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1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5-29 1
(┼) : 검열방지 대체용.
검은색 코트를 입은 남자가 뜬금없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 입학식이라니? 난 이미 신강고에 입학했고 2학년 재학중인데? 뭘 또 입학한다는 거지? 여기는 정말로 또다른 학교인 모양이었다.
"입학식? 웃기고 자(┼)빠졌네. 우리를 멋대로 여기로 납치해놓고 입학이라고?"
나타가 발끈하면서 말하고 있었다. 내가 해줄 말을 그가 대신해줘서 내가 할 말은 없었다. 우리는 숨죽이는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애쉬와 더스트도 그를 보자마자 표정이 굳어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미소를 보이면서 여유를 부리던 녀석들이 왜 갑자기 저 남자를 보고 표정이 굳는 걸까?
"너도 눈치챈 모양이구나."
"응?"
언제부터인지 슬비가 내 옆으로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애쉬와 더스트, 저 두 차원종남매는 검은코트의 사내를 범상치 않는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였다. 두 주먹을 쥐고 있는 게 보였다. 자신들을 이곳에 끌어들인 장본인이니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었다. 슬비는 내게 귓속말을 했다.
"이걸로 알게 된 거 있어?"
"뭐? 알게 된 거라니..."
"바보구나. 하긴 게임 생각만 하는 너니까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
"뭐야?"
은근 짜증나게 한다. 그녀가 나에게 이런 차가운 말투를 하는 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일단 참으면서 알아낸 게 뭐냐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 검은 날개라고 불린 남자는 애쉬와 더스트를 압도할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이런 건 다른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이야. 기본이지."
"애쉬와 더스트가 일부러 잡혀온 것일 수도 있잖아."
"지금 저들의 행동으로 알았어. 말은 거짓말 할 수 있어도 몸으로는 거짓말을 못하는 법이거든."
애쉬와 더스트는 차원종이다. 그것도 차원종들 중에 인간형으로 분류된 차원종이었다. 인간형으로 분류된 차원종들은 인간과 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신체적인 특성도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레비아를 연구하던 벌쳐스에서 알아낸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유니온에 공개되어 클로저들에게도 전달된 것이었다.
"자, 거기 두 사람. 무슨 잡담을 그리하신가?"
"으아악!"
언제부터인가 검은코트를 입은 남자가 우리 둘 앞에 불쑥 튀어나와서 나도 모르게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슬비는 놀라지 않는 듯 했다. 과연 리더라고 봐야되나? 남자는 단상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하는 이야기를 이었다.
"한 가지 말하지만 학교장이 말하는 데 딴짓을 하면 앞으로 규정에 따라서 처벌할 거니까 그렇게 알도록 하십시요. 여러분 총 15명 이상,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앞으로 생활하게 될 숙소를 배정해드리죠. 여러분의 PDA에 지금 전송했습니다. 여러분의 방은 PDA의 장소를 따라서 가시면 될 겁니다."
PDA에 도착한 알림이 떴다. 우리가 생활할 숙소의 장소를 가리키는 시스템 메세지였다. GPS를 이용해서 내 방에 찾아가는 것이었다. 앞으로 우리가 생활하게 될 기숙사나 다름없는 방이라는 얘기다.
"무슨 수업을 하는 거지?"
흉터가 많은 사람이 묻자 검은코트의 사내는 입가에 미소를 띄면서 말했다.
"수업? 그런 거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여기서 그냥 자유롭게 생활하시면 됩니다. 자유롭게 생활하시면서 여기에 평생 살아가시면 되는 겁니다."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내가 소리를 쳤다. 그러자 그 남자는 선글라스를 끌어올린 채로 말했다.
"말 그대로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유롭게 생활하셔도 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던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던지, 아니면 컴퓨터실에서 게임을 하던지, 그건 여러분들 자유입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규정은 잘 지켜주셔야됩니다."
규정만 잘 지키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건가? 대체 이 남자가 노리는 게 뭘까? 우리에게 자유를 주면 남자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합을 이루어서 해결하려는 클로저인데 저 남자는 우리의 힘을 시험하려는 건가?
우리에 대한 신상정보도 알고 있는 녀석이라면 방심하지 않을 게 뻔했다. 분명히 저 남자만의 계획이라는 게 있다는 얘기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흉터가 많은 아저씨가 질문을 하자 나는 거기에 시선을 집중했다.
"그럼 이 학교라는 곳에서 평생 나가지 못한다는 얘기냐?"
"아아, 보시다시피 나가는 문은 다 막혀버렸으니까요. 하지만 학교를 나갈 수 있는 기회는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지?"
"바로 살인을 하면 되는 겁니다."
"뭐라고!?"
우리는 전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가고 싶으면 살인을 하라니, 무서운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애쉬와 더스트는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보였다.
"어머, 재미있겠는데? 살인이라..."
"후후후훗, 적어도 따분하지 않겠는데 누나?"
