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해서 - 1 -

피누스 2015-01-26 1


 

 

3년 전 세계는 격변했다.

 

차원의 위상이 일그러지며 발생하는 차원 외곡. 그 안에서 튀어 나오는 수많은 괴물들.

 

인류는 그 괴물들에게 타 차원에서 온 침략자 차원종이라 이름 붙이고 그들이 지구상으로 넘어오는 위상변곡점을 차원문이라 칭했다.

 

처음 지구상에 차원종이 등장했을 때에는 인류는 그렇게 큰 위기를 느끼지 못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만들어진 총기류와 함대, 전투기 등의, 심지어 핵을 비롯한 수많은 질량 병기들이 저 괴물들을 손쉽게 물리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것은 사실이었다. 차원문에서 튀어 나온 차원종들은 대부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퇴치 당했다.

 

다만 그것은 차원종이 등장하고 극히 초반, 약 한달 동안의 이야기. 그 뒤로 튀어 나온 강대한 차원종들은 몸에 특수한 파장의 에너지를 두르고 있어 어떠한 질량 병기로도 피해를 주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신은 인간을 버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차원종들의 그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에너지를 다루는 초능력자들이 인간들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들은 당시 과학으로 설명 불가능한 능력을 사용하며 차원종과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위상력을 사용하는 차원문을 닫는자, 클로저(Closer)의 등장이었다.

 

지구상의 전 국가들은 협의 하에 클로저를 관리하여 차원종을 물리치는 범국가적 연합 유니온(Union)을 설립 체계적으로 차원종과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리반 슈나우드는 47의 젊은 나이에 유니온 독일 지부장이자 서유럽 총사령관의 자리에 올라갈 만큼 유능한 인물이다.

 

평화로운 시기라면 모를까 차원종과의 전쟁이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전시는 그 무엇보다 능력과 공이 우선시되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그가 어떠한 사선을 넘어왔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

 

그는 얼마 전부터 급격하게 줄어든 유럽의 차원문 발생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다른 대륙들에서 계속해서 차원종들의 출현이 심화되고 있는 이 시기 유독 유럽에서만 유일하게 차원문의 등장 횟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강렬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 이것은 마치 폭풍 전의 고유를 연상되지 않는가.

 

그 때였다. 그의 부관이 문을 박차고 사령관실에 들어온 것은.

 

총사령관님 큰일이, 큰일이 났습니다!”

 

평소 조금 덤벙되는 감이 없잖아 있고 성격이 가벼운 것으로 자주 혼을 내고 있는 부하지만 그렇다고 노크나 아무런 말도 없이 사령관실에 뛰어 들어올 만큼 생각이 없는 녀석은 아니다.

 

거기에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이 새파랗게 질려 있는 얼굴과 유니온에서 지급된 요원복이 땀에 완전히 절어 있는 모습에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방금 전까지 머릿속에 가득하던 불길한 예감을 애써 무시하며 리반은 언제나와 같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가?”

 

그러나 그런 리반의 평정은 부관의 입에서 나온 말에 의해 흔적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서유럽 전체에 400여개가 넘는 차원문이 동시 발생중입니다!”

 

 

+++

 

유니온 독일 지부는 큰 혼란에 빠져 있었다.

 

한 달 전 갑작스럽게 서유럽 전역에 걸쳐 나타난 무수한 차원문과 차원종들.

 

지난 몇 달간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차원문 발생횟수와 위상변곡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관계로 상당수의 클로저들이 다른 곳으로 파견을 나간 상황에서 그 일이 터졌기 때문이다.

 

유럽의 클로저들이 파견나간 곳들도 상황이 좋지 못해 당장 그들을 복귀시킬 수도 없는 상황. 유럽에 남은 클로저들 만으로는 이미 발생한 차원문을 닫는 것은 고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차원문을 막기에도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유니온의 분석결과 이번에 발생한 차원문들은 순서와 위상변곡율 등을 계산하여 이은 결과 그것들이 마치 벌집과도 같은 모양으로 연계되어 서로 연동하고 공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차원종이 모습을 드러내고 본격적인 차원전쟁이 일어난 후로 처음 있는 일. 어떠한 미증유의 상황이 유럽을 덮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일촉**의 상황. 잘못했다가는 유럽 전역이 차원종의 손에 의해 유린될 수도 있다.

