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유리] 아칸더스 #2 ~ #3

유르레인 2015-01-28 1

[세하유리] 아칸더스 #2

갑작스럽게 울려퍼진 비명소리에 놀란 세이와 제이는 그 목소리가 낯설지 않다는것을 알아채고 곧바로 방에서 튀쳐나가 소리의 근원지쪽으로 달려갔다.

소리의 근원지로 달려가면 갈수록 짙은 혈향과 함께 무수히 많이 꽃잎들이 흩날렸다. 이것들만으로 두사람은 현 상황을 쉽게 예측할수있었다. 암살자, 아칸더스가 나타났다고-

허겁지겁 달려와 도착한 곳엔 몇명의 클로저 요원과 피범벅이 되버린 누군가 를 끌어앉고 울고있는 이슬비가 있었다. 피범벅이된 사람은 정말 말그대로 피를 뒤집어쓴것같았다. 어쩌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를정도로 출혈이 심했다.

세아는 피를 너무 많이 뒤집어써 처음엔 누군지 몰랐으나 붉은피들 사이로 보이는 푸른 두 눈동자를 보고 깨달았다.

피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 조금씩 보이는 긴머리의 본래색인 검정색과 붉은피와 대조되는 푸른 두 눈동자. 그래, 이번 피해자는 바로-

"서유리! 야, 정신 좀 차려봐!!!"

세하는 의식을 잃은 서유리를 보고 짧게 욕설을 중얼거리고는 슬비에게 자신의 등에 업히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등에 업혀준 슬비는 곧바로 일어섰다. 그가 그녀를 의무실로 달려갈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곧 그는 슬비의 예상대로 의무실 방향으로 뛰어갔고, 슬비와 제이도 그 뒤를 뛰어갔다. 제이는 뛰어가며 슬비에게 한가지 물었다.

"슬비야, 오랜만에 만나서 처음하는 말이 이런건 맘에 안들지만... 아칸더스를 봤나?"

"아니요. 저도 갑자기 혈향이 느껴지길래 와봤더니 유리는 이미... 그후 전 유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에 울었어요... 지혈을 했었어야 했는데..."

"됐어. 그래도 넌 유리를 위해 울어주기라도 했지. 곁에 있던 클로저 요원녀석들은 아무것도 안했어. 오히려 피가 무서워 우왕좌왕만 했지."

슬비의 대답을 듣던 세하는 당황하던 다른 클로저 요원들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지키기위해 붙여진 요원들. 그런데 지혈을 하긴 커녕 피가 두려워 멀리 떨어져있었다. 그딴 녀석들에게 자신들을 맡겨야하다니.. 차라리 자신들이 스스로 지키는게 훨씬 안전하다. 

어느세 의무실에 도착했고, 유리의 긴급수술이 시작되었다.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시간이 지나도 수술은 끝나지않았고, 대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미스틸테인이 모습을 들어냈다. 이제야 아이에서 소년티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2년전과 비교하면 충분히 성숙해졌다. 그리고 그뒤엔 김유정이 있었다. 검은양 에 소속됬을때 언제나 저들을 도와주었던 관리요원. 그녀또한 소식을 듣고 한다름에 달려온듯 하였다. 그리고 30분뒤, 드디어 수술이 끝났다. 먼저 수술실에서 나온 캐롤리엘이 깊은 한숨을 내뱉고는 말했다.

"정말 아슬아슬 했어요. 정말 몇초만 더 늦었더라면... 과다출혈로 죽었을거예요."

"그래도 지금은 괜찮은거죠?"

"네. 물론이죠. 그런데.."

"왜 그러세요, 캐롤 누나?"

"상처부위들이 조금 이상했어요. 베인것처럼 보이는데, 흉기가 검은 아닌것 같았거든요."

수술도중 본 유리의 상처들. 마치 베인듯한... 아니 정먄 베인건가? 베였다고 하기엔 길이가 짧고 상처들은 많다. 단검으로 공격했다고 해도 이정도까지 될순 없었다. 그래도 그 아칸더스를 상대로 유리는 살아남았으니 상처들에 관해선 나중에 생각하자- 라고 생각하며 수술을 진행했었다.

