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 2.5 (9) 두 사람의 주변 상황
소드쉽 2017-08-06 0
“전 세계의 선량하고 깨어있는 시민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께 진실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 그 집단은, 차원종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졌으나, 그 과업을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서만 움직였습니다.…… 그 집단의 이름은 바로 유니온입니다.”
자신의 진실을 시작으로…
“물론 20여년 전에 일어났던 비극적인 전쟁… 차원전쟁 때는, 유니온이 제 구실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유니온은 부패할 만큼 부패했습니다.…… 유니온은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는… 두 가지 작업이 필요합니다. 부패한 고위층의 완전 척결, 그리고 클로저의 자격이 없는 클로저들의 청산입니다. 오늘, 저는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함께, 위상력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막, 그 수단을 동원해서 북미 일대의 모든 위상능력자들이 가진 위상력을 잠시 제거했습니다.”
자신의 열망과 방법을 열거하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합니다. …… 자격이 있는 자들에게만 위상력을 부여해, 클로저로 활약할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즉… 지금까지 정의로운 마음이 있었으나, 위상력이 없던 여러분께도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그리고 클로저 여러분,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오늘, 저희는 여러분에게 당당히 선포하는 바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유니온이 수립되었노라고. 그리고 이 대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심판의 철퇴를 내리겠노라고. 기뻐하십시오. 이제 드디어… 새로운 세계가 시작될 것입니다…!”
자신의 세계가 왔음을 선포하였다.
“뭔가 참 그럴 듯하게 들린다는 게 짜증나네.”
“독재자의 흔한 수법이야. 자신이 무조건 옳게 보여야 되거든.”
“그런데 트레이너 아저씨와 선우란 누나의 힘만 빠지고 왜 나머지는 다 멀쩡한 거야?”
“넌… 아마 제 3위상력이라서 그런 걸지도 몰라. 하지만 난 아닌데?”
“자청이 너는 아마 차원종들의 실험 때문일 수도 있다. 정신체 차원종이 한 때 너의 정신에 침투한 적이 있었다고 했지? 어쩌면 그 때문이지도 몰라.”
“그건 진짜 한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너의 능력은 아마 일반적인 위상능력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내 추측일 뿐이다만 너의 경우는 워낙 특이한 경우라 원반이 영향을 못 끼치는 걸 수도 있어.”
“이거…… 좋은건가요?;;;”
“최소한 나 보다는 엄청 좋은 거야. 상처만 아니면 솔직히 밖으로 나가서 다 쓸고 싶은데…”
김유정도 마음 같아선 펠롭스를 내보내고 싶었지만 이유가 고작 상처뿐만이 아니었다.
데이비드 말고도 다른 존재가 펠롭스의 목숨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
“아, 유정 씨. 잘 왔어. 틀림없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 일단은 칭찬을 해주고 싶군. 내가 자네를 과소평가한 모양이야. 일찌감치 포기하고 도망치거나, 내 부하들에게 당할 줄 알았는데… 설마 이 시점까지 살아남아서 내게 저항할 줄이야. 정말… 당신은 대단한 여자야.”
김유정은 유리와 제이를 대동하여 데이비드와 대면했다.
“… 그런 입에 발린 소리를 하려고 절 부른 건 아니겠죠?”
“하하. 그래,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자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말이야. 새로운 유니온을 만드는 게 내 목표라는 건, 당신도 이제 알았을 거야. 자네도 나를 추적하면서 알았을 거야. 유니온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말이지. 유니온은 바뀌지 않으면 안 돼. 내가… 유니온을 바꾸겠어……”
그러면서 김유정에게 다시 자신한테 오라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히…
“…만일 거절한다면요?”
“거절한다면… 실로 유감스럽지만, 자네를 이 손으로 심판하는 수 밖에 없어. 물론 자네의 소중한 검은양 팀과 함께 말이야……”
“당신 뜻대론 되지 않을 거에요. 검은양과 늑대개 팀에겐… 아직 위상력이 남아있어요. 우리에겐 아직 당신과 싸울 힘이 남아있어요.”
