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린이 더스트에게 시달린 세하를 보살필뿐인 이야기
사일로시빈 2015-02-06 14
"이세하, 이제 일어나는 거야? 정말 허약하기 짝이 없구나. 하지만 그런 쓰레기같은 점, 싫지 않아."
"......하? 더스트?"
부엌이 좀 소란스럽게 여겨져서 방구석에서 기어나오니 눈에 익숙한-하지만 정말 싫어하는-존재가
눈에 유리조각처럼 밟힌다.
달빛을 곱게 잘라낸듯한 은발이 허리 아래로 미끄러지고, 붉은 아이라인이 칠해진 매서운 눈은 차원을 꿰뚫는 듯하다.
고요한 호수처럼 거기 서있는 이름없는 군단의 군단장께선 예의 그 복잡한 드레스 위에
어째선지 병아리가 그려진 앞치마를 두르고있다.
그녀가 국자를 든 상태로 고개를 기울이며 도도하게 묻는다.
"신부한테 아침부터 너무 매정한 거 아니니? 정말 나빠."
"뭐? 신부? 니가? 아니아니, 너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내 건블레이드는!? 엄마?!"
"골사나워 이세하. 그리고 네가 무기를 챙긴다고해서 그 형편없는 위상력으론 지금 나를 이길 수 있을리가 없잖니?"
"뭐하러 왔냐고."
"간밤에 너무 격렬해서 기억이 소실된 모양이구나. 너와 나는 부부야."
".....하아?!"
너무 어이가 없어서 볼을 꼬집어봤다. 하나도 아프지 않잖아.... 역시 꿈이잖아!
"좋아. 여기서 잔다. 여기서 자면 반대편에서 일어나겠지."
"설마 아침부터 된장국은 좀 그랬니?"
"아니 된장국이라니. 그 더스트가 된장국이라니. 꿈이라고 해도 너무 ** 거 아니냐."
더스트는 국자 끝에 입술을 대며 가만히 이쪽을 응시했다. 슬쩍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렇구나. 아침인사를 안 해줘서 심술을 부리는 거지? 정말 나쁜 아이라니까."
"아침인사는 뭐야. 너랑은 절대 안녕 못한다. 우리 엄마는 어디 갔어? 널 허락했을리가 없다고."
"그때 참 큰일이었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진 차원종을 며느리로 들이지는 않겠다 해서 눈에 흙을 부어줬지."
"넌 꿈 속에서까지 성대하게 미치는구나."
"나를 위해 흙을 퍼다 준 너에게 다시 한번 반하고 말았어."
"난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좌절하고 있는데 산뜻하게 그림자가 다가든다. 피할 새도 없이 입술이 겹쳐졌다.
어째선지 신경에 하나하나 새겨지는 입술의 주름에서 은방울꽃 향기를 느꼈다.
더스트가 혀로 살짝 입술을 축이며 요염하게 눈을 치켜뜬다.
"어머, 혀가 들어가는 편이 좋았어?"
"꿈이다... 절대로 꿈이야..."
"당연히 꿈이지. 꿈이니까 좀 더 욕망에 충실한 편이 어때?"
"너하고는 절대로 싫어. 지금 당장이라도 공파탄을 먹여줄 거야."
"그건 유니온식 마사지니?"
천진하게 대꾸하던 그녀가 무슨 짓을 했는지 세상이 기울어진다.
몸이 안 움직인다샆더니. 어느새 배 위로 자그마한 몸을 끌어올려 올라타있다.
갸름한 턱선을 따라 쇄골에 그림자가 고인다.
이쪽을 목을 조르듯이 쥐고서는, 귓가에 젖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어제 하던걸 마저 하자."
"뭐, 뭐, 뭐, 뭐를..."
"당연히 제 3위상력을 가진 존재를 만드려면 너랑 내가..."
"꿈이라고 단어선택이 너무 거침없잖아."
