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Remake) (7화) - 지켜주고 싶은 사람 (完)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05-07 1
특별히 할 짓도 없으니
그냥 오늘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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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정신을 차린 나는 몸을 일으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그 무엇도 없는 어두운 공간 뿐이었다.
'분명히 나는 그때...'
"그래... 결국 죽은 모양이군. 그렇다면 여기가 사후세계 같은 곳인가?"
"응, 맞아."
"?"
그때, 뒤에서 어떤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선지 나에게 있어서 무척 익숙하고 포근한 목소리... 나는 냉큼 뒤돌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인하였다. 뒤돌아보자 포니테일을 한 밝은 오렌지색 머리의 청순한 소녀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너는..."
나는 그 소녀를 알고 있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포근한 목소리, 보고만 있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 그렇다... 그 소녀는 내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사람...
"'제이라'...?"
"후훗, 오랜만이야."
나와 제이라는 제자리에 서로 나란히 앉아 대화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상하게도 나와 제이라가 있는 자리에만 모닥불을 지핀 것처럼 밝아졌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지금 제이라와 다시 만나게 되었고 옛날처럼 단 둘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죽었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제이라와 만날 수 있게 된 것이지만, 오히려 죽어서라도 제이라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는 나였다.
"18년만이네. 그래서인지 어느새 아저씨가 다 되었구나?"
"아저씨라니... 뭐, 나이로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후훗, 농담이야. 얼마나 나이를 먹든 너는 너, 아저씨가 되든 할아버지가 되든 나에게는 있어서는 정말로 멋있고, 좋은 남자인걸."
"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이 좋은걸. 뭐, 이제는 나이를 먹진 않을테니 상관없나."
나는 이미 죽었으니 더 이상 나이같은걸 먹을 일은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잘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시 제이라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분명히 기쁜 일인데... 이상하다. 왜 나의 마음 한 구석이 이렇게나 불편한걸까.
"... 저기, 제이ㄹ..."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해?"
"어?"
"그때 나는 '내가 정말 이 팀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기가 죽어 있었어. 그러던 그때 네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지."
[듣자하니 너, 위상력에 각성한지도 별로 안 되어서 제대로 싸울 줄도 모른다지? 그런 녀석이 어떻게 이 울프팩팀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기가 죽어 있을거면 그냥 다시 돌아가. 그런 정신상태로는 임무를 수행할때 자신은 물론 다른 팀원들의 발목을 붙잡게 될테니까.]
물론 기억난다. 그때는 제이라와 처음 만났던 날이었고, 내가 처음 만난 제이라에게 다짜고짜 마음에 상처가 될 말을 한 때였으니까. 기억하고는 있었지만, 왠지 제이라가 먼저 그 얘기를 꺼내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따끔거렸다. 설마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
"솔직히 말하면 꽤 상처받았어. 위상력에 각성한지도 얼마 안되고 전투 경험은 전혀 없어서 약한것은 물론이고 어리숙한 내가 최전선에서 활약을 펼치는 팀에 갑자기 들어가게 되면 주변에서 불평을 듣게 될거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갑자기 나한테 다가와서 그런 말을 했으니까."
"그건... 미안..."
역시 초면부터 상대에게 갑자기 그런말을 듣게 되면 누구라도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제이라가 이어서 한 말을 듣고 제이라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말이야. 동시에 기쁘기도 하였어. 말은 그렇게 했어도 처음 보는 나에게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다가와서 어떤 말이든 말을 걸어주었다는 것은 나에게 신경을 써주었다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왠지 나에게는 네가 나를 걱정해서 해주는 말처럼 들렸었어."
"제이라..."
"그리고 생각했어. 이 아이는 나와 달리 이때까지 최전선에서 수많이 싸웠고, 또 그만큼 힘들고 괴로운 일들을 겪었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경험을 겪게 되는것을 바라지 않아서 그런 말을 한 거라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너의 곁에서 모든 힘들고 괴로운 일들을 같이 겪고 서로 받쳐주는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결심했어."
