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파티 비바체 5화

firsteve 2017-09-24 4

다음 날...

결혼 준비가 착실히 진행중인 세하와 슬비가 웨딩 촬영을 하러 촬영장으로 들어오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지수가 씩 웃으며 두 사람을 반긴다.

"왔네, 두 사람?아들은 여전히 잘 버티고 있지?"

"어제만해도 애국가만 한 3000번 부른 거 같은데요...."

세하가 돌아버리겠다는 듯 머리를 긁적거리자, 슬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결혼하기 전까지 그냥 다시 제 집이나 있을까봐요...이렇게 통제가 힘들다고 하니까..."

"넌 또 왜 그렇게 말을 하냐?누군 힘들게 참는데."

세하가 울상인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세하의 손을 꼭 잡는다.

"그래도 조금만 더 참으면 결혼이니까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남편?"

"....두고 봐....신혼여행 가면 잠 안 재울거야..."

"좋을대로 하세요~가기나 합시다~"

슬비가 콧노래를 부르며 세하를 데리고 촬영장에 있는 옷들을 보러 들어가더니,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우와~이거 재밌는 거 많다!!!세하야, 우리 어떻게 찍어볼까?"

"진정해...어디보자....왕 잡는 왕비 컨셉은 어때?"

"오, 좋아좋아!!!그 다음엔 뭐로 할까....아! 우리 바꿔입어볼까? 내가 남자옷, 네가 여자 옷."

"쿡....그것도 재밌겠네. 그럼 그것도 하고, 그 다음엔...."

두 사람이 연신 신나게 이야기를 하며 촬영 컨셉을 의논하는 동안, 지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다가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는다.

"응, 유정씨. 왠일로 전화했어? 우리 꼬맹이가 속 썩였어?"

"아...아니요....오빠는 요즘 속 안 썩이는데요."

"다행이네. 언제든 속 썩이면 말하라고. 내가 교육 단단히 시켜서 보낼테니까."

"아하하...."

"그나저나 그러면 왜 전화 한 거야? 단순 안부 전화?"

"아니요. 이번 전화는....후우....우리 꼬맹이가 삼촌이랑 이모 보고 싶다고 해서 지금 촬영장으로 가고 있거든요...촬영에 방해가 안된다면 보러가도 될까요? 저도 우리 애들 궁금하기도 하고..."

"물론이지. 유정씨는 우리 집안의 VIP손님 중 하나인 걸. 어서 와. 오고 있는 걸 보면 주소는 알겠지만, 헷갈리면 꼬맹이한테 보여달라고 해. 주소 보낼게."

"네. 좀 있다뵈요, 지수 씨."

"응~조심히 와."

지수가 전화를 끊고, 세하와 슬비 쪽을 돌아오자 어느새 두 사람이 옷을 갈아입고 촬영을 하고 있다.

"자, 신부님은 신랑 분의 넥타이를 터프하게 잡아서 리드해주세요. 네, 아주 멋지군요!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사진이 찍히자, 세하가 배시시 웃으며 그대로 슬비를 품에 껴안고 자리에 앉더니 사진 작가를 보며 말한다.

"작가님. 이 모습도 찍어주세요."

"오! 부끄러워 하면서도 좋아하는 그 모습 좋습니다!!찍겠습니다. 하나, 둘, 셋!"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플래시가 터지자, 슬비가 세하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참으라니까....그렇게 안고 싶었어?"

"귀여운 걸 어떡하냐....이것도 겨우 참고 있는거야...네 향 때문에 돌기 직전이야."

"피이...말은 청산유수지..."

그럼에도 기분은 좋은 지 자신을 꼭 껴안고 있는 세하의 손을 만지작거린다.

"유혹하지마...벌써 애국가 4절까지 3번 왕복했다."

"싫은데~오늘 촬영 안에 100번은 왕복시킬거야."

슬비가 짓궃게 웃으며 뽀뽀를 하자, 세하가 끙 하며 고개를 돌린다.

러브코미디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보던 지수가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더니, 손을 흔들며 말한다.

"꼬맹아~유정씨~"
 
"여전하시군, 누님. 5년동안 전혀 성장하지 않았어."

"뭐야, 꼬맹이. 왜 갑자기 어른인 척 하냐?"

"나도 아빠라고, 누님. 누님은 조만간에 할머니 소리 들을 예정이면서 철 좀 들어라고."

"싫~어. 난 평생 우리 아들이랑 슬비랑 친구처럼 지낼거야~"

지수의 말에 제이가 한숨을 쉬다가 자신의 품에서 버둥거리는 아이를 보더니 아이를 내려준다.

"쎄하 삼촌!쓸삐 이모!"

"꺄아!성하야!!일로 와!!"

슬비가 아장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이를 보며 말하자, 아이도 배시시 웃으며 슬비에게 안겨온다.

"쓸삐 이모, 쓸삐 이모. 오늘 예뻐."

"진짜?이모 예뻐?"

