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너(Opener)-03. 차원종들과 학교에 가보았습니다.

pix캐스터 2016-07-17 1


한숨부터 나온다. 2년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를 오는 게 이렇게 불안했던 적은 없던 것 같은 데...

"냐햐하~여기가 석봉이네 학교? 사람들이 되게 많다~"

라며 방방 뛰고 있는 케비와

'....흠칫!'

내 등 뒤에 꼭 숨은 채 움찔움찔 거리는 크리나. 이런 둘을 대리고 교무실 앞에 선 나를 향해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다. 하아....한숨이 멈출 줄을 모르네.
"여기 쓰여진 대로라면...담임 선생님한테 드리면 된다고 하는 데...."
전학수속을 담임 선생님이 맞는 거였나?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그렇게 하면 되겠지.

"선생님..."

"어엇!? 서..석봉아? 무슨 일이니?"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컴퓨터로 인터넷 서핑을 하시던 선생님이 급하게 컴퓨터를 끄고 이쪽을 바라보셨다. 평소에도 그러시는 거 다 아니까 굳이 숨기실 필요 없는 데..

"여기...이거 선생님한테 가져다 드리면 되는 건가요?"

"어? 으음....이게..."

선생님이 내가 드린 서류를 몇 번 훓어보셨다. 그러고는 곧 서류를 책상 위에 던져두고

"오늘부터 함께 지내게 될 친구들이에요~모두 사이좋게 지내야 합니다?"

곧바로 반으로 직행. 전학수속 끝......에? 이렇게 간단한 거였나?

"그럼 먼저 자기소개 부터 해볼까요? 먼저 여기있는 귀여운 친구부터"

귀여운 친구는 케비를 말하는 거겠지. 그나저나 케비를 향한 남자들의 관심이 엄청나다. 하긴 이렇게 귀여운 애는 나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 같다. 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완벽한 귀여움. 그나저나 이렇게 남자 애들의 관심을 사면 여자 애들은 자동적으로....

"꺄악~~귀여워~~"

"고양이 같아~"

...귀여움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구나. 귀여움은 곧 진리니라.....근데 이렇게 귀여운 애가 이름이 케비....분위기가 급감될라나.....왜 하필 이름을 그렇게 지었냐며 케비의 이름을 지은 누군가를 원망하고 있었는 데

"한다은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다은?

"그럼 이쪽 친구는?"

"..........한........가영..."

우물쭈물 거리면서도 말은 하네, 비록 들릴 듯 말듯 한 작은 목소리지만. 그러니까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분명 한가영이란 이름이 들린 것 같은 데.

"다은이와 가영이는 외국에서 살다온 석봉이의 먼 친척이에요. 이번에 잠시 한국에서 살게 되었다고 하니 모두들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은이와 가영이는...석봉이 옆에 앉는 것이 좋겠지? 마침 석봉이도 맨 끝자리라 굳이 애들 자리를 바꿀 필요도 없겠고"

"네!"

"......."

다은이...그니까 케비, 그리고 가영이...그니까 크리나가 내 바로 옆자리와 뒷자리로 오더니 자리에 앉았다. 그나저나 뭐? 한다은? 한가영? 외국에서 살다 온 먼 친척? 그게 무슨.....

"그러면 잠시동안 새로 온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그럼 선생님은 이만"

...선생님? 저를 그렇게 내버려 두시고 가시면

"다은아!!!! 가영아!!!"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반 애들이 이쪽으로 우르르르 몰려왔다. 나...난 어서 탈출해야 겠어...

"석봉아! 애내들이 네 친척이라는 거 사실이야??"

....에? 왜 질문이 나한테 날아오냐?

"그...그게.."

"응! 다은이랑 석봉이는 어~엄청 친한 친척이야!"

왜 나한테 물어봤는 데 대답을 네가 하니 케비야. 그리고 난 그런거 모른다. 너랑 나랑 친척이라니, 애초에 너랑 난 종족 자체가 다르지 않냐?

"석봉이 이녀석! 그런 사실을 숨기고 살았다니! 너 나한테 분명 친척같은 건 없다고 했잔아!"

세하가 내 책상을 두드리며 따지고 물었다. 맞지, 맞아. 나 친척 없어. 거짓말 한 적 없다고.

"이 거짓말쟁이!"

삽시간에 거짓말쟁이가 됬다. 우헤헤.

"다은이는 어디서 왔어?"

"다은이 부모님을 따라 여기저기 돌아다녔었어! 그래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힘든 걸?"

