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7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11 1

나는 교실로 들어오자 당연한 듯이 선생님께서 나를 지목하며 어디서 뭐하다 이제왔냐면서 꾸지람을 들었다. 하긴 당연하다. 수업시간이 되었는데도 교실에 없고 싸돌아다녔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건 그렇고, 이선규 못봤니? 걔도 안보이는 거 같던데?"


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당황하면서 고개를 빠르게 돌려 못봤다고 했다.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나를 차가운 눈으로 보는 게 느껴졌다. 이젠 땡땡이까지 치냐는 듯이 말이다. 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자리에 돌아가서 앉았다. 이러다가 내가 범인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일단은 모른척 하자. 그래, 내면의 평화를 반복한다. 자꾸 이런모습보이면 준우일행이 또 의심할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아니 준우일행말고도 모든 학생들이 나를 의심할 것이다. 나는 한사람도 죽이지 않았는데 애들은 그렇게 생각안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누가 날 믿어줄 것인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세하라면 믿어줄까? 내가 안했다는 사실을? 세하는 내게있어서 베스트 프랜드나 다름없으니 믿어줄지도 모르지만 클로저라는 일 때문에 말하기도 꺼려졌다. 준우일행이 만약 선규가 죽은 사실을 알게되면 또 나를 불러다가 뭐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방과 후에 유리가 나와 같이 하교하게 되었다. 친구로써가 아니라 클로저로써 나를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말이다. 이들은 아무도 모른다. 내눈앞에서 그 시신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 조금있으면 그걸 발견한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걸어가자 유리가 나에게 말을 건다.


"석봉아, 어제부터 이상해. 너 정말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아... 아니야. 아무것도... 그냥 악몽을 꿔서..."


"그래? 아, 준우패거리들이지? 세하에게 들었어. 걔내들이 자꾸 괴롭힌다며? 많이 괴로웠겠다. 우리 클로저들은 민간인에게 손을 못대는 존재라서 미안해."


"아니야, 신경쓰지 않아도 돼."


나는 애써 괜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는 괴롭힘에 시달려서 고통스러웠지만 지금은 살인사건때문에 더 괴로울 지경이었다. 차라리 나를 밟아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준우일행 있는 곳으로 내일 대놓고 찾아가서 밟아달라고 부탁해야되나? 이런식으로 공포에 떨면서 살아가는 건 사양이었다.


"아 참, 석봉아. 우리 와플 먹으러 가지 않을래?"


유리가 해맑게 웃으면서 말한다. 평소에도 밝고 명량한 모습으로 검은양 팀의 분위기를 좋게 한다고 세하가 그랬다. 확실히 들은 대로였다. 별로 친하지 않는 사이인데도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려는 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응."


뭐, 와플먹으러 가는 것 정도는 괜찮을 거 같았다. 내가 승낙하자 유리는 신난다는 표정으로 곧바로 와플가게로 직행했다. 뭐가 저렇게 빠르지? 역시 클로저라서 내 눈이 저절로 깜빡하게 만들었다.




와플을 하나 씹으면서 걸어도 내 기분은 조금은 나아졌다. 유리가 추천해준 와플이 생각보다 맛있었기 때문이다. 유리는 와플을 벌써 두개째 먹고 있다. 대단한 식욕이다. 저러는데 어떻게 살이 안찔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간단한 답이다. 유리는 검도부출신이다. 아마 진검을 잡아서 수련함으로써 에너지낭비를 하는 거겠지. 그녀라면 그러고도 남는다. 평소에도 밥 두끼이상의 양으로 배를 채우는데 살이 안찐다는 건 그만큼 몸매관리를 잘한다는 뜻일 것이다.


"석봉아,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에게 얘기해. 슬비와 세하도 다 좋은 친구들이니까. 우리도 가능하면 너를 도와주려고 할거야."


"으응. 고마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나를 도와줄 수 있을까?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가능하면 좋으련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불가능하다. 마침 집에 다와서 나는 유리에게 손을 들어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유리가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자 나는 기분이 좋았다. 유리라면 내 얘기를 믿어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거 같았다.




집에 돌아와서 나는 씻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잠드는 순간부터 살인현장에서 깨어난 것, 아무래도 내가 잠드는 사이에 무슨일이 생기는 거 같았다. 오늘 하루는 잠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서 게임기를 켰다. 아예 밤새도록 게임을 해야겠다. 평소에는 게임캐릭터 만렙육성한 이후로 정상적인 수면시간을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다시 새로 캐릭터 키운다는 생각으로 행동해야될 거 같았다. 새로운 캐릭을 생성하여 만렙찍겠다는 의욕으로 게임기를 조작한다. 분명히 잠든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 그러면 내가 기억못하는 것도 설명이 된다. 아마 내가 잠들게되면 무의식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창문을 전부 다 잠그고, 방문도 잠궜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잠을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으... 졸려."


괴로웠다. 너무 오랜만에 밤을 새서인지 잠이 미치도록 오고 있었다. 하지만 집중한다. 눈이 충혈되는 한 있어도 절대 잠이 들어서는 안된다. 슬비가 말한 것을 떠올리면 라이칸 토스는 분명히 혼자다니는 인간을 주로 습격한다고 했다. 그렇게된다면 밤에는 절대로 잠들어서는 안된다. 만약 그게 나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식으로 슬비나 세하, 유리까지 습격하고 싶지는 않았다. 버텨내**다. 잠을...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잠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세수해야되나? 그래야될지도 모른다.




