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시즌 3 (18) lunacy of immortaler
소드쉽 2018-09-26 0
어두운 방에 수많은 화면들이 공중에 나타난다.
거기에 나타난 간부들의 얼굴이 매우 창백했다.
그것은 자신들이 봤던 ‘재앙’의 탓도 있지만…
총장은 입에서 나오는 소리에 누군가는 침묵을, 누군가는 반박한다.
하지만 눈짓 한 방에 침몰한다.
수십 시간 전에… 간부들이 대거 ‘청소’되었다.
그 간부들은 마치 학교의 수업시간이 끝나고 올 점심시간을 위해 은근슬쩍 발을 빼는 것처럼 김유정에게 돌아서려는 징조를 총장에게 들키고 ‘청소’당했다.
자신의 부정의 증거를 인멸하려는 이유도 절반 있지만 이세현(펠롭스)의 존재가 너무나도 컸다.
총장은 전에 간부 회의를 열어 이세현에게 불리한 정황을 만들려고 했으나 뜻밖에도 그대로 알파퀸의 보호 아래에 있게 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
안 그래도 전부터 배신의 냄새가 나던 간부가 있었지만 수가 상당히 많은 것도 문제였다.
총장은 이세현에 대한 존재를 감히 잴 수가 없었다.
제 3의 존재, 제 3의 위상력, 그럼에도 인간이라 봐도 좋은 외견과 주위에 가족이라 나서주는 검은양 팀.
누군가가 그렇게 배경을 그렸다면 모를까… 이건 마치 하늘이, 보이지 않는 초월적인 존재가 ‘이것은 이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린 듯한 기묘한 느낌이다.
이세현을 제거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면서도 애쉬와 더스트, 나아가 다른 이름없는 군단의 강한 존재에 대비하기 위해선 살려두어야 된다는 이 생각마저…
----------------------------------
분노로 커진 검은 형체의 주먹은 땅에 거대한 주먹 자국을 내고 있다.
그러나 한대산은 최종 진화된 것 같은 몸으로 요리조리 피하면서 세현이에게 돌진해 오고 있다.
세현은 그런 대산에게 가차없이 검에 깃든 검은 열풍을 참격 형태로 날렸고 서서히 태풍의 형태로 변환되어 대산을 삼켜버렸다.
그러나 몸에 거북이 등껍질과 전복 등 각종 딱딱한 껍질을 가진 생물의 피부로 모방한 상태에서 나타난 대산은 등에 난 가시 촉수를 세현에게 날렸다.
그리고 양팔 모두 길게 늘어나면서 왼쪽의 울버린 칼날, 오른손의 창처럼 길고 뾰족한 칼날을 들이 밀었다.
당연히 세현의 염동력으로 진료를 비틀어 버리려는 듯 서서히 추진력을…… 잃지 않고 그대로 나아갔다.
그러나 닿은 건 세현의 잔상이고 세현은 뒤에서 칼을 꽂아 넣으려 했다.
류자청만큼은 못하지만 짧은 거리는 점멸의 특성으로 순식간에 이동이 가능했고 한번하면 제법 긴 쿨타임 때문에 등 뒤에서 솟아난 혈관들이 내뿜는 뜨거운 피를 피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앞에도 회전해서 오는 빛의 방패가 가슴이 박혀 대량의 피를 뿜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세현은 염동력으로 다소는 막지만 몸에 입는 화상엔 아랑곳 하지 않고 다시 칼을 꽂을려 하자 왼팔의 관절이 기묘하게 움직이면서 칼을 막았다.
아직도 가슴에서 날카롭게 회전하고 있는 방패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서 역으로 오른팔로 반격을 가했다.
위협적으로 회전하면서 목을 노린 창처럼 긴 뾰족한 칼날은 드라코리치가 팔을 치는 바람에 불발되었다.
세현은 뒤로 살짝 떨어지려고 발을 떼려했지만 뭔가에 묶여서 움직이지 못한 다는 걸 촉감을 통해 알았다.
식물은 세현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대산의 다리에서 변형된 식물줄기가 땅에 박히고 세현의 발 부근에 올라와 성장해서 묶어버린 것이다.
그 바람에 중심을 잃어 넘어지고 대산은 무릎에 있던 칼날을 길게 늘리고 입에서는 독의 브레스를 뿜어냈다.
그러나 뒤에서 누군가의 강렬한 주먹에 칼은 아랫배에 박혔지만 브레스의 방향이 틀어졌다.
회전하도록 내버려둔 방패에서 드라코리치의 주먹이 나왔던 것이다.
방패의 주재료가 다름 아닌 메피스토가 거주하고 있는 심연의 광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세현의 발을 묶어둔 식물 줄기 다리에서 강렬한 전류가 흘러오는 걸 감지한 스몰디는 얼른 다리를 원래대로 되돌렸다.
