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 용서해주세요 - 10. 이적행위 -

Articulus 2016-07-1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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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마찬가지로 국제공항 이후의 스토리는 완전히 작가의 상상력에 근거하므로, 본작의 에피소드와는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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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


  "사정은 잘 알겠소. 녀석이 그런 속셈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도 그에 맞추어 대응할 필요가 있겠지.

  더욱 당신들과 조력할 필요를 느끼는 것 같소. 이제 지시를 내려주시오, 김유정 부국장."

  "좋아요. 데이비드의 행방을 특경대가 감시장비를 동원해서 계속해서 추적중에 있어요. 아직 그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여전히 신서울 안에 있는 것으로 예상되죠. 우선 늑대개 팀은 그를 계속해서 추적해주시길 부탁해요. 우리 검은양 팀은 '스트라이커'를 찾아내는데 집중하겠어요."

  "좋소. 최선을 다합시다. 다만 무리는 하지 마시오."


  트레이너는 그 말을 남기고 강남 GGV를 빠져나간다.

  그와의 대화를 마친 김유정은 자신을 10분 동안 기다리고 있는 검은양 팀에게로 돌아갔다. 그녀가 오기가 무섭게 서유리가 물었다.


  "언니, 정말 세하를, 처리하실 생각이신가요?"

  "유리야, 말했지? 세하가 아니라, 스트라이커라고."

  "언니답지 않아요. 언니는 언제나 우리 검은양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주셨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왜 세하를 없애려고 하는거죠?"

  "나라고 내키겠니? 나도 그를 정말로 구하고 싶어.

  하지만 유니온 총본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걸. 유리야, 공무원이라는 건 상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어. 그게 우리야, 바로 유니온."

  "말도 안돼요.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그대로 서유리는 울어버린다.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기에 그녀는 너무 여리다. 아무리 강남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고 국제공항을 구한 이들이라고 칭송받아도, 그녀는 적을 베는데에 익숙하지 동료를 베는데에는 익숙하지 않다.

  아직도 그녀는 스트라이커 - 이세하 - 를 동료로 생각하기에, 결코 복종하기 힘든 명령이다. 공무원을 꿈으로 둔 그녀가 걸어가야하는 길은 너무나도 매정했다.


  슬비와 미스틸테인이 그녀를 위로했다.

  희망찬 메시지로 그녀의 울음을 그쳐보려고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슬비도 마음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유리를 따라 울어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꾹 참고서 그녀는 리더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 미스틸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는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결코 어린아이로서 쉬운 일이 아닐텐데도.


  김유정은 크게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매정한 명령을 받아야만 하는 그녀의 처지도 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을 명령하는 것도 너무나도 힘들었고, 이렇게 한 때 같은 팀원이었던 그를 보내는 것도 어렵다. 아니 어려운게 아니라, 불가능하다.

 

  총본부는 그것을 무척이나 쉬운 일로 착각하고 있지만, 인간에게는 감정이라는게 있어서 전우애라는 것이 생긴다. 오랫동안 같은 전장을 누비며 강남과 국제공항을 구했던 그들이기에 그 끈끈한 정(情)은 무엇으로도 떼어놓기 힘들다.

  비록 세하가 차원종이 되었더라도, 그것은 인류를 배신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능한 유니온을 배신한 것이다. 그리고 배신이라는 말도 애초에 잘못 되었다. 그는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일 뿐이다. 그저 그것을 죄악으로 바라보는 것은 자신들 - 유니온 - 일뿐.


  제이가 묻는다.

  "유정 씨, 늑대개 팀은 움직이는 것 같은데, 우리도 움직여야하는거 아닌가?"

  "네… 우리도 움직여야죠.

  늑대개 팀은 데이비드를 찾는데 힘을 기울이기로 했어요. 우리는, 세ㅎ, 아니 스트라이커를 찾는데 집중할 거예요."

  "그래, 알겠어. 아이들은 내가 이끌도록 하지. 유정 씨는 들어가서 쉬고 있어.

  그나저나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 전파된거지? 혹시 누님의 귀에도 들어갔나?"


  김유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 민간인들에게까지 이세하가 차원종의 힘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다. 유니온과 정부의 정보통제가 있었기에 가능했겠지. 그리고 이런 사실을 어둠 속에 묻어버리려는 유니온의 처사를 보면서, 제이는 과거에 그가 속했던 팀을 기억했다.

 

  18년 전의 차원전쟁을 종식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던 그들에 대한 보상은, 팀의 해체.

  그것은 유니온의 뜻이었고, 정부의 뜻이었다. 토사구팽이라고 말하면 좋을까? 그것이 유니온의 현실이다. 물론 그도 그 안에 속해있지만.


  제이는 김유정에게 다시 한 번 쉬라는 말을 하고서 울고 있는 유리와 그녀를 달래고 있는 슬비와 미스틸에게 다가갔다. 그들을 잘 이끄는 것이 그의 목적이다. 비록 그는 팀의 리더는 아니지만, 사실상 베테랑으로서 팀을 이끄는 건 그의 몫이다. 여기에서 부정적인 기류를 끊고 팀의 분위기를 갱신하는 것이 바로 그의 임무겠지.


  "모두들, 임무하달이야. 빨리 동생을 찾으러가자구. 동생을 구해야지."

  "아저씨?"

  "이대로 동생이 죽는 건 모두가 원하는게 아닐거아냐? 우리가 한시라도 빨리 동생을 찾으면, 뭔가 뾰족한 수라도 있지 않겠어?"


  제이는 유리의 왼쪽 어깨에 손을 올리고서, 그녀의 어깨를 툭툭 토닥여주었다.

  그의 희망어린 말 때문이었을까, 유리는 우는 것을 그치고 눈물을 손으로 닦아냈다.

 

  "자, 이제 움직여보자고. 대장은 유리와 움직이는게 어때? 나는 테인이와 같이 움직이지.

  대장은 동생이 있을만한 곳을 잘 알거야. 그쪽을 중심으로 수색하도록 해. 나는 동생과 연관이 있던 곳들을 둘러볼테니까."

  "좋아요. 제이 씨의 말대로 하죠.