"응. 쓸삐 이모 예뻐."

"꺄아~우리 성하 최고~"

슬비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 성하를 안고 얼굴을 부벼대자, 세하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성하에게 말한다.

"조카. 너무 붙지 마. 내 여자거든?"

"쎄하 삼촌 여자?"

"응. 내 여자야. 그러니까 너무 붙진 마."

세하의 질투 어린 말에 슬비가 쿡 하고 웃더니 세하를 보며 말한다.

"뭐야...조카한테도 질투하는 거야?어린 아이인데?"

"어린 아이라도 내 여자한테 안기는 거 용납 못해."

세하의 말에 슬비가 세하에게 기대며 말한다.

"알았어, 알았어. 적당히 놀아주고, 너랑 더 놀아줄게."

"놀아달라는 게 아니라고..."

이윽고, 성하가 슬비의 품에서 나와 ,유정에게 돌아가자 촬영이 재개된다.

"자, 촬영 재개하겠습니다! 준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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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한달 뒤...

세하와 슬비의 결혼식이 열리는 어느 호텔의 결혼식장에 기자들이 진을 친 채 들어가는 모든 하객들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는 하객들은 유니온의 유명인사들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이름을 떨치는 유명인사들이고, 당사자들은 영웅이라고 불리는 희대의 커플이니 그럴 수 밖에 없지만.

"우와....엄청 많네, 사람들....다 들어올 수 있어요, 형?"

"걱정 마. 일부러 제일 큰 걸 빌렸거든....물론 엄마의 독단이지만."
 
"그러면 상관 없을 것 같네요...우리도 내릴까요?"

"내리자. 우리 신부님 보러가야지."

세하가 문을 열고 내리자, 하객들을 찍던 기자들이 세하와 뒤따라 차 밖으로 나온 미스틸과 제이를 향해 플래시 세례를 날린다.

"이세하씨!결혼하시니까 기분이 어떠십니까?"

"안 좋을리가 있을까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죠."

"속도 위반설이 있던데 사실입니까?"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혼전순결주의자에게 맞춰준다고 금욕생활중인데요."

"그렇다면 결혼이 엄청 빠르신 건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5년동안 슬비와 교제하면서 많은 걸 그녀에게서 배웠습니다.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하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그리고....이 여자라면 평생 같이 살아도 행복할 것 같아요. 2년 반 동안의 반 ** 생활에서 깨달았습니다."

"그럼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은퇴해서 육아에 전념하시는 건가요?"

"안하죠, 은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거에요. 슬비랑 검은 양팀이랑 유니온 요원들과 함께 말이죠."

"그럼 개인적인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만약, 자식분들이 클로저를 안하겠다고 하신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존중해주려고요. 그리고 만약 하겠다고 한다면, 길을 닦아줘야죠. 제가 가 본 길이니까요."

세하의 대답에 엄청난 질문이 연이어 이어지지만 세하는 기자들을 보며 한마디 할 뿐이다.

"이제 비켜주시면 안될까요? 이러다가 신랑이 결혼식에 참석 못 하겠어요."

세하의 말에 그제야 기자들이 비켜주며 그를 축하해준다.

"결혼 축하합니다, 이세하씨!!"

"고맙습니다. 다음에 뵈요."

세하가 후다닥 안으로 들어오자, 볼프강이 그를 반기며 말한다.

"여, 세하. 기자들을 뚫고 용케도 왔네?"

"질문 한 번 집요하더라고요....슬비는요?"

"이 와중에, 오자마자 신부를 챙기는 거냐...대단하다, 너도...저 안에서 소녀들한테 둘러쌓여서 축하받고 있더군. 지수 선배는 하객 맞이 중이고."

"우리 엄마가요? 의외네..."

"실상은 하객맞이만 지수 선배가 하고, 교관 선배와 유정 지부장이 축의금을 받고 있지....뭐...교관 선배는 거의 사채업자 급으로 생겨서 다들 한 번씩은 움찔하더라."

"교관이 좀 그렇게 생겼지. 그런 외모에 목소리까지 저음이니...어후..."

제이가 뒤에서 이해한다는 듯 말을 하자, 볼프강이 크큭거리며 말한다.

"하여간 제이 선배의 말은 재밌다니까요. 그러고보니, 세하. 너는 신부한테 가기 전에 멋진 턱시도로 갈아입고 머리 좀 정리하고 가라. 머리가 엉망이다. 빨리 해야 신부를 오래 볼 것 같은데?"

"그렇네요. 형, 테인아. 나 먼저 간다? 나중에 보자."

"나중에 식장에서 보자고, 동생."

"저희 먼저 들어갈게요, 형."

두 사람이 먼저 식장으로 들어가자 세하는 신랑 대기실로 들어가 준비를 마치고는 신부대기실로 향한다.

신부대기실의 문을 여는 순간, 세하의 눈에 포착된 것은 여태까지 본 슬비의 모습 중 가장 예쁜 모습의 슬비다.

