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진 세하와 슬비(번외-이세리)
zpvP 2016-07-25 1
“...죽이세요.”
난 여자의 무기를 목에 댔다.
그러자 여자는 나에게 물었다.
“죽는 게 무섭지 않은 거니?”
난 고개를 저었다.
“죽음이 무섭지 않은 존재가 있을까요? 전 그저 추하게 살고 싶지 않을 뿐 이예요.”
사실 아니야. 난 살고 싶어. 추하게라도 난 살고 싶어.
하지만... 빈다고 해도 죽을 뿐이잖아. 어차피 죽을 거라면 깨끗하게 죽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고 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내 예상과 다르게 여자는 날 죽이지 않았다.
“아니. 안 죽일래.”
난 눈을 크게 떴다. 왜 안 죽이려는 거지? 설마... 날 고문할 생각인 건가?
“고문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죽이세요.”
그러자 여자는 내 눈높이에 맞추고는 말했다.
“내가 딸이 없거든? 아니 정확히는... 차원종이 딸을 끌고 갔어.”
이 여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나에게 저 말을 하는 이유가 뭘까?
가까운 곳에서 자세히 보니 여자의 얼굴에 묻어 있는 피를 없애면 나와 닮아 보인다.
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렇다면... 설마...
“그런데 넌 어릴 때 끌려간 내 딸과 정말 똑같아.”
난 여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했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전 차원종이예요. 당신의 딸일 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말했을 때 퍼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
난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이 없다.
내가 기억이 나는 가장 어렸을 때 난 연구소에서 자랐다.
여러 가지 실험을 당하며 자랐다.
그리고 그 때의 내 머리는 분명... 푸른색. 저 여자와 같은 색 이었다.
“아니. 넌 내 딸이 맞아. 내가 감 하나는 좋거든?
그런데 내 감이 저 아이는 내 딸이다. 라고 말했어.”
난 이번에 말한 저 여자의 말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차원종들이 날 보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인간, 실험체, 그리고... ‘그 여자’의 딸.
이 여자가 내 엄마라면... 그 칭호의 모든 게 설명 된다.
“당신은 정말... 내 엄마인 건가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 것 같아. 내 이름은 서지수야. 알파퀸이라고
불리기도 하지. 네 동생의 이름은 이세하고.”
이세하라는 말에 어떤 기억의 조각이 떠올랐다.
‘누나! 누나아!’
어떤 꼬마가 날 보며 누나라고 부르고 있었다.
‘세하야! 집에 있어! 알았지? 반드시 집에 있어!’
난 차원종들에게 끌려가면서 그 꼬마를 ‘세하’라고 불렀다.
더 이상은 부정할 수가 없다. 이런 기억까지 떠오르는 데 부정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갑자기 엄마라고 부른다면 많이 어색하겠지.
너도 나도 어색할거야. 그러니까 조금씩 시작하자. 응?”
난 그런 여자. 아니 엄마의 말에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제 이름은 세리예요. 당신이 저한테 지어주셨던 이름은 뭔가요?”
그러자 엄마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후훗... 그 녀석들이 이름은 지어주기 귀찮았나 보구나.
이세리. 그게 네 이름이란다.”
그렇게 난 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잃었던 엄마를 3년 후인 8살에 찾았다.
난 엄마의 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지만 모든 게 어색했다.
엄마가 해 주는 요리는 끔찍하게 맛이 없었다.
처음에 먹었을 때는 토를 할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학교... 라는 곳도 어색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죽여야 되는 대상이었던
인간들이 친구하자며 달려드는 것도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요리를 하게 되면서 토를 하거나 헛구역질 하는 일은 없어졌고
몇 년이 지나자 사람들도 익숙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불량품을 없애라는 명이시다. 그러니... 죽어라.”
난 그 말에 화를 냈다.
“불량품이라고? 멋대로 잡아간 게 어디에 누군데?
그렇게 지껄이는 것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죽여 버리겠어!”
그리고 그게 몇 년 전까지는 전우였던 차원종을 처음으로 죽이는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괴로웠다. 전우였던 존재를 내가 없앤다는 거니까.
하지만 몇 번 그들의 습격을 받자 괴로움은 짜증으로 변했다.
자기들이 멋대로 잡아갔으면서 이제는 불량품이랍시고 덤벼드는 게 정말 짜증나고 귀찮았다.
무엇보다 그 때문에 세하가 위험해지는 건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그때부터 날 불량품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하나하나 없앴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들이 날 두려워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것 때문에 웃는 게 버릇이 됐다.
조금이라도 더 무서워 하게 만들기 위해서 웃으면서 죽이는 게
이제는 화날 때마다 웃는 게 되 버렸다.
“이건 좀 괴로울 거야?”
조각내기.
난 크리자리드 바머에 몸을 천천히 조각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 지나자 크리자리드 바머에 몸은 5조각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자... 다음?”
그러자 여러 차원종들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난 그런 차원종들을 하나하나 죽였다.
30분 정도 지나자 100마리가 넘는 차원종들이 전부 피 웅덩이를 만들며 죽어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온 몸에 피칠을 한 내가 서 있었다.
“후우... 이쯤이면 슬슬 안 올 때도 된 것 같은데 말이야?
아아... 귀찮아라... 제발 그만 와라 좀!”
난 그렇게 푸념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그러자 세하는 날 보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뭐야... 또 이꼴로 왔네? 하여간 누나는 어디 나갔다만 오면
이 꼴이니 원... 덕분에 옷이 남아나지를 않는다고.
게다가 몇몇 옷은 오염이 돼서 버려야 돼!”
난 그런 세하의 잔소리를 건성으로 들으며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씻고 들어가라~”
엄마의 목소리에 저지당하고 씻으러 들어갔다.
“네이~”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벌처스와 유니온이 날 찾기 시작했다.
본의 아니게 내 이름이 알려진 모양이다.
아아... 귀찮은 건 딱 질색인데...
하지만 그 대가가 세하의 안전이여서 뭐라고 하지도 못 하고 난 의뢰를 받아 들였다.
우으... 정말이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이 한 몸 바치고
있는 내 노고를 칭찬해주지는 못 할망정!
“누나도 놀지만 말고 일 좀 해봐.”
이런 말은 하지 말란 말이다!
“시끄러워 이놈아! 너야말로 여자친구나 데려와!”
평소에 하는 말을 한 것 뿐인데... 세하의 반응이 이상하다?
“...곧 데려올지도 모른... 헙!”
세하는 뒤늦게 입을 막았지만 이미 들을 건 다 들은상황!
“호오? 말해 봐. 어떤 애야? 우리 세하가 반한 애라니... 설마 남자애는 아니겠지?!”
그러자 세하는 발끈 해서는 크게 화를 냈다.
“아니거든!!!”
난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 언제 한 번 집으로 데려와.”
세하는 그런 내 말을 무시하며 집을 나섰다.
난 그런 세하가 나간 걸 확인하고 오늘도 집을 나섰다.
세하의 안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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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뭐로 할 건지는 정했는데... 엔딩을 결정을 못 했네요...
그러니 골라 주세요!
1.해피엔딩이 최고다 해피엔딩 해라.
2.슬프게 좀 가자. 베드엔딩 가자.
3.하나만 해서 뭔 재미로 보냐-- 그냥 두개 다 해라.
그럼 여러분의 투표를 기다리겠습니다~^^
+추가
참고로 베드엔딩은 슬비가 죽는 거랍니다! 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