  유리야, 나랑 같이 가자."

  "응!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꼭 세하를 찾아요!"

  "그래, 그러자고."


  유리와 슬비는 먼저 김유정에게 인사를 한 후에 바로 떠났다.

  그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볼때, 강북 쪽이다. 그들이 강북으로 움직였다면 이제 제이와 미스틸은 강남 쪽을 중심으로 돌 것이다. 부디 어느 한 쪽이라도 걸리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들도 김유정에게 인사를 남긴 뒤 떠나갔다.


  강남 GGV의 거리의 한 가운데 남게된 김유정은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그녀의 휴대폰이 우웅- 하고 약하게 울었다. 아마도 전화가 온 모양이다.

 

  휴대폰을 꺼내서 발신인을 확인한 그녀의 표정이 밝게 바뀌었다.

  그녀가 세하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정도연 박사로부터의 연락이었다. 그녀는 바로 통화를 연결하고서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정도연 박사님! 혹시 방법은 찾으셨나요!"

  "방법은 찾았지만…"

  "찾았지만?"

  "잘 들으세요, 김유정 부국장님. 제가 지금부터 드리는 이야기는 매우 심각한 이야기일테니까요."


  침묵 가운데 정도연의 이야기를 듣는 김유정의 표정이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갔다.

  기쁨에서 절망으로, 무표정에서 놀람으로. 

 


  ◆ 10-2


  "따라오지 말라니까!"

  "안돼요, 나타 씨. 당신을 따라가라는 트레이너 씨의 지시가 있었으니까요."

  "이 아줌마가 언제부터 꼰대의 말을 들었다고 그래!"

  "후후, 그래도 트레이너 씨는 우리 늑대개 팀의 리더니까요."

  "**, 여기나 저기나 굴복하기 좋아하는 놈들밖에 없어! 짜증나, 정말 짜증나!"


  혼자서 짜증을 내며 걷고 있는 나타의 양 옆으로 두 여성이 따라 걷고 있다.

  레비아와 하피로 이름이 지어진 늑대개 팀의 대원들이다. 그들은 강남 GGV에서 빠져나와, 거리를 걷고 있는 중이었다. 한참을 걸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들은 어느새인가 한강 공원 근처에까지 도착했다.


  한강 공원에는 이제 거의 다 진 벚꽃이 마지막 꽃잎들을 바람에 흘려보내고 있다.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다.


  말없이 걷고 있던 레비아가 꽃잎들을 보고 감탄을 흘렸다.

  "우와아아! 정말 예뻐요! 나타 님, 하피 님, 이것 좀 보세요!"

  "그렇네요. 정말 예쁜 걸요? 나타 씨, 여기까지 온 김에 꽃구경이나 하고 가는거 어때요?"

  "흥! 그러든지 말든지!"

 

  저절로 그들의 발길은 공원 안으로 향했다.

  나타는 별다른 감흥 없이 걷는 듯 했지만, 힐끔힐끔 주변을 둘러보면서 꽃이 지는 모습을 구경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하피는 소리없이 그를 비웃었고, 아무 것도 모른채로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계속해서 감탄하는 레비아는 그 누구보다도 즐겁게 꽃구경을 즐기고 있다.


  "와아, 이것 보세요, 나타 님! 꽃잎이 떨어져요!"

  "헹! 그깟 꽃잎이 뭐가 신기하다고."


 

  정말로 평화롭기 그지없는 그 때, 갑자기 나타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졌다.

  그리고 외치기를,


  "레비아, 비켜!"

  "옛?!"




  까앙-

  굉장히 시끄럽고 귀에 거슬리는 격철음이 크게 울려퍼졌다.

  

  "나타 님!"

  "저, 저건!"


  나타와 검을 맞대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이세하였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이세하, 그것은 분명히 그들이 알고 있는 이세하와 달랐다. 비록 옷은 유니온의 정식요원들이 입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지만, 눈동자의 색이 갈빛에서 진한 보라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세하!"

  "…"

 

  나타의 주변으로 보랏빛의 위상력이 모여든다.

  그리고 곧바로 위상력을 폭발시켜 그 일대를 초토화시킨다.


  스트라이커라는 코드네임을 받게된 그 남자는 나타로부터 거리를 두고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건블레이드를 두르고 있는 푸른 빛의 위상력이 서서히 사라진다.


  위상력의 폭발을 거두고서 나타는 그의 적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 차원종이 되었다면서? 뭐가 아쉬워서 차원종이 된거냐?"

  "……"

  "뭐, 잘 됬어! 너를 썰어버릴 수 있는 명분이 생겼거든? 우리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워보자고!"

  "아직이야."

  "뭐?"

  "지금의 실력으로는, 날 쓰러뜨릴 수 없어."

  "헹! 과연 니 몸이 썰리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보랏빛의 위상력과 푸른빛의 위상력이 한바탕 얽힌다.

  두 전사의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지금, 하피가 곧바로 무전기를 들어 트레이너에게 연락했다.


.

.

.

   

  "뭐라고요!? 스트라이커!?

  지금 위치가 강남 한강 공원. 금방 갈게요, 트레이너 씨! 늑대개 팀은 교전을 최대한 피하도록 하세요. 아직 그를 상대하려면 준비가 필요해요."

 

  트레이너로부터 연락을 받은 김유정이 다급하게 무전을 달린다.

  "검은양 팀원 모두에게 전파! 지금 강남 한강 공원에서 스트라이커 발견! 현재 늑대개 팀이 교전 중!

  곧바로 집결 바람!"

  "여기는 이슬비와 서유리. 집결지 도착까지 3분 남았습니다."

  "여기는 제이와 미스틸테인. 집결지까지 10분 정도 소요될 듯해. 최대한 빨리 가도록 하지."

 

  팀원들로부터 받은 무전을 확인한 후, 그녀는 대기하고 있는 특경대의 경찰차에 탑승한다.

  갑자기 차량에 탑승한 그녀를 보고서 어리둥절하는 특경대 대원에게 그녀는 말했다.


  "빨리, 강남 한강 공원으로 가주세요. 급해요!"