"세하야, 왔어? 조금 늦었네? 차 많이 막혔어?"
 
슬비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핮, 세하가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가 힘겹게 입을 연다.

"기자들이....이것저것 물어서...좀 늦었어..."

"기자님들이 너한테 붙었구나...고생했겠다..."

슬비가 세하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하자, 세하도 그제야 미소를 짓는다.

"참, 세하야. 밖에 사람들 많이 왔어? 초대장 보낸 만큼 왔으면 좋겠는데..."

"다 온 것 같아. [그 녀석들]만 빼고."

"....역시 그 애들을 초청하는 건...역시 무리였을려나..."

슬비가 아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순간, 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차원문에서 정장을 입은 소년과 소녀가 나타난다.

"여어. 이세하, 이슬비. 우리 왔다고."

"왔네, 애쉬, 더스트...안 올 줄 알았는데..."

"흥...너 보러 온 거 아니야. 세하 보러 온 거지. 널 보러 온 건 내 바보 동생이고."

더스트의 말에 애쉬가 꽃다발을 소환하더니 슬비에게 내밀며 말한다.

"결혼 축하한다, 이슬비. 여전히 아름답군."

"고마워 ,애쉬...그리고 미안해...초대해서..."

슬비의 말에 애쉬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난 네가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지, 너의 불행을 바라진 않아."

"애쉬..."

"그러니까...나 말고 이세하를 택했으면 행복해라...날 생각해준다면...그렇게 살아줘."

그러더니 애쉬가 세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이세하. 이슬비를 데려간 이상,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줘라. 만약 울리면...내가 지구끝까지 쫓아가서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약속할게. 절대 안 울릴게."

세하의 말에 더스티가 슬비에게 다가서더니 그녀를 째려보며 말한다.

"마음 같아서는 확 없애버리고 내가 세하 옆에 있고 싶지만....네가 없어지면 세하가 슬퍼할테니까 살려줄게. 하지만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지마. 만약에 네가 세하를 상처받게 만들면 난 다시 세하한테 들러붙을 거니까. 알았어?"

"응. 꼭 세하를 행복하게 해줄게."

"그래...그렇게 당당하게 굴어, 이슬비. 우린...하객석에서 축하해줄테니까."

더스트가 돌아서려다가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하얀 봉투를 꺼내며 말한다.

"축의금이야. 이걸로....세하한테 잘해주라고...많이 넣었어, 네 몫까지."

"더스트...정말 고마워..."

"고마우면 잘 살아, 나쁜 기집애야."

슬비의 진심어린 말에 더스트가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해주고는 세하를 지나치며 말한다.

"행복해, 세하야."

애쉬와 더스트가 신부대기실을 빠져나가자, 슬비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다른 애들은 보고 왔어?"

"뭐...신랑 대기실에서 조금 봤지. 다들 축하한다더라고."

"다행이네...우리 그래도 축하 받을 만큼은 일 좀 했나봐, 헤헤..."

슬비가 귀엽게 웃으며 말하자, 세하가 슬비를 껴안아주며 말한다.

"앞으로도 축하받을 일들, 많이 만들어줄게. 옆에 있어줄거지?"

"당연하지, 너야말로 옆에 딱 붙어있어. 딴 데 눈 돌리지 말고."

"여부가 있을까."

세하의 말에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좀 있다 보자고 말하자, 세하가 아쉬운 듯 중얼거린다.

"조금만 더 있다가면 안될까?그래도 내가 신랑인데..."

"결혼식 끝나면 보기 싫어도 지겹도록 볼텐데, 뭘...빨리 가. 나도 마지막 준비해야지."

"마지막 준비?"

"그런 게 있어. 빨리 가."
 
슬비가 세하를 보며 말하자, 세하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알았다는 듯 웃으며 밖으로 나간다.

밖으로 나온 세하가 식장으로 계속 피식거리며 중얼거린다.

"귀엽긴...또 뭘 준비하는 거야...설레게..."

그 때...

"이세하."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 세하가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고는 미소를 짓는다.

"왔네, 정미야. 바쁘다고 하더니..."

"너희 둘 결혼식 올 시간도 없을까봐? 이러니저러니 해도 너한테는 내가 가봐야 하니까."

정미가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세하의 넥타이를 보며 한숨을 쉰다.

"결혼식 날까지 넥타이 이상하게 하고 있는 것 좀 봐...답답해도 오늘 같은 날은 똑바로 메라니까."

"크큭...변함없네, 변함없어. 잔소리하는 건."

"에휴...내가 못 살아. 이리 와봐, 다시 고쳐줄게."
 
정미가 세하의 넥타이를 풀어, 천천히 예쁘게 메어주기 시작하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이젠 잘 메네. 옛날에는 내가 더 잘 멨는데."

"계속 이렇게 메어줬으니까. 뭐...이렇게 메어주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정미의 말에 세하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정미가 무심한 척 말을 이어간다.

