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 '오해' 그 이후 데이트, 세 번째 이야기.
mpi 2017-02-23 5
“아 정말 맛있었어, 이세하 너는 어땠어? 좋았어?”
자신은 맛있게 먹었지만 행여나 자신‘만’ 맛있게 먹은 것이 아닌지 조금 걱정되기도 한 이슬비였다. 때문에 이세하에게 자신들이 먹었던 딸기빙수가 어땠는지 질문하자 이세하는 그 질문을 듣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바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엄지를 척 올린다.
“응, 굉장히 맛있더라. 새콤달콤하고.. 뭐 여러모로 좋았달까?”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들은 지금 빙수집을 나와 다시 공원을 빙 둘러보며 나란히 걷는 상태. 뜨겁기만 한 햇살 속에서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은 마음을 굉장히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어 주었다.
데이트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의 시간이었지만 마음만큼은 이미 충분한 만족감을 얻고 행복에 꽉 찬 상태였다.
하지만 여기서 행복을 더욱 더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의 자신감만이 필요하다.
“이제 뭐할까?”
“음...”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슬비 쪽이었다.
하지만 그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이세하의 태도. 그런 이세하를 보며 이슬비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스마트 폰을 꺼내 들더니 이것저것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좋아, 이 근처에는 여러 즐길 수 있는 것들이 풍부한 것 같아. 저쪽 골목길에는 지금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파는 듯 하고, 오른쪽으로 쭉 가면 1년 뒤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행사도 있는 것 같아. 또 별들을 더 좋게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응, 이곳은 밤에 가면 될 거 같네.”
“....대단하네”
리더의 습성은 데이트 중에서도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리더로서 이런 행동을 철저하게 보여주며 모두를 떠맡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지금은 리더가 아닌 이세하에게 있어서는 그저 다정한 연인일 뿐이다.
그녀에게 짐을 떠맡게 할 수 없다. 자신이 리드 해야/한다.
“일단 그 전에 저쪽에 먼저 가보자.”
“응?”
이세하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자그마한 인형 뽑기 기계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건물 안.
“갑자기 인형.. 이라니?”
“네가 좋아할 만한 게 있어서 그러지. 자, 어서 따라와.”
강제였지만 그렇다고 거친 것도 아닐 정도로 이세하는 이슬비의 손을 잡고는 인형 뽑기 건물 안으로 직진하였다.
이슬비는 당황하며 그가 자신의 손을 잡고 끌어주는 곳으로 얼떨결에 같이 따라 가 버린다.
건물 안으로 도착한 이세하와 뒤따라 들어온 이슬비.
이세하는 바로 옆의 인형 뽑기 기계를 손으로 툭 툭 치고는 미소 지으며 말한다.
“여기, 네가 좋아하는 거 있지?”
“...!”
이슬비는 이세하가 가리킨 쪽으로 시선을 옮기고는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로 놀라버린다.
그 안에는 작고 매우 통통하여 귀여움의 극치를 달하는 ‘펭귄’인형이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ㅅ, 세하.. 세하야...”
“하하하”
기대 이상으로 기뻐하는 이슬비를 이세하는 바라보며 만족감에 차 웃음을 짓는다.
“자. 여기 돈. 네가 뽑아 봐.”
“.....응”
그가 건네주는 돈을 받고는 침을 꿀꺽 삼키는 이슬비였다.
조심스럽게 그 돈을 인형 뽑기 기계에 넣고는 띠리링~ 하며 시작되었다는 기계음이 울리자 매우 집중한 듯 펭귄 인형에 눈을 떼지 않은 체, 정확하게 조작키를 움직여 펭귄 인형 바로 위에 집게가 떨어지도록 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슬비는 당연히 뽑을 수 있다고 확신 지었지.. 만
“어!?”
휭~ 집게에서 힘없이 흘러내리는 펭귄 인형. 당연히 실패다.
“...”
“아쉽네.”
영혼이 담기지 않은 말투로 그녀를 위로해보는 이세하였지만 이슬비는 고개를 푹 떨 구고 아무 말이 없는 상태였다.
정말로 상심한 듯 보여서 이세하는 다급히 이슬비에게 지폐 몇 장을 더 주며 다시 한 번 해보라고 권유하자..
“반드시, 뽑고 말거야.”
그 지폐를 받고서는 바로 인형 뽑기 기계에 넣는 이슬비였다.
띠리링~
하지만 현실은...
실패, 실패, 실패, 실패만을 반복해버리는 그녀였다.
“어째... 서....”
절망에 빠진 이슬비, 인형 뽑기 기계를 앞에 두고 주저앉아 버린 그녀의 모습이 우스웠는지 이세하는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미안해, 세하야.. 나에게 돈을 주며 그렇게나 기회를 얻게 해주었는데.. 나...”
간단히 즐기려고 하는 것인데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는 이슬비의 태도.
그 정도로 저 안에 있는 펭귄인형이 갖고 싶었다는 것이라고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 안에 펭귄인형이 그렇게 갖고 싶은 거야?”
“응..”
애초에 이슬비 본래의 성격이었다면 돈을 건네도 절대 함부로 받을 성격이 아니다.
하지만 방금 인형 뽑기에서는 흔쾌히 받아들이고 바로 뽑기를 해버리는 것을 보자면.. 그녀가 펭귄인형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은 어쩌면 이세하의 생각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이 귀엽다.
“내가 뽑아줄게, 잠시만.”
“어?”
주저앉은 그녀의 머리 위로 이세하의 손이 뻗어지고 돈이 추가된 뒤, 조작키를 움켜잡았다.
띠리링~ 하는 순간 부드럽게 집게가 흘러가더니 펭귄 인형 정 중앙에 집게를 내리는 데 성공하였다.
테크닉이 따로 있는 것일까. 이슬비와는 다르게 아주 쉽게 올라와 결국 뽑는데 성공하는 이세하.
“!?”
“자.”
뽑은 펭귄 인형을 한 손으로 이슬비에게 건네는 이세하.
이슬비는 그가 건넨 펭귄 인형을 두 손으로 잡고는 꽈악, 안아버린다. 아 물론 펭귄 인형을 말이다.
“고마, 워...”
“됐거든. 기뻐하니 다행이다.”
감사의 인사 대신 천천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이세하.
이런 상황은 이슬비에게 있어서 당연히 낯선 상황. 잠시 몸을 뒤로 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품에 꼬옥 안긴 펭귄 인형을 보며 그런 마음은 단숨에 접는다.
“나 참, 함부로 쓰다듬지 마.”
대신 싫지 않은 투정을 부린 체 미소 짓는 이슬비였다.
/////////////////////////////////////////////
가볍게 보라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라 많이 짧네요..
ㅎㅎ... 얼른 신지역 가고싶다.
오타, 지적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