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이야기(시궁쥐 팀 스토리 스포 주의)

전차의아르카나 2020-01-16 0

이 이야기는 수지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철수 스토리는 약간의 예상이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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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뭐 어때? 할아버지가 지어준 소중한 이름인걸. 절대로 계명할 수 없는 이름이지.

 뭐 사실 쓰레기섬에 나가기 전까지는 이게 이상한 이름인지도 몰랐었다... 저수지라는 물을 보관하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10살이 되기까지 몰랐으니까. 심부름으로 처음으로 직접 약을 받으러 갔는데, 그 때 그 아저씨 분이 말해주었다. 저수지가 물을 보관하는 장소라고.

 뭐 이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넘어간다. 우리 쓰레기섬은, 평범한 섬이었다. 그 소녀와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병으로 사람이 떠나가도,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려도, 그걸 지켜보고, 겪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일어나고, 이상한 것이 뭔지 모르는 그런... 평범한 섬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은발 머리의 특이한 한 아이와 금발 머리의 외국인이 내 앞에 나타나면서, 나의 고정관념의 요새가, 조금씩,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약을 대량으로 준다고? 신이 존재한다면 그런 사람일까. 그런 생각들도... 하나하나 떨어져나갔다.

 병으로 쉽게 죽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아니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역시 아니었다. 처음 그 사실을 접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현실 부정을 했었다. 에이, 저 사람들이 뭔가를 잘못 알고 있는거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옆에 있는 사람이 언제 떠날 지 모르는 사람이기에 메마른 인간관계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득을 취하기 위해, 남에게 보이는 모습은 웃는 모습이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다른 생각을 하는, 그런 존재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그 은발머리의 여자애는, 또한 그 매서운 눈초리의 키 큰 남자는... 겉으로는 누구보다 감정이 메말라 있었다. 그 섬에 대해 최소한의지식이 있던 사람이로서 생각하건데, 그런 표정을 지으면 그 쓰레기섬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겉만 밝고... 속은 어두운 섬의 사람들과는 별개로... 그 두 사람은, 이 섬에서 사는 사람에게서 거의 찾을 수 없었던 이타심이 내면에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깐깐한 사람, 치졸한 사람, 그런 눈초리로 쏘아붙이는 느낌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그들의 눈은 좋은 사람을 말하고 있었다.

 어색했다. 난 남들에게 좋아보이게 행동하려고 한 적이 없었는데... 그 둘이 섬과는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게 짜증나서 그렇게 대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의문점이 풀리지 않고, 두 명의 도움 덕분에 우리는 쓰레기섬을 탈출했었다. 왜 내가 좋은 사람이란걸까... 그런 생각을 계속 가지고 나온 밖이라는 세계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거의 본 적이 없던 푸른 하늘... 하얀 구름... 내가 기억하는 모습은 어두운 하늘에 시커먼 구름 뿐이었는데.

 그런데 이 때, 나는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아, 이게 감사구나. 여태 돈으로 나한테서 뭔가를 빨아먹을 사람밖에 없어서, 전혀 몰랐었다. 남한테 도움을 받으면, 감사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을. 분명 무언가를 받으면 보상을 준다. 그것이 내 규칙이었다. 그들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보상을 준비하기로 했다. 

 순식간에 공항도 가보고, 외국도 가보고...... 내가 할 수 없었을 경험을 그들은 하게 해주었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원래 살던 대로라면... 무조건 보수를 주었어야 하는 그런 경험. 민수현이라고 하는 녀석은, 이런게 익숙했나 보다. 어딜 가나, 눈도, 표정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아니었다. 리버스 휠이라는 걸 타고 공중으로 떠오른 순간, 순간 내 몸무게가 갑자기 불어났나 생각했다. 내 얼빠진 표정을 아무도 못봐서 다행이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침착하더라. 철수 아저씨는 몰라도 미래 저 녀석은 왜 무덤덤했을까? 낫들고 이리 저리 날아다니니까 이런 것도 익숙해진건가? 독일에 갔었을 때도 당연히, 매우 놀랐었다. 이게 성인가... 이게 현대의 건축 기술이 아닌 걸로 지어도 이렇게 된건가... 공항을 봤을 때는 현대 거축 기술로로 가능한건가라는 생각도 했었지.

 촌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 촌놈이었으면 그나마 괜찮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촌놈보다 더 심했다. 살면서 본 것은 주위에 널브러진 쓰레기 뿐이었으니까. 난 푸르른 논밭이 있다는 것도 반금련의 차를 타다가 처음 알았었지. 

 공항에 갔고, 독일이라는 나라에 갔고... 그 동안 표정에 티를 내지 않았었다. 내면에서는 호기심으로 반짝반짝한 표정이 눈에 불을 키고 있었지만, 억누르고 있었다. 그런 곳에 살았어도, 남들에게 티나면 좋을 거 없다는 상식 정도는 알고 있었으니까. 부산으로 갔다. 그곳에 그 벌레괴녀와 죽이고 싶은 뇨식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반드시 주먹을 한 대 날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뭔가 불안하면서도 기대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냥 따라갔다. 

 ...그리고, 그 ㄱ자식. 나에게 이상한 벌레를 집어넣었지. 면상에 죽빵을 날려주고 싶었지만, 그 자식의 힘은 평범하지 않았었다. 그래. 어떤 교단의 인원이랬지. 그랬으면 뭔가 단련이라도 했을꺼고, 거래와 옷에만 정신 팔렸던 내가 당연히 힘으로 이기지 못하는게 당연한데. 그만큼 분노가 심했던 걸까.