"아내가 있으면 아내가 메어줘야지. 내가 메어주면 괜히 오해받는다고."

"친구끼리인데도 안되냐? 난 네가 고쳐줘도 되는데."

세하의 말에 정미가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아직도 널 짝사랑하고 있는 여자 앞에서 못 하는 말이 없네...뭐...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연애를 못하고 너한테 묶여있었지만..."

정미가 넥타이를 메어주는 걸 마무리 하더니 세하의 가슴에 약하게 주먹을 한 방 날리며 말한다.

"그래도 생각해보니까 좀 짜증나네. 원래는 내가 슬비보다 더 나은 입장이었는데, 난 짝사랑만 하다가 끝나고, 슬비는 결혼까지 하고...스타트가 늦은 게 이렇게 컸나?"

"늦은 건 문제가 안됬어. 너랑 있을 때도 슬비만큼 행복했으니까. 그래도...한가지가 달랐어. 그게 큰 이유였어."

"뭐였는데?"

정미의 질문에 세하가 진지하면서도 미소를 띈 얼굴로 말한다.

"슬비가 사라지면 내 생활이 재미없어질 것 같았거든. 그리고...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슬비가 내 안에서 커져있더라고. 그게 이유였어."

세하의 말에 정미가 너털웃음을 짓더니 세하를 보며 말한다.

"너 다운 이유고 너 다운 표현이네...덕분에 확실히 깨달았어. 이슬비가 이겼다는 걸."

"언제나 이기니까, 슬비는."

"벌써부터 편드는 거 봐...닭살 돋아. 이거나 받아. 내 몫 축의금. 이건 꼭 네 손에 직접 주고 싶었어."

정미가 손가방에서 두툼한 봉투를 쥐어주더니 세하를 보며 말한다.

"잘 살아, 이 바보야. 슬비, 좋은 애니까 울리지 말고. 돈, 보면 놀랄만큼 넣었어. 이걸로 잘 먹고 잘 살아."

정미가 휙 하고 돌아서서 식장으로 들어가려하자, 세하가 정미를 불러 세운다.

"그래도...가끔씩은 넥타이 고쳐주라. 잔소리도 해주고."

"뭐...유리한테 해주고 해서 시간나면 해줄게."

정미가 피식 웃으며 식장으로 들어가자, 세하가 그 뒷모습을 보다가 이내 지수가 하객을 맞이하고 있는 곳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지수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명단 보랴 성하 보랴 바쁜 유정과 묵묵히 명단을 확인하는 트레이너의 모습이 보인다.

"누나. 아저씨."

"어?세하야, 왔어? 애들은 다 만나봤어?"

"거의 다요. 사람들은 다 왔어요?"

"다 왔다. 이제 결혼식만 진행하면 된다. 그나저나...이슬비 양 쪽의 부모님 대행은 누가 할 거지?"

"제이 아저씨랑 유정이 누나한테 맡겼어요. 우리 쪽은 엄마가 혼자 하신데요."

"그렇군. 그렇다면 걱정할 필요 없겠지."

트레이너가 자리에서 일어나 복장을 정돈하더니, 세하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한다.

"조금 늦은 인사지만 결혼 축하한다, 이세하 군. 잘 살길 바란다."

"감사해요. 아저씨도 결혼 좀 하세요. 여자를 기다리게 하면 안된다고요."

세하의 말에 트레이너의 표정이 눈에 띄게 변하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괜찮은 여자라고요. 누나는."

"...고려하도록 하지."

트레이너가 식장으로 들어가자 유정도 성하를 데리고 들어간다.

이윽고, 식장 앞에 세하와 지수, 둘만 남자 지수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드디어 결혼식 하는구나, 우리 아들이."

"아쉬워?아들 결혼하는게?"

"아니. 매우 기뻐. 매우 자랑스럽고."

"근데 왜 울 것 같은 표정이야? 웃어요, 엄마. 좋은 날이잖아요."

세하의 말에 지수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말하는 게 딱 너희 아빠네. 다 컸다, 우리 아들."

"장가가면 더 잘할게요, 엄마. 그러니까 웃어요."
 
"그래, 웃어야지. 우리 아들 인생 최고의 날인데. 먼저 들어갈게, 아들. 좀 있다보자."

지수마저 들어가자, 세하가 턱시도 안쪽에 있는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미소를 짓는다.

그 때...

"네! 그럼 지금부터 세하와 슬비의~결혼식을 시작합니다~!"

식장 안에서 밝은 유리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린다.

"시작인가...살짝 떨리긴 하네..."

세하가 안쪽에서 지수와 유정이 화촉점화를 하고 앉는 모습에 손을 쥐었다폈다하며 말한다.

"긴장하지말자...긴장하지말자...기다려 왔던 그날이잖아."

"자! 이제 기다리시던 신랑 입장입니다!신랑 입장~!"

유리가 신난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키자, 세하가 피식 웃음 짓고는 뚜벅뚜벅 식장으로 들어선다.

