..'
'그렇게 자기힘을 자랑하고 싶었나?..'

 

흔들리는 눈 앞에 푸르게 타오르던 죽도.
멍한 머리속으로 들려오던 수군거림,
자루속으로 던져지던 수 많은 트로피.

 

이때까지 나를 지탱하던 노력의 결과가 버려지고 있었다.

 

'그게 아니야..나는 그러지 않..'

 

--쉬이이잉, 피시익--

 

"왜 그러고 있어?"

 

홀로그램이 꺼진 어두운 훈련 큐브 안으로 음료수를 한 손에 든 세하가 그녀의 시야에 잡혔다.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가 일어났다.

 

"아니, 그냥..무슨 일이야?"

 

위상력을 다루기위해 훈련하는 이 순간까지도 불안한 마음이지만, 그걸 티낼 수 없었다.

 

"제이형이 기관에 중요한 손님이 방문한다고 제복으로 바꿔입고 모여있으래."

 

음료수를 건네며 말을 한 세하 표정이 좋지않다고 생각한 그녀였지만,
언제나 지루한 표정의 세하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언제까지 가야해?"
"3시까지..였나? 그쯤 가면되겠지."
"...뭐야 그게."

 

적당한 태도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시계를 보니 1시52분.

 

"총이 익숙하지 않으니..훈련 조금 더 하고 준비할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쉰다는 선택지는 없는거야?"
"괜찮아.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지 뭐."

 

그녀는 총을 들고 다시 큐브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세하는 그녀의 뒷 모습을 알수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큐브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난이도 3레벨 가상 전투 훈련을 시작합니다.]
[사용자는 슈트를 착용하고 start지점에서 준비해주십시오.]

 

그녀는 익숙해지지 않는 총을 들고 다시 위상력을 개방했다.
미증유의 힘이 육체 내부를 가득 채우고 튀어나갈 듯한 고양감을 억지로 눌러담는다.

 

"후우..특수처리반 <검은양> 서유리. ready."

 

[특수처리반 <검은양> 서유리. 사용자의 정보를 확인합니다.]
[확인 완료. ready.]
[progress of a battle - start!!]

 

타앙----!! 타앙----!!

 

차원종 무리가 구현화 되는 순간 바로 박차고 나가 탄환을 뿌렸다.
내부에서 피어오른 위상력이 총을 휘감고, 탄으로 응축되어 소리보다 빠르게 가속되어 발사된다.

 

"키에엑!!!"
"키햐아~~~!!!!"

 

처음 달려드는 스캐빈저 두 마리는 여유롭게 해결하고
재차 좌측에서 달려드는 스캐빈저에게 맞닿을 정도로 접근해서 이루어진 초근거리 사격,
이어서 우측 스캐빈저의 칼을 고개를 틀어 피하고 오른손 도집째로 올려쳐서 날리는 순간.

 

"윽!!??"

 

콰앙----

 

그녀는 발밑에서 터지는 화염에 휩쌓여 튕겨져 굴렀다.
귓가를 울리는 이명과 어그러지는 시야에 반사적으로 탄을 전방으로 마구 발사해버렸다.

 

타앙--탕탕--타앙-탕---!!
 
전투 임기응변으로 배운 윈드밀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화염구을 든 스캐빈저와 코앞까지 달려와 박도를 내려찍는 홉고블린이 시야에 들어왔다.
몸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그녀는 총과 도집을 교차시켜 칼을 막았다.

 

채에엥----!!

 

"키에에엑!!!"
"으윽.."

 

흔들린 자세에서 정면으로 떨어지는 박도의 충격을 흘릴 수가 없는 상황.
그 피해는 꽤 커서 한계 이상의 충격을 받은 팔이 경련하고 있었다.
대치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녀의 발밑으로 다시 무언가가 떨어졌다.

 

툭- 투두둑.

 

'응?'

 

콰앙---쾅---

 

[전투불능 상태입니다.]
[난이도 3레벨. 가상 전투 훈련을 종료합니다.]
[사용자는 착용한 슈트를 탈피하여 주십시오.]

 

"하아?..뭐야 이게."

 

빠르게 일어나려다 멈춰 엉거주춤해진 그녀에게 허탈함과 박탈감이 뒤늦게 찾아았다.
피어오른 위상력이 위태롭게 일렁인다.

 

--쉬이이잉, 피시익--

 

"어라라?"

 

머리에서 어깨로 떨어지는 단정한 칠흑의 생머리. 균형잡힌 이목구비에 조금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여성.
가녀린듯 한 체형과 교복과 비슷한 검은양 제복이 아닌 무게감을 더하는 단정하고 위엄서린 제복이 그녀의 시선에 잡혔지만,
그녀는 여성의 모습와 옷차림이 잘 매치가 안되 멍하게 쳐다봤다.

 

또각또각또각..

팟--

 

훈련 큐브 내부로 걸어오던 여성이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머리속에서 보내는 위험경보에 그녀는 도집째로 우상단으로 베었지만 허공을 격할뿐 벤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여성의 품에 온몸을 결박(?)당해 여기저기를 탐색(?)당한 후였다. 

 

"갸악~...!!!?"
"꺅!! 오랜만에 아들내미를 보러왔더니..내 취향의 귀여운 여자애가 날 반기다니, 이게 왠 횡재야?"

"저,저기 이거 손 좀 잠시만..흐윽"

"이 부드러운 피부. 꺄아~~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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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당하는 서유닛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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