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정 짜투리글] 철통보안 목걸이

Bicco 2015-03-13 1

"아니, 유정 씨, 이게 뭐지?"
"뭐긴요, 목걸이에요."
"아니, 이건, 목걸이라기엔 너무 디자인이 개성 넘치는걸?"
"착각이에요." 

유정의 기분 좋게 울리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제이는 등으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멈출 수 없었다.

'이건 또, 위험한걸. 자양강장제가 필요해.'

사실 당장이라도 마실 수 있는 약이 파우치에 들어있긴 하지만, 지금 그것을 꺼내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러니까, 유정과 그의 거리는 지금 1m의 반절도 되지 않는 것이다.
약을 마시려면 자연스럽게 그녀와의 거리는 벌어져야 하고, 몸은 붙인 상태에서 고개만 뒤로 젖히는 것이 얼마나 여성에게 실례인지 그도 인식하고 있으니까.
물론, 몸 전체가 물러서면 될 일에서 그런 생각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제이의 정신상태가 그다지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드러내고 있다.

"자, 다 됐네요."

드디어 제이로부터 멀어진 유정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 미소가 그의 눈에는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그는 잠시동안 목에 걸린 '자물쇠'를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
목걸이의 디자인은 특이했다. 가죽으로 된 끈에, 사슬로 얽힌 자물쇠고리. 그리고 열쇠가 없이 걸린 자물쇠.
일단 가죽을 얼굴 쪽으로 빼내어보려는 시도는 해 보았지만, 역시나 걸려서 올라가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자물쇠에 무언가 버튼이라도 있는가 손끝의 감각으로 만져보아도 미심쩍은 것도 보이지 않는다.
제이는 당황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건, 왠지 풀 수가 없는 구조인 것 같은데. 내 착각인가, 유정 씨?"
"네, 착각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인 것 같은 말을 하는 유정. 제이는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지금의 그녀가 드러내고 있는 집착서린 애정이란, 그에게 있어 매우 드문 종류의 것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평소의 능글맞은 태도는 이미 쓰레기통 속에 처박힌 뒤였다.

"이렇게 열쇠가 있는걸요."

유정은 팔을 들어올렸다.
거기에는 자물쇠와 비슷한 재질로 보이는 거무튀튀한 열쇠가, 은으로 도금된 팔찌에 걸린 채로 대롱거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네, 커플 악세사리에요."

그의 난처한 웃음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 유정은 미묘한 애교가 피어오르는 미소로 그를 계속 직시하고 있었다.
제이는 그저 멍청히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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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목에 걸린 걸 보고 씁니다. 그냥 휙휙 썼음.

2024-10-24 22:24:2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