식장으로 세하가 들어서자, 여자요원들은 꺅꺅거리며 좋아하고 남자요원들은 부러움에 우우 거린다.

이윽고, 주례석 앞에 세하가 서자, 유리가 더욱 신난 목소리로 다음 사람을 소개한다.

"자, 여러분! 기다리시고 기다리시던 그 순간이 왔습니다!여러분! 이 결혼식의 여주인공!검은 양의 마스코트 겸 리더! 신부 이슬비 양의 입장입니다! 신부 입장!"

유리의 말에 행진곡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슬비가 버진로드를 제이의 손을 잡고 걸어오기 시작한다.

사뿐사뿐 걷는 슬비의 손을 잡고, 세하 앞까지 온 제이가 세하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동생. 우리 리더...슬비, 잘 부탁한다. 알지? 우리 슬비, 사실은 마음 여린 거."

"알죠....걱정마세요, 형. 절대 울리지 않을테니까요."

"든든하군. 자, 그럼..."

제이가 슬비의 손을 세하에게 내밀자, 세하가 살며시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옆에 세운다.

두 사람이 주례석 앞에 서자, 주례석에 서 있던 트레이너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이세하군. 자네는 이슬비 양을 아내로 맞아, 평생을 함께 할 것을 맹세하나?"

"네! 맹세합니다!"

우렁차고 힘 있는 세하의 대답에 하객들이 멋있다며 환호하기 시작한다.

"이슬비 양. 자네는 이세하 군을 남편으로 맞아, 평생을 함께 할 것을 맹세하나?"

"네! 평생 바가지 긁을 것을 맹세합니다!"

슬비의 현실적인 발언에 여자요원들이 멋있다며 환호하며 박수를 친다.

"자, 그럼 이어서 신부가 준비한 영상을 시청하겠습니다!모두 화면을 봐주세요!"

유리의 말에 스크린에 슬비의 영상이 떠오르더니, 이내 영상이 시작된다.

"어...지금 시작된 거야?...아, 시작된 거야?흠흠....나 목소리 이상해?안 이상하지?오케이...흠흠..."

영상 속 슬비가 연신 질문을 하며 모습을 정돈 하는 행동에 세하가 자신도 모르게 작게 웃음을 짓자, 슬비가 옆구리를 슬며시 찌른다.

"웃지마...내가 진지하게 한 거라고."

"네,네."

영상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자, 준비가 다 됬는지 슬비가 웃으며 입을 연다.

"어...세하야, 안녕? 이 영상이 상영될때면 내가 네 옆에 서서 같이 이걸 보고 있겠지? 이 영상 끝나면 조금 부끄러우려나, 나...?어쨌든...이 영상을 만든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지금껏 제대로 남들한테는 보여준 적 없었던 솔직한 내 마음을 말하기 위해서야."

영상 속 슬비의 말에, 세하가 흥미롭다는 듯, 슬비를 흘긋 보자, 슬비가 눈짓으로 영상에 집중하라고 한다.

"난 언제나 두려웠어. 네가 날 좋아해준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면서도 두려웠어. 알잖아?언제나 네 옆에는 널 좋아하는, 널 따르는 여자애들도 많다는 거. 그래서....괜히 네가 다른 여자애들이랑 이야기 하면, 나도 모르게 욱 해서 너한테 따지고 들었어. 그렇게라도 안 하면, 가뜩이나 불안한 내 마음이 멈출 것 같지 않았거든. 근데...너는 그런 날 끝까지 위해줬어. 못 빠져나갈 것 같았던 강박감에서 해방시켜주고, 힘들땐 말없이 와서 꼭 안아주며 위로해줬어...그게 어디든, 누가 있든 간에."

생각보다 솔직한 슬비의 말에, 세하가 말없이 슬비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영상에 집중한다.

"그런데도 난, 남들이 있을 땐 괜히 창피해서, 부끄러워서 일부러 퉁명스럽게 굴었어. 하지만...이제부턴 안 그럴거야. 조금만 있으면, 누가 뭐라고 하든, 명실상부한 이세하의 아내는 내가 되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공개될테니까. 이제부터는...우리 둘만 있을 때처럼, 남들 앞에서도 대해줄거야. 그 때 가서 부끄럽다고 빼지 마, 이세하. 알았어?"

"오케이!바라던 바다!"

세하가 시원하게 답하자 하객들이 부러움과 질투를 섞은 야유를 보낸다.

"마지막으로...늘 우리 둘만 있을 때 하던 말인데...결혼식이니까, 네 말대로 화끈하게 말해줄게, 이세하..."

영상의 슬비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떼는 순간, 영상이 꺼지더니 조명이 슬비에게 집중된다.

"...어?"

세하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슬비가 마이크를 들고 말한다.

"우리 여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슬비의 애교 섞인 외침에 일순간, 정확히 3초간 정적이 흐르더니 이내 우레와 같은 휘파람 소리와 박수소리가 들려온다.