두 남매는 이럴 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살인이라고 한다면 살해당하는 대상이 애쉬와 더스트도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하는 말일까? 저들은 차원종이긴 하지만 목에 찬 초커 때문에 힘을 못쓰는 상황인데 말이다. 그건 그렇고 이 초커의 정체는 뭘까? 도저히 모르겠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학교를 나가고 싶으면 살인을 하라니!?"
아저씨가 소리치자 검은코트의 남자는 씨익 한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냥 나가면 재미없잖습니까? 누군가가 살인을 하게 되어 가해자가 학급재판에서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는다면 가해자의 승리, 만약 가해자가 지목된다면, 무시무시한 벌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추리게임이네요."
"엑셀런트. 역시 검은양 팀의 리더는 두뇌회전이 좋군요."
슬비의 말에 남자는 박수를 한번 치고 난 뒤에 그녀를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추리게임을 하는 거다. 누군가가 살인자가 되고, 누군가가 살해당하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살인자는 학급재판이라는 것에서 가해자로 지목받지 않도록 완전범죄를 해야된다는 얘기다. 범인으로 안 밝혀진 채로 지목당하지 않으면 범인의 승리, 지목을 당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했다.
"이건 말 도 안 되요. 왜 살인을 해야된다는 거죠!?"
유리가 항변했지만 사내는 그녀의 질문에 곧바로 즉답을 했다.
"살인을 하기 싫으면 여기서 평생 살아가시면 됩니다."
"그건 안 되요. 집에서 기다리는 엄마 아빠와 동생들이 있다고요."
"가족을 보고싶다? 그럼 방법이 있습니다... 살인을 하십시요."
"그... 그건..."
유리의 얼굴표정이 사색으로 변했다. 검은코트의 사내는 차가운 미소를 터뜨리면서 그녀를 비웃고 있었다. 그런 유리를 본 제이아저씨가 보다못해 나섰다.
"이봐!!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 너 이자식! 대체 목적이 뭐야?"
"목적? 글쎄요... 뭐였더라... 너무 오래되어서 잊어버렸네요."
한 손으로 엄지와 검지사이의 손가락 사이를 턱에 대면서 곰곰히 생각한 척 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러 모른척하고 있는 티를 내자 거슬리다는 듯이 나서는 남자가 있었다. 제이 아저씨가 형이라고 불렀던 그 사람이 말이다.
"살인하지 않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있지. 바로 네놈을 제압하는 거다!"
몸을 날려서 단상위까지 올라와서 검은코트의 남자를 붙잡아서 엎어치기로 쓰러뜨린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정권지르기로 그의 얼굴을 내려치고 있다. 이대로 걸(┼)레로 만들어버린 채로 제압한다면 나가는 길도 알아낼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야 꼰대!! 박살내는 거라면 나한테 맡기지 그랬어?"
나타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 꼰대라고 불린 그 남자는 그 사내를 좀 더 때리려다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놀라는 눈을 하고 있었다. 검은코트의 남자의 몸에서 스파크가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이보그."
남자가 사이보그라는 말에 우리는 또 한번 놀랐다. 하는 행동이나 보여준 감정이 어딜봐도 인간처럼 보였는데 알고보니 사이보그였다는 것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검은코트의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깜박잊고 말 안했는데 학교장을 때리는 건 금지가 되어있죠. 규칙을 어긴자에게는 처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벌이라고? 무슨... 큭!"
천장에서 무수한 창들이 내려와서 꼰대의 몸을 꿰뚫어버렸다. 무수한 창이 그의 몸에 박히면서 고슴도치가 되어버렸다. 그걸 보고 우린 모두 경악했다. 여자애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우리같은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작 멀쩡한 녀석들이 있었긴 하지만 말이지.
우리는 이 광경을 봄으로써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꼰대라고 불린 남자는 가래끓는 소리를 하면서 남자를 내려다보다가 피를 무수히 흘린 채로 뒤로 넘어갔다. 그리고 사이보그인 채로 스파크가 일어난 검은코트의 남자가 일어나면서 자신의 몸 상태를 보았다.
"이거 참, 제 몸을 좀 고쳐야될 거 같군요. 아무튼 여러분, 입학식을 대단히 환영드리며 앞으로 규칙을 잘 지키길 바라겠습니다.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지켜야될 규칙은 여러분 PDA에 방금 전송했으니까 그렇게 알도록 하세요. 그럼, 여러분, 이후 맘껏 학교생활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검은코트의 남자가 신사적인 모습으로 무대인사를 한 뒤에 바닥 밑으로 꺼졌다.
"트레이너 님!!"
"야 꼰대!!"
벌쳐스 처리부대라고 불린 클로저 5명이 달려갔다. 그 남자의 이름이 트레이너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의 몸에 맥을 짚어보면서 그가 확실히 죽었다는 것을 알리자 우리는 전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굳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진실이다.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애쉬와 더스트는 재미있다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말이다.
To Be Continued......
남은 생존자 : 1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