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1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0-18 0

"이쪽입니다. 이새야님."

"이야, 그 전설과 같이 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기사 두명과 마을 내 순찰을 다니게 되었다. 기사단장의 의뢰는 길드에서 정식으로 등록받지 않는 모험가들이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이 자주쓰는 수법은 길드에 공지된 의뢰서를 확인한 뒤에 그 의뢰인을 찾아가서 자신이 의뢰를 맡겠다고 말한 뒤에 무기살 돈이 필요하다면서 돈을 구걸하자 의뢰인이 어쩔 수 없이 후원해주었지만 다음날에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은 채 그들이 사라졌다는 사례가 있었다. 길드에서는 의뢰인에게 반드시 길드카드를 제시하라고 모험가에게 요구할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하지만 길드에서 이미 사람들에게 알리는 때에는 이미 피해자들이 넘쳐난 뒤였다. 지금도 모험가를 자칭하는 무장을 한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것을 이용해 돈을 뜯고 술집에서 연회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한가지 수법은 그들이 길드에서 공지한 것처럼 자신들이 공지를 하면서 돈만 많이 주면 의뢰를 받아들이겠다고 하거나 의도적으로 곤란한 사람에게 접근하여 해결해주겠다고 말한 뒤, 막상 해결하고 나면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그래서 주지 않으면 협박을 하거나 그 의뢰인의 재산을 뺏어서 자신들이 먹고 사는 데 쓰고 있는 셈이었다. 이건 기사단보다 더 실력이 뛰어난 모험가들이 주로 쓰는 방법이었다.


기사단들이 몇 번 그들을 단속하고 나서지만 모험가들 중에서는 기사단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물도 있었기에 기사단만으로는 어려울 거라면서 내게 부탁을 했던 것이었다. 확실히, 여기 모험가들이 계속 그런식으로 나온다면 리플렛 마을 사람들이 앞으로 살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길드에서도 정식 모험가들을 모집해 이들을 잡아줄 것을 공지했지만 그 중에 악명높은 모험가 한명 때문에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악명높은 모험가라... 길드에서 정식으로 등록을 받지 않고 그냥 멋대로 살아가는 모험가라고 했다. 길드 가이드 책에 따르면 길드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는 모험가는 불법이었고, 모든 모험가들은 의뢰인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규정되어있다. 그리고 보수는 항상 길드에서 제시한 보수를 받기로 되어있는 셈이다. 이를 어길 시에는 왕국에서 잡아들여 처벌한다고 되어있었다. 왕국에는 모험가 단속반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모험가들은 수많은 경험과 수련으로 기사단의 실력을 뛰어넘어서인지 그들만으로는 벅찼다.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게 모험가다. 하지만 기사단장의 말을 들어보니 길드에서 제시한 보수가 맘에 안들어서 돈을 조금이라도 더 크게 벌기 위해 선을 넘어버린 사례라고 나는 생각했다. 여기 세상도 돈 밖에 모르는 욕심쟁이가 있는 모양이었으니 말이다.


"그 모험가들이 최근에 어디에 모이는 지 아시나요?"

"그게... 밤에 술집에 있다고 하는데 단속하러 간 저희 동료 10여명이 전부 모험가들에게 당해서... 아무도 나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기사단장님은 길드 총수님에게 대책을 논의했지만 총수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 의뢰를 섣불리 받아들이는 모험가들이 없으니 당연하겠지. 왕국의 수도에 있는 국왕도 아는 일이냐고 물었지만 국왕은 지금 추진하는 정책 때문에 그걸 신경쓰고 계시지 않는다고 했다. 아니, 모험가들이 이렇게 날뛰는데 왕이라는 사람은 뭘 하느라 이렇게 방치를 하는 거지? 당장이라도 따지고 싶었다. 칼바크 턱스나, 데이비드, 총본부장 앞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좋습니다. 밤에 술집에서 모인다고 했었죠?"

"네."

"일단, 아직 밝으니 마을 안내 좀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기사 두명은 나에게 마을 안내를 시작했다. 이곳은 대장간, 이곳은 분수대라는 등 술집과 여관, 그리고 다양한 건물도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덥게 갑옷을 입고 설명하자니 숨이 금방 차는 게 보였다. 오, 그러고 보니 음식점도 있었다. 나중에 여기와서 한번 식사를 해봐야될 거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마을을 둘러보니 내가 게임속에서 본 중세 판타지 세계관과 똑같은 것도 있지만 약간 틀린 부분도 있다. 틀린 부분이라면 아마도 길드 총수가 이런 마을에 있다는 거겠지. 보통은 제일 발전된 주요 도시에 길드 본부가 있는 법인데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카페테리아도 있다. 간단한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즐기는 곳 말이다. 역시 사람의 상상으로만은 이세계를 완전히 알 수는 없는 법인 모양이다.


"여기 마을 지도입니다."

"아, 감사합니다."


