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혐단편] 점검.
뮌헨 2015-01-29 2
발걸음은 가볍다.
당신은 오늘 한가하며, 기분좋게 게임을 할 마음을 먹은 사람이다.
지금 당신은 피시방에 있다.
-네 xxx님??
-네. 3시간만 넣어주세요.
자리로 돌아온다.
게임피카 정보에는 내 이름과 남은 잔여시간 2:59가 뜬다.
간만에 운동도 쉬는 날이니, 클로저스나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며 클로저스 홈페이지 접속
로그인
보자마자 유니온 서버 xx레벨 xx요원 000가 뜬다.
게임 패치 후 접속
클로저스
채널 누르고 시작한다.
여전히 평화롭다.
오늘은 xx의 정식요원이 나오는 날이었고, 그 아이를 키우는 유저들의 기분도 좋아져 보라색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평화로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 날은 대 폭풍이 몰아쳤다.
그날도 47레벨을 찍기 위한 나는 다른 유저들과 랜매를 돌려 열심히 용궁과 터릿을 돌고 있었다.
잔여 시간 2:10
갑자기 용궁을 돌던 중 한 유저가 팅긴다.
곧 당신도 두번째로 나가떨어진다.
-!!!
피로도 10
그것은 당신이 만렙을 찍기 위해서는 단 1판이라도 필요했다.
그러나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게임에서 나가진다.
~아...
절로 나오는 탄식, 그리고 하고 싶은 욕설. 하지만 여기는 사람들이 모여서 게임하는 PC방이라 큰 소리도 낼 수 없다.
다시 키자.
-...
점검.
자유 게시판에 들어가보니 이미 당신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들도 점검 때문에 화난 상태.
다만 30분 점검이니 그래도 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러나 그건 서막에 불과했다.
잔여시간 1:38
당신이 게임을 중단한지 딱 30분, 다시 키자. 그동안 당신은 점심을 간편히 먹고, 오늘의 NBA 기사를 봤다.
게임은 다시 시작된다.
당신의 본캐는 47레벨까지 키워달라고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나
잔여시간 1:28
에러
다시 게임에서 나가진 당신
오늘만 벌써 두번째다.
대 폭풍의 조짐이 보인다. 당신은 열불난다 그런 소리가 나올 정도로 화가 나있었다.
공지가 떴다고 한다.
점검
연장이랜다.
-...
-이 새크l들 진짜...
물론 나딕은 열심히 게임을 운영하려고 힘쓰는 건 안다.
하지만 이미 시세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게임 캐릭터 밸런스는 무너졌다.
게다가 말도 없는 점검.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사람들은 긴방, 큐브하다가 게임 에러가 나 나간 사실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전부 자유 게시판으로.
전부 욕설 뿐이다. 왜 점검을 계속 하는가.
제일 중요한 큐브나 미궁, 마천루 하다가 튕겼기에 내 횟수 보장해 달라!
내 피로도!!!
내 시간!!!
당신은 점검 때문에 귀중한 시간을 뺏겼다.
잔여시간 1:21
그러나 점검은 1시간 더.
당신이 할 수 있는 게임 시간은 이후 21분 뿐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던전 2~3판만 돌아서 무엇하리오.
당신은 겉잡을 수 없이 치밀어오는 화를 참는다.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장소이다.
그래 어쩔 수 없다.
내일을 기약해라.
당신은 대한민국 최강이자, 천재, 최강이라는 수식어도 필요없는 역대 최고의 클로저. 다만 하늘이 내린 점검 때문에 당신은 진 것 뿐이다.
-ㅆ ㅍ 내 슬비쨩... 만렙...
당신은 그렇게 만렙을 찍지 못하고 결국 피시방 저장을 하고 집으로 쓸쓸히 되돌아 간다.
피시방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소재로 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