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이볼브][석봉] 괴물이 되었어도 먹고는 살아야지. - P -
남자인지여자인지난모론다 2017-05-28 1
"하아...하아..."
어두운 골목길. 쉬지 않고 움직이는 다리. 거칠어지는 숨결. 그리고 그런 나의 뒤를 따라 들려오는 여러 이들의 발소리가 따라붙는다. 갑자기 왜. 이제까지 조용히 있었으면서 왜 갑작기 이들이 움직이는 것이지. 난 모르겠다. 최근에 나타나는 차원종들 때문에?
아무튼간에 지금은 달려**다. 잡힌다면 그곳에 다시 끌려가게 될 것이다. 그것은 절대로 싫다. 드디어 '평범한 삶'을 보낼 수 있었다. 알바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게임도 하고. 모두와 함께 수다를 떨고! 겨우 이런 삶을 얻어냈다고! 이런데서!
"서라."
쿵-
눈 앞에 한 덩치큰 사내가 떨어져내렸다. 그 사내는 한 마디를 내뱉으면서 우람한 근육을 과시하는 듯한 동작으로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사내의 근육이 팽창하며 정장의 소매를 찢어져버렸고 그 팔의 피부에 갑피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는 '골리앗'인가.
난 멈추지않았다. 오히려 몸을 낮추고 더욱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오른 손의 주먹을 꽉쥔다. 사내의 손에도 내 손에도 열기가 모여들어 주황색의 빛을 만들어내고 달려나가는 나의 뒤로 궤적을 남긴다. 뒤에서 따라오는 이들도 속도를 높이는 것 같다. 저 앞의 사내가 시간을 벌면 앞뒤로 협공인가?
"...나도. 언제까지 쫓기고만 있지는 않아!"
카가각-
"흡!"
내가 근접하자 손을 내리치는 사내. 나는 그대로 발로 바닥에 호선을 그리며 몸을 돌렸다. 자연스레 사내의 주먹을 피해 나의 주먹을 옆으로 휘두른다. 마치 둔기를 휘두르듯이 처음부터 노리고있던 사내의 옆구리를 향해서. 사내의 주먹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내 주먹은 그 사내의 옆구리에 닿았다.
"으크억-?!"
쾅!
"너희들은 모르겠지. 난 언제까지고. 겁쟁이로만 있지는 않는다는걸."
허세다. 지금도 내 심장은 벌렁거리고 있다. 두렵다. 이렇게 싸우다가 내가 주체하지 못할까봐. 나에게 옆구리를 강타당한 사내는 그대로 벽에 부딫히며 커다란 소리를 내며 주르륵 미끄러져내렸다. 입에서 피를 토해내는 사내의 모습에 나는 순간 흔들리고 말았지만 지금은 그래서는 안된다. 발소리가 지척까지 다가왔다.
"...도망은...이이상 무리일 것 같네."
양 주먹을 쥔다. 거칠던 숨결은 이제 무시하지 못할 열기를 내포하고 있고 몸 안에서 폭발하듯이 끓어오르는 열기가 느껴진다. 뒤에서 달려오던 평균적인 몸을 가진 세명의 2남1녀들이 보인다. 선두에 선 여성의 몸에서 붉은 전류가 흘러나오면 양 옆의 두 남성은 푸르른 전기가 뿜어져나오고 있다.
파지지직-
"...크라켄 둘에 엘더 크라켄 하나인가..."
그들은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무표정이었다. 나는 직감했다. 저들의 눈은 죽어있을 거라고. '그들'이 나 하나 잡는데에 '자아'를 가진 이들을 보낼리가 없지. 아까울테니. 그저 도망만 치는 골칫덩이를 잡는데에 그런 이들을 보내지는 않겠지. 하지만 이젠 나도 싫어졋어. 이렇게 도망만 치는건.
"...이래도 되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이거하나는 말할 수 있어."
달려오던 이들의 모습이 괴기스럽게 변한다. 그것은 정말 짐승도 차원종도 뭣도 아닌 '괴물'의 형상. 외계에서 왔다던 괴물들. 숨을 내뱉는다. 숨을 내뱉자 불똥이 새어나오고 내 목구멍까지 솟구친 열기가 느껴진다. 그래. '너희들'도 못참겠다는 거구나. 정말 긴 시간을 도망치기만 했지만. 이젠 다 필요없어.
"이젠 그냥 그 녀석들이 주장하는대로 해보려고."
화르르륵-!
솟구친 열기를 내뱉자 화염이 터져나와 달려드는 괴물들에게로 뿜어지고 날 뒤덮는 이형의 뭔가가 느껴진다. 아아. 나도 이젠 몰라. 눈을 떳을때는 그냥 집 침대에 있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