"괜찮아. 앞으로도, 언제까지고, 넌 내 장난감이니까. 그 정신이 조각조각 잘라질 때까지, 절대로 놔주지 않을거야-"
그리고 더스트가 새빨간 입을 벌리는 순간 뒤에서 마치 피리소리처럼 날카롭게 증기가 치솟는 소리가 들려온다.
더스트가 칫, 하고 혀를 차는 순간 불길이 치솟았다. 공간이 무너지고, 연극이 끝나듯이 화면이 암전된다.
다시 눈을 뜨니, 대기실 천장이 보였다.
"괜찮니 세하야?"
고개를 숙이자 형광등 불빛을 등져서인지 바다색 눈동자만이 먼저 보인다. 흘러내린 붉은 베레모가 톡 하고 소파를 때렸다.
빛을 받을 때마다 반짝 은색이 되는 잿빛 머리카락을 지닌 이 동글동글한 얼굴의 여성은 오세린.
귀여운 인상에 어울리지 않는 B급 요원으로, 선배다.
"이야....지독한 꿈을 꿨네.... 에? 선배는 왜 여기 있어요?"
"어쩐지 위상변곡률이 높아져서... 아마 고위의 차원종이 정신간섭을 시도한 거 같아."
주변을 둘러보니 창백한 표정의 유정 누나라던지 금방 어디있다 달려왔는지 숨을 몰아쉬는 슬비와 유리가 보인다.
이쪽이 깜빡 기절하듯 잠이 들었고,
위상변곡률이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치솟은게 관측되서 주변에 임시 경계태세가 발령된 모양이다.
세린 선배가 다행히도 텔레패스계 능력자였기에 어떻게든 링크를 끊어냈지만, 늦었다면 정신을 잠식당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후에는 유니온의 과학자들에 의해 정밀검진을 받고 당시 상황에 대한 조사서를 제출해야했다.
더스트가 저를 너무 사랑한나머지 잡아먹으려 했습니다, 라고 말할 순 없었기 때문에
애쉬와 더스트가 나타나서 언제나처럼 이쪽을 회유하려 했다고 약간 가공을 했다.
뜬금없이 엮인 애쉬에겐 미안할 법도 하지만 그런 놈들에겐 전혀 미안할 필요가 없다.
"일단 차원종이 직접 나타나지 않고서도 인간에게 간섭할 수 있단걸 알았으니까 당분간은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게 될 거야."
"게임기랑 충전기만 충분하다면 잘 지낼 수 있어요."
"그리고 보호역으로 오세린 요원이 지원할 거란다."
"....네?"
"그럼 안정될 때까지 좀 쉬고있으렴. 얼굴이 말이 아니구나."
유정 누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보고서를 잔뜩 들고서 떠나갔다.
아니. 나 잠을 못 잤을 뿐이지 제법 멀쩡한 편 아니었나.
정도연 요원은 이럴 때야말로 사이언스가 미래를 개척할 때이며,
자신의 개조수술이야말로 편한한 숙면을 보장한다고 역설했다.
당연히 거절했다. 가끔은 덜 과학적이어도 괜찮습니다.
"음...일단은 고마워요. 정말 어떻게되는지 알았어요."
선배가 두 팔을 붕붕 흔들때 꿀벌같은 소리가 났다.
"아, 아냐! 나도 도움이 되서, 기, 기뻐..."
그리고는 두 손을 꼼지락거리며 바닥을 바라본다. 아니... 그래서야 전혀 대화가 이어지질 않잖아요.
봉긋하게 언덕진 뺨이나 유려한 눈썹등을 볼 때마다 이 사람은 전생에 다람쥐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케이크를 와구와구 볼 안에 모아두진 않을까.
"그, 많이 바빴어요?"
"어? 아, 아냐아냐. 그냥 A급 승급심사건에 대해서 얘기가 좀 나와서..."
"바빴겠네요."
"아, 아니야. 그래도 다들 날 찾아주니까, 기쁜걸..."
"얼마나 저랑 같이 있어야해요?"
