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튤립나무 2018-05-26 6
"그것을 이용하잔 말인가?"
"그래~ 그것을 폭주하게 만드는거야~"
"흐음.. 알았네"
넓은 방안에 두명의 실루엣이 비춰지고 있었고, 둘은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줄기 빛조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그 방의 모습에 누구라도 지금의 대화를 듣기를 거부한다고 표현하는 것 같았다.
"그럼 준비를 해야하니 이만 가보게나"
어두운 방안에 조용히 퍼지는 남성의 목소리. 목소리를 들어 짐작컨데 중년의 남성으로 보였다.
실루엣으로 비춰지는 그 모습은 어딘가에, 아니 의자에 앉아있는 자세였고 중후한 목소리로 자신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상대방에게 점잖게 가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울려퍼지는 목소리와는 다르게 그 속뜻은 더 이상 할 이야기 없으니 빨리 이곳에서 나가라 라는 일방적이다 못해 강압적이까지 했다.
"쿠쿸! 두려운거야?"
어두운 방안에서 울려퍼지는 또 다른 목소리. 그것은 다른 자, 남성으로 보이는 실루엣과는 다르게 여성의 것처럼 보이는 듯했다. 선이 가늘고 군더더기 없는 듯한 늘씬한 몸매가 벽에 기댄모습으로 서 있었다. 어두운 방안에서 비춰지는 실루엣으로만 판단해도 저 여성은 미녀라고 확신을 할 수 있을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난끼가 많은것 같았다. 중후한 목소리인 남성과는 다르게 마치 이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들켜도 상관없다는, 아니 마치 들키면 더 재미있겠다는 식인 말투.
"...나는 이만 가보라고 말을 전했다만?"
그런 여성의 태도에 중년의 남성은 심기가 불편한듯 아까보다 좀더 강압적이고 무게를 실어 말을 전달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그러니까 화 풀어~ 그러다가 주름 더 늘어난다? 꺄하하하핫!"
여성은 그런 남성의 태도에도 아무렇지 않은듯 여전히 장난끼 섞인 목소리를 내뱉으며 정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그 모습을 감춰버렸다.
여성이 사라지자 남성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 블라인드를 펼쳤다. 그러자 그동안 들어오지 못했던 은은한 달빛의 방안에 스며들어와 어두웠던 방안을 조금씩 환하게 만들어주길 시작했다.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달빛을 보며 남성은 조용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어 불을 붙힌 후 담배를 피우길 시작했다.
자욱한 연기가 방안을 매운다.
은은한 달빛은 그 매스꺼운 연기조차도 비춰준다.
그리고
그 달빛은 담배를 피우며 미심쩍은 미소를 띄고 있는 그 남성의 얼굴 역시 비춰준다.
마지막으로
창문 틈 사이에 빠져있는 한줄기의 은색을 띈 머리칼이 달빛에 빛을 띄고 있었다.
멋대로 상상해보는 시즌3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