“우연히 내 심판을 피한 것들 따위 내겐 벌레나 다름없어. 다만… 펠롭스와 류자청. 확실히 성가신 아이들이야. 누가 봐도 황당할 정도로 강한 힘을 지닌 아이들이거든. 하지만 유정 씨, 그 아이들은 쓸 수가 없어. 우선 늑대개 쪽의 아이는 싸움에 익숙하지 않아. 전에는 능력에 대해 잘 몰라서 외통수를 좀 맞았지만 이젠 어림없는 소리지. 그리고 펠롭스는… 진짜로 나한테 입은 상처 때문에 못 보내는 건 아니겠지?”
“……”
“펠롭스의 목숨을 원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야. 애쉬와 더스트. 전에는 칼바크 턱스가 어찌어찌 설득해서 보내기는 했지만… 결국 펠롭스만큼은 죽이기로 한 모양이야. 하긴, 내버려두면 알파퀸보다 훨씬 성가신 적으로 만날 녀석을 살려둘 리가 만무하지. 또 다른 재앙에 대해서는 들은 적은 있지만 뭐가 됐든 내 힘으로도 충분해.”
반박을 못하는 김유정을 보고는…
“그리고 실은, 트레이너 쪽도 만나보고 싶었는데 그쪽은 따로 예약이 있어서 말이야……”
-----------------------------------
“내가 그런 의뢰를 받아들일 거라 생각하나? 애쉬!! 더스트!!”
검은양 팀을 배신하라는 애쉬와 더스트의 말을 단박에 물리친 트레이너.
“역시나 거절하는군. 상대도 안 되는 주제에.”
“뭐, 이 질문은 끝났고 이젠 우리 차례야.”
애쉬와 더스트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말했다.
“뭐야?”
“만일 우리 의뢰만 들어준다면 너희들에게 잠시 협력해 줄 수도 있어.”
“너도 데이비드의 힘이 어떤지는 알잖아?”
“설령 그렇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의 말을 들을 것 같나?”
“과연 그럴까? 너도 한 때는 녀석의 힘을 두려워했지.”
“…설마?!!!”
“그래. 펠롭스 말이야. 용의 군단의 그 과학자 녀석이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피조물. 그런데… 목적을 벗어난 것도 정도가 있지. 우리조차 경악했어. 그 ‘겟 어빌리티’능력.”
“몸을 잠깐 만진 것만으로도 그 특성을 얻고 힘까지 상승한다. 그건 이치를 완전히 벗어난 능력이야. 칼바크가 말한 ‘또 다른 재앙’에 대해서는 좀 신경 쓰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녀석은 너무 위험해. 만든 녀석조차 어떻게 된 건지 모른다고 할 만하지.”
“그리고 그 애가 나중에도 인간의 편에 설까? 머릿속이 아주 뒤죽박죽일걸? 가족하고 살고 싶은데 세상이 자신을 짓누르고 있다는 걸 말이야.”
그러면서 애쉬가 손을 뻗더니 트레이너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래… 하지만 넌 결국 거절하겠지. 그럼 우린 다른 선택지를 고르면 돼.”
“자청인가? 그 아이… 무기를 사랑하고 있지? 꺄하하☆ 정말 재미있는 아이야.”
그러자 트레이너 곁에 있던 하피와 레비아까지 깜짝 놀랐다.
“당신들 설마 미스틸을…”
“여차하면 우린 그럴 수도 있다는 거야…”
하피가 재확인으로 물은 말에 더스트가 대답했는데…
“그러기만 해 보세요.”
“……?”
더스트가 ‘뭐야?’하는 반응을 보일 때…
“당장에 제 안의 짐승으로 당신들을 죽일 테니까!!!!”
조용히… 하지만 이게 정말 레비아가 말한 건지 의심이 될 정도로 말이 무척이나 살벌했다.