새벽 4시, 좋아. 지금까지 잘 버텨냈다. 이제 4시간만 버티면 된다. 그때쯤이면 준우일행이 모두 모일 시간이니까 말이다. 학생들도 교실에 다 들어가 있을테고 이렇게되면 아무도 죽이지 못하게 된다. 내가 육성하는 게임캐릭터는 레벨이 48이 되었다. 역시나 밤늦게 한 보람이 보였다. 모든 것은 내가 살인현장에 가지않게 하기 위해서지만 말이다.


"네가 날 죽였어."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멍한 눈으로 천장을 보자 거기에는 죽은 진혁이와 선규가 보였다. 둘은 내가 죽인거라고 손가락질 하고 있었고,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방문을 열고 나갔다. 귀신이 되어서 그들이 내앞에 나타났다. 내가 죽였다고? 아니야. 난 죽이지 않았어. 내 비명소리에 부모님이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셨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나는 표정이 창백해진 채로 비명을 지르면서 현관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선규와 진혁이의 목소리가 자꾸만 들렸다. 부모님이 무슨 일이냐며 나를 쫓아오시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D-103일.



나는 결국 학교를 하루 쉬게되었고, 정신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입원하게 되었다. 여기라면 괜찮겠지 생각했다. 그래, 내가 정신병에 걸린 게 틀림없다. 의사선생님께서 나를 치료해주실 것이다. 나는 그렇게 확신하고 안심하고 자리에 누웠다. 나는 괴물이 된 게 아니라고 확신했다. 나는 괴물이 아니다. 단지 괴롭힘을 받아서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다. 그리고 몽유병같은 질병에 걸려 우연히 무의식적으로 걸어가다가 살인현장에서 쓰러진 거 뿐이라고 스스로 외쳤다. 분명히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내 친구들이 나를 죽이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나는 그분들에게 부탁했다. 내 몸을 묶어달라고 말이다. 그러자 그분들도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는 듯이 내 양팔과 다리에 쇠사슬로 묶었다. 나를 내려다보며 슬퍼하시는 부모님들은 미안하다고 말할 뿐이었지만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이제 안심이다. 이제 다시는 살인현장 앞으로 갈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신하면서 눈을 감았다.




"야, 이** 뭐하러 데려왔어?"


"정말로 괜찮은거야? 이거 완전 물러터진 놈 같은데?"


말소리가 들려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을 떠보니 모르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게 보였고, 장소도 다른 곳이라는 걸 알았다. 여기는 병원이 아니다.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폭력조직의 본거지 같았다. 3명정도의 남학생들과 2명의 아저씨들이 뭐라고 대화하다가 내가 깨어난 것을 보고 한 아저씨가 다가와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 일어났니? 다행이군."


머리카락이 가시처럼 돋아난 것처럼 보였다. 흔히 얘들은 그걸 멸치***라고 부른다. 나는 어떻게 된 건지 영문을 몰라했고, 나를 일으켜 세운 아저씨가 한마디 했다.


"너 임마, 굉장히 위험했던 거 알아? 거기 Union클로저가 있었으면 넌 끝이었어 임마."


"네?"


"뭐야? 너 모르고 있었냐? 아니면 네가 한일을 기억못하는 거야?"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아저씨는 다 안다는 듯이 씨익 웃으면서 다른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야, 우리보고 뭐 느끼는 거 없냐?"


그러고 보니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느낌이었다.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기겁할 정도다. 혹시 이사람들, 살인집단? 내가 지금 살인자 집단에 납치된 건가?


"하 정말 모르나 보네. 너 감염자야. 라이칸 토스잖아."


"네? 무슨 말씀을..."


"시치미 떼도 소용없어. 네가 그 병원에서 그 차원종으로 변해서 한동안 날뛰었잖아. 우리가 발견해서 너를 안막았으면 Union클

로저들에게 너는 죽은 목숨이었어. 알아들어?"


무슨 말인지 몰랐다. 나는 기억이 없는 상태, 그럴 리가 없다. 지금 거짓말 하는 거다. 나는 뒷걸음질하면서 필사적으로 부정했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얘는 정말 기억못하는 모양인데?"


"최근에 감염된지 얼마 안된 녀석이야. 딱봐도."


두 남학생이 한마디씩 하자 내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당신들 뭐야!? 난 라이칸 토스가 아니야!! 난 평범한 학생이라고."


"그렇게 부정해도 말이야. 네 현재모습이 그거라는 사실은 변함없어. 우리가 직접 두눈으로 봤거든. 네가 우리랑 같은 족속이라는

거 말이야."


"뭐?"


같은 존재라고? 설마 이들도 라이칸 토스란 말인가? 말도 안된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사람들인데 어떻게 차원종이란 말인가? 나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나를 일으켜 세운 아저씨가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자, 신입이 모르는 거 같으니 내가 친절하게 알려주도록 하지."

To Be Continued......

2024-10-24 23:01: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