방패 또한 세현이에게 되돌아오고 양팔 모두 갖춘 드라코리치는 어퍼컷으로 대산을 공중으로 들어 올린 뒤, 분노의 펀치 러쉬에 몸에 구멍이 뚫리면서 날아갔다.
가시 촉수가 땅에 박힌 덕분에 생각보다 멀리 날아가진 않았지만 세현은 곧바로 쫓아 갈 수가 없었다.
몸에 퍼진 독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몸을 좀 먹어 갔다.
신체 강화로, 분노로, 악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원래는 이렇게 움직일 수도 없고, 입과 코, 귀, 눈에서 피를 한 사발 쏟아냈다.
더군다나 이젠 다리의 감각이 완전히 죽은 탓인지, 땅을 밟고 있다는 감각이 없어졌다.
비행능력에서 밀릴 것 같은 빛의 날개를 펼쳐 보완했고 대산은 끊어진 가시 촉수를 땅에 박아서 다시 일어섰지만 이젠 재생력이 상당히 달리는 지 낫지 않은 상처가 몸에 남아 있어 비틀거렸다.
서로를 바라보며, 대산은 웃고, 세현은 검과 방패를 꽉 움켜쥔다.
------------------------------
회색의 노이즈가 깜빡거리면서 둘의 모습이 검은양, 늑대개, 유니온의 간부들에게 전송되어 보고 있었다.
황야는 이제 싸움의 여파로 죽음의 땅이 되었다.
독과 공격의 여파로 썩고 갈라지고 열풍의 영향으로 지형이 깎여버렸다.
화면에 나타난 둘의 모습도 위태로워 보였다.
세현의 뒤에 있던 검은 형체의 사룡은 전보다 흐려졌고 대산의 몸에 있던 가시 촉수는 재생되다가 힘을 잃어버리고 쭈글쭈글 해졌다.
검은양 팀과 늑대개 팀은 서둘러 출동 채비를 해서 모두 떠났다.
그리고 김유정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깊은 한 숨을 쉬었다.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 죄책감을 주체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트레이너는 제이와 함께 김유정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들었기에 그런 김유정을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실은 트레이너에게도 직접 찾아오진 않았지만 전화로 연락을 받았던 적이 있다.
“저는 그쪽 편에 들것입니다. 제 목적을 위해서는 당신들 편에 들어야 하기에 제 발로 찾아갈 겁니다. 그리고… 은혜도 갚아야하고 말이죠. 제가 처한 상황 때문에 얌전히 들어가지는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둘은 마지막을 준비한다.
세현은 흐릿한 검은 형체에 다시 힘을 불어 넣고 대산의 왼팔은 딱딱한 껍질로 둘러 싸여지고 오른팔은 손톱과 손등에서 나오는 칼날과 함께 날카롭게 변해간다.
이마에는 뿔이 솟아나고 다리의 크기와 근육이 팽창하고 발은 치타의 발에 짧은 일본도를 단 듯한 발톱이 자라난다.
세현은 움직이지 않는 다리 대신에 염동력으로 자신의 몸을 날려서 돌진해왔고 대산은 변형한 다리로 달려가다 근육을 순간 팽창시켜 멀리 뛰어서 날아갔다.
열풍이 깃든 칼이 대산을 베어버리기 위해 측면에서 오고 있었다.
아까처럼 한순간의 방어라면 모를까, 이번엔 설령 방어를 목적으로 변형한 왼팔이라 한들 버틸 재간이 없어 보였다.
방어를 목적으로 변형한 거였다면 말이다.
‘물컹’
딱딱하게 변형되어 보였던 것뿐이고 실상은 팔의 살점이 녹으면서 칼을 휘감았다.
열풍에 곧 떨어질 거라지만 그 사이 왼팔의 손톱이 세현의 목숨을 노리고 몸을 관통하려 했으나 괜히 방패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 하반신은 발톱에 박혀 버렸다.
이대로 몸을 타고 심장을 노릴 수 있으나 염동력에 저지 되었다.
그러자 이번엔 이마의 뿔이 드릴처럼 회전하더니 머리를 향해 길게 뻗어 나갔다.
급히 드라코리치가 그 뿔을 두 손으로 잡아야 할 만큼 기세와 회전력이 심상치 않았다.
그렇게 칼을 맞대고 있는 것처럼 힘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다 슬라임처럼 변형된 팔이 녹아내리면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세현은 검에 힘을 더욱 주기 시작했다.
검만 자유로워지면 세현의 승리는 확실해 보였다.
“그으으으으으으으으~~!!!!!!!”
세현은 대산의 눈을 보았다.
그 눈은 결단코 패배자의 눈이 아니다.
그리고 그 눈에서……
‘삐유웅~~~!!!!’
체액이… 마치 레이저처럼 뿜어져 나왔다.