"....설마 나는 싫어?!"
각막 안쪽으로 왈칵 호수가 차오른다. 얼른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뇨. 오히려 선배라 마음이 편해요. 일단 진정하세요."
"응.... 그래. 일단 세하가 다시 복직할 때까지만이야. 일단 아는 사람인 내가 지원하는게 편하겠다싶어서..."
"너무 고마워서 껴안아주고싶네요."
"후에?! 어, 음, 그럼....."
선배가 눈을 꼭 껴안고 두 팔을 벌리고 있다. 몸이 바들바들 떨리는게 눈에 보이고있다.
그러면서도 고개는 돌리고 최선을 다해 껴안아주세요하고 어필하고 있다.
이 선배는 정말 무방비하달까, 계속 그러면 남자들이 착각해버리니까 그만둬줬으면 한다.
"서, 선배...?"
"껴안아줘도...되는데?""
"어....그..."
"......?"
마침내 물음표를 한 방울 던지면서 언제까지 기다리게할거야?하고 눈으로 물어온다.
이건 정말로 위험하다. 어쩔 수 없으니 몸을 기울여 안는 시늉을 하자, 살짝 등을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어쩐지 굉장히 따스한 기분이 들어서, 무심코 몸에 힘을 풀게되버린다.
"세하 보기보다 등이 넓네."
"보기보다라뇨."
"맨날 게임한다고 등을 구부리고 있잖아. 그러다 눈 나빠져."
"왜들 이렇게 저한테 엄마같이 구는 걸까요?"
"그건 세하가 아이같아서 그런 거야."
후후 웃으면서 이쪽의 눈가를 엄지로 닦듯이 문지른다.
"이것 봐. 다크써클이 여기까지 내려왔잖아."
"분명 뭔가에게 정기를 흡수당한 탓이 아닐까요...."
이쪽의 목을 조르던 더스트라던가 앞치마를 하던 더스트라던가 애쉬인척 연기하던 더스트라던가....
뭐야 전부 더스트잖아.
"그러고보니까 그 전에도 잠을 잘 못 잤다면서. 연관이 있는게 아닐까?"
"음... 그건 아닐 거 같아요."
그건 유리랑 슬비때문인데요...자꾸 둘 중 하나가 보트를 타고 어디로 가려고 그러더라구요...
저번에는 솔로몬 유정이 판결을 내렸더니 유리가 머리를 갖고 슬비가 몸을 갖고 갔었는데...라는 말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음. 껴안는 베개라던가는 어때? 뭔가 무게감 있는걸 곁에 두고자면 안정되기도 해."
"하나 사는게 나으려나."
"일단은 무릎베개부터 도전하자!"
선배가 탁탁 무릎을 쳤다. 스커트와 오버니삭스 사이로 통통하게 살집이 오른 허벅지가 매끄러운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런 요염함과 별개로 표정은 무척 의욕에 차있으니, 역시 사람이 참 귀엽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아니.... 너무 난이도 높지 않을까요? 저 머리도 뾰족하고..."
"그, 그럼 담요를 깔자."
그제야 얼굴에 새빨갛게 붉히며 주섬주섬 담요를 챙겨 무릎 위에 덮는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 작은 동물같다.
"....어...그럼... 실례를 무릅쓰고..."
담요 너머로도 온기가 전해진다. 바깥쪽을 보고있자니 어쩐지 심장이 빨라진 기분이다.
"그냥 누워있으면 아까우니까 귀를 좀 파줄게."
......귀, 귀를 판다고...?
이건 연인끼리 하는 그런 알콩달콩한 단계의 스킨십이 아닌가? 고등학생 정도라면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아니, 세린 선배는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다. 그런 걸 알지 못할 확률이 크다.
저 모든 행동은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싶다는 순수한 호의에서 기반한다.
괜히 이런 호의를 연심으로 착각한다면 저런 좋은 사람에게 예의가 아닐 것이다.
담담하게 있자... 담담하게...