"와하~그렇구나. 그러면 요즘은 어디서 지내?"

"다은이 석봉이네 집 근처에서 살고 있어! 석봉이네 집이랑 가까워서 편해"

가깝겠지. 집 근처가 아니라 우리 집이니까. 그런데 다은이..그니까 케비는 역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봐서일까나, 친해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게 빠르다. 이곳 사람들은 미래의 사람들과는 다를 텐데.....반면에 크리나는...

"가영이도 다은이랑 같이 다닌 거야?"

"그.....그게...."

"친척이니까 같이 살겠네? 그러면 둘 다 석봉이하고 같이 등교하는 거야?"

"으....으으...."

"응? 응?"

"으아...."

도와달라는 듯한 눈빛으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인간하고 교류해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었지...한 명 한 명 천천히 만나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갑자기 둘러싸이니 당황할만도 하다. 그래도 싸늘한 태도는 보이지 않네...다행이다. 적어도 밀쳐내지는 않아서.

그렇게 애들의 질문공세가 한 30분 정도 이어지고(크리나의 혼이 반쯤 나가버렸다..), 곧 수업준비를 한 시간이 되어서 애들이 하나 둘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드디어 내 주위에는 크리나와 케비만 남게 되었다.
그나저나...애내....수업 준비는 했나?

"야, 너 수업 준비는 됬냐?"

"..........에?"

"....크...그니까. 가영아..?"

".....애초에 계획에 없던 일이다...적어도 내가 알고 있던 계획에는...."

.........그러면 아무것도 없다? 그럼 가방은 왜 매고 온거야?

"아, 그러고 보니 세라가 다은이 가방에 이것저것 넣어주긴 했었었다. 으음....이건 가?"

케비가 가방을 뒤적이더니 곧 수학교과서를 꺼내들었다. 다행이다. 그러면 크리나도...

"....나도 있긴 하다만..."

크리나도 가방 속에서 교과서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놨다. 오케이. 이러고만 있으면 문제 없다. 이번 과목은 수업이고, 오늘 발표는 내가 하는 거로 되어있다. 그니까 애들은 그냥 적당히 교과서만 펴 놓고 있으면..

"오늘 너희 반에 전학생 왔다면서?"

"네!"

"그러면, 어디 그 전학생 수준 좀 테스트 해 볼까나?"

.....네?

"전학생은 가영이, 다은이. 2명이나 왔네...발표 수업은 1명만 하는 건 데....누가 먼저 할래?"

대응할 새도 없이 결정됬다. 수학 선생님이 아무리 장난기가 많다 하셔도 전학생을 상대로 그럴 줄 은 몰랐는 데!! 어쨋든 1명은 희생되어야 한다. 내 생각엔 크리나는 그래도 똑똑하고 케비는 바보다. 그나마 크리나가 나가는 것이 더 낳을

"선생님! 저요! 다은이요!"

케비야아!!!!!!!! 왜 하필!!! 않 그래도 확률은 반반인데에!!! 나서서 최악을 확률을 자초하는 거냐고오!!

"좋아. 한다은, 네가 나와서 이 문제를 풀어보실까!!"

칠판에 적힌 문제는 미적분2. 난이도는 상. 저건 나도 못 풀겠다. 근데 그걸 오늘 처음 온 전학생한테 풀라고 하다니...전학생의 수준을 체크하기에는 너무 난이도가 높다고요...

"하아....다은아....."

저 문제의 정체를 아는 지 모르는 지, 다은이는 거침없이 문제를 향해 걸어나갔다. 아마 그 다음으로는 칠판 앞에 선 다음에 "근데....이게 뭐에요?" 라는  문구를 내뱉겠지. 아마....

"........에?"

"....어?"

"다 풀었습니다~"

여유롭게, 문제를 보고 3초 고민 후, 막힘 없이 풀어냈다......케비가?

"...켑....다은아?"

"아?"

"너...똑똑한 데 바보인 척 한거야?"

"이런 문제는 아카데미에서도 배우는 거라 숱하게 풀었다랄까 그보다 다은이는 바보가 아냐!"

아, 미래에도 학교가 있겠구나. 그러면 그 아카데미란 곳에서는 차원종과 사람들이 같이 공부한다는 건가...?

"흐흠! 다은이는 아카데미내에서도 공부를 꽤 하는 편이었다고? 사람들이 막 물어봐서 대답해 준 적도 많지! 에헴!"

다은이가 머리를 이쪽으로 살짝 내밀며 말했다. 칭찬해 달라는 건가?

"잘했다~잘했다~"

"에헤헤...."