그러자 하피가 조용히 레비아의 어깨에 손을 얹어 진정하라고 한 뒤…
“당신들이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펠롭스가 당신들의 능력을 손에 넣을까봐… 아니 아마 그렇게 해서 따라오는 상황이 문제인거죠?”
처음으로 애쉬와 더스트의 표정이 굳었다.
“물론 당신들의 힘이라면 끝내 펠롭스를 죽일 수는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 만큼 당신들한테 반드시 손해가 올 거에요. 그 뒤에 데이비드가 당신들을 가만히 둘리 없죠. 당신들의 목적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데이비드가 어떻게 되기를 기다리는 것 같으니까.”
“도둑주제에…”
애쉬가 하피를 죽일 기세로 쏘아 보았다.
“도둑이라서요. 그리고 우리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애쉬는 천천히 트레이너에게 압박하는 힘을 해제했다.
“네 녀석들이 과연 끝까지 지킬 수 있는지 보자고.”
“반드시 없애 버릴 거야.”
애쉬와 더스트는 그렇게 경고하고 사라졌다.
-----------------------
“그 **들 진짜…!!!”
올라오는 울분을 손에 쥔 돌맹이들을 가루로 만들고 있는 펠롭스.
“하지만 그 만큼 너의 힘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트레이너 아저씨는 울프팩 팀에 있었다면 애쉬와 더스트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거라도…”
“모른다. 자세히 아는 사람이라면 녀석들과 정면 대결이 가능한… 서지수뿐이지.”
“할머니밖에 모르는 구나.”
“트레이너 씨의 상황까지 종합해 봤을 때, 애쉬와 더스트가 구체적으로 두려워하는 건 아마 네가 그 둘의 힘과 정보를 얻는 걸 껄끄러워 하고 있는 것 같아. 더군다나 애쉬와 더스트는 데이비드에게서 뭔가를 노리고 있다면… 현 상황은 매우 아슬아슬하구나.”
“저… 수업 받으러 갈게요.”
우울한 말들에 펠롭스는 기분이 완전 내려간 채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능력으로 만든 괴상한 정원의 바위에 걸터앉았다.
“매우 우울해 보이시는 군요.”
“……쇼그!!”
그제야 조금 전의 인간형 인터페이스에 대해 떠올린 펠롭스 옆에 쇼그가 앉았다.
“수습 요원님도 저처럼 무력함 때문에 고민이 깊은 것 같군요. 이유의 방향은 좀 다르지만 말입니다.”
“네 말이 맞아. 염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내가 평범한 위상능력자였다면 지금 같은 상황이 되지는 않았겠지 하고 생각 한 적 꽤 많아. 감정이 한 순간 쏠리면 지형이 바뀌어 버리고 위상능력자라해도 내가 조금만 힘을 써버리면 어쩐지 날 같은 인간으로 안 보는 것 같고… 더군다나 가족들 말고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이 날 이용하려 하거나 죽이려고 하거나… 이럴 바에는 이런 힘이 의미가 있나 싶어져.”
“저는 힘을 잃어버려서, 당신은 너무 거대한 힘을 가져서 무력한 거죠. 이런 상황이 전 그저 묘하며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너랑 대화한 적이 없었네?”
“제가 처음부터 수습 요원님을 경계한 탓이 큽니다. 당신의 힘은 너무나 큰 나머지 그저 여차할 때의 비장의 패 아니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겨우 이런 상황이 되어서야 이렇게 대화를 나누게 되는 군요.”
“나도 널 그다지 생각하지 않았으니 똑같네. 그나저나 신기하네? 이렇게 너랑 대화를 나누니 마음이 뭔가 덜어진 것 같아.”
“같은 생각입니다. 요원님.”
그러다 펠롭스는 다시 한숨을 깊게 내쉰 뒤에 쇼그에게 질문했다.
“쇼그는 신이 있다고 생각해? 만약에… 신이 있다면 묻고 싶어. 왜 나한테 이런 힘을 주었는지… 왜 나는 평범하게 태어나지 못 한 건지 말이야.”
