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47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8-26 0

"왜 이런 짓을 벌인거지?"

"복수를 위해서죠. 우리 벌쳐스의 이익에 방해가 되는 자들에게 내리는 복수, 저는 회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편이었어요. 어떠한 희생이 있다고 해도 말이죠. 제가 모셨던 사장의 방식이었죠."

홍시영은 사장의 방식대로 행동하면 회사가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거 참, 대단하다고 해야 되겠군.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헤카톤케일 웨폰을 손에 넣으려고 했고, 강남을 그 지경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단지 회사의 이익 때문에 말이다. 우리 검은양 팀도 저항했지만 늑대개 팀도 역시 저항을 했던 모양이었다. 그 방식이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늑대개 팀은 지금까지 제 지시에 따라왔죠. 하지만 그 때마다 당신들 검은양 팀이 훼방을 놓았어요. 대공원에서 필요한 샘플을 얻을 수 있었는데 방해를 하더군요. 그리고 사장님의 프로젝트도 방해하는 데 역할을 해서 제 위가 아파올 지경이더군요."

"이해 할 수가 없다. 당신은 분명히 헤카톤 케일에게 죽었을 텐데..."

"클론이라고 했잖아요. 역시 로봇은 이해력이 딸리는 모양이네요. 제가 왜 자살을 하죠? 아직 풀지 못한 원한들이 많은 데 말이에요. 뭐, 여러분들을 잡아들이는 데는 혼자서 불가능했죠. 애쉬와 더스트, 저 두 차원종을 잡아들이기 위해서는 그의 힘이 필요했으니까요."

"그의 힘이라고? 혹시 검은 코트의 사내입니까?"

"맞아요. 전 그와 계약을 했어요. 제 복수를 도와주는 대신 여러분들을 절망으로 물들라는 명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우리를 그렇게 절망으로 물들려고 했던 거였구나. 단지 그 남자와의 계약으로 말이다. 역시 CKT 부대와 연관이 있긴 했어. 홍시영, 저 여자가 애쉬와 더스트까지 잡아들일 리가 없다는 생각부터 나는 알게 되었다. 그녀 혼자서 이런 일을 벌인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어머, 우리를 그렇게 만든 녀석과 손을 잡았단 말이지. 이 목걸이만 없어지면 너를 먼지로 만들어버리겠어."
"차원종 간부 답게 큰 소리는 여전하군요. 그래봐야 애송이 주제에 말이죠."
"뭐라고!?"


더스트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 지금의 홍시영은 누구를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어차피 한 번 죽은 몸, 어떠한 일이 있어도 죽음을 불사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벌쳐스 사장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정말로 목숨을 버릴 각오였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버리지 않았던 거 뿐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벌쳐스 사장으로써 일을 하는 것 뿐이죠. 그리고 저는 당신들을 절망에 빠뜨려서 바깥세상의 사람들처럼 만드는 거에요."

"바깥세상의 사람들 처럼?"

"그렇죠. 지금 보여드리죠. 지금 바깥 세상이 어떤지를 말이에요. 세상은 절망으로 물들고 있어요. 유니온의 악행이 밝혀짐과 동시에 반 유니온 세력들이 급성장하여 유니온이 무너져 내렸고, 반 유니온 세력들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살육을 벌이고 있죠.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세력이 있었어요. 바로 CKT부대죠."


CKT부대, 홍시영과 현재 관련있는 세력이었다. 그 세력이 어쨌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녀는 CKT부대가 위대한 부대라고 말하고 있었다. 고위급 차원종도 격파할 정도로 강력한 세력이라는 얘기였다. 그러자 슬비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럼 우리가 보았던 DVD가 전부 사실이라는 건가요?"
"물론이죠.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요. DVD내용은 사실이죠. 그리고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도 모두 사실이에요. 지금 화면으로 보시죠."


우리 앞에 대형 스크린이 내려져왔다. 그리고 각 방송사에서 보도하는 내용을 보았다. 도시 곳곳이 불바다가 되었고, 반 유니온 세력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다가 신체적으로 개조하는 영상까지 있었다. 방송사에 보내어서 자신들의 활동을 당당하게 알리는 선전내용을 포함한 것이었다.


우린 모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우리 엄마도, 석봉이도, 정미도 모두, 반 유니온 세력들에게 끌려갔다는 게 사실이라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 중 한 세력이 바로 CKT부대라는 것이었다.


"이 세상은 이제 반 유니온 세력들의 세상이에요. 클로저에게는 절망만 가득할 뿐이죠. 유니온 세력에 속한 클로저들은 무조건 사살하고 있어요. 다시말해, 여러분들이 밖으로 나간다해도 죽임을 당할 뿐이라는 거죠. 어떤가요? 이래도 밖으로 나가고 싶으신 건가요?"


홍시영의 말에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반 유니온 세력의 세상이라... 그녀의 말대로 우리 같은 클로저들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순순히 결판을 내려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나? 우리에게 바깥 세상의 모습을 공개하고 우리가 절망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세 사람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들이 나간다해도 미래는 없으니 말이다.


"참고로 차원종의 사령관이라고 불리는 아자젤은 CKT부대에서 확보를 했어요. 그리고 그 아자젤을 쓰러뜨린 게 바로 검은날개입니다."

"그렇군. 우리 이름없는 군단은 완전히 끝난 거나 다름없다는 건가?"

"물론이죠. 더스트. 당신들이 활개치는 세상도 끝났어요. 이름없는 군단은 반 유니온 세력들이 유니온을 대신해서 모조리 전멸시켰으니까요."