기분 좋다는 듯이 웃는 케비의 모습에 코피가 절로....쿨럭..

"그나저나 다은이 너가 잘한다는 건 가영이도 마찬가지 겠지?"

".......그게........"

대답을 못하고 있어서 뒤를 돌아봐 대답을 요구했다. 크리나는 이쪽을 힐끔 보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말했다.

".......내가 사람들과 만난 적은 거의 없다 하지 않았나...그러니까..."

"그러니까?"

"당연이 아카데미도 않 다녔다...인거다."

......큰일날 뻔했다. 그래서 방금 케비는 당당했던 반면 크리나는 얼어붙었던 거였어.
순식간에 크리나를 황천 저 너머로 보내버릴 뻔했다.

다행히도 수학 선생님은 케비한테 많이 놀랐는 지 크리나에게는 시켜볼 생각을 하지도 않았던 것 같고(애초에 발표 수업은 1명만 이기도 하고). 그 뒤로도 중간중간 선생님들이 케비와 크리나에게 관심을 보여 가슴이 조마조마 하긴 했지만(정확히는 크리나 때문에) 대부분의 수업은 아무 일도 없이 평탄하게 넘어갔다.
그렇게 어느새 체육시간. 나는 차원종의 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야야얏!!!"

케비가 전속력으로 달려가 공을 차보았지만 공은 얼마 날아가지 않고 수비수에게 잡혀 결국 아웃되었다. 멋쩍은 듯이 하하하~웃으며 이쪽으로 오는 케비. 애초에 발야구는 남자 애들이 해야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나며 공이 하늘로 치솟는 거지 여자 애들은 암만 쌔개 차봐야 운동장 중간 정도다. 케비도 일단은 인간 모습일 땐 여자라 그런 지 딱 그정도인 것 같다. 인간 모습일 때는 차원종의 강함은 나오지 않는 건가..?

그나저나 우리팀이 너무 지고 있다. 상대팀에는 세하가 있어서 왠만한 공은 다 잡고, 찰 때마다 홈런. 어떻게든 전세 역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데....

"....석봉, 뭔가 고민거리라도 있나?"

"아니....그건 아니고, 그냥 우리가 질 것 같아서 말야"

"......이기고 싶은 건가?"

"....그렇지?"

"흐음...그럼"

크리나가 물었다.

"최선을 다해도 되겠나?"

....아니 그럼, 그래도 경기인데 최선을 다해야지. 당연한 걸 왜 묻고 있는 지, 인간의 모습에서는 차원종의 힘이 제약된다고 굳게 믿고 있는 나는 당연히 최선을 다 하라고 했고, 그 결과는

콰아아아앙!!!!!!

공이 하늘을 날아, 운동장을 넘어, 학교를 넘어갔다. 명백한 홈런, 모두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가운데 크리나만이 조금 헝클어진 머리결을 다 잡으며 물었다.

"이제 괜찮은 가?"

".......저기 말이야, 인간 모습에서는 차원종의 힘은 못 쓰는 거 아니었어?"

"뭐 그렇다고 봐야 한다"

그럼...

"10%정도 밖에 못 쓰니, 거의 못 쓴다고 봐야 겠지"

.......10%가 그정도인가. 하하.....**. 크리나의 엄청난 힘에 머리를 문지르고 있는 데 옆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돌아보니 우리 팀 애들이 전부 크리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가영이 나이스!!!"

"홈런이다!! 드디어 우리 팀에서도 홈런이 나왔어!!"

가영이의 비 상식적인 힘(사실 세하가 많이 보여주기도 했고)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 지 우리 팀 애들은 크리나를 감싸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런 상황에 크리나는 어쩔줄을 몰라하며 내 등 뒤로 몸을 숨겼다. 잘 했는 데 숨기긴 뭘 숨겨...내 등 뒤에 숨은 크리나를 붙잡아 앞으로 밀었다.

"서...석봉??!!"

"애들이 잘했다고 좋아하고 있는 거잔아. 피하면 어떻게"

"그...그런 건가?"

조심스럽게 아이들의 무리에 섞여, 어색하게 나마, 웃었다. 물론 내가 보기에는 역시, 지어낸 웃음이다. 나를 신경쓰느라 어쩔 수 없이 웃어준, 그런 미소.
그렇지만 그 미소를 지었다는 것, 사람들 속에서 일단 웃었다는 사실 그 자체로도 이렇게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크리나가 사람들 속으로 나아가서, 그 속에서 웃었다는 것. 이걸로서 한발 더 나아갔다는 느낌에 나도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석봉아. 할 이야기가 있어"

"....에?"

