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끄적끄적-데이비드유정] 대체 이게 몇번째야...

혜우비 2015-02-20 4

대체 이게 몇번째야...

[데이비드 리-김유정]




-낑깡


*신강고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G타워 사건은 일어나지않았습니다.

*지부장은 멀쩡합니다 사망하지않았어요

*이상한 인물(?)이 출현합니다.






"유정씨, 유정씨!"



아. 유니온 명물. 자이언트마나나폰...이 아니라 지부장 비서...지 아마?



"네?"


"데이비드 국장님 말이야, 여자친구 없으셔?"


"네..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만..."


"그래??"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화떡녀야. 정말 한순간 튀어나올 뻔했다. 유정은 이 사람을 정말 싫어했다.

화장을 떡칠해서 그... 뭐랄까. 이런 말 하기 뭣 하지만 더럽고 역겨웠다.

뭘 뿌린건지 향수냄새가 역했고 입술은 쥐잡아먹은 것 처럼 빨갛다 못해 피나고 있는 사람 같았다. 얼굴은 비비를 얼마나 바른건지 귀신이 따로없고... 뭐 대충 짐작은 간다. 이 자이언...아니 이.분.은 데이비드 국장님을 처음봤을 때부터 좋다고 난리였으니까, 모르면 눈치가 많이 없는거지 그러고는 그 얼굴로 캐롤을 따라하겠다며 머리를... 생각만해도 끔찍한데 직접 보고있다니... 향수도, 화장도 어떻게든 국장님 눈에 들어볼려고 한 것 같은데...안됐지만 국장님은 그렇게 진한 향수를 좋아하시지는 않거든 덤으로 그 두껍디 두꺼운 화장도. 그러니 제발 보는사람 눈을 생각하며 화장하지 않으련? 유정은 속으로 곱게곱게 비서를 씹어준 후 살짝 웃었다.



"내가 그래서 국장님 품에 폭-안겼지!!!"


"꺄아아아아-!!!"


"세상에 세상에"



언제 모여든거야?! 속으로 곱게 씹고 있을때 어느샌가 모여든 여직원들로부터 둘러 쌓인 유정과 화떡녀. 유정은 서류 정리 다 하고 이제 푹 쉴생각으로 자신의 방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저 자이언트빅피그를 만난 것 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이것까지 예상치 못한 일이다. 그런데 그게 뭐 자랑이라고...



"(중얼)관종인가..."


"어, 유정씨? 뭐라고했어 방금?"


"아, 기분이 좋아보이신다구요..."


"당연한거 아니야?! 국장님 품에 안겼는데!!!"



어머, 코에서 김나오겠어요. 여전히 속으로 계속해서 씹는 유정이다.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유정은 골똘히 생각했다.



"어머, 제가 지금 처리해야 할 서류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요. 비서님의 이야기는 나중에 듣도록 하겠습니다."


"어, 그래 유정씨. 그래서 국장님에게 안긴 옷 내가 보물처럼 고이 모셔놨지!!!"



아아- 더러워라. 안빨았다는거 아니야.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유정으로써는 속이 거북한 말이었다.

으- 속으로 진저리를 치며 유정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금 걸어 도착한 곳은 새로 배정받은 집무실. 이번 강남과 구로역, 신강고 사건을 잘 해결해 줬다며 데이비드 국장이 유정에게 준 선물이었다. 물론 처음에 유정은 거절했지만 푹신한 쇼파와 간이 침대가 있는 것을 보고는 수락했다.



"으아-! 이거만 정리하고 씻어야겠다"



서류를 처리하느라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펜이나 연필들을 천천히 치우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손을 멈추고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나저나 국장님이 그렇게 인기가 좋으셨나.. 하긴, 젊고 유능한 엘리트에다가... 미남에, 매너있고, 항상 고급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다니시고... 게다가 아직까지 독신이시니까. 근데 그분도 여자를 밝히는 성격인데 왜 아직까지 여자가 없지?"


탁-


어느샌가 순간 속으로만 하던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유정의 책상 위에 뭔가가 올려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해본 것은 마카롱. 하트모양의 귀여운 상자 안에는 예쁜 색깔의 마카롱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아...예쁘다..."



멍하니 마카롱만 바라보다 이걸 누가줬지? 하는 생각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살며시 넘기고 시선을 올려다본 그 순간 눈이 마주쳤다.



"유정씨"



두근-



"오랜만이야, 유정씨."



두근-두근-



"유정씨? 불도 안키고 뭐하는건가?"



코 앞까지 다가오는 남자의 얼굴에 유정은 하던생각 다 집어치우고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정신을 차렸다. 오똑 선 콧날은 조금만 움직여도 서로 닿을 것 같았고 안경너머 바라본 그의 눈은 이상하리만치 매혹적이었다. 갑자기 화끈 달아오른 얼굴과 긴장감을 풀기 위해 심호흡을 몇번 하고 그를 향해 물었다.