기사 한명이 내게 지도를 건네주었다. 기사단장이 시킨 일인가? 아무튼 간에 내가 가장 필요할 만한 도구였다. 지도만 있으면 안내가 필요없이 아무데나 가면 되었었는데... 이럴 거면 그냥 지도나 먼저 주지, 그럼 기사들에게 안내받을 필요도 없었는데 말이다.


우리는 카페테리아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기사 두명은 투구를 벗어서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정말 고생이다. 기사라는 직업 말이다. 그들이 모험가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갑옷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기사들이 입은 갑옷은 무게가 꽤 잘 나가기 때문에 빠른 움직임으로 하려면 힘이 많이 들어간다. 반면에 모험가들은 수많은 전투경험으로 민첩성을 길러서 무거운 갑옷을 입은 기사들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갑옷을 입은 이유는 생존력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몬스터 토벌을 할 때 몬스터로부터 생존력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간왕국끼리의 전쟁에서는 갑옷을 입으나 마나였다. 함성을 지르고 달려가다가 화살비에 맞아 쓰러지거나 검에 찔려서 죽거나, 목이 베이는 등, 갑옷을 대체 왜 입고 싸우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저기, 여러분, 그 악명높은 모험가 사칭꾼이 누군지 아시나요?"

"그게... 과거에는 길드에서 검은색 카드를 가진 레벨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검은색 카드? 분명 가이드 책에 따르면 모험가의 최고수준 레벨이라고 알고 있었다. 길드 카드는 보통은 검은색이지만 정중앙에 레벨을 나타내는 색상이 있다고 했다. 나같은 경우에는 초심자기에 빨간색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그 자는 검은색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제가 알기로는 길드에서 접수처의 사람과 싸운 뒤에 길드카드를 반납하고 나왔다고 했었습니다. 이름은 '드란 모몬트' 모몬트 모험가 가문의 사람이죠."

"모몬트 가문 사람이라고요?"

"네. 모몬트 가문에서는 모험가 수련을 어렸을 때부터 받는다고 합니다. 전투 적성에 맞게 혹독한 훈련을 치르면서 성장한다고 하죠."


모험가가 되려면 전투실력도 갖추고 있어**다. 돈을 벌기 위해서 몬스터 토벌이나 물건 찾기라던가 글을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멀리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있기에 그 과정에서 몬스터를 만날 것을 대비해서 전투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길드 건물이 마을마다 있는 건 아니었다. 어떤 작은 마을에는 길드 건물이 없는 곳도 있었다. 아무 마을에나 길드 건물을 세울 수 없는 건 아마도 자금문제 때문이겠지.


모몬트 가문은 그 모험가수련을 받았고, 지금은 기사들도 제압할 정도의 실력자라고 하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기사들이 지금도 섣불리 나서기를 꺼려한다고 했다. 기사단장 본인이 나서면 될 것인데 자신의 실력으로 검은색 카드를 가졌던 모험가를 상대로는 무리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누가 보면 기사단장이 되어야지고 시민들을 위해 목숨걸고 덤벼들 줄 알아야지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기사단장에게도 사정이 있다. 그가 당하면 지휘체계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치안유지가 더 어려워 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네. 거구의 몸집에 흉터가 많은 사람이고요. 항상 두 개의 도끼로 무장하는 워리어입니다. 그의 힘은 저희 기사단 전부가 덤벼들어도 당해내지 못할 정도입니다. 목격자의 제보에 따르면 패거리를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그 정도의 인물이라면 기사단 본부나 길드 건물도 박살을 내고도 남을 정도인데 혹시 왕국이 개입할까봐 그러는 걸까? 왕국에도 뛰어난 인물들이 많을 게 뻔하니 국가에서 지원받는 세력을 섣불리 건드리는 않는 모양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금까지 사기를 친 모험가들이 그의 패거리라는 얘기였다. 단속이라... 표현이 좀 그렇다. 그냥 그들을 싹 쓸어버리라고 썼으면 조금은 시원스럽게 들렸을 텐데 말이다. 품위유지하려고 그러는 걸까? 이래서 나라의 신망을 받는 인물은 솔직하지 못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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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다 둘러보고 난 뒤에 우리는 술집으로 가본다. 거기서는 많은 모험가들이 모이기에 길드에서 모르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웃음소리를 지으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들이 말한 악명높은 자는 주로 밤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니 일단 들어가지 않고 철수했다가 밤에 다시오기로 했다.


"응?"


기사단 본부로 돌아서려는데 술집 근처에 있는 골목에서 누군가가 쓰러져 있는 게 보였다. 낯이 익은 사람인데 대체 누구지? 기사들과 가까이 가서 보니 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달려가며 그 사람을 일으켰다.


"에르제! 정신차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누군가에게 심하게 맞은 흔적이었다. 옷은 약간 찢어진 상황이었고, 크고 작은 상처가 많이 보일 정도였다. 불러도 대답이 없었기에 나는 그녀를 안아들고 서둘러 의원이 있는 의료소로 향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7:2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