생각지도 못한 슬비의 당돌한 고백에, 세하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옆에서 건네주는 마이크를 집고는 말을 한다.

"아까 마지막 준비 할 게 있다고 해서 설마 했는데...이 정도로 세게 할 줄은 몰랐는데..."

"결혼식이잖아. 이제부터는 안 내뺄거야. 가라고 해도 달라 붙어 있을거니까 각오해!"

슬비의 말에 여성 하객들이 환호를 지르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자, 세하가 볼을 긁적거리며 말을 한다.

"아, 정말이지.....이렇게 되면 내가 준비한 게 빛바래지는데....난 영상이 없다고.."

세하의 말에 하객들 사이에서 오오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세하가 슬비를 보며 말한다.

"슬비야. 5년 동안 나 같이 게임만 알던 놈을 사람 만들어줘서 고마워. 힘들어서 무너지려고 할 때, 먼저 와서 안아줘서 고마웠어. 이제부터...내가 더 많이 잘해줄게. 그러니까 결혼 반지 없다고 바가지 긁지마, 알았지?"

마지막에 말한 바가지라는 단어에 슬비가 뭐라고 하려고 하자, 세하가 조용히 한쪽 무릎을 끓고 슬비를 올려보며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슬비 씨. 세상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그러니, 저의..."

세하가 품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내 슬비에게 열어주며 말한다.

"저의 신부가 되어주세요."

달콤하면서도 남자다운 세하의 목소리에 하객들이 비명인지 환호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며 연신 박수를 친다.

"뭐...뭐야,이게....이럴려고...결혼반지 없다고 한 거야?이 한번을...위해서?"

"의도한 건 아니었어. 뭐로 해야 좋을까 아이디어가 안 나와서 정말로 없이 할까 했거든. 결국엔 시안을 짜서 만들어냈지만."

세하가 슬비에게 반지를 보여주며 말한다.

"별이랑 벚꽃이야. 우리 둘한테 가장 의미 있는 이 두개를 어떻게 반지를 새기지 하다가 겨우 만들었어."
 
세하의 말에 슬비가 한참을 말 없이 서 있다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성공했네, 이세하. 남들 앞에서 내가 행복에 겨워 울게 만드는 거."

슬비가 눈물을 흘리면서도 환하게 웃더니 세하를 향해 팔을 쭉 뻗으며 말한다.

"네...!기꺼이요...!"
 
슬비의 대답에 식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자, 세하가 웃음을 지으며 반지를 끼워준다.

이내 세하한테도 반지가 끼워지자, 슬비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바보오....이런 게 있으면 진작 이야기 하지..."

"말했잖아. 겨우 만든 거라고. 그리고 이벤트는 예고 없이 하는 게 감동이라며?"

 세하의 짓궃은 대답에 슬비가 피식 웃으며 세하의 손을 잡더니 다시 주례석을 바라본다.

"이상으로 결혼식을 마치도록 하겠다. 신랑 신부 행...."

"잠깐!!!!이 결혼에 이의 있다, 꼰대!!!"

"저도 있어요, 대장님!!!"
 
늑대개팀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세하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을 짓는다.

"설마...그거냐, 나타..."

"헹! 그래, 그거다! 신랑의 체력측정인가 뭔가 하는 거다! 그거 통과 못하면 신혼여행 못 간다!"

나타의 득의양양한 표정에 세하가 귀찮게 됬다는 나타를 바라보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덤벼봐. 내가 이 날만을 5년동안 기다렸거든? 뭐든지 통과해주마."

"좋아. 첫번째는 금수저여자!"

"좋아요. 저는 간단해요. 여기서 신부를 사랑한다고 목청 크게 외쳐봐요. 그럼 저는 통과에요."
 
"그거야 간단하죠. 전 옛날의 숫기 없는 이세하가 아니라고요."

세하가 목을 풀더니 이내 마이크를 떼고 큰 소리로 말한다.

"이슬비 사랑한다!우리 신부 이슬비 사랑한다!"

세하가 목청껏 슬비의 이름을 외치자, 바이올렛이 씩 웃으며 길을 비켜준다.

"다음 타자는 나다. 이세하 요원. 나는 체력을 보겠다. 이슬비를 안아들고 앉았다 일어서기 50회 해라."

"...어떻게 결혼식이랑 전혀 관련 없는 네가 제일 정석인건데?!"

그러면서도 내심 예상했다는 듯 슬비를 간단히 안아올린 세하가 아주 가볍게 50회를 완수하고는 티나를 지나간다.

"자, 그럼 다음은 누구야? 나타야, 레비아야, 아니면 하피 누나?"

"후훗...두 사람은 안 해요. 제가 마지막이랍니다."

하피가 싱긋 웃으며 앞으로 나오자, 세하가 윽 하고는 하피를 보며 말한다.

"주범 등장입니까..."

"그렇죠~설마 다른 분들이 이렇게 짓궃은 루트를 짰을까요?후훗...기대하시라고요, 도령. 제가 진짜 정석이니까요."