 그리고 그 곳에는 다른 원수가 나타났다. 섬의 주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커진 모습으로. 두려웠냐고? 아니, 두렵지는 않았다. 애초에 언제 죽을지 모르게 살던 삶이었으니까. 나는 두렵지 않았는데... 내 몸은 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했다. 속을 갉아먹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무언가의 예감이 들었다. 내가 무었을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 언제 죽을지 모르는 거겠지. 그렇다면... 보수, 보수를 보답해야해.

 모두, 나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캐롤리엘 씨도... 민수현도... 그치만, 나는 장사에 있어서 머리가 능통한 사람이었다. 무엇이, 어떤 상황이 제일 이익이 될지 정도는 쉽게 계산할 수 있었다. 상품을 구매할 때도 그랬다. 약을 구매하고 가져올 때에, 일렬이나 무작위로 들고 오지 않고 그나마 깨끗하게 했던 깊은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그러면 몇 개는 그나마 오염을 피할 수 있었다. 그래, 이것도 같은 상황이다. 여러 사람이 같이 피해를 입는 것 보다는, 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것이 손해가 덜하다. 그것이 장사로 인한 경험이었다.

 ...어떻게든 섬의 주인에게 한 방은 먹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나는 몸을 무리했다. 그 녀석에게 열기를 뿜어내고 나서는, 확실히 무리인 것이 느껴졌다. 머리는 어지럽고, 눈은 퀭하고,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잘 알았다. 주위 사람의 수많은 이별을 보고 알수 있었다.

 이건, 곧 죽는 거구나? 의식이 없어지는 거구나? 내가 떠나가는 거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슬펐냐고? 글쎄... 모르겠네... 매번, 이런 감정을 달고 살아서, 그 때 느꼈던 감정이 슬픔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가슴 안팍이 먹먹했었다.

 마지막으로 섬의 주인을 쓰러트리려고 출동한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이미 다리로 몸을 지탱하는 것이 한계였다. 이 벌레, 고마운지 싫은건지 모르겠지만 외상으론 심각한 걸 안보여주네. 어쨌든 모두가 살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내비치는 것을 보면서, 반금련의 차에 올라탔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보수를 주겠다는 말을 하고 말이다. 이걸 어떻게 지킬지 모르겠지만, 그 아이가 팔자 눈썹을 하면서 제시한 보수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치만 내 몸은 내가 잘 알았다. 이건 산다, 죽는다를 별개로... 그곳을 가면. 그 아이에게 보수를 줄 수 없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도 모르겠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샌덤시티라는 곳으로 향하던 도중. 섬의 주인과 격렬히 싸우고 있던 그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나는 나의 계산 경험을 떠올렸다. 최대한의 이득... 살 사람은 살아**다. 거기까지 생각하고는, 곳바로 반금련에게 부탁했다. 돌아가달라고. 당연히 그녀는 거절했었지만, 나는 완강히 밀어붙였다. 살 사람은 살아**다고. 그렇게 직접 말한 것은 아니지만, 의미는 통한 것 같았다. 나는 그리고 여태 고생했던 사람들, 쓰레기 섬처럼 이유없이 고통스럽게 살던 사람들... 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내서, 섬의 주인에게 일격을 날렸다. 진심으로 내 몸을 걱정해준 반금련 때문에 끝을 보는 것은 못했지만...

 보수를 꼭 준비하겠다는, 꼭 지키고 싶지만 지키기 어려울 것 같은 약속을 하고, 나는 반금련의 차에 올라탔다. 마지막인가... 그 아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데... 살 사람은 산거겠지? 이젠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입고, 마비되버린 몸을 겨우 겨우 움직이면서 반금련에게 전했다.

 "...돌..가...주...부탁...이"

 역시나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반금련은 눈은 서운하게, 입은 웃는 표정을 짓더니 차를 돌렸다. 그래... 돌아가는구나...? 이제는 눈도 떠지지 않아서 상황 판단도 안되었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보수는 챙겨주었다.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 보수는 챙겨주었다. 건강한 모습... 그 보수는... 어쩌지... 그런데 왜... 몸은 이상하면서 생각은 제대로 돌아가는건데?

 평범히 몸이 아픈게 아니라 이상한 벌레가 들어가서 그런건가? 

 ...원하는 게 뭐지? 부족한 게 뭐지? 갖고 싶은게 있나?"

 ...뭐야? 이 소리는? 머릿속에서 울리는건가? 뭐 질문을 했으니 답은 해야지...

 보수... 보수를 줘야해.

 누군가가 내 몸을 두 손으로 사푼히 들고, 바닥에 내려놓는 느낌이 들었다. 손가락에 이상한 장비를 끼어넣는 느낌도 들었다. 

 "미...씨는...?"

 "물리... 복....있..."

 .....어. 정말로 처치했구나. 처치하고 오는구나. 역시 대단해. 내 친구. 어라. 미래 너가 내 친구였나? 모르겠다. 어쨌건 하고 싶다. 건강한 모습으로 친구에게 보수를 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의식의 끈을 서서히 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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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의식은 심연으로 가라앉았다. 모두가 서글픈 표정을 하고, 오열할 때에... 그녀의 가방에서는 푸른 빛이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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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스토리 보고 충격먹어서 썻습니다. By 아르카나


 
2024-10-24 23:35:0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