"세하는 귀가 깨끗하다."
"아무래도 이어폰을 자주 껴서 그럴지도 모르죠."
"기왕이면 뭐라도 나오는거 파는 입장에서 재밌잖아."
"파지는 입장에선 부끄러우니까 참아주세요."
"반대쪽으로 돌아봐."
.......반대쪽이라. 난관이군.
그렇다면 선배를 마주보게 되는 위치. 요원복 너머 정확히 배꼽이 위치하는 곳에 얼굴이 있게 된다.
살짝 숨쉬는 것만으로도 숨결이 닿는 거리다. 나는 비록 둔하지만, 그 정도 분별력은 있다.
"아니, 반대쪽은 괜찮습니다."
"....? 왜?"
"최근에 팠어요."
".....다른 사람이 파주고 그러는 거야?"
어쩐지 눈썹이 갈매기마냥 구부러진다. 지나치게 풀죽은 모습이라 허둥지둥 변명한다.
이 사람은 부쩍 이런 표정을 짓곤 한다. 정말 비겁하다.
나도 귀여운 여자아이로 태어났으면 얼마든지 엄마한테 이런 표정을 지어서 동정표를 살 수 있었을텐데.
"아, 아뇨, 그... 제 귀를 파준 건 그... 선배가, 처음이니까요. 하하."
".........그래."
"....저기, 왜 쓰다듬고 계세요."
"세하는 머리가 복슬복슬하네."
그리고는 헤헷, 하고 웃는다. 역시 심장에 좋지 않다.
"어때, 잘 잘 수 있을 거 같아?"
"아직은 잘 시간이 아니니까요. 일단 게임이나 할까해서..."
"세하는 게임을 너무 많이 해."
"남들하는만큼만 하는 건데요."
"나는 하지 않는걸?"
.......무슨 논리로 빠져나가야할까... 다행히도 충전기를 꼽을 콘센트가 가까이 있었다.
충전기를 연결할동안 또 선배가 주섬주섬 뭘 챙기고 있다. 고개를 돌려보니 어쩐지 사과를 들고있다.
"사과야."
"엄숙히 선언할 주제가 아닌데요."
"나 많이 연습해서 토끼도 할 수 있어."
"오오."
"공작도 할 수 있어."
"역시 너무 연습한 거 같은데요. 그러다 다치는 거 아니에요?"
선배의 손을 살펴보니 엄지와 검지쪽에 반창고가 붙어있다.
"봐요. 과일 같은건 통돌이 MKⅢ에라도 넣고 돌리면 깨끗하게 되서 나오니까요."
어딘가의 바니걸 복장의 연구원씨가 그러면 사과가 물질변환되어버려요!하고 주장하는 환청이 들렸지만 무시했다.
아, 이제보니 선배 손이 곱네.
유리나 슬비는 아무래도 늘 무기를 잡다보니 굳은 살이 박혀있거나,
물집이 잡혀있거나 아직 사라지지 않은 흉터등이 보여서 종종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었다.
".....세하야?"
".....아, 너무 쥐고있었네요."
"손금 보는 줄 알았어."
또 살짝 웃으면서 대꾸해준다. 역시 이런 좋은 사람을 울리는 놈은 용서할 수가 없다.
이쪽이 게임기를 실행하는 동안, 선배는 가만히 앉아 다소곳한 자세로 사과를 깎았다.
이후에는 빙글빙글 뱀처럼 똬리를 튼 껍질을 들고 "봐! 잘했지?"하고 자랑하며 헤실헤실 웃었다.
사과를 마저 자르고는 손끝에 묻은 단물을 핥는 모습이 눈에 띄어서, 얼른 고개를 돌렸다.
"게임은 양손으로 하니 손이 모자르구나."
"그렇죠."
"그럼 받아."
포크로 사과를 찍어 들이민다.
"......"
"나 팔 힘 약해 세하야."
"......으..."