하피가 씩 웃음을 짓더니 세하를 보며 말한다.

"슬비 양을 등에 태운 채 팔굽혀펴기 하세요. 구령은 재치 있을 수록 좋아요. 포부라던지?"

"횟수는요?"

"어머?설마 벌써부터 체력 없다고 정하고 하려는 거 아니죠?실망인데요?"

하피의 능청스러운 말에 세하가 졌다는 듯 팔굽혀펴기 자세를 취하자, 슬비가 살포시 앉으며 세하에게만 들리게 속삭인다.

"허리 조심해, 여보..."

슬비의 말에 세하가 피식 웃더니 생각해뒀던 구령을 즉석에서 바꾸기 시작한다.

"자, 그럼 시작!"

"오늘 밤은! 잠 안 잔다! 오늘 잠은! 내일 잔다!"

상당히 노골적이면서도 패기 있는 세하의 발언에 슬비는 부끄러움에 부케로 얼굴을 가리고 하피는 재밌다는 듯 웃으며 세하를 일으켜 세운다.

"오케이~통과에요! 도령! 신혼여행...잘 갔다와요?슬비양. 고생하고요, 푸흡..."

하피의 말에 유리가 뒤에서 환하게 웃으며 마지막 멘트를 낭독한다.

"이로서 세하와 슬비가 모두의 앞에서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합니다!신랑 신부 행진~!"

유리의 말에 양 옆에서 폭죽이 터지자, 두 사람이 앞으로 걸어가며 서로에게 말한다.

"슬비야. 우리 잘 살아보자."

"치이...누가 할 소리를....잘 살아봅시다, 남편."

슬비가 싱긋 웃으며 말하자, 세하가 슬비를 보다가 이내 발걸음을 멈춘다.

"응?왜, 세하야?"

"우리, 하나 까먹은 거 있다...꼭 해야했었는데."

"뭔데?"

슬비가 멀뚱멀뚱 세하를 바라보자 세하가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이거."

"...읍!"

세하가 슬비의 허리를 감아당겨 그대로 슬비의 입술에 키스를 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꽃가루를 날려댄다.

잠시후...

피로연까지 마친 두 사람이 웨딩카 앞에서 가지 않은 VIP 하객들을 보며 말한다.

"그럼 저희 갈게요. 신혼여행 끝나고 뵈요."
 
"잘 갔다와, 두 사람. 몸 조심하고."

"네. 다녀올게요, 어머님."
 
슬비가 배시시 웃으며 말하자, 지수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쳇...빨리 와. 그때까지 연습하고 있을테니까, 오자마자 한 판 붙자. 이번엔 절대 안 져."

"게임 하지 말고, 연애에나 신경 써, 나타야. 그러다가 좋은 여자 놓친다?"

"누...누가 놓친데?! 잡을 거야! 안 놓아!"

나타가 으르렁거리며 말하자, 세하가 쿡쿡 웃으며 손을 흔들더니 이내 하객들을 보며 말한다.

"저희는 이만 신혼여행 가보겠습니다. 모두들 신혼여행 끝나고 뵈요."

"저희 잘 살게요! 오늘 와주셔서 감사해요."

두 사람이 손을 흔들며 차에 타자, 선우란이 씩 웃으며 앞좌석에서 말한다.

"어른으로 가는 길에 탑승할 준비 됬나, 두 사람?"

"5년 동안 기다려 온 길이에요. 밟아주세요."

"최...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란이 언니. 저도...신혼여행 기대되거든요..."

두 사람의 말에 선우란이 선글라스를 끼며 말한다.

"꽉 잡으시죠, 손님. 최고의 스피드로 모셔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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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뒤...

신혼여행지로 향하는 비행기가 안정고도에 들어서자, 세하가 슬비를 보며 말한다.

"이제 눈 떠도 되는데, 슬비야."

"조금만 더 로맨틱하게 있자, 이 바보야. 이제 부부인데, 이런 거 해도 되잖아?"

슬비가 세하의 어깨에 머리를 부비며 말하자, 세하도 이내 미소를 지으며 슬비의 머리 위에 기댄다.

"슬비야."

"응?"

"나 지금 엄청 행복하다?"

세하의 말에 슬비가 빙그레 웃음을 짓더니 세하를 보며 말한다.

"앞으로 더 행복하게 해줄게. 그러니까 내 옆에 있어야 해, 알았지?"

"안 떠나. 너나 떠나지 말라고."

두 사람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애정표현을 나누는 순간...

"모두 손 들어! 이 비행기는 우리가 접수한다! 우린 위상능력자다! 함부러 나서면 위상력에 목숨을 잃을 줄 알아라!"

중앙복도 부근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말을 하기 시작한다.

"자! 우리가 지나갈 때, 너희들은 너희가 가지고 있는 돈들을 낸다. 낸 사람들은 살 것이고, 못 낸 사람들은 죽는다. 아, 물론 여자는 몸으로 지불해도 된다고, 흐흐..."

