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양떼 -6-
PhantomGIGN 2015-02-26 9
*[주의] 전편이 있습니다.
전편을 보시면 이해가 더욱 잘 되실겁니다.
이 작품은 '엘세이드' 와 'PhantomGIGN' 의 합작입니다.
[흩어지는 양떼 -1-]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2&n4articlesn=1436
[흩어지는 양떼 -2-]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articlesn=1459
[흩어지는 양떼 -3-]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7&n4articlesn=1469
[흩어지는 양떼 -4-]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3&n4articlesn=1574
[흩어지는 양떼 -5-]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2&n4articlesn=1609
-----------------------------------
출구로 나가자 민준이 나름 만족한다는듯 웃는 표정으로 팀을 반겼다.
"테스트결과에서 도출된 개인성적은 나쁘지않습니다. 그리고 코옵(Co-op)도 나쁘지않았구요.하지만..."
민준의 말이 끊기자 소은을 제외한 모두가 긴장했다.
그녀는 그가 뭐라 하던 말던 그저 그 커다란 후드에 얼굴을 묻고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
"연계 부분에서 각 클래스끼리의 상호 보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면들이 생기더군요.
그 부분에대해서는 좀더 보강을하는게 좋을거같네요."
다들 민준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조금씩 끄덕였고, 민준 역시 희미하게 미소를 입에 머금었다.
"뭐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같이 활동하게될 동료들입니다.
팀원의 전투스타일을 숙지하시고 서로 부족한점이 있다면 보충해주었으면 합니다.
1주일간 방금 전투 데이터를 분석해서 개별 트레이닝 및 연계 트레이닝을 짜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좀더 연습하셔서 팀원들이 의지할수있는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전원이 대답한 후, 모두 큐브 바깥 대기실에 나오며 설화는 짐짓 피곤하단 듯 어깨를 늘어뜨리고는 말했다.
"아아... 배고프다."
설화의 말에 예화도 동감하는듯 군살라곤 찾아볼수 없는 배를 만졌다.
"저도요..."
두 여자의 칭얼거림에 민혁이 싱긋 웃으며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는 말했다.
"그러고 보니, 점심때가 한참지났어. 뭐라도 먹어야겠는걸?"
"그러면 오늘은 일과가 딱히 없으니 다함께 식사하는것은 어떨까요?"
민준의 말에 팀에서 동의한다는 듯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한시간뒤 건물 뒤에있는 고기집 앞에서 봅시다."
"옛썰!"
그 뒤로 전투에 같이 참여했던 특유의 유대감인지, 전보다도 더 서로에게 거는 말수가 늘었다.
특히 예화와 설화가 단연 으뜸이었는데,
두 아가씨의 담소는 생각보다 팀 전원의 분위기가 고양되는것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것을 세하는 옆에서 관찰하며 잠깐 웃었다.
적어도 자신이 걱정한 냉철한 분위기의 팀은 아니었기에 지은 안도의 웃음이었다.
건물 안 기숙사에 들어가 모두들 간단히 씻은 후 사복으로 갈아입고 가자는 의견에따라서 본부로 향했다.
세하는 방으로 들어가 정식요원복을 벗어던지고는, 입고왔던 옷들을 대충 걸쳐 입고는 내려갔다.
그 역시 밥 이야기가 나오자 공복감이 물밀듯 찾아왔기에 빨리 식사를 하고 싶어 걸음이 자연히 빨라졌다.
거실로 그가 내려가자, 이미 예화가 기다리고있다.
"세하야, 가자! 나 배고파!"
"네"
예화는 특유의 동작으로 가볍게 날듯 걸어갔고, 세하도 빠른 발걸음으로 뒤 따라갔다.
"다른 분들은요?"
"응, 먼저 갔는데, 건물 뒷편 음식점을 네가 모를까봐 기다리고 있었어."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뭘, 어서 가자구!"
둘은 밖으로 나와 건물 뒷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놀랍게도 큐브 시설은 지하였지만 위로는 유니온 소속의 빌딩이 크게 하늘로 치솟아있었지만,
뒤에는 많은 음식점이나 상가 등, 번화거리라 불러도 될정도의 길목들이 자리잡고있어,
굳이 시내까지 나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인파를 보이고 있었다.
사람들을 피해 바싹 붙어 걷던 세하는 괜사리 어색해져서 말을 꺼냈다.
"저...누나...라고 불러도 되죠?"
"그럼! 누나소리 듣는거는 오랜만이네"
예화는 멋쩍은듯이 엷게 웃으며 대답했다.
헐렁한 셔츠에 바지를 입어 주변의 화사한 옷을 걸친 사람들보다 특별할것이 없었지만
그녀가 웃자 마치 꽃이 피는듯 청아한 미소가 세하에게 지어졌다.
새삼 그녀가 아름답다 생각하며 그 역시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그렇게 부를게요."