"구, 국장님께서 여길 어떻게..."


"내가 선물해준 방인데 잘 쓰고있나 확인하러왔네. 그리고... 마침 오다가 유정씨 생각이 나서 마카롱좀 사왔지. 그래서 말인데 유정씨. 오늘 저녁.."


"아니요. 사양할게요."


"후후 이걸로 벌써 5번째군. 그나저나 유정씨 눈에는 내가 그렇게 보이는건가?"



네?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어버버 거리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다 아까보다 엄청나게 빨개지는 얼굴을 느낀건지 고개를 황급히 돌려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데 몇 초 동안 뒤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그윽한 목소리가 유정의 귓가를 간지럽힌다.



"유정씨도 상당히 귀여운면이 있군."


"네...?"


"귀."


"귀?"



서둘러 책상에 있는 거울을 보니... 맙소사, 잘 익은 토마토처럼 빨갛게 물든 자신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아까 머리를 귀 뒤로 넘겨서 고개를 돌려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도 귀가 빨개진건 보였구나... 쪽팔려 쪽팔려 쪽팔려 어떻게든 얼굴을 식혀보려 애쓰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더 뜨거워지는 느낌에 결국 포기하고 그를 향해 말했다.



"저 국장님. 안가실건가요...?"


"음... 유정씨."


"네?"



그의 부름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유정은 또 다시 코 앞까지 다가온 그의 얼굴에 더욱 더 얼굴을 붉혔다.

조금씩 다가오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 조금씩 뒷걸음질 치다가 책상에 부딪히자 황급히 옆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그가 양팔로 그녀의 양 쪽 책상을 짚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점점 해가 지는지 창 밖으로 들어오는 노을덕에 방안은 대낮처럼 밝았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 아무것도 못하고 눈만 이리저리 굴리는 유정. 차라리 차원종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지긋이 한참동안 유정을 뚫어져라 본 데이비드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허리를 폈다.



"그렇게 눈을 열심히 굴릴만큼 여유가 있으면 날 봐줬으면 좋겠는데 유정씨."


"무슨소리를 하시는거에요!!! 정말... 놀랐잖아요!!!"


"아, 미안하네. 사과하지."



갑자기 진지하게 사과하는 그가 너무 어색해서 눈만 깜박깜박거리다 문득 눈에 들어온 그의 와이셔츠 색깔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소에 자신의 레드와인빛 머리와 비슷한 빨간색계열의 와이셔츠를 자주 입었는데 오늘은 어쩐지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었기 때문에 유정의 궁금증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그.. 와이셔츠가 바뀌셨네요?"


"응? 아, 이거 말인가. 사실 어제 한 여사원이랑 부딪혔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넘기고 집무실까지 걸어가다가 직원한명이 나보고 밀가루 묻었다길래 봤더니 하얗게 뭔가 묻어있길래 결국 갈아입었지."



유정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데이비드의 모습을 보다 아까 국장님 품에 안겼고 그 옷도 안빨았다는, 좋아라 하던 비서가 생각나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푸훗"


"..유정씨?"


"네?"


"유정씨가 눈썰미가 좋은건가? 아님 나한테 관심이 많은가 보군. 내 와이셔츠까지 눈치채다니"


"네? 제가 눈썰미가...아니 이건 그러니까..."


"후후 그럼 난 이만 가지."


"아, 네. 조심히 가세요."


"아, 그리고 말인데."



쪽- 순간 유정에 볼에 닿은 말캉한 감촉. 걸어가다 멈춘 데이비드가 허리를 숙여 유정의 볼에 짧게 입맞춤을 남기고



"5번째 차인 기념이네. 10번째까지 갈 지는 모르겠지만... 10번째에는 받아주면 좋을텐데말이야."



라고 말하고는 유유히 유정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어?"



...방금 뭔 일이 일어난거지?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생각 할 시간도 없이 다시 한 번 엄청나게 빨개지며 뜨거워지는 얼굴에 유정은 결국 의자에 앉아 두 얼굴을 손으로 감싼 후 책상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대체 이게 몇번째야..."



붉은 얼굴을 식힐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중얼거리며 엎드려만 있는 유정의 곁에는 예쁜 마카롱이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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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캐릭터들의 성격을 붕괴시켜버리네요. 그냥 손 가만히 다른분들이 하는거나 구경해야하는걸까요(깡무룩)
제 NPC 최애남캐가 데이비드 리 국장님입니다. 목소리부터 푸욱-빠졌어요. 정장!!!(심쿵)에다가 안경까지 쓰고나와 제 마음을 녹여버렸어요...... 안경벗은모습보고싶다(흐물흐물)
제가 그림을 잘그린다면 그걸 그려보고싶습니다. 그 빨간 와이셔츠 그거만 입고 유정님 벽치기한다음에 넥타이 거칠게 푸르고 안경벗고 키ㅅ... 아, 아닙니다.

2024-10-24 22:23:3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