"그만... 더 이상 말하지 말아줘... 그 이상 말하면... 나 자신을 절대 용서 못할 것 같아..."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제이라는 그때의 나 자신조차 몰랐었던 나의 진심을 알아차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처음 만나고 완전히 남남인 나의 친구가 되어 계속 나의 곁에 있어주겠다 결심하고, 그 결심대로 정말로 항상 나의 곁에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 그녀였기에 더없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에게 환멸을 느꼈다.
"네가 나의 친구가 되어 계속 곁에 있어주겠다고 결심했던 것처럼... 나는 무슨일이 있어도 그런 너를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스스로에게 맹세하였어. 하지만 나는... 내 몸만을 걱정하다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너를 지키지 못했어... 최저의 남자야...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뭐...? 그건... 아까전에 말했잖아. 나는..."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유가 뭐가 되었든간에 네가 나를 지켜주려 했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잖아? 나는 그것만으로도 기뻐. 아니, 오히려 나는 네가 살아있어줘서 정말로 고마웠어."
"그게 무슨..."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그때 나의 몸 같은건 생각하지 않고 모든 힘을 다했더라면 제이라를 지킬 수 있었는데도 나는 그러지 못했다. 아니... 안했다. 그 결과, 제이라가 죽게 되었다. 그런데도 어째서, 제이라는 나 때문에 죽었는데도 어째서... 오히려 자기 대신 내가 살아있어줘서 기쁘고 고맙다고 말하는걸까. 어째서...
"만약 네가 나를 지키고 나 대신에 죽었다면, 오히려 나는 죽고 싶을 만큼 슬펐을거야. 네가 나를 소중하게 여겨준 것처럼, 나 또한 너는 나에게 동생과 마찬가지로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죽었다고 한들, 네가 무사히 살아있어줘서 정말로 기쁘고 고마워."
"제... 이라..."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어. 현실에서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다해도, 나에게는 네가 마음속으로 혼자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네가 슬퍼하고 괴로워하면 나 또한 똑같이 슬프고 괴로워. 그러니까 스스로 자신을 나무라며 슬퍼하고 괴로워하지 말아줘."
"크... 흐윽..."
제이라의 말에 나는 조금씩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고, 제이라의 여린 몸에 안겨 그동안의 스스로에게 느껴왔던 죄책감, 그리고 슴픔과 괴로움, 그 모든 것들을 전부 쏟아내며 통곡하였다. 제이라는 그런 나를 어머니가 아들을 안아주는 것처럼 자신의 여리지만 따뜻한 품속으로 껴안아주며 나의 통곡을 전부 받아내주었다.
"고마워... 제이라... 정말로 고마워... 이런 나를... 받아들여줘서..."
"고맙기는... 나야말로 고마워... 비록 잠깐뿐이지만, 다시 너와 만날 수 있게 해줘서..."
"... 뭐? 잠깐뿐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 이제 다시 헤어질 시간이야..."
지금 내가 잘못 들은걸까? 다시 헤어질 시간이라니. 나는 이미 죽었다. 그러니 이제 현실세계가 아닌 이곳에서 제이라와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이라가 갑자기 다시 헤어질 시간이라고 말하자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워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었다. 하지만, 제이라는 내 물음에 답하지 않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나에게 다른 질문을 하였다.
"헤어지기전에 한 가지만 물어볼게. 지금의 너는 나처럼 반드시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
[제이씨...! 제이씨!]
'이 목소리... 그래... 지금의 나에게도 아직...'
"있어... 너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그렇구나. 정말로 잘됐어. 그럼 이번에는 지켜주고 싶은 그 사람을 꼭 지켜줘. 물론, 그와 동시에 항상 그 사람의 곁에 있어줘야해. 이건 나의 마지막 부탁이야. 알았지?"
"제이라..."
"그럼 안녕... 내 동생을 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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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흑... 흐흑..."
"하피, 이제 그만 진정해라. 그리고 힘들겠지만 사실을 받아들여라. 제이는 죽었다..."
"제이씨... 제발...! 눈을 떠주세요... 부탁이에요... 제발..."