  "아, 알겠습니다, 김유정 부국장님."

 

  차량이 출발하기가 무섭게 그녀는 또 다시 어디론가 연락을 취했다.

  휴대폰의 신호음이 몇 번 가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채민우 경정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김유정 부국장님?"

  "강남 한강 공원에서 지금... 큰일이 일어났어요. 위상능력자들이 개입된 일이니, 특경대 경력들을 그곳으로 지원해주세요, 경정님. 시간이 없어요, 최대한 빨리 부탁드려요."

  "예, 알겠습니다! 저도 곧바로 출동하도록 하죠."



  뚝-

  전화가 끊어지자, 김유정은 앞 좌석의 유리창 너머로 비치는 드넓은 도로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곳에 슬비가 도착하면, 곧바로 칼바크 턱스가 알려준 방법대로 자신을 희생하려고 할 것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고 정도연 박사가 알려준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그것이 갖춰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를 맞닥뜨렸으니, 만약 슬비를 설득할 수도 없다. 


  아직 강남 한강 공원의 도착까지 남은 시간은 5분 정도. 슬비나 유리가 도착하는 시간보다 약 2분 정도 더 걸릴 것 같다. 이 짧은 시간동안 그녀는 판단을 내려야 했다. 

  "신이시여, 우리를 버리지 마소서."


.

.

.


  "헉… 헉…"

 

  숨을 고르고 있는 나타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이세하는 공격을 퍼붓고 있다.

  겨우 그의 공격을 흘려보낸 나타가 뒤로 물러나려고 하기가 무섭게, 그는 건블레이드를 땅에 꽂아넣었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일대가 일제히 화염에 휩싸인다.


  "터져라…"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땅을 뚫고 푸른 화염이 치솟는다. 화염이 나타를 뒤덮으려 하자, 그는 높이 점프하여 회피한다. 하지만 곧바로 이세하는 그에게 따라붙었다.

  미처 회피하기가 힘든 공중에까지 따라 붙은 이세하는 곧바로 건블레이드를 강하게 내려쳤고, 맞받아친 나타를 그대로 땅으로 날려버린다.


  "끄악!"

  "나타 님!"


  나타의 비명소리와 함께 울상이 된 레비아.

  그녀의 옆에서 매우 나쁜 기색으로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하피가 말했다.


  "안 되겠어요, 제가 나서겠어요."

  "안 된다, 하피! 기다려라!"

  "트레이너 씨?"


  그녀의 옆으로 회색 코트를 차려입은 남자가 공중에서 뛰어내렸다. 아마도 저 멀리서 사이킥 무브를 통해서 이곳에 도착한 모양이다. 

 

  "왜 말리시는 거죠? 이대로 가면 나타 씨가 위험해요."

  "네가 나서지 마라. 내가 직접 나설테니까."

  "오지 마, 꼰대! 저 녀석은 내가 쓰러뜨릴테니까."


  트레이너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나타가 소리쳤다.

  공격을 받았음에도 나타는 아직 싸울 수 있는 모양이다.


  그는 긁힌 상처에서 나는 피를 닦아내며 말했다.

  "이 자식,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졌잖아…"

  "더 이상의 싸움은 의미 없어. 이 정도면 네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놈들의 판단도 끝났겠지.

  더이상 일 없으면 비켜. 다른 녀석들을 시험해야하니까."

  "핫!"


  코웃음을 치는 나타.

  매우 빠른 스피드로 그는 모습을 감추었다.


  이세하는 가만히 사라진 나타의 기척을 찾는다. 그리고 그가 나타나기가 무섭게, 그의 검을 꽂아넣은 후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그것은 허상이었다. 살짝 놀란 모습을 보인 세하의 뒤로 곧바로 나타가 나타난다.


  "뒤가 텅 비었군!"

  "이 녀석…"


  나타의 공격은 성공했다. 그대로 이세하의 뒤에 나타난 그는 쿠크리의 날로 그의 등을 크게 한 번 베는데 성공했다. 확실하게 사람의 몸을 베는 느낌을 알고 있는 그는 자신의 공격이 성공했음을 직감했다. 이 공격으로 이세하의 움직임은 아주 일순간이나마 봉쇄되었을 것이고, 바로 그 틈을 노려 그는 공격을 이어갈 셈이다.

 

  "화려하게, 죽어랏!"

  

  그는 이세하를 향해 사방에서 일곱 개의 쿠크리를 던졌다.

  회전하는 쿠크리가 이세하의 주위를 완전히 둘러 싼다.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는 그 안에서 그는 조용히 암살자의 처단만을 기다린다.


  쿠크리들이 만들어내는 공기의 소용돌이에 얽히고 섥히면서 저절로 이세하는 그 안으로 빨려들어갔고, 그의 주위로 매우 가까이 쿠크리들이 접근해왔다.

  나타의 광기어린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이히힛! 아하하하하! 죽어랏!"

  그 말과 함께 이세하의 주위를 회전하면서 달려들던 7개의 쿠크리가 일제히 폭발을 시작했다.

  보랏빛 위상력이 크게 흩뿌려지면서 곧 화염이 그 일대를 휘감는다. 그 위력은 마치 커다란 폭탄이 폭발한 것과도 흡사했다.

  폭발의 기세에서 살아남을 것은 아무런 것도 없는듯 했지만, 잠시후 폭발의 여파가 완전히 가라앉자 나타는 그 안에서 나타난 인영 때문에 크게 당황했다.


  "우, 웃기지마, 어떻게."

 

  그 폭발의 사이에서 여전히 이세하는 살아남아 있었고, 생기 하나 없는 눈빛으로 나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서 그는 살짝 몸을 떨었다. 삶에 대한 집착과 욕망 때문에 죽음의 공포 따위 느끼지 않는 그가 말이다.

 

  "나타! 피해라!"

  멀리서 트레이너가 윽박질렀지만, 소용없었다.

  도저히 그는 도망칠 수 없었다. 도망치더라도 애초에 눈 앞의 상대가 그를 보내줄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니.


  뚜벅 뚜벅.

  보랏빛의 눈을 가진 이세하가 천천히 걸어왔다.

