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까지 임무를....

그레이트솔드 2017-02-15 0

"어머, 이슬비. 아직도 일하고 있었구나."

 

순찰을 도는 도중, 낯 익은 목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분명 예전에 차원종 무리를 이끌고 내려와 침공하고,

 

클로저들한테 격퇴 당한 뒤 원래의 차원으로 되돌려 버려진 애쉬와 더스트인듯 하다.

 

"...당신들이 여긴 무슨 일로 오신거죠? 분명 다시는 침공하지 않겠다ㄱ....."

 

"침공이 아니라 대화나 할까 하고 온거지. 인베이드가 아니라 토크."

 

"야간 순찰 중이라 잡담 할 시간 없습니다만. 한가할때 하도록 하죠."

 

"헤에...? 어째서 계속 순찰이나 돌고 있는건데? 순찰에 대한 무슨 의미라도 있나?"

 

예상 외의 질문이었다.

 

"......"

 

"대답해 주었으면 한데."

 

평소엔 장난기 던지는 녀석들이, 갑자기 진지한 말투로 진지한 질문이라니.

 

적잖아 당황해 질 수 밖에 없었다.

 

"클로저의 임무는, 차원종의 습격에 맞서 도시를 보호하고...."

 

"자신을 속이는 것 쯤은 그만하지 않을래? 주위를 봐. 이게 너가 지킬 도시인지."

 

주위엔, 예전의 생기 넘치던 도시와 거리가 아닌, 그저 허**판 이였다.

 

선진국의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아닌,

 

오랜 세월동안 차원종의 습격에 시달리고 나라가 붕괴되고,

 

결국 국민들 까지 떠나 더 이상 생물체가 남아 있지 않는 대한민국이였다.

 

"나라가 붕괴되고, 지킬 사람들이 떠나가도 클로저의 임무는 임무입니다."

 

"허**판에 모래바람이 불어오는 황무지를 지키는게 네 임무라고?

 

정신 차려 이슬비. 임무는 끝났어. 결국 끝나 버렸다고.

 

네 동료들과 상사는 죽었고, 이제 너 홀로 지킬 것도 남아 있지 않은 곳을 지키고 있단 말야."

 

"....."

 

"제안을 하지 이슬비"

 

애쉬가 앞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우리가 네 임무를 마치게 하고 편안하게 해 줄게."

 

"거절하겠습니다."

 

동료들과 도시를 구하지 못하고 홀로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과,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미련이, 그녀의 마음을 닫고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전... 끝까지 임무를 수행하다가 가겠습니다."

 

죄책감과 미련이 그녀의 확고한 의지로 변하게 되고,

 

설득으로 그녀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는걸 알게 된 애쉬 일행은,

 

"알았어... 그럼 필요할때 와 주지."

 

라는 말과 스스로 차원을 넘어 돌아갔다.

 

그녀는 다리가 풀렸는지 말라 비틀어진 나무 그루터기에 털썩 걸처 앉았다.

 

모래바람이 흩날리는 도시 한 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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