얼른 받아먹었다. 역시 부끄럽다. 아무래도 친구가 아니라 선배다보니, 다른 애들하고 있을 때보다 긴장하게 된다.
게임기가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는걸 보면, 역시 이 모든 건 더스트의 소행이다. 전부 더스트가 나빠.
"너무 신경써주지 않으셔도 되요. 감기걸린 것도 아니고, 전투 중에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그치만, 신경쓰이는걸."
".........."
"........세하니까, 신경쓰는 거야."
"..........."
.....왜 거기서 대화가 끊겼지?! 아니 손가락도 멈췄잖아.
가만히 굳은 채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자니, 선배가 가만히 이쪽 뺨에 손등을 얹는다.
"어라, 세하야, 열나는거 아냐?"
"아뇨....그런 건..."
열심히 눈을 돌리던 그 순간 방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들이 습격해왔다.
"세하야! 몸은 좀 어때?"
"....리더니까, 보러왔어."
익숙한 흑발과 앙증맞게 꼬리를 단 분홍색 머리카락이 시야 위에서 살랑거린다.
나름 문병용이라고 음료수를 챙겨온 둘이 걸어오다가 세린 선배를 보고는 굳는다.
내가 봐도 좀 가깝게 여겨지기는 하는데....
유리가 씨익 웃었다.
"우리 세하 아주 건강해보이네-?"
슬비가 걱정하던 표정을 당장 휴지통에 집어던지고 서늘한 눈길을 쏘아낸다.
"넌 아픈 것도 기회로 삼아서 선배를 희롱하고 있구나."
"희롱하지 않았어, 넌 왜 오자마자 시비냐."
"네 얼굴을 보니 화가 나서."
"그런데 뭘 굳이 보러오냐."
"어쩔 수 없잖니? 네가 건강해지지 않으면 검은 양팀은 결번이 생기니까."
"솔직하게 걱정했다고는 못 하냐?"
"알면서 굳이 물어보는게 악취미라고 생각은 안 하니?"
으르렁대고 있자니 유리가 침대로 뛰어들었다. 화들짝 놀란 선배가 몸을 움츠린 사이 녀석이 이쪽의 머리를 비비듯이 쓰다듬는다.
"짜식 걱정이나 끼치고말야. 이 누나가 왔으니까 안심해!"
느에!하고 기이한 감탄사를 외치던 슬비는 잠시 부들부들 떨다가 경직된 걸음으로 호두까기 인형처럼 다가온다.
"환자한테 뭐하는 거야 유리야. 일어나."
유리가 이쪽을 껴안은채 히죽 웃는다.
"그동안 부족해진 세하분을 충족시키는 거야."
"그런 영양분은 없어. 세하균이겠지."
"슬비도 껴안으면 되잖아!"
".......읏..."
유리가 슬비와 날 같이 껴안는 바람에 머리를 부딪쳤다. 정말 거침이 없구만.
세린 선배는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보다가, 나도 투입!이라는 기묘한 말을 하며 끼어들어왔다.
정말로 머리가 이상해져서 환자가 될 것 같으니까 그만둬줬으면 하는데....
직후에 제이 아저씨가 테인이랑 같이 들어왔다가 넷이 엉켜 하이브를 구성한 모습을 목격하고는,
좋은 시간 되라며 서둘러 퇴장해버렸다.
도망갈 시간에 구해줘 이 아저씨야. 물론 이후에 유정 누나에게 잔뜩 혼났다.
이런 것도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삶이란 마음먹은대로 흐르지 않는 법이다.
"이세하. 그럼 며칠간, 잘 부탁할게."
이로 인해 슬비가 짐을 싸들고 집에 찾아오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겠지.
*
본격 세하 하렘 글뭉치 6탄입니다.
다량의 캐릭터 붕괴가 있습니다.
라노베풍으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전 시리즈는
세하슬비
세하유리
유리세하슬비(1)
유리세하슬비(2)
세하정미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간내서 읽어주시는 분들에겐 언제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