  어느새 앞에 다가온 그가 나타의 목을 잡은 뒤, 천천히 그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에게 금방이라도 꽂아넣을 듯 건블레이드의 끝을 그의 목 앞에 가져다 대었다.

  목이 잡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콜록이는 그에게 사형선고를 하듯, 이세하는 말했다.


  "말했지, 일 없으면 비키라고."


  그 말을 남기고 그는 건블레이드의 방아쇠에 오른손의 검지를 가져다댄다.

  나타는 자신의 목을 잡고있는 이세하의 왼손을 풀기 위해 두 손으로 그의 왼손을 잡아 당겼다. 그러느라 들고 있던 무기도 놓쳤기 때문에 그는 완전히 비무장상태.

  하지만 이세하의 악력은 나타의 힘으로도 도저히 풀 수 없었다.

 

  그는 생각했다.

  이렇게 죽는건가, 라고.

  홍시영 감시관에게 그렇게 개 취급을 받으면서 수많은 죽을 위기를 넘기면서까지 살아남은 그가, 이렇게 라이벌에게 죽음을 맞이할 줄은 그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싸우다가 죽은 것에 그는 만족하기로 하고 이대로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한듯 이내 이세하의 왼손을 잡았던 두 손을 스르르 풀었다.


  "그만둬라, 스트라이커!"

  "어딜?"

  "큭! 네놈들!"


  나타를 구하기 위해 트레이너가 달려들었지만, 그의 앞을 막아서는 이들이 있었다.

  멀리서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던 애쉬와 더스트였다.


  "오랜만이군. 18년 전 이후로는 처음이지?"

  "우리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


  장난기어린 웃음을 흘리는 두 남매를 앞에 둔 트레이너는 움직일 수 없었다.

  이들의 힘을 이미 알고 있는 그로선, 나타를 구하기 위해 움직일 수 없었다. 아마 여기에 있는 이들의 힘을 모두 합쳐도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는 식은 땀만 흘리면서 나타의 처형식을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파괴되어라, 하찮은 것아."

  이세하의 검지가 오므라든다. 그리고 금세라도 방아쇠를 당겨, 나타의 목을 그대로 날려버릴 것이다.

  그것으로 나타의 생명은 일순간에 스러질 것이고, 그 비극을 늑대개 팀원들은 맞이해야할 것이다.


 

  "그만둬, 이세하!"

  "…"

  "크... 크헉!"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은 이세하는 그대로 잡고 있던 나타를 집어 던졌다. 그리고 있는 힘껏 세차게 발로 차서 저 멀리 그를 날려버린다.

  얼마나 세게 차버렸는지, 트레이너의 앞에까지 나타는 날아가버렸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겠지만,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다.


  "뭐하는 거야, 이세하. 왜 죽이지 않는거지?"

  "시시하게, 이렇게 끝낼거야?"

 

  남매의 말에 그는 간단히 답을 했다.

  "기다려."


  그리고선 몸을 돌려, 그를 불러세웠던 여자를 향해 눈을 돌렸다.

  거기에는 그가 사랑했던 그 사람 - 이슬비 - 와 전에 한 팀이었던 동료 - 서유리 - 가 있었다.

  그는 그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분홍빛 머리의 여성을 향해 말했다.


  "무슨 용건이야."

  "할 말 엄청 많아. 하지만 지금 말할 건 하나야. 우리와 싸우는걸 멈춰."

  "…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신경 꺼. 이런 녀석들 죽는 건, 너랑 아무런 상관 없잖아?"

  "왜 상관없어! 무고한 사람이 죽는건데!"

  "용건이 그것 뿐이라면, 사라져. 너한테는 볼 일 없으니까."

 

  다시 몸을 돌려 늑대개 팀을 향하려던 그를 다시 한 번 슬비가 불러세웠다.

  "내 말은 끝까지 들어, 이세하."

  "…"

  "너, 돌아오지 못한다면서. 왜 거짓말한거야."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늦었어. 어떤 방법으로든지 나는 더 이상 너희의 곁으로 돌아갈 수 없어."

  "너를 구할 방법이 있어!"

  "아니. 너는 나를 구할 수 없어."

  "아냐, 방법이 있어! 확실한 방법…"

  "너랑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만좀 참견해, 이슬비!"

 

  화를 버럭내는 이세하.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분노를 그녀에게 터뜨렸다.

  하지만 슬비도 가만히 있을 성격은 아니었다.


  "상관이 없어? 이렇게 갈라서는 걸 원하는거야? 처음부터 그랬던거야!"

  "어! 애초에 무능한 내가 너한테 고백을 헀던 것도 잘못이었어! 그리고 너도 나같은 남자를 받아들여줬던 것도 큰 잘못이었고! 이제 모든 것이 끝이야! 아무런 방법도 없다고!"

  "말 돌리지마, 이세하! 그런 말을 하는게 아니잖아!"

  "이게 진짜!"


 

  눈 깜짝할 새, 이세하는 그녀들의 눈 앞에까지 다가와 있었다. 마치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서유리가 미처 대처하기도 전에, 이슬비의 얼굴 앞에 검 끝을 갖다대었다. 날카로운 빛이 감도는 그것을 앞에 두고서도 이슬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너, 왜 이렇게 찌질해진거야? 내가 아는 이세하는 이렇지 않았어."

  "그래! 나, 찌질해! 너 말대로야! 찌질해서,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 없어서, 이렇게 되어버렸어.

  왜? 더 대답이 필요해?"


  두 사람의 싸움을 구경하는 남매는 휘파람을 불면서 키득키득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서유리가 끼어든다.


  "이세하, 너 진짜 왜 이래!"

  "서유리, 입 닥치고 있어."

  "뭐…?"

  "너는 철좀 들어야해. 아직도 모르겠어? 너는 지금도 내가 예전의 이세하라고 생각하나본데, 틀렸어.

  예전의 이세하는 죽었어, 차원종이 된 바로 그 순간부터."

  "… 그 말, 후회하게 해줄거야!"

 

  서유리가 달려들었다.