강도들의 말에 사람들이 벌벌 떨며 머리를 숙이자, 뒤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세하와 슬비가 눈빛을 주고 받는다.

이내 그들이 어느 여자 손님에게 다가가 추파를 던지자, 세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자, 자. 거기 있는 강도 분들. 모두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세요. 신혼 여행 가는 길에서까지 일 하고 싶진 않거든요."

"하아? 그게 무슨....히익?!"
 
강도 중 하나가 말하려다가 세하의 눈과 머리색을 보고는 기겁을 한다.

"이...이세하?!너...너 같은 게 왜 여기 타 있는 거야?!"
 
"방금 말했잖아. 신혼 여행 가는 길이라고. 나 피곤해지기 싫으니까 빨리 투항해요. 여기서까지 일하고 싶진 않다니까?"

"제...**...하...하지만 너 혼자서 우리들을 다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좁은데?"

"누가 혼자래? 내 마누라랑 같이 있는데."

세하의 말에 슬비가 옆으로 나와 세하 옆에 서자, 강도들이 덜덜 떠며 중얼거린다.

"괘...괜찮아! 이슬비는 주변에 물건이 없으면 못 싸워! 이길 수 있어!"
 
예상 외로 투지를 불태우는 강도들의 모습에 세하가 품에서 막대기를 꺼내더니 이내 길게 막대기를 늘리고는 중얼거린다.

"이것들이 누구 마누라를 상처 입으려고....나도 아직 못 만져 봤단 말이다!"

막대기에 위상력을 집중시키며 분노를 표출하는 세하의 모습에 슬비가 한숨을 푹 쉬며 스튜어디스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나이프 좀 빌릴게요. 쓸 만하게 이것들 뿐이네요."

슬비가 손가락을 까딱하자 식사 준비차량에서 나이프들이 우르르 날아오더니 이내 슬비의 주변을 맴돈다.

"슬비야. 다치지 말고 멀리 있어. 내가 손대기 전에 누가 네 몸에 손 대는 거 용납 못해."

"걱정마. 누구한테도 손 안 닿일 자신 있으니까. 체력이나 많이 빼지 마."

"그럼 어디....시작해볼까?"

세하의 말에 두 사람이 몸을 풀고는 강도들을 보며 말한다.

"유니온 특수작전부대 검은 양팀 이세하. 강도 제압을 시작합니다."

"유니온 특수작전부대 검은 양팀 이슬비. 강도 제압을 시작합니다."

-----후일담.

다음 날...

햇살이 따스히 창문을 비추며 들어오자, 세하가 잠이 덜 깬 눈을 억지로 떠, 핸드폰을 한 번 보더니 피식 웃는다.

"매너 없게....대체 몇 통이나 보낸 거야...."

그러더니 자신의 품 안에서 옅은 숨소리를 새액새액 내뱉고 있는 슬비를 보며 중얼거린다.

"내가 너무 괴롭혔나...그래도 난 로망 들어주려고 노력한 건데..."

세하의 중얼거림에 슬비가 몽롱한 눈으로 세하를 보더니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남편아.....좋은 아침..."

"깼어?더 자도 돼. 어차피 오늘은 못 나가. 너 움직이기도 힘들잖아."

"치이...그러길래 누가 못 움직일 정도로 하래? 하여간에 욕망에 충실해가지고..."

"한 다섯번째부터는 네가 더 적극적이었어, 바보야. 아기 만들자면서 덤볐으면서..."

"그...그래도 이 정도면 성공 가능성 높아졌잖아...많이 하기도 했고...그 날 이기도 했고..."

슬비가 부끄러운 지 이불을 눈 밑까지 끌어올리자, 세하가 이불을 내리며 말한다.

"아니. 신혼여행 끝날 때까지는 해줘야 가능성이 MAX 아니겠어?"

"그...그야 그렇긴 한데....꺄악!"

세하가 슬비를 위에서 누르자, 슬비가 당황하며 말한다.

"서...설마....세...세하야?!아...안돼!이...이젠 진짜 못해!!"

"싫.은.데."

...두 사람에게는 신혼여행의 밤이 많이 남았나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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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firsteve입니다.

빨리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마무리 해보고 싶어서 한 번 엎고 다시 했습니다.

벌써 추석이 다가오네요. 여러분 추석 잘 보내세요.

아, 그리고 요즘 일교차 크니까 조심하세요. 군대도 춥습니다 ㅋㅋㅋ

다음 작품은....여러분이 결정해주세요.

1. 세슬 커플링 단편.(1인칭 시점. 살짝 오글주의)

2. 이세계 이야기 6화(달달 보장.)

3. 별빛 파티 에필로그 파이널-17년후의 이야기(나름 보장.)

지금까지 firsteve였습니다.

모두 다음에 뵈요~

(블로그 주소:http://blog.naver.com/coo584)
2024-10-24 23:17:1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