저 멀리 뒤에 있던 절벽이 잘려나갔고 싸움을 보여주던 드론 카메라가 레이저에 직격 당한다.
만일 세현의 머리에 맞았다면 세현이라 할지라도 죽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세현의 귀가 레이져에 거의 손실되었고 머리 모양이 약간 타버렸다.
“너… 이건……”
원래 직선으로 나가야 할 레이저의 방향이, 얼굴이 보는 방향이 하늘로 향해진 까닭은 바로 방패를 쥔 손에서 나오는 넝쿨이었다.
피처럼 붉은 넝쿨이 대산의 얼굴을 위로 들어 올린 것이다.
이어서 몸 전체를 빠르게 휘감아서 반대쪽으로 던지고 나서 검으로 한번 베고, 다시 십자로 두 번 베었다.
그리고 세현의 반대편에는 드라코리치의 인간체가 검은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둘은 서로의 위치를 맞바꾸면서 대산을 베었다.
이걸 시작으로 둘은 대산을 축으로 삼아 처음엔 3시와 9시, 2시와 8시, 4시와 10시, 1시와 7시, 5시와 11시에 나타서 방금처럼 위치를 맞바꾸면서 대산을 베어 버렸다.
그리고 완성된 시계처럼 세현은 12에 서있고 그 외의 분신들이 모든 방향에서 나타났다가 한 점을 뚫듯 겹치면서 베어 마무리공격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것이 누나(서유리)의 검과 바이올렛의 검을 보고 참고한 이세현만의 결전기 ‘오버소울’
단순히 베는 것만이 아니었다.
각기 다른 방향에서 벤 검들에는 불, 얼음, 번개 등 세현이가 여태껏 흡수한 특성들이 녹아 있다.
그것들이 전부 한꺼번에 터지면서 대산의 몸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다.
“어… 어떻게……”
그래도 입은 움직일 수 있는지 이유라도 알고 싶다는 듯, 힘겹게 질문했다.
“내가 너한테 얼마나 당했는데, 경계하는 게 당연하지. 마지막이라고 덤비는데 눈에 보이는 데에다 결정적인 무기를 사용 할 것 같진 않았어. 그래도 진짜 질린다. 쇼그가 그때 ‘눈에서 빔이라도 나가게 해야 겠다’라고는 말했지만 설마 네가 쓸 줄이야.”
그래서 취한 조취가 애쉬와 붙었을 때처럼 넝쿨씨앗을 자기 팔에다 심는 방법이었다.
대산도 설마 식물 조종 특성을 저런 식으로 사용 할 줄은 모를 수밖에 없었다.
“아… 진짜…… 아깝네…… 정말…….”
일어서려고… 남아 있지도 않는 힘을 짜내려고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이제 됐어. 달링.”
푸른 보석들을 녹여서 만든 듯한 물의 형체가 여인의 모습으로 나와 그를 껴안는다.
그 모습을 세현이 뿐만이 아니라 이제야 겨우 도착한 검은양과 늑대개 팀이 목격한다.
누군가는 인정하지 않을 아름다운 모습을…
그러다 세현이가 또다시 피를 한 사발 쏟아내는 소리가 났고 검은양은 서둘러 세현이를 응급 치료한 뒤, 같이 온 구급 요원들에게 데려갔다.
늑대개 팀도 서둘러 한대산과 스몰디를 특별 제조된 구속함에다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간부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
그 뒤…
세현은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납득할 수 없어서 소리친 고함에 방안이 흔들렸지만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대산은 이세현과의 결투를 통해 알린 것이다.
자신에 대한 공포를… 자신에 대한 존재를… 자신의 능력을…
간부들은 더 이상 스몰디를 이용 할 수 없었다.
강제로 떼려고 하면 모든 정수를 못 쓰게 만든 것도 있지만 조금만 틈이 보인다면 마수의 광기가 자신들을 향할 것 같아서였다.
설마 그 광기가 ‘자식들을 기를 수 있는 가정환경’이 목적일 줄은 총장도 짐작하지 못한 채, 간부들의 반대를 모두 꿇리고 위상범죄자 수용소에다 특별 조취로 가둔 뒤, 직책을 던져 주었다.
‘특별 감사 요원’
물론 이건 비공식적인 자리다.
오로지 세현이를 견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이름뿐인 직책.
그러나 어쨌든, 이것은 광기의 불사자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조직에 들어갔다는 걸 알린 신호탄이다.
================================
드디어, 다음이 에필로그네요.
솔직히 마지막에 일이 너무 많아져서 퀼리티가 좀 떨어진 것 같습니다.
이번 캐릭터는 정말 많이 생각했는데도 만족스럽게 나오지 못한 게 여러모로 불만족이네요;;;
그래도 어찌어찌 여기까지 쓴 것이 정말 뿌듯할 뿐입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봐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