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3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0-28 0

다음 날, 우리는 길드를 찾았다. 자낙씨에 대한 보수로 우리는 의뢰를 완수하게 되었다. 에르제와 린제는 길드카드를 새로 받았다. 나와 같은 모험가 레벨이 된 것이다. 나는 곧 있으면 레벨 3이 될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일정한 의뢰를 완수하면 모험자 레벨이 올라가는 시스템이다. 원래 어려운 임무라는 건 숙련된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저, 이 애를 길드에 등록시켜주세요."


야에를 소개시켜주자 길드 누나는 이에 승낙하면서 야에를 안내했다. 그 동안에 우리는 쓸만한 의뢰가 있는지 의뢰서를 확인해본다. 메가슬라임 토벌이 아직있지만 분명히 반대할 게 뻔하겠지. 야에도 거부하려나? 사무라이가 설마 그런 걸 두려워할 리가 있을까? 그 전에 일단 왕도에 가서 정보를 얻어야될 거 같았다.


"저기, 에르제, 린제. 오늘 활동은 쉬면 안 될까? 나 잠깐 다녀올 곳이 생겼거든."

"응? 어디?"

"아, 개인적인 일이야. 오늘은 여관에 가서 쉬었으면 해."

"그래? 어디 이상한 곳 다녀오거나 하지는 않겠지?"

"에? 이상한 곳이라니? 어디?"

"혹시 모르세요? 새야씨?"

"무슨 말이야?"

"언니, 걱정안해도 될 거 같아."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어디 이상한 데 간다는 거지? 내가 모르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두 사람은 안도하고 있었다. 뭐, 아무튼 간에 야에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관으로 가서 쉬라고 말한 뒤, 나는 길드를 나왔다. 내가 지금부터 할 일은 벨파스트 왕국의 귀족들에 대한 정보다. 현재 국왕은 미스미드 왕국과 동맹을 맺으려는데 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만약 영향력이 큰 귀족이라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제국이 쳐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같은 모험자들은 도망가거나 전쟁에 참여해야되는 그런 선택지에 놓여**다. 나는 미카누나에게 약속했었다. 에르제와 린제를 지키기로 말이다. 전쟁에 휘말리면 우리는 다른 왕국으로 넘어가야될 상황인지도 모른다. 제국이 어느 방향으로 공격해올 지는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전에 미리 알고 전쟁을 어떻게 피해야될 것인가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길드를 나온 나는 적당한 골목으로 들어가서 [게이트] 마법으로 왕도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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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왕도로 돌아왔다. 일단 여기 지리도 좀 익혀야겠지. 일단은 돌아다니면서 [서치] 마법으로 술집을 찾았고, 거기에 들어갔다. 내가 그곳으로 들어서자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으음, 아무래도 내가 미성년자라보니까 술집에 찾아온 거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진 거겠지. 2년 후면 나도 성인인데 말이다.


"어이, 꼬마. 여긴 어쩐일로 왔어? 여기는 너같은 꼬마가 올 곳이 아니야. 썩 **."


이런 이런, 여기는 성인들 전용 업소라서인지 지배인이 거칠게 말한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와인을 주문하면서 공작메달을 보여주자 지배인은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긴 당연하겠지. 내가 공작님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니까.


"서... 설마... 귀족출신이십니까? 이거 실례했습니다. 자리로 안내해드리죠."

"뭐라고? 귀족?"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다가가니 시선을 내리깔면서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귀족을 무서워하는 구나. 하긴, 그럴 만도 하겠지. 공작 메달, 의외로 쓸만하다. 사소한 시비에도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모험가들이 시비를 걸 때도 있지만 이 메달 하나만 있으면 그들도 겁을 먹고 피해다닌다. 공작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거겠지. 왕국 내에서 찍히면 그들은 수배자처럼 도망다녀야되는 신세가 될 것이니까 말이다.


"와인 한병 주세요."

"네... 네... 대령합죠."


지배인이 떨리는 말투로 대답한 뒤에 재빠르게 움직여서 최고급 와인을 내왔다. 나는 그 와인과 잔을 받아들이고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 갔다. 그들이 내가 다가오자 하던 얘기를 멈추고 쥐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왜들 그래요? 전 딱히 당신들을 싫어해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하던 얘기 마저하세요. 모처럼 술집에 왔는데 즐겁게 마셔야죠. 안 그렇습니까?"

"아... 네... 그... 그렇죠. 거... 건배!!"

"건배!!"


그제서야 억지로 건배하면서 즐기려고 하는 자들이었다. 나는 사람 네명이 모여있는 곳에 앉아서는 와인 한잔씩 따라주었다. 그들은 놀란 눈치였지만 내가 방긋 웃으면서 말하자 그들은 천천히 잔을 손에 들고 들이킨다.


"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친해지고 싶어서 이렇게 온 거에요. 그러니까 염려하지 말고 마시세요."

"네... 네!"


나도 와인 한잔을 따라서 천천히 마신다. 미성년자라서 원래는 안 되지만 여기 이세계에서는 그런 건 필요 없겠지. 그렇다고 와인을 잘 마시는 편도 아니다. 마신다면 음료수를 마시는 게 나은데, 여기에는 그런 게 없다. 나중에 한번 만들 수 있을 때 만들어볼까? 일단 자리에 앉아있는 분과 와인을 마시다가 슬슬 본론으로 들어간다.