“저에게 묻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는데다가 지금 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요원님은 검은양 팀의 가족이 되었으며 그 힘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에게 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고마워, 쇼그.”
그 모습을 본 베로니카는 김시환에게 수업은 미루는 편이 좋겠다고 말하러 갔다.
------------------------
한편 두 사령관은 애쉬와 더스트가 자청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의논을 하고 있었다.
“미스틸에게 자청이를 붙인다면야 애쉬와 더스트에게서 벗어나기 쉬우니까 동의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좀 붙이면 제 아무리 최상위급 차원종이라 해도 잡을 수 없을 거예요.”
“사실… 이렇게 될 걸 예상했소. 미스틸에 대한 자청이의 감정이 결국 이런 식으로 작용하고 말았군.”
“트레이너씨는 자청이가 미스틸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연애 감정은 임무 수행에 대부분 방해가 될 뿐이라 안 좋게 보고 있소. 다만… 자청이의 정신적 기둥 중에서 가장 큰 기둥이 미스틸이요. 이건 부정 할 순 없소. 그래서 섣불리 건드릴 수도 없지.”
“트레이너씨의 말도 옳지만 자청이는 다르게 작용하리라 생각해요.”
“그럴지도 모르지. 어쨌든 모든 위기 상황을 숙지 시켜서 빠져 나가게 해야 하오.”
“다르게 생각해 보시면 안 될까요? 같이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때요?”
“놈들이 마음먹으면 순식간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말 것이오. 만약에 자청이에게 또 절망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면 아이의 정신 상태는 수습 불가가 되고 말거요.”
“마음만 먹으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서 미스틸과 자청이만 도망가게 해선 상황은 결코 나아지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죽기 살기로 싸운다는 모습을 보여서 쉽게 건드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야 되요.”
“…… 펠롭스도 출전시킬 것이요?”
“물론이죠. 설령 그렇게 해서 돌아오는 타격이 크다고 하더라도 맞서서 싸울 거예요.”
“알겠소. 그럼 일단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지 행동 패턴을 알려줄 필요가 있겠군.”
그리고 류자청과 다른 클로저들까지 불러서 대책 회의를 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모두 알기에 진지하게 임했다.
“이상으로 애쉬와 더스트, 그리고 그 외의 위기 상황에 대한 숙지를 마치겠다. 곧바로 다음 작전을 준비하도록!!”
“쇼그가 직접 가서 주포를 발사 할 수 있게 할 호위 조를 편성할게.”
그리고 트레이너는 잠시 자청이를 따로 불렀다.
“분명 너를 넣을 거다.”
“네…”
“류자청. 나 또한 김유정 부국장의 뜻에는 찬성하는 바다. 자신이 소중하다 생각한 건 스스로 지켜야 되고 또 강해져야 하지. 하지만… 이번엔 상대가 너무 안 좋다. 애쉬와 더스트는 단지 강하고 교활한 차원종이라서 위험한 것이 아니다. 정말 위험한 건… 그 잔혹한 성격이다. 한번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다. 그럼에도…… 할 수 있겠나?”
자청이도 애쉬와 더스트에 관해서 들은 바가 있다.
사람을 마치 장난감처럼 여기고 파괴하는…
심지어 펠롭스조차 그 둘을 상대로 버거워 할 정도의 힘도 가지고 있었다.
그 힘에 대한 두려움만큼 봉이 떨리고…… 멈추었다.
“함께 싸울거에요. 미스틸과, 선배들과 함께!!”
그리고 트레이너는 그런 자청이의 머리를 말없이 쓰다듬어 주고는 호명된 늑대개 팀 대원을 불렀다.
-----------------------------
한편, 데이비드의 진영 측에서는…
‘위이이이이이잉, 철컹 철컹!!!!’
환기성의 손에 의해 완성된 또 다른 저지먼트가 기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네모난 부품들이 일제히 기계음을 울리면서……
======================
대화가 길다 싶은 부분은 '……'표시로 생략했습니다.
오늘도 제 소설을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