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같은 야밤에 세하와 슬비가 한 집에서...?
라쉘라 2015-01-27 8
( 그... 참고로 여기서 주인공 이름을 한참 후에 언급하니... 알려드리지만, 세하입니다. )
" 저기... 그러니까... "
하하... 당황스럽다.
여자의 집에서 당당하게 게임을 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임무랑 겹쳤기도 하니까...
" 잘 부탁할게... "
평소보다 서먹서먹하다.
" 나... 나야말로... "
그녀는 시선을 회피하며, 더듬지 않던 말을 더듬었다.
... 나이 21살이나 되어가지고, 여자를 다루는게 미숙하다고 뭐라 할 것 같지만...
3년간 클로저로서 서로를 만나게 되다보니, 일상보다는 상황분석을 예기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이번 임무는, 2인 1조로 한 집에서 쉬는 척하고 배신자를 찾는 것이었다.
아마도 배신자는 클로저만 노리는 듯 해서, 이렇게 되긴 했는데...
「 두근... 두근... 」
3년 전에는 꾀나 단발이었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꾀나 길어졌다.
「 두근... 두근... 」
거기다가 샴푸냄세가 나의 코를 마비시킨다.
" 저... 너도 샤워하지 그래? "
이슬비가 아직도 요원복을 입고 있는 것이 껄끄러운지 말했다.
" 그... 그럴게. "
나는 긁적거리고는 게임기를 꺼내고 탁자에 올려놨다.
슬비도 그제서야 일어나더니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나는 옷을 벗어 놓고는 욕실에 들어왔다.
「 두근... 두근... 」
아직도 심장이 요동친다.
설마... 저렇게 예뻐졌을리가...
여자의 변신은 무죄가 아니라... 유죄다.
' 그나저나, 배신자라는 사람... 김기태요원이랑 비슷할까. '
나는 고개를 젓는다.
김기태는... 분명이 잡혔을 것이다.
그럼 대체 누가...
대충 생각에 빠진채 몸을 다 씻었다.
나는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놓았던 옷을 입을려 했을 때, 옷은 어느세 잠옷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른... 남성... 잠옷?
뭐, 그리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의 아버지의 것이라고 추측되기에...
" 꺄아아아악!! "
울려퍼지는 비명소리...
나는 슬비쪽으로 달려갔다.
물론 잠옷을 입을 채...
" 무슨일.... 이 일어난 거야!! 대체!! "
주방에 검은 연기가 자욱했다.
아마도 그녀가 무언가를 만들려 했는데... 실수를 했나보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꾀나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아무일도 없었다.
" 음식은 태우라는게 아니고, 먹으라는 건데... "
나는 참담한 그녀의 요리를 보고는 딴죽을 걸었다.
" 이... 이건 나의 실수야. 다시 만들거라고. "
뭐, 솔직히 태운 음식이라도 먹고싶을 정도로 배고프다지만...
그래도 건강상 먹고싶지는 않다.
" 그래, 그래. 기달려줄게. "
나는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까까지와의 긴장감이 사라졌다.
" 으... 응... "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띄었다.
뭐... 뭐야! 이 귀여운 생물...
나도 모르게 안아버리자... 라는 생각이 머리를 강타했다.
하지만 그녀는 요리를 하고있는 상황이라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나는 스마트폰을 꺼낸 후, 시간을 보았다.
새벽 2시..
저녁을 고작 삼각김밥으로 때운 우리였기에, 둘 다 요리가 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몇분이 지나자, 거실까지 좋은 향기가 퍼져왔다.
그녀가 음식을 가지고오자, 나는 숫가락과 젓가락을 놓았다.
" 그... 드라마라도 틀까? "
" 뭐, 니 집이니까. 마음대로... "
그녀는 나의 허락이 떨어지자, 리모컨으로 미드(미국드라마)로 채널을 옮겼다.
" 미국 드라마도 봤었나? "
" 최근들어 보고있어. "
그녀가 만든 페투치니와 빵은 꽤나 맛이 좋았다.