유리는 자그마치 2주를 잠들어있었고, 그때동안 옆에서 세하가 밤낮으로 병실에 들어와 그녀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다짐했다.

드디어 그녀가 깨어났을때, 그녀는 실없이 웃으며 걱정끼쳐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유리야. 깨어나자마자 이런말해서 미안한데..."

"아칸더스에 대해 물을려고 하시는거죠, 유정언니?"

"응.."

"네, 제가 겪은건 모두 알려드릴게요. 제가 습격당한건 정말 말그대로 눈하나 깜짝 할 사이에 벌어졌어요. 갑자기 제방에서 차원문이 열려 처음엔 여기에 왜 차원종이 하고 긴장했는데... 그곳에서 나온건 차원종이 아니라 로브를 깊게 눌러쓴 사람- 그러니까 아칸더스 였어요. 그후 전 단한번의 반항도 못한체 피범벅이 됬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어요. '검은양, 너희들만큼은 절대로 한번에 죽이지 않아. 최대한 천천히... 그러니 일단 넌 죽을정도로 당해봐-' 라고."

"혹시 무기는 뭔지 ** 못했니?"

"먼저 그녀석이 손으로 얼굴을 가려서..."

유리는 미안하다는듯이 말했지만, 유정은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며 머리를 쓰담아 주곤 곧 어디로 전화를 했다.

"누나누나!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이예요!"

"와, 예쁜 그림이네. 고마워, 테인아."

미스틸테인의 그림을 받은것을 시작으로 '옛' 검은양 팀은 2년만에 만났다는 사실이 무색할정도로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었다. 그러다 미스틸테인의 눈이 세하에게 고정됬는데, 그이유를 묻자 오히려 미스틸테인은 왜 머리를 길렸냐고 물었다.

"아, 몰라도 되."

세하는 살짝 붉어진 얼굴로 머리를 매만지다 유리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모습에 제이는 세하가 보고싶어한 사람이 누군지 대충 짐작을했고, 세하가 머리를 기르는이유가 대충 예상이 가는 슬비는 큭큭거리며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한 인영이 있었다.




"킥, 그래. 즐거워해. 행복해해. 너희가 행복하면 할수록, 그 행복을 깨트리면 내 행복이 그만큼 커질테니까. 왜 그게 내 행복이냐고? 그야 당연하잖아? 너흰 양이니까-"

너흴 재물로 받쳐야 비로소 내가 행복해질거 아냐?




[세하유리] 아칸더스 #3

유니온 상층부는 서유리가 아칸더스의 공격을 받자, 그녀를 더불어 다른 요원들을 지키는 클로저 요원을 더욱 늘려 다음 공격에 대비한다고 했지만 검은양 팀은 영미덥지 않았다. 피를 보고 덜덜 떠는 그모습을 보고 어떻게 믿으라는 것일까? 게다가 그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했다. 결국 그 행동에 화가 난 이세하가 상층부의 회의실로 쳐들어가 소리쳤다.

"왜 우리들이 당신들에게 감시를 받아야 하는거지? 당신네들이 그 요원들에게 시킨거 사실 '보호' 가 아니라 '감시' 인거냐고! 유리의 일만해도 그래! 어떻게 피를 보고 겁에 질린수가 있는거지? 자칫 잘못했으면 그애는 죽었어! 우리가 그자리에 없었으면 니들이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붙여준 겁쟁이 녀석들이 우왕좌왕 할 사이에 죽었다고!!!"

그후에도 이러쿵저러쿵 따지며 상층부에게 그들이 붙여준 클로저 요원들은 빼라고 말했다. 겁쟁이들이 지켜줄봐엔 차라리 자신들이 스스로를 지키겠다고. 그게 더 생존확률이 높을거라고. 결국 상층부는 그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그들이 붙여준 요원들이 떠나는 모습에 다들 좋아했지만, 유독 유리만이 불안해했다.