막 골목길에 접어들 때 그렇게 말하며 세하는 막 더 무언가 말을 이으려다 그 자리에 딱 굳어버렸다.
하필 좁은 골목길.
그 길 끝에는 너무도 익숙한 인영이 서 있었다.
분홍색 머리카락이 한줄기 골목을 훑은 바람에 가볍게 날리는것을 보는 순간 그는 멈출수밖에 없었다.
맞춤한 체형에 어울리지 않게 얼굴에 띈 도도한 표정은 결코 그에게 잊혀지지 않을 존재였다.
그곳에
이 다른 길 없는 한적한 골목에
검은양의 리더가 서있었다.
'하필이면...!'
순간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요동쳤다.
무어라 표현할수 없는 생각에 몸이 석고상처럼 굳었다.
몇백가지의 생각이 머릿속을 흐뜨러뜨려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뇌의 시간은 겨우 몇초에 지나지 않았다,
한적하기에 서로의 눈이 마두친것을 어찌할줄 모르는 채 둘은 그저 서있었다.
"어? 세하야, 빨리와!"
예화의 부름에 세하는 굳은 다리를 움직였다.
한발짝, 그리고 기름칠 한 기계처럼 다리는 움직였다.
눈을 슬비에게서 떼려고 애쓰며 그는 고개 숙인채 예화의 옆에 섰다.
"죄송해요 누나, 빨리가죠."
세하는 예화를따라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 움직일줄을 모르는듯 서있는 슬비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이 교차하고, 멀어져갔다.
-------------------------------------------------
시간이 멈춘듯, 여러가지 수없는 생각이 슬비에게 몰아쳤다.
팀 보고와 작전 하달을 받기 위해 잠깐 방문한 길에서 세하를 보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자신에게 조소했다.
'결국 이것 뿐이었어.'
사과한다 생각하는것은 아니었다.
옳은 선택이었고, 옳은 판단이었다.
앞장서 팀과 그의 연결을 끊고 그를 빨리 잊는다.
그것은 유일하고 최선의 방법이라 그녀는 확신했었다.
가장 앞서 그에게 미움받아야 해야 하는 자신을 몰아세우며,
그에게 상처를 주는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팀의 리더로, 그리고 그의 동료인 자신이었기에 미움받는다면 어쩔수 없었다.
그의 옆에 있는 한 여자가 의아하단 듯 멈춰 선 그를 부르자,
곧 정신을 차리고는 그 여자의 뒤를 따라 그녀에게 다가온다.
세걸음, 두걸음.
점점 좁아지는 거리에 그녀는 그저 방관하듯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느끼라는듯 이름모를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에 자신을 내던졌다.
그리고 그가 스쳐 지나갔을때,
점점 멀어져 가는 세하의 뒷모습을 뒤돌아**않고 다시가던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마음은 당연하다는듯 그렇지못했다.
아무말 하지못하고 그저 지켜보기만했던 자기자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그러나, 그것은 있어선 안되기에
그저 분홍빛 입술을 꽉 깨물고는 걸음만을 재촉했다.
'말이라도 붙여봣어야하는건데... 자존심 그게 뭐라고...'
예화의 뒤를 따라가는 세하는 마음 속으로 탄식했다.
아무리 그녀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더라도, 그것은 이미 자신에게 있어 중요치 않게 된 말이었다.
애초에 그는 그렇게 담아두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저 그녀에게 말조차, 인사조차 건네지 않은 자신에게 자조하며
사려드는 오한에 옷깃을 여몄다.
왜 그런것인지 이유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몸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 판단에 의해
이렇게까지 비참해질수 있다는것을 그는 처음 알았다.
"자, 다왔다!"
예화를 따라 식당에 들어가자 이미 고기를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중이였다.
점심때라 그런지 사람들은 너무 붐비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기야!"
설화의 목소리가 세화와 예화를 불렀다.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에 둘은 구석에 앉아있는 페가수스의 팀원들에게 걸어가 앉았다.
"왜이렇게 늦었어. 기다리느라 죽는줄 알았잖아."
"죄송해요..."
핀잔을 주듯 뾰루퉁하게 말하는 설화의 꾸중에 예화와 세하는 멋쩍은웃음을 보내며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아! 그전에!"
설화는 사이다를 집어 그들 앞에 놓인 컵에 한잔씩 따라주었다.
"이거 대낮부터 술을 할수도 없고, 미성년자들도 있으니까, 사이다로 만족합니다. 우리 건배할까요?"
모두들 잔을 들었고 설화는 미소띈 얼굴로 한마디했다.
"화이팅! 페가수스!!"
"화이팅!!"
고깃집안에서는 떠나가라는듯 외치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에게는 소리없는 재앙만이 날카로이 벼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
p.s 오래기다리셨습니다. 하핫~
몸이 별로 못해서 작성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양해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