유니온들이 차원종을 상대로 싸우기도 하지만 유니온 상층부 자체가 부패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반면에 반 유니온 세력들이 나서서 차원종들을 전부 학살했다는 것이었다. 고위급 차원종도 사령관도 모두 말이다. 핵심 간부들이 전부 몰살당한 이상, 더스트는 자신이 나설 곳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한마디로 차원종이 돌아갈 곳은 없다는 것이다. 더스트는 아직도 납득을 못했는지 홍시영에게 따졌다.


"우리 이름없는 군단은 인간들이 전부 몰살할 만한 수준이 아닐텐데..."

"인간을 너무 얕보는 군요. 차원종 주제에 말이죠. 우리 인간은 차원종보다 더 교활하고 더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유니온과 벌쳐스가 차원종에게 농락당할 정도로 언제까지나 허술할 줄 알았나보죠? 우리는 차원종도 이용해먹을 정도로 악독한 존재거든요. 오호호호!"


그렇다. 당시 세린 선배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헤카톤 케일이 괴로워했다고 말이다. 괴로워한 이유는 다름아닌 인간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차원종보다 더 무섭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더스트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침묵을 하고 있었다.


"클로저들도 차원종이 날뛰는 시대는 이제 끝났어요. 당신들이 있을 곳은 없다는 거죠. 다시 말하지만 반 유니온 세력이 권력을 잡는 시기입니다. 그 중에서 우위를 잡고 있는 세력이 바로 CKT부대죠. 어떠십니까? 여러분들도 CKT부대에 들어가시는게? 그리고 그분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거죠."


확실히 우리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거 같았다. 이대로 바깥 세상에 나간다면 정말로 우리는 그들에게 살해당할 게 뻔했다. 반 유니온 세력들의 전쟁의 시대, 이 학교에서 나가면 이보다 더 한 절망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크윽."


슬비도 의욕을 잃은 듯 했다. 티나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갈 곳이 없는 한 저렇게 나오는 건 당연한 거지. 정말로 갈 곳이 없다는 건가? 아니, 그건 아니다.


"홍시영, 당신의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와도 우리 클로저들은 이겨냈으니까요. 그리고 난 반드시 친구들과 엄마를 구하러 갈겁니다. 이런 곳에서 가만히 있다가 그들이 고통당하는 걸 하루라도 볼 수는 없으니까요. 저 혼자서라도 여기를 나갈 겁니다."

"세하야."

"진심인가?"


슬비와 티나가 놀란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거다. 세상이 절망적이어도, 나는 친구들을 구하러 갈 거다. 바이올렛 아가씨의 부탁도 있고, 나타의 바램도 있고, 엄마도 있으니 말이다.


"어머, 이세하. 너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렇지도 않는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이해가 안 돼. 너희 클로저들이 있을 곳은 없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차라리 여기에 있는 게 나을 수도 있어."

"더스트,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세계를 그런 전쟁터로 만든 것은 인간이야. 하지만 그 전으로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 것도 우리 인간이야. 더스트 너는, 정말로 이대로 끝나도 좋아? 너희 차원종이 그렇게 끝나도 좋은 거야!? 네가 그러고도 이름없는 군단 간부라고 큰 소리 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차원종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더스트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 내가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할 줄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처음으로 네가 멋있다고 생각이 들었어. 이세하. 지금까지는 그저 장난식으로 말한 건데 이번에 진심으로 생각하게 될 줄이야."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아니야. 이름없는 군단의 간부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


나는 그녀의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단지 불쌍해보였으니까. 그것 뿐이다. 그리고 홍시영은 그걸 맘에 안 들었는지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죠? 왜 당신은 절망하지 않는 거에요? 이세하!!"

"아버지께서 알려주셨거든. 인간은 누구나 판도라의 상자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판도라의 상자는 생이 끝날때까지 함께한다. 상자안에는 희망이 남아있다. 그게 아버지의 가르침이야."

"당신 아버지가 대체 누구기에 그러는 거죠? 이럴 줄 알았으면 조사를 할 걸 그랬군요."

"내 아버지는 우리 엄마에게 희망을 주신 분이야. 그리고, 나에게도 말이지."


내 아버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할 필요는 없다. 굳이 필요없는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그러자 슬비와 티나도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래. 검은양 팀에는 아직 나와 네가 남아있어."

"그리고, 늑대개 팀도 아직 내가 남아있다."

"그래. 이름없는 군단은 아직 멸망한 게 아니야. 아직 내가 남아있으니까."


세 사람이 겨우 표정이 밝아졌다. 그래. 세상이 암흑으로 물들어도, 우리가 있을 곳이 없더라도, 우리의 길은 우리가 만들어낸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방식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그걸 본 홍시영은 이를 뿌득 갈면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짜증이 나. 짜증이 난다고. 이세하... 이세하아아아아!!!"


강한 살기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리모컨을 꺼내자 우리 모두 목에 족쇄를 찬 채로 의자에 강제로 앉히게 되었다. 양손과 다리를 쇠고리로 포박했다.


"크윽... 이게 무슨 짓이야?"

"하아... 하아...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수단을 쓰는 수밖에요. 최후의 선택지를 드리죠. 이세하, 당신이 살 수 있는 건 하나, 여기 세 사람을 희생시키고 살아나가겠다고 하세요. 하지만 세 사람을 구하고 싶으면 이세하 당신이 희생해야 됩니다."


끝까지 비열하게 나온다. 홍시영은 차가운 미소로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하지. 그들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니 말이다. 이 선택지에 우리 운명이 걸려있다는 것이다. 나 혼자 살겠다고 하면 세 사람은 처형대로 끌려가게 될 것이고, 내가 희생한다고 말하면 나 혼자 처형대로 갈 운명인 것이다.


"끝까지 비열하게 나오는 군. 홍시영."

"오호호호, 제가 비열한 거 이제야 아셨나요? 자, 선택하세요. 이세하."


To Be Continued......

2024-10-24 23:20:1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