  그녀의 리펄서 블레이드가 이세하의 건블레이드를 이슬비 앞에서 쳐낸다. 그리고 왼손의 권총을 들어, 그를 향해 연발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유리가 발사하는 총탄들은 위상관통탄같은 총알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위상력을 실어서 발사하는 총알이기 때문에, 분명히 위상능력자에게도 통하는 능력이다. 그녀가 사용하는 권총의 장탄은 17발, 총열에 끼워넣은 총탄까지 포함하면 총합 18발이다. 그중 8발을 이세하를 향해 쏟아놓는다. 물론 그것이 맞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것은 순전히 그를 슬비에게서 떨어뜨려놓기 위한 견제용이다.


  이세하는 확실히 유리가 발사한 총탄들을 모두 피하고, 그들과 거리를 벌렸다.

  유리는 슬비의 앞에 서서, 이세하와 대치했다.


  "유리야, 그만해! 세하와 싸우면 안돼!"

  "싫어! 저 녀석, 슬비한테 검을 겨눴어. 더 이상, 가만히 놔두지 않겠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매우 빠른 스피드로 유리는 세하에게 접근했다.

  근접전과 원거리전에서 모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유리는 검은양 팀원 중에서도 가장 빠른 스피드를 선 보이면서 뛰어난 차원종 처리 실력을 보여줬었다. 그것을 다시 한 번 증명이라도 하듯, 유리는 슬비가 손 쓸 시간도 주지 않은채 세하에게 향한 것이다.

 

  유리의 기다란 검이 세하를 베어내기 위해 크게 내둘러져 내리친다.

  세하는 아래에서 위로 쳐올려내며 그녀의 검을 받아친다. 그리고는 더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검 끝을 겨누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펑! 총탄의 소리보다는 포의 발사음과 유사한 소리와 함께, 푸른 불꽃이 총탄에 둘려쌓여 유리를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유리의 스피드는 매우 빨랐기에 그것에 닿을 새도 없이, 어느새인가 세하의 바로 위의 공중을 선점하고 있었다. 그리고 빙글빙글 돌면서 어느새인가 탄을 갈아넣은 자동권총의 모든 총탄을 일제히 이세하를 향해 쏟아놓는다.


  그녀가 이번에 넣은 총탄은 일반 총탄이 아니라, 폭발성이 있는 총탄이다.

  최대한 그녀의 위상력을 집어넣어 발사한 총탄이기에 총탄이 빗나간다고 해도, 그 주변에 피해를 입히는 날선 위상력을 흩뿌려놓는다. 총탄의 발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는 그대로 이세하를 향해 날아들어 검 끝을 찍어내린다.


  유리의 총탄 공격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은 이세하는 얼굴을 찌푸리며, 그의 검격을 막아냈다.

  건블레이드와 리펄서 블레이드가 격돌하면서 푸른빛 위상력과 주황빛 위상력이 뒤섞인다. 

  키깅거리며 교차한 날카로운 두 검날 사이로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충만한 위상력이 서로 충돌하던 찰나, 유리는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나간다.


  "이 꽉 물어."


  그대로 하강하는 몸에 체중과 위상력을 실어 왼발로 세하의 가슴을 있는 힘껏 걷어 차버린다.

  그대로 이세하는 땅에 머리를 찍은 후 뒤로 몇 번이나 굴렀고, 그 사이를 노려 서유리는 또 다른 공격을 노렸다. 약간 거리를 두고 떨어진 이세하를 향해서 이번에는 검격에 위상력을 싣는다.

   

  중거리까지 공격이 닿는 그녀의 공격이다.

  그녀가 이름 붙이기로는 청천벽력이라는 기술인데, 매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유리만이 사용가능한 검격이다. 이 스피드는 세하도 따라가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서, 막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섯 번의 검격이 차례차례 세하의 몸을 베어낸다. 이중 두 개는 쳐내는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세 번의 검격은 그대로 세하의 옆구리와 양쪽 팔 위를 스쳐가며 베었다.


  치명타는 아니지만 꽤나 신경쓰이는 공격이다. 하지만 이 다섯 번의 검격은 마지막 한 번의 공격 전에 적의 수비를 무력화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가해지는 한 번의 공격은 미처 방어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베이는 공격이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마지막 공격을 받아내지 못할 것을 알기에, 마지막 검격을 그의 몸의 한 가운데를 향하기로 했다. 그리고 최대한 그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서, 자신까지 움직이기로 마음 먹는다.


  땅을 박차고 무척이나 빠른 스피드로 유리는 세하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고, 리펄서 블레이드를 양손으로 잡고서 그대로 세하의 복부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유리는 바로 눈 앞에서 이세하가 몸을 비틀어 자신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았다. 스피드만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따라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이세하에게 움직임을 따라잡혔다.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식은 땀이 등 뒤로 흘러내렸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푹.

  세하의 날카로운 검 끝이 유리의 아랫배를 찔렀다.

  무척이나 차가운 칼날이 그녀의 몸 속으로 들어왔다. 온 몸이 경직되는 느낌이다.

  그녀는 그대로 잡고 있던 검을 떨어뜨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목을 겨우 내려 세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세하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마치 인격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는 도저히 이세하로 보이지 않았다.

 

  "유리야아아아아아!"

  슬비의 앙칼진 목소리가 일대를 울린다.

  그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일순간 세하의 눈빛이 달라졌다.


  상황을 그제서야 깨달은 것일까, 세하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느새인가 자신은 유리를 적으로 인식하고, 그녀에게 검을 박아넣은 것이다.

  검날을 타고 그의 손에까지 흘러내린 검붉으면서도 약간 끈적한 그 액체를 보고서, 그는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아아… 아아아…"

  "이, 이세하…?"

  "아아아아아아!"


  유리는 세하가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챘다.

  분명히 원래의 이세하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슬슬 정신이 사라져가고, 눈이 감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곧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고서, 체온과 따뜻한 무언가가 옷에 번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모습에서 다시 이세하를 발견했기에, 그녀는 안도할 수 있었다.

  "돌아, 왔구나."

 

  이 말을 남기고 서유리는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잃은 그녀를 보고,

  그리고 자신의 검 끝에 묻은 붉은 피를 보고,

  세하는 건블레이드를 떨어뜨리고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울부짖음같은 비탄의 비명을 질러대는 그를 보며, 남매는 혀를 차고서 말했다.