'하피...'
"의사선생... 뒷일은 맡기겠소."
하피는 여전히 제이의 몸에 얼굴을 파묻고 슬피 흐느끼고 있었다. 트레이너도 마음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지만, 변치 않을 현실이라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의사에게 제이의 사후 처리를 맡겼다. 의사는 사후 처리를 하려고 우선 제이의 안면에 부드러운 수건 한 장을 펼쳐올리려 하였다. 그런데 그때,
화륵...
"...?!"
제이의 가슴 정중앙에서 푸른빛의 작은 불씨가 생겨나며 수술실 전체를 밝게 비추었다. 그리고 그 푸른빛의 작은 불씨는 유령이 벽을 통과하는 것처럼 천천히 제이의 몸을 통과하여 그 속으로 들어갔고, 순간적이었지만 제이의 전신을 한 번 푸른빛으로 발광시키고 사라졌다. 갑자기 그런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형님, 지금 뭘 하신거죠?]
[음... 간단히 말하면 일종의 '보험' 같은 거랄까? 동생격인 너한테 이 정도는 해줘야지. 음... 사실대로 말하면 너는 지금 예전보다 매우 약해져있는 상태야. 그렇기 때문에 언제라도 지금과는 다르게 위험에 처할 상황이 많아질 수도 있겠지. 그때가 되서 일이 잘못되어 너에게 큰일이라도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그런거야.]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한 가지만 명심해둬야 할 것은 보험이라고 해도 딱 한 번 뿐이야. 그 이후에는 모두 너에게 달린 일이야. 알았지? 그러니 그때가 오면 마음 단단히 먹어두도록 해. 뭐, 너라면 문제 없을거야. 그럼 나는 이만... 지수씨를 잘 부탁한다. 그리고...]
삐... 삐...
"!!!"
모두가 놀라고 있던 그때, 분명히 멈췄을터인 제이의 심장이 아주 조금씩 약하게 뛰기 시작하였다.
"심장이 다시...!"
제이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자 의사와 간호사들은 놀라면서도 재빨리 제이의 상태를 다시 살폈다. 제이의 상태를 살피자 의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돼...! 이미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던 몸이... 지금 이 상태라면...! 뭣들 하고 있어! 수술을 시작한다!"
"제이씨가... 살아나신 거에요...?"
"믿을 수가 없군..."
"다행... 이다..."
하피는 제이가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안도감이 몰려왔고, 곧 전신에 모든 힘이 풀리며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하피!... 신경쓰지 말고 수술을 시작해주시오. 제이를... 부탁하겠소."
트레이너는 쓰러진 하피를 부축하고 제이가 무사히 회생할 수 있기를 바라며 수술실 밖으로 나왔다.
이틀 후
환자실
"... 여... 긴..."
"제이씨!!!"
"크아악?!"
그 뒤로 이틀이 지났다. 제이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병상에서 꼬박 이틀동안 잠들어 있었다. 이틀이 지난 지금, 제이는 천천히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제이를 진심으로 반겨주는 이가 있었다. 바로 하피였다. 하피는 제이가 깨어나자마자 온 몸으로 제이를 반겨주었다.
찌릿- 찌릿-
"으극!"
"앗! ㅈ, 죄송해요..."
아무리 기적적으로 다시 회생했다고는 해도 제이는 여전히 중상을 입은 상태인 몸이었기 때문에 하피가 제이를 꽉 껴안은 순간 제이는 아직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정신이 번쩍드는 통증을 느꼈다. 하피는 깜짝 놀라 얼굴을 잔뜩 붉히며 즉시 제이에게서 몸을 떨어트렸다.
"으윽... 온 몸이 아프군... 그보다 여긴..."
"병실이에요. 제이씨는 그때부터 이틀동안 계속 여기에 누워있었어요."
"그렇나..."
'제이라...'
"그보다 제이씨..."
"?"
하피는 평소에는 찾기 어려운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물쭈물거리다가 귓속말을 하는 것처럼 작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살아있어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
[살아있어줘서 정말로 고마웠어.]