점심시간, 슬비가 갑자기 찾아왔다. 그것도 내가 화장실에 가느라 케비와 크리나와 잠깐 떨어져 있는 사이에. 불안하다. 슬비가 내개 찾아와서 말을 걸어 줬다는 것 가문의 영....으흠. 어쨋든 고맙긴 하지만, 슬비는 클로저다. 게다가 세하에게 들은 대로라면...

"아하하...난 별로 할 이야기가....그것보다 다은이하고 가영이가 걱정해서 말이야.."

"다은이하고 가영이와 관련된 이야기야."

그니까 그 말 하려는 것 때문에 피하고 싶은 건데....어떻게든 피하고 싶었지만 슬비의 눈빛을 보니 이건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알겠어. 그럼 무슨 이야긴데?"

"여기서는 말하기 좀 그렇고...잠깐 따라와 줄래?"

....점점 더 불안해진다. 이런 곳에서는 말하기 힘들다니. 이 말 한마디에 반대로 슬비의 말을 반드시 들어야 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설마 슬비가 내 생각대로 생각하고 있다면......

"석봉아. 이건 정말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한데...다은이와 가영이...."

외딴 곳으로 불러놓고도 좀 처럼 말을 꺼내지 못한다. 계속 내 눈치를 보는 것 같다. 분명 않 좋은 말을 하려는 거겠지. 아무래도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다. 이 빌어먹을 예상을 좀 처럼 틀리질 않아. 슬비는 다은이와 가영이가

"위상 능력자....맞지?

"....어?"

"그것도 상당한 실력자. 최대한 들키지 않도록 컨트롤 하고 있긴 하지만, 다은이는 조금 미숙했던 것 같아. 위상력이 계속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 같았어. 하지만 정밀기기로 조사한 것도 아니고, 내가 착각했나 싶었는 데 오늘 세하한테 이야기를 듣고 확신했어. 위상능력자가 아닌 일반인이 그 정도의 힘을 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니까. 그렇지? 석봉아?"

"아....응....맞아. 그럴거야"

위상 능력자라니. 그렇게 생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 하긴 또 생각해보니 사람이 위상력을 흘린다 하면 차원종이라기 보단 위상 능력자라 생각하는 게 더 일반적이겠구나...내가 너무 민감했던 건가.

"그래서, 석봉이 너에게 부탁할 게 있어"

"....어?"

"이런 부탁 쉽게 들어 줄 수 없다는 거 알지만...다은이와 가영이를 설득해 줬으면 좋겠어!"

"설득? 뭘?"

"클로저가 되서 우리 팀에 들어올 수 있도록!"

...........................에? 케비하고, 크리나한테. 그니까 차원종한테, 클로저가 되어달라고 부탁해달라..?

"....................미안"

".......아냐. 내가 경솔했던 것 같기도 해.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 데. 하지만 그래도......."

"다은이와 가영이는 절대 클로저가 되지 않을 거야. 절대로"

슬비가 계속해서 머뭇거리자, 단호하게 말했다.

"......안타깝네. 다은이와 가영이 정도의 위상능력자라면, 분명 엄청나게 강한 클로저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분명"

슬비가, 말했다.

"더 확실하게 차원종들을 죽여버릴 수 있을 텐데."

"......................"

"나, 포기 않할거야. 우리를 위해서, 사람들을 위해서. 반드시 설득할거야"

"..........열심히 해봐"

이 말만을 남긴 채 뒤도 돌아** 않고 나왔다. 무심결에 말투가 퉁명스러워 진 것 같긴 하지만, 케비와 크리나가 클로저가 된다는 건 말도 않되는 소리다. 차원종인 케비와 크리나가 같은 차원종을 죽인다니....그건 차원종이 사람들을 죽이는 것 이상으로 해서는 않될 짓이다. 케비와 크리나는 차원종과 인간이 함께하는 세상을 위한, 오프너니까. 절대로, 절대로 그런 소리를 들어서는 않된다. 슬비가 만약 케비와 크리나를 설득하러 온다면...

"내가...막을 거야"

 

 

 

 

 

 

 

 

 

에엥!!!에엥!!!!
6교시 수업 도중에 경보음이 울려퍼졌다. 당황한 건 케비와 크리나 뿐이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익숙한 듯이 가방을 싸고 반을 나가기 시작했다.