  "보기 좋았는데, 아쉽게 됬네."

  "그래도 놈이 조금씩 우리처럼 되어가고 있는게 느껴져.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야, 누나."

  "그래~ 드디어 우리가 되어가는거야, 우리 군단의 일원이! 꺄하~♥ 기대되는데?"

  "오늘은 이쯤하고 철수할까? 저 들개들도 어느 정도 단련이 된 것을 확인했으니까."

  "그래~ 오늘은 이쯤하자. 고마운줄 알렴, 인간들아~?"


  이미 벌어진 참극에 슬비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다만 이 상황에서 그녀는 어떻게든 움직여야만 했다. 유리의 상태를 살핀 후, 그녀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세하의 옆으로 다가간다.

  하지만 그의 곁으로 다갈 수는 없었다. 그녀의 움직임을 세하가 소리쳐 말렸기 때문이다.


  "오지마!"

  "…!"

  "더 이상, 날 찾지마. 너도, 저렇게 될거야."


  트레이너의 앞에 있던 남매가 어느새인가 이세하의 곁에 나타났다.

  그리고 무기를 떨어뜨린채 동료를 찌른 고통에 괴로워하는 이세하를 꼭 안았다. 그리고 갑자기 그들의 주위로 보랏빛 차원의 균열이 발생하였고, 그 안으로 그들은 천천히 사라져갔다.


  서유리의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슬비는 그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채로 그저 보고만 있었다.

  애쉬와 더스트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서 너무나도 기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세하는 그녀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을 본 슬비가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이미 그가 남매와 함께 모습을 감춘 뒤였다.


  차원의 균열이 닫힌 후가 되어서야 김유정이 그 장소에 도착했고, 특경대도 그에 맞추어 그 일대에 도착했다.

  도착한 후의 처참한 상황을 보고서 김유정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늑대개와 검은양 팀이 이세하 한 명에게 완전히 당해버렸기에. 그리고 그녀는 이제 도저히 손 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세하는 완전히 유니온을 향하여 이적행위를 해버렸으니까.


 

  ◆ 10-3


  "슬비야."

  "아, 유정 언니."

  "유리의 상태는 어떻다고 해?"

  "세하가 생각보다 깊게 공격을 하지 않아서 생명에 크게 지장은 없다고 해요. 그리고 위상능력자다 보니 상처도 금방 아물고 얼마 안 있어 깨어날거라고 해요."

  "다행이야,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는 김유정.

  그녀가 슬비의 옆에 앉아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숨을 고르게 쉬면서 잠에 빠져있었다.

 

  "많이 놀라셨죠."

  "슬비 너만 했겠니. 미안해, 내가 너희를 먼저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아니에요. 유리도 언니를 원망하지 않을거예요. 그나저나 나타는 어떻게 되었나요?"

  "거기야말로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금세 회복되서 지금은 방방 날뛰고 있다고 하더라."

  "다행이에요."

  "그나저나 슬비야, 스트라…, 아니 세하는 어떻게 되었어?"

  "유리가 쓰러진 후에, 세하도 공격을 그만두었어요."

  "이걸로 세하가 우리한테 완전히 이적행위를 한 셈이 되어버렸구나. 유니온에서 이를 알아차렸으니, 세하에 대한 공격이 이제 본격적으로 이뤄질거야…"

  "언니, 세하가 그렇게 공격한 건 세하의 본 뜻이 아닐거예요. 전 분명히 봤어요, 세하가 사라질 때 울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유리를 보고 있는 것을요."

  "슬비야."


  김유정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서 말했다.

  "우리, 이제 세하를 놓아줘야 할 것 같아."

  "언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유니온은 더 이상 상황 통제를 할 수 없게 되었어. 많은 사람이 세하가 나타와 유리를 공격하는 것을 봤고, 이미 인터넷에는 그 영상들마저 떠돌고 있는 중이야. 아무리 우리가 정보 통제를 한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 퍼진 이상 더이상 막을 수는 없어. 유니온은 이세하에 대해서 공식적인 성명을 냈어, 그가 차원종과 결탁해버렸다고 말이야."

  "네?!"


  김유정은 휴대폰으로 인터넷의 어느 기사를 켜서, 그녀의 앞에 가져다주었다.

  화면에 크게 쓰인 기사의 제목을 보고서, 슬비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강남의 영웅 이세하, 차원종과 결탁.


  유니온은 오늘 정오를 기하여,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인터넷에 유포된 강남 한강 공원에서 유니온 소속의 클로저 이세하가 동료 클로저 서유리와 그 외 불명의 위상능력자를 공격한 영상에 대하여 유니온은, "클로저 이세하가 차원종 세력과 결탁하여 유니온 소속의 클로저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유니온의 한 관계자는 "그가 차원종과 결탁한 이유는 아직까지 불명"이라고 말했으며, "더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유니온 신서울 지부 산하의 감찰국 소속 요원들에게 클로저 이세하에 대한 체포령을 내린 상태"라고 답했다.

  클로저 이세하는 지난 차원종의 강남 침공 사태를 해결한 유니온 신서울 지부 산하의 검은양 팀에 소속된 클로저로서, 18년 전 차원전쟁의 종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설의 클로저 '서지수'의 아들로 알려져있다. 검은양 팀은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테러조직 '베리타 여단'의 공항 점거 사태도 해결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은비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 전문을 확인한 슬비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저었다.

  "언니, 언니는 세하를 믿죠? 네?"

  "솔직히, 믿기가 힘들구나."

  "언니…"

  "미안, 슬비야. 하지만 유리가 공격을 당한 이 시점에서, 세하는 우리에게 정말로 이적행위를 해버렸어. 이렇게 완벽한 증거가 있는한, 세하가 본심으로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어. 비록 슬비가 세하를 좋아했었고 지금도 그런 마음이 남아있겠지만, 이제는 접어야할 것 같아."

  "언니, 어떻게…"


  슬비가 고개를 푹 숙인다.