"난 당분간 휠체어나 침대에만 누워있어야 해서 또 습격을 받으면..."

"그래서 저들의 도움을 받겠다고? 야, 서유리. 너 저들이 저번에 네 피를 보고 떨면서 우왕좌왕 거린거 기억 안나?! 그딴 겁쟁이들이 널 어떻게 지켜?!"

"... 겁쟁이라도 받고싶어. 그녀석은... 그정도로 무서우니까."

평소의 그녀답지않은 약한소리였지만, 그럴수밖에 없다. 그들보다도 더 높은 등급의 클로저 요원까지 소리소문없이 살해하는 살인마가 아칸더스다. 그런자의 공격을 받고 - 그자가 일부로 죽일정도로 공격한것은 아니였지만 - 살아남은 사람은 그녀혼자다. 그자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알고있는건 그녀뿐이란거다. 정말 죽을정도로 상처입었지만, 분명 그게 끝이 아니라는걸 그들모두가 알고있다. 언제또다시 나타나 누군가를 유리처럼 그저 장난감처럼 갖고 놀며 죽이진 않고 죽을정도의 상처만 줄지, 다른이들처럼 살해를 할지 그 누구도 모른다. 

게다가 유리는 아칸더스의 공격으로 인하여 힘줄같은게 많이 상해 당분간 훈련은 커녕 그저 병실속에 있어야 한다. 움직일때도 반드시 훨체어가 필요할정도로 지금의 그녀는 약하다. 그래서 더더욱 두려움에 떤다. 그모습에 세하가 짜증난다는듯한 표정으로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눌렀다. 그러자 유리는 놀랐는지 그녀의 동공은 꽤 커졌다.

"야, 넌 내가 지켜줄테니까 저딴 녀석들에겐 더이상 기대지말라고."

"그래, 유리야. 나도 지켜줄게. 비록 지금은 더이상 팀은 아니지만 한때 리더였잖아? 리더로서 동료를 지키는건 당연한거야."

"아, 저도 전보다 더 강해졌으니 걱정마세요. 유리누나!"

"그래, 저애들말이 맞다. 그러니 넌 회복을 위해 잠이나 좀 자둬."

그들의 말에 유리는 짧게 고맙다고 답하고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고, 남은 이들은 그녀가 푹 자게끔 병실에 나가 문을 닫고는 근처 의자에 앉거나 벽에 기대었다. 그들중 제이는 잠시 캐롤리엘에게 할 얘기가 있다며 자리를 떴고, 세하는 시간이 많이 늦어 미스틸 테인에게 들어가서 자라고 했지만 그는 끝까지 여기서 유리를 지키기위해 있겠다고 떼를 썼다.

"저도, 저도 유리누나를 지킬거예요!"

"안돼. 이미 시간이 많이 늦었어. 너 이렇게 안자면 키 많이 안 큰다?"

"우우.. 키가 안 크는것도 싫지만, 유리누나가 또 위험해지는건 더 싫다고요!!!"

"미스틸. 여긴 병실이야. 그렇게 소리치면 안돼."

"죄, 죄송해요. 슬비누나. 하지만 전..."

"그럼 여기 의자에서라도 잘래? 위험하다 싶으면 깨울테니까."

"야, 이왕 재울려면 차라리.."

슬비는 세하의 말을 끊고는 대답했다. 아주 단호하게, 그리고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미스틸을 방에 보내면 이아이 혼자야. 그러다 아칸더스가 나타나 공격하면?..... 그러니까 차라리 모두 함께 있는게 더 안전해."

맞는말이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지금의 그들에겐 딱 어울리는 말. 그말대로 지금상황에선 미스틸 테인을 혼자두는 행위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결코 반박할수없는 슬비의 말에 결국 세하또한 미스틸 테인이 이곳에 있는걸 반대하지 않았다. 잠시후, 그는 어느세 꿈나라로 빠져들었고, 두사람 사이엔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얼마후 슬비의 말에 침묵이 깨졌다.