"혹시 여기 왕도 귀족들에 대해서 아십니까?"
"네? 네... 그렇죠. 최근 국왕폐하가 미스미드 왕국과 동맹을 서두르신다고 아는데... 대부분 귀족들은 반대를 하셨죠."

"혹시 소드라크 자작님에 대해서 아시는지요? 혹시 아신다면 알려주셨으면 하는데요."

"네? 그건 어째서죠?"

"그건 비밀입니다. 와인 한잔 더 살테니 알려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내가 귀족이라고 속이니까 다들 존댓말을 쓴다. 하긴 공작메달을 가진 게 그들 머리속에서는 귀족 뿐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겠지. 설마 모험가가 그걸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는 모양이다. 그런 경우는 원래 흔하지 않는 법이니까 말이다. 모험가들은 그냥 의뢰만 실행하고 끝이다. 내 경우에는 그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거 뿐이다. 그것도 낮은 확률의 운으로 말이다. 공식적으로 공작메달을 받은 모험가가 있다고 알려진 것도 아니고 알릴 생각도 없다. 자랑거리라고 보기에는 어려우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물어본 귀족은 자낙씨의 친구라고 알려진 귀족이었다.


"그 자작님은 평소에 검술을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 외출은 거의 안하시고 그러시지만 마당에서 맨날 검 수련을 하시더라고요.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하시는데 그런 분이 어떻게 귀족이 되셨는지는 모르겠네요."

"소문에 의하면 한 때 벨파스트 왕국에서 진행하는 몬스터 토벌에 참가한 모험가들 중 한분이셨데요. 그리고 몬스터 토벌이 끝난 후에 국왕폐하의 포상으로 귀족의 지위를 받게 되었다고 하고요. 그 이후로 모험가는 그만뒀다고 하더라고요."


오호라, 모험가가 국가에 기여한 공적이 크면 국왕의 포상으로 작위를 받기도 하는 구나. 왕국에 속한 기사나 귀족들만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네. 하긴, 게임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지. 몬스터 토벌하기 위해 왕국에서 공식적으로 파견된 원정대를 도와준 모험가에게 원정대장이 십부장이나 백부장같은 군사지위를 권유하곤 했었지. 게임에서 말하면 전직같은 것이다. 나라의 공을 세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왕이 포상을 주고도 남는다. 아무튼 그 소드라크 자작님에 대해서는 별로 경계할 게 못될 거 같았다.


"혹시 여러분이 아는 귀족들 중에 아는 거 다 말씀해주세요. 오르트린네 공작님은 어떻게 생각하시죠?"

"네? 아니... 저..."


아, 공작 메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오르트린네 공작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한 거구나. 그럼 질문을 바꾸었다. 다른 귀족들에 대해서 아는 거 다 말해보라고 말이다.


"아, 우선, 라크레트 백작님 말인데요. 미스미드 왕국과의 동맹을 반대하시는 분들 중 한분이시죠. 왕도 서쪽에 계시는데 평소에 성인업소 같은데로 가서 여자들과 즐긴다고 하더라고요."

"성인업소?"

"귀족분들이 주로 찾는 곳이에요. 예쁜 아가씨들이 대접하는 곳이라고 들었죠. 그런데 거긴 귀족들 전용이라 저희는 거기 안까지 들어간 적은 없어요."


이거야 원,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았다. TV나 학교에서도 많이 들었던 곳이다. 말로는 설명하기 싫은 혐오스러운 장소였다. 애초에 연애도 관심이 없었던 나였는데 여자 알몸이나 보고 사는 그런 유흥업소는 더더욱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았다. 에르제와 린제도 그것 때문에 나에게 그런식으로 말한 거 같았다. 이상한 장소, 확실히 거기가 이상한 곳인 건 맞다. 아니, 왕도에서 단속 안하나? 여기 이세계는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거야? 혹시 귀족들의 영향때문에 기사들이 함부로 단속 못하는 건가?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른 귀족들도 거기에 다 쓰인다는 모양이다.


"그리고 레이폰드 후작님은 연세가 많으신 분인데 그분도 수인족과의 동맹을 반대하셨고, 뭐랄까, 오르트린네 공작님 다음으로 권력을 가진 분이시죠. 소문에 의하면 용병을 고용해 저택을 지키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택 앞에 항상 용병들이 지키고, 아무도 안으로 못들여보내게 하신다고 했고요."


그 외에 다른 귀족들에 대한 정보도 들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다 기억하기가 어렵지만 꼭 기억할 부분은 아닌 거 같았고, 일단 중요한 것만 요약했다. 귀족들은 유흥업소를 즐긴다. 한마디로 돈이나 뿌리면서 쾌락에 빠지는 돼지같은 녀석들이라는 걸로 설명하면 된다. 그리고 용병까지 고용한걸 보면 아마 자기 목숨이 위험해질까봐 그런 거겠지. 오르트린네 공작님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지만 여기 왕국에 유일한 공작은 오르트린네 공작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했다.


"지배인님. 여기 계산이요. 이걸로 되었죠?"


백금화 하나를 꺼내자 지배인은 금화 4개를 거슬러 주었다. 와인을 총 3병정도 시켰다. 하나에 금화 2개나 하는 비싼 가격이었다. 어떻게 여관보다 더 비싸냐? 세상은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가득하다. 여기 이세계도 그렇고 말이다. 일단 이렇게 마치고 다시 밖으로 나갔고, 아무데나 돌아다니다가 도서관을 발견했다.


"오호, 리플렛 마을보다 크네. 한번 가볼까나?"


To Be Continued......

2024-10-24 23:17:3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