  또 다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분위기이다. 하지만 약간 훌쩍일 뿐, 슬비는 울음을 터뜨리지는 않았다.

 

  그 때였다.

  "슬비야, 울지마."

  "유리야? 괜찮아?"

  "응."


  비록 활기찬 평소의 유리의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유리의 목소리는 약간의 피곤이 서려있을 뿐 평소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유정이 그녀에게 안부를 물었다.


  "유리야, 몸은 좀 어때?"

  "괜찮아요. 세하가 생각보다 깊게 안 찔렀어요. 이 정도 상처, 며칠만 있으면 금방 나을 거예요."

  "다행이야. 아픈건 좀 괜찮니?"

  "참을만 해요. 그나저나 언니, 죄송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있으면 당분간 작전에도 못 나갈텐데."

  "아니야, 유리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 검은양 팀은 며칠동안 휴식기간을 가질테니까."

 

  김유정은 말을 마치고, 잠깐 밖에 나가려는듯 돌아섰다.

  그녀에게 유리가 말한다. 


  "유정 언니, 세하가 절 공격한 건 결코 의도한게 아니에요."

  "… 너도 그렇게 말하는구나."

 

  드르륵-

  문을 열고서, 김유정은 잠시 병실 밖으로 나갔다.

 

  사람은 단 둘 밖에 안 남은 병실 안에는 훌쩍이는 슬비와 그것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유리만 남았다.

  유리가 슬비에게 물었다.


  "슬비야, 지금 몇 시야?"

  "저녁 11시가 다 되어가."

  "그렇구나. 정말 오래 쓰러져 있었네?"

 

  몸을 일으키려는지 움직이려는 유리.

  울음을 그치고 슬비는 화들짝 놀라서 유리를 말렸다.


  "안돼, 유리야.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누워있으라고 했어."

  "아하하, 괜찮아, 이 정도야. 으큭, 에휴, 정말 아프네?"


  살짝 얼굴을 찌푸렸지만, 이내 유리는 평상시의 밝은 얼굴로 웃음을 지었다.

  그녀를 보면서 슬비는 팀원이 이렇게나 빨리 안정을 되찾은데에 대해 기쁜 모습을 보였다.


  "정말 다행이야. 세하한테 공격받고 쓰러졌을 때는, 정말로 너가 죽은 줄 알았어."

  "계집애, 말하는거 하고는? 내가 왜 죽어?"

  "히힛, 그러니까. 우리 유리가 죽을리가 없지."


  잠시 말이 없어진다.

  화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지금의 흘러가는 상황들이 그녀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던 것이다.


  김유정의 말은 무척이나 암울했다.

  세하에 대한 유니온의 공식적인 적대선언과 함께, 무척이나 강력하다고 소문만 들었던 감찰국의 요원들이 세하를 체포하기 위해 투입될 것이라고 하니, 이 답답한 상황에 그녀들이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차원종과 결탁했던 클로저, 아니 인간의 말로는 처참하기 끝이 없었다. 칼바크 턱스, 유하나, 김기태, 데이비드 같은 사람들은 모두 도망자 신세이거나 이미 목숨을 잃었지 않았나. 차원종과 결탁한다는 말은 인류에 대한 이적행위를 한다는 뜻이고, 그것은 곧 인류를 적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배신.

  그것을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데이비드 리를 지금까지 배신자라고 불러왔지만, 이제는 거기에 이세하를 포함해야만 하게 되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들은 도저히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해야할 말은 있다. 이것은 세하에 관한 것이지만, 그녀들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먼저 슬비가 말했다.


  "유리야."

  "응?"

  "세하를, 원망해?"

  "음… 조금?"

  "그렇구나."

  "애초에 슬비를 향해서 검을 겨눴어. 솔직히 그 때는 정말 괘씸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세하를 공격하고 말았어. 그런데 세하한테 찔리고 나서, 그 때 세하의 모습을 보니까 알겠더라. 지금 세하는 차원종의 의식으로 덮여가고 있는 중인것 같아. 아직 완전히 덮이지는 않았어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세하를 구해낼 시간이 그리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아."


  유리의 말이 맞다.

  세하는 유리가 쓰러지고 나서, 너무나도 괴로워했다.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고, 사라질 때까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직은 세하의 인격이 남아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이렇게 그를 방치해둘 경우, 분명히 세하는 언젠가 그녀들을 알아** 못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그 전에 그를 구해야 한다. 칼바크가 말했던 그 방법 - 이슬비가 목숨을 버리는 방법 - 이라면, 그를 차원종의 힘으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겠지.


  애초에 세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했던 그 날 밤부터 지금까지 슬비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어제, 그를 상대할 때 그녀는 종일 그에게 압도되었다.


  그와 날선 말을 주고 받으면서도 그녀는 분명히 그의 말에 상처를 받고 있었고, 그녀 또한 욱하는 심정으로 그에게 상처를 주었다. 아마도 둘의 사이는 그만큼 멀어졌을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희생하려는 마음을 저버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왜 였을까? 이세하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 말이 무척이나 그녀에겐 신경이 쓰였다.


  『더 이상, 날 찾지마. 너도, 저렇게 될거야.』


  그것은 자신을 찾으려는 그녀를 막기 위한 말이 아니었다.

  고뇌에 쌓인 그의 진심어린 경고처럼 느껴졌다. 자기가 차원종이 되어가는 것을 분명히 느낀 그이기에 했던 말이겠지. 이 말을 듣고, 그녀는 솔직히 자신이 세하를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약간이나마 품었다. 그런 의문을 품었던 그녀이기에 자신에 대한 원망도 섞일 즈음이었다.

  그런데 유리의 말은, 정말로 희망을 믿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슬비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유리야, 너도 세하 좋아했지."

  "응? 어어?"

  "다 알고 있어. 내가 학교에 오기 전부터, 두 사람 같은 반이었잖아.

  유리, 너가 세하한테 은근히 신경써주고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

  "지금에 와서야 생각하는건데, 어쩌면 세하한테는 내가 아니라 유리, 너가 더 잘 어울렸을 것 같아.

  난 여러가지로 민폐만 끼치는 것 같…"

  "슬비야."