"... 이세하."

"왜?"

"너 2년전, 신강 고등학교에서 나하고, 정미가 하는말 들었지?"

"무, 무슨소리야?"

세하는 당황해하며 아니라고 말했지만, 슬비는 다 알고있다는듯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그와 짧게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백기를 드는건 세하였다.

"큭, 그래. 복도를 지나가다가 얼핏 들은것 뿐이야."

"얼핏은 무슨. 아주 잘 기억하는거 같은데? 네가 머리를 기르는 이유도 그때의 대화 때문이지? 그때의 대화주제가 분명 유리의 이. 상. 형 이였으니까."

"어째서 이상형에 그렇게 힘을 주는거야?"

"너 유리 좋아하지? 이성으로써."

"푸흡-!!!!"

아까 슬비와의 실랑이로 갈증이 나서 물병의 물을 마시던 세하는 그대로 물을 내뿜었다. 세하는 물이 잘 못 넘어갔는지 계속 기침을 해댔지만, 슬비는 그건 신경도 안쓰인다는듯이 계속 말했다.

"저번에 미스틸의 물음에 네가 답을 회피하다가 유리랑 눈이 마주치자 바로 피하는걸 봤어. 물론 그모습만으로 네가 유리를 좋아한다고 확신했던건 아냐. 그땐 좀 의심스러워서 너와 가장 친한 친구인 석봉이에게 물어봤거든."

자, 어서 말해. 유리 좋아하지? 라는듯한 슬비의 시선에 세하는 손으로 이마를 짓고 한숨을 내뱉었다.

'한석봉, 그자식. 사나이 대 사나이의 약속을 좋아하는 여자가 물었다고 해서 다까발랐냐!'
"하아.. 그래. 좋아한다.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서 사랑한다고 답하면 되냐? 근데 그건 왜 물어?"

"유리. 남자를 무서워해."

"유리가 남자를 무서워한다고? 야. 내가 너보다 유리를 더 오래전부터 알았어. 하지만 남**피증이 있었으면 진작에 알았겠지. 아니, 나랑 친구를 해먹지도 않았을걸? 그리고 설령 네말이 맞다고 해도 그애가 남자가 무서워하는걸 어떻게 알아낸거야?"

"언제부터 무서워 했는지는 나도 몰라. 아마 우리가 떨어져있던 2년의 시간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리고 어떻게 알았냐고? 이건 내가 알아낸게 아냐. 캐롤언니가 알려줬어. 유리가 남자를 무서워하는것 같다고. 언니도 유리를 진찰하다가 알아냈대."

"어쟀든 난 그말에 그제서야 유리가 깨어난뒤, 나 혹은 유정언니에게 좀 기대는 이유를 알았어. 솔직히 너도 대충 눈치챘잖아? 유리가 너나, 미스틸. 그리고 아저씨에게 조금 거리감있게 행동하는걸. 그래도 동료여서 그정도지. 생판모르는 남이였으면 더 심했을거야."

"..."

슬비말대로 세하는 유리가 2년전과 다르게 거리감이 있단 사실은 알고있었다. 그러나 그는 단지 그녀도 이제 성숙해졌으니 예전같이 굴지 않는다고 판단했을뿐, 설마 무서워하리라곤 꿈에도 알지 못했다. 그럼 아까 그녀의 눈이 커진 이유도, 자신이 갑자기 이마를 눌러 놀란것이 아니라... 두려워서 였던걸까? 그는 자신의 행동이 그녀에겐 두려움을 일으키는 행위란걸 깨닫고는 화가 나 마시던 물통을 손으로 찌그려트렸다.


한편, 캐롤리엘에게 다녀갔다고 돌아오고 있는 제이는 주머니에서 꽃잎을 꺼내고는 노려보듯이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설마.. 이게 그런 용도일줄이야.... 현재 유리의 상태도 그렇고 모두 예상밖이군."

캐롤리엘에게 유리에게 남**피증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것이 생각나 그는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산너머 산이다.
2024-10-24 22:22:2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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