"하하..."
살아있어줘서 정말로 고맙다라는 말에 제이는 잠깐동안 하피를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짧게 웃었다. 제이가 갑자기 웃자 하피는 자기가 어울리지않게 이런말을 해서 웃긴 줄 알고 더욱 부끄러워하였다.
"ㅇ, 왜 웃으시는 거에요... 이런 말까지 했는데..."
"아니, 그냥... 역시 자매라고 해야하나 해서 말이야. 언니랑 똑같이 말하는군."
"네...?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죠?"
자신의 언니인 제이라가 했던 말을 그대로 똑같이 말했다는 대답에 하피는 어리둥절하였다. 제이는 자신의 심장이 멈추고 죽어있던 도중에 겪은 일들을 말해주었다.
"믿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제이라를 만났어. 그리고 나한테 이렇게 말해주더군. 이유가 뭐가 되었든간에 네가 나를 지켜준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그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오히려 이렇게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그러니까 스스로를 나무라며 슬퍼하고 괴로워하지 말라고..."
"언니가..."
"그리고 또 이런 부탁을 했지. 이번에는 꼭 지켜주고 싶은 사람을 지켜주라고. 그와 동시에 자신은 항상 그 사람의 곁에 있어달라고 말이야. 내가 지금 가장 지켜주고 싶은 사람은... 바로 너야."
"제이씨...?"
"지금 이 자리에서 약속하지. 지금 이 순간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반드시 지켜주겠어. 그리고, 언제나 항상 곁에 있어주겠어. 이건 너의 언니인 제이라의 부탁이면서도 동시에 나 자신이 스스로 결정한 일이야. 그래도... 괜찮겠어?"
"... 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에요, 제이씨... 그야 물론... 괜찮고 말고요... 저 지금... 기뻐요... 정말로..."
하피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다시 한 번 제이의 품속에 껴안겼다. 제이는 어느샌가 몸의 통증은 전부 잊고 자신의 품속에 껴안긴 하피를 감싸주었다. 이로써 둘 사이에 조금씩 특별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저기... 제이씨..."
"?"
"혹시 괜찮다면... 이제부터 '오빠'라고 불러도 될까요?"
"푸으읍! ㅁ, 무,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그야... 저의 언니가 제이라 언니가 제이씨는 그 제이라 언니의 연인이잖아요? 그럼 결국 저한테는 오빠가 되는게 아닌가요?"
"ㅇ, 아니...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도 뭔가 좀..."
"평소에는 오빠소리 듣고싶어 한다고 들었는데, 꼭 그런것도 아닌 모양이군요? 그럼 '오라버니'는 어때요?"
"읏... 오빠든 오라버니든... 그건... 생각 좀 해볼게..."
"후훗..."
'역시 재미있는 사람이라니까...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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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라오프라는 자, 죽은 모양이더군요."
"그런 놈이 죽든말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데이터지. 기왕이면 좀 더 날뛰어서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고 싶었지만... 뭐, 상관없어. 이미 이쪽은 충분한 데이터를 얻었거든. 이제 다음은..."
"저... 갑작스럽지만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뭐지?"
"저와 처음 만났던 때... 기억하시죠?"
"......"
"... 분명히 그때 다른 일족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저를 도망치게 해주셨잖아요?"
"그래... 그랬지. 그래서 물어볼 거라는건?"
"...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그랬어요. 저는 이만 물러갈게요. 필요하실때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표정이 안좋아 보이는군. 뭐... 언제나 그랬지만. 하지만 지금은 평소보다 더 표정이 좋지 않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소?"
"기억하지 못하고 계셔요..."
"?"
"저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냐고 여쭤봤는데... 기억하지 못하고 계셨어요..."
"...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오?"
"글쎄요... 저 자신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왠지... 쉬고 싶어 졌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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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요즘들어 클저 너무 질리네...(그래도 슬비 때문에 접을 수가 없다...)
옵치도 솔큐하면 더럽게 재미없고...
에혀...
그냥 공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