  유리가 슬비의 말을 끊었다.

  "내가 왜 세하를 포기했을 것 같아?"

  "응?"

  "너였기 때문에 깨끗하게 포기한거야. 세하 그 녀석, 정말 어린아이같아서, 나같은 왈가닥보다 정말로 잘 보듬어주는 네가 필요했으니까."

  "유리야…"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마."


  사뭇 진지한 대화.

  분명히 왈가닥 소녀인 그녀에게도 이런 진지한 모습이 나온다는 건, 그녀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겠지. 수많은 비극과 사건들을 경험해가면서, 그녀 또한 좋든싫든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세하한테 한 말이 있어, 너한테 상처주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라고.

  세하가 너와 싸우겠다면, 나도 세하와 싸울거야. 하지만 이슬비, 네가 마음을 굳게 먹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어. 그러니까 마음 단단히 먹어. 세하는 분명히 구할 수 있어. 그러니까 너무 울지만 말고."


  어느새인가 슬비의 눈가에 고인 눈물을 유리가 손가락으로 스윽 닦아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자신보다 정말로 더 어른스러운 것 같은 유리의 말을 듣고, 그녀가 누워있는 침상에 얼굴을 박고 그녀는 흐느꼈다. 그녀의 등을 쓸어내려주면서 유리는 위로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 정말로 밤 11시가 되었다.



  ◆ 10-4



  "왜 멈춘거야, 이세하."

  "맞아, 좋은 구경거리였는데."

 

  남매가 한 마디씩 이세하가 던진다.

  또 다시 외부 차원의 어느 그늘가에 눌러앉은 그의 앞에서 그들은 말을 쏟아놓고 있었다. 그렇지만 세하는 멍하니 앉아 있을 뿐, 그들에게 대답하는 일은 없었다.

  그를 자극하는 방법은 단 하나 뿐.


  "알았어. 들개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것을 확인했으니까, 말해줄게, '녀석'의 행방을."


  더스트의 말에 세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시선에서 생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적어도 그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신서울의 북쪽 끝에 있는 곳의 가장 높은 어느 산자락에서 놈을 보았어.

  놈은 거기서 도망치지 않을 모양이었던 것 같지만."

   

  신서울의 북쪽 끝에 있는 가장 높은 어느 산자락.

  정말로 애매하다. 하지만 대충 알 것 같기도 하다.


  신서울 북쪽 끝에 있는 산으로는 수락산이나 도봉산 정도가 유명하다.

  그중 더 높은 산은 도봉산이고.

  그와 슬비를 습격한 그곳과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하나 물을게."

  "응. 얼마든지~"

  "왜 유니온 녀석들은 놈을 찾지 못하는거야?"

  "글쎄? 왜 일까?"


  키득이며 애쉬가 말했다.

  "못 찾는게 아니라, 안 찾는게 더 맞지 않을까?"

 

  이내 납득한 듯, 세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그를 말리듯, 애쉬가 말을 잇는다.


  "지금 당장은 때가 아니야, 이세하."

  "무슨 말이야, 그건."

  "지금 녀석을 습격해도, 너는 분명히 놓치고 말아."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데?"

  "때를 기다려. 아직은 아니야."

  "…"

  "네가 우리를 믿지 못한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지만, 놈을 없애**다는 점만큼은 우리도 동의하는 입장이니까."

  "좋아. 너희의 말을 믿고 기다리겠어.

  하지만 알아둬. 너희와의 협력관계는 데이비드를 쓰러뜨리면, 그걸로 끝이라는걸."

  "아아, 물론이야. 그런데 이세하, 너 몸은 괜찮아?"

  

  애쉬가 소리없이 비웃음을 흘린다.

  더스트 역시 키득이며 말했다.

  "서유리와 싸울 때, 어떻게 싸웠는지는 기억나?"

  "무슨 짓을 한거야, 너희."

  "무슨 짓을 하다니? 이건 너가 정말로 우리의 일원이 되어간다는 증거야.

  의식을 완전히 우리가 공유하게 되면, 그때는 정말로 군단이 되겠지."

  "네, 네 녀석들!"

  "어머? 화를 내는 거야? 뭐, 좋아. 그렇게 화낼 수 있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가 속였다고 생각해? 너는 차원종의 힘을 받아들인 그 순간부터, 스스로 이 길을 선택한거야. 너의 자, 유, 로."


  속삭이듯 말하는 더스트.

  분한 듯 그들을 노려보는 세하는 이내 포기한듯 다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남매는 계속해서 웃음을 흘렸다.

  그들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는 이세하를 보면서, 그들은 무척이나 즐거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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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이번 화를 올립니다.

  시간을 내는 것이 정말로 어렵네요.

  그래도 써야하니, 조금씩 조금씩 쓰면 이렇게 올릴 수 있습니다.


  저번 화에 네이버 카페에서 추천이 무려 12개나 박아주셔서... 저번화 소설이 추천에 갔어요.. ㅠㅠ

  부족한 글을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만해도 정말 감사한데... 잊지않고 댓글 남겨주시는 것도 정말 감사한데... 추천까지 보내주시니 제가 뭐라더 감사해야할지요.


  연재속도를 올려야만 할텐데, 8월이 되기전까지는 도저히 기약이 없을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더 열심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소설을 쓸 때, 원작의 설정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여 원작과의 연계성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제 문체, 제 소설이다 보니 또 제 생각과 캐릭터관이 새롭게 들어가기도 해요.

  세하와 슬비, 유리 같은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성격, 마음은 제가 그 캐릭터들을 플레이하고 그리고 여러 자료들을 접하면서 얻는 생각들입니다. 원작과 연계가 되는 것도 있고, 제가 새롭게 다듬은 것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원작 캐릭터들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과 또 다른 모습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나의 세하쟝은 이렇지 않다능


  이런 점에 있어서는 너그러운 시선으로 각색의 한 부분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애초에 글이라는게 해석이 무척이나 중요하잖아요? 사람들이 각자 다르게 해석하는 것처럼, 저도 저만의 해석학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이 점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화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세하슬비는 진리입니다.



2024-10-24 23:10:0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