( 페투치니: 크림파스타... 정도로 알고 있으면 될 듯 하다. )
아마도 과거에 그녀의 요리솜씨로 놀린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 그나저나, 맛있네. "
" 노력했으니까. "
나와 그녀는 뭔가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가 우연찮게... 서로 빵을 집다 손을 잡았다.
" ... 어? "
내가 반응하기 전에, 슬비는 뭔가 동경하는 표정으로 눈빛이 초롱초롱... 거렸다.
" 드... 드라마에서나 나왔던 좋아하는 남녀의 손이... "
" 이슬비씨? "
내가 그녀를 툭툭쳤다.
그녀는 깜짝놀라서 나를 보았다.
" 드... 들었어? "
" 못 들었네요. "
내가 코웃음을 치며 말하자, 슬비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귀를 막으며 쭈그려 앉는다.
뭐랄까... 이거 진짜로 오늘 제대로 한바탕해도 되나?
" 저기... 세하야. "
그녀의 시선은 아직도 땅을 향했지만, 목소리가 나지막히 들렸다.
" 너... 사귀는 사람있어? "
" 뭐...? "
순간 당황했다.
사귀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지...
" 아니 없는데? "
" 그래... 그럼 나... "
「 와 결혼해줄레~ 」
그때, 예기치 못한 전화가 걸려왔다.
벨소리는... 뭐랄까, 언제 바뀌었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전화를 받는다.
' 세하야, 배신자는 서유리네 쪽이 잡은 모양이구나. 수고했어. '
" 네, 그럼 수고하세요. "
나는 전화를 끊는다.
그녀를 바라봤을 때, 그녀는 잔뜩 볼을 부풀렸다.
" 정말... 중요한 말마다 항상... "
"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잖아?! "
내가 그녀에게 따지듯 가까이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나에게 입을 맞추었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입술과... 짧지만 강렬하게 남은 그녀의 숨이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빠진다.
' 뭐... 뭐야? 이건 대체... "
슬비도 패닉상태인지 머리를 헝클어지도록 만져댄다.
" 아... 으... 그... 그게 그러니까... "
아아... 더는 못 참겠다...
이런 그녀를 두고 가만히 있으라고?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 이슬비... 나 너를 좋아해. "
" 그... 그래... 응... 에? 뭐? "
이슬비가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더 당황해지자 갈팡질팡을 못했다.
" 나랑 사귀자. "
" 으... 응... "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작게 속삭였다.
나는 그녀의 고개를 올리고 입술을 빼앗았다.
이번에는 둘 다 서로를 받아드렸다.
조금씩...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우리의 시선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 그... 그만하자. "
그녀가 입을 땠다.
" 싫어... "
내가 더욱 대담하게 다가가자, 그녀는 어느세 날라온 후라이팬으로 머리를 내려친다.
「 깡!! 」
" 정말! 뭐하는 거야! 그만하자고 했잖아. 날도 밝았다고? "
그러고보니 어느세 날이 밝았다...
뭐랄가 시간이 한꺼번에 넘어간 기분인데...
"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그러지 않겠습니다. "
넙죽 절부터 하는 나였다.
그녀는 그런 나를 보며 웃었고, 나도 그런 그녀를 보며 웃었다.
우리는 요원복으로 갈아입고는 나왔다.
" 그럼 우리 1일이네. "
" 저... 정말... "
내가 기지개를 피고 넌지시 말하자, 슬비는 살짝 싫은 표정을 했다.
" 그런거 함부러 말하지마, 자기. "
그녀가 나의 입술에 검지를 올리고는 팔짱을 끼었다.
크흠... 그 어떤 커플도 부럽지 않으리!!
" 그럼, 가볼까? "
우리는 다시 강남으로 발을 옮겼다.
똑같은 길이지만... 오늘은 유독 그 길을 걷는 것이 행복했다.
* 크... 로맨스같은 로맨스 같지않은 로맨스인 소설이 되었군요.
솔직히 클로저스에는 주인공이 여자가 적은 것이 흠이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리고 슬비, 유리, 정미... 다 세하와 복선이 그려져있으니...
아 참고로 3년 이후를 기준으로 둔 이유는...
그때와는 살짝 달라진 모습, 성격이라는 설정하에 편하게 쓰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