"서..석봉아!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아~걱정마. 그냥 차원종이 나타났다는 경보일 뿐이니까"

"그나저나 석봉이 너도 그렇고, 다들 상당히 익숙한 것 같군. 무섭지 않은 건가?"

"나야 너희들 때문에 이제 차원종이 별로 무섭지 않게 되기도 했고..애들도 익숙하니까 말이야. 한 두번 울려야 말이지. 그리고 사실 위험하지도 않잔아?"

"그렇겠지. 아마 세라가 문을 연 것일 테니까 말이다."

"그런건가? 그럼 걱정할 필요 하나도 없겠네~?"

"응. 그럼 가자"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걱정도 없이 학교를 나왔다. 그나저나 익숙하다 해도 차원종에 대한 공포는 여전한 걸까, 아이들이 꽤나 빠른 속도로 하교를 해서 천천히 걷던 우리는 금방 텅 비어버린 도시에 홀로 남은 꼴이 됬다.
.....뭔가 너무 고요해서, 불안하다. 뭐 이야깃 거리 없나...

"....다은아"

"이제 케비라고 불러도 돼는 데?"

"아핫. 그런가. 그럼 케비야. 오늘 학교 재미있었어?"

"응! 오랜만에 사람들하고 같이 있어서 재미있었어! 인간 모습으로 있는 것도 재미있었고!"

케비는 확실히 즐거웠던 모양이다. 뭐 겨우 하루, 그것도 6교시 중간에 나온 게 전부였지만, 애들도 다들 잘해줬고, 애초에 사람과의 만남을 즐기는 케비한테는 신나는 하루였을라나.

"그럼.....크리나는?"

조심스럽게...크리나에게도 물어봤다. 케비와는 달리 크리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는 편도 아니고, 오늘도 애들이 마찬가지로 잘 해주기는 했지만 케비와는 달리 크리나와 애들의 대화는 거의 일방향적 대화였던 것 같다. 크리나는 말도 재대로 못하고, 애들만 계속 말하고. 내 등 뒤에 숨는 것만 급급했던 크리나에게 오늘 학교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왜?"

무심코, 왜라는 말이 나왔다. 그 말을 한 나도 당황했고, 그 말을 들은 크리나도 당황했다.

"음.......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지만

"어제, 난 처음으로 석봉이란 인간에게 마음을 였었다. 인간이란 그리 나쁘지 않은 존재라고, 그런 존재도 있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오늘, 그런 존재들을 또 보았다. 물론 그들은 내가 차원종이 아닌, 인간이라는 확힌 하에 그렇게 대해줬을 것이다. 같은 인간이기에, 그렇게 잘 해주고, 그렇게 다가와 줄 수 있었던 것 이겠지.. 내가 차원종인 것을 알고도 그렇게 다가와 준 너와는 확실하게 달랐다. 또 오늘 내가 느꼈던 기분도 내가 인간이여야만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렇지...그 애들은 케비와 크리나를 인간으로 봤기에 그렇게 대해준 것이다. 만약 케비와 크리나가 차원종이라는 것을 알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칠 것이다. 그게 현실이다. 오늘 케비와 크리나가 좋은, 나쁘지 않은 학교 생활을 한 것은 모두 애들이 케비와 크리나를 인간으로 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케비와 크리나가 잠시 인간이 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환상을..

"그래도, 좋았다."

"......?"

"사람들을 적으로만 만나왔던 나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대하는 지는 듣기만 했을 뿐, 굉장히 머나 먼 곳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오늘, 내가 잠시 사람이 되어 사람을 접하면 서 사람들이 나를 대해 줄 때, 나는 조금이나마 기뻤던 것 같다. 비록 나는 차원종이고, 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모두 환상이며 내가 인간이 되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을 일이고 이루고 싶지도 한다. 하지만"

크리나가,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람이 아닌, 차원종인 내가, 차원종이 아닌, 사람들과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하하. 저번 주에 기말고사가 있었어서....공부하느라 못 올렸습니다아!!!!

사실 쓰긴 썼는 데. 대충대충 쓴 것 같기도 하고, 다 못 쓴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않 올리는 것이 낳다고 생각해서 않 올렸습니다..ㅈㅅ합니다...

차원종한테 클로저가 되는 게 어떠냐니, 차원종이 차원종을 죽이는 것도 나름 색다를 것 같긴 하네요. 과연 크리나와 케비에게 슬비가 어떻게 접근할지, 저도 아직 생각 않했습니다. ㅇㅅㅇ.....(뻥이죠. 넵)

 

그러면 또 다시 다음 주, 일요일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넵

2024-10-24 23:03:0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