 

***. 설마 지금까지의 침묵이 이것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나…….’

 

리반은 속으로 욕지기를 내뱉으며 이를 갈았다.

 

일반인들은 물론 대부분의 유니온의 요원들조차 모르는 일이지만 유니온의 상층부만은 알고 있다. 사실 차원종은 그들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높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로 현재 알려진 가장 높은 등급인 A급 이상의 차원종의 경우 인간과 유사한 외모를 지닌 녀석들도 존재한다.

 

그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즉 차원종은 전략, 전술을 사용할 수 있는 고등한 존재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인간보다도 더.’

 

사령관님 관측 결과 서유럽 전체에 발생한 차원문들을 연동된 하나의 차원문으로 본 결과 그 위상 변곡율이…….”

 

이어지는 부관의 보고에 리반은 앞이 깜깜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부관의 입에서 나온 수치에 리반은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 확실한 건가?”

 

…….”

 

그 수치는 1년전 한국의 수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A급 차원종 말렉의 수십 배에 달하지 않은가?! 유니온 본부에서의 지원요청은 어떻게 되었나?”

 

지금 당장은 지원을 보낼 줄 병력이 모자라다는 말 밖에는……. 다만 그녀가 온다고 합니다!”

 

그녀?”

 

그제야 리반은 아까까지만 해도 죽을상을 하고 있던 부관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그 얼굴은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 또는 동경하는 아이돌을 보는 삼촌팬과 같이 상기되어 있을 뿐만아니라 눈동자 또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서른이 넘은 남자가 그러고 있어 봤자 역겹기 밖에 더 하지만 리반은 그런 부관의 태도와 그녀라는 말에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년가?”

 

그의 물음에 부관은 미소를 지으며 수긍했다. 절대 리반이 다른 누군가를 떠올렸을 리 없다는 강한 확신과 함께.

 

! 그녀, 팀 알파의 대장. 코드 네임 알파 원. 차원종의 제앙 알파 퀸이 온다고 합니다!”

 

 

+++

 

마치 빛을 잃어버린 듯 탈색된 단정한 백발의 소년, 애쉬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들이 차원종이라 부르는 그들은 스스로를 이름 없는 군단이라 칭하며 철저한 상하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그게 7개의 군단으로 나뉘는데 이름 없는 군단의 군주이자 제 1군단장인 가 이끄는 제 1의 군단 종말(終末)의 군단’, 고대룡 헤카톤케일이 자신의 혈족을 데리고 만든 제 2군단 마룡(魔龍)의 군단’, 애쉬와 그녀의 누이 더스트가 함께 군단장을 맞고 있는 제 3군단 전소(全燒)의 군단이 대표적인 바로 그것이다.

 

군단의 세력 비를 보자면 대중 1군단에서부터 40%, 25%, 15% 나머지 4군단에서부터 7군단까지 합친 것이 20% 정도.

 

가장 많은 병력과 세력을 지닌 1군단은 군단 차원에서도 다른 군단을 압도하며 군단장인 그의 경우 동등한 조건 아래에서라면 애쉬와 더스트, 그리고 용이 힘을 합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명실상부한 최강의 존재로 애초에 다른 군단장들과 다른 반열에 둘 정도이다.

 

강력한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이름 없는 군단에서 가장 큰 힘과 세력을 가진 그에게는 당연히 그만큼 방대한 책임이 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애쉬들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지구로 향했다.

 

비단 지구로 가고 싶은 것은 그 뿐이겠는가. 애쉬 역시 지루한 이곳보다는 지구로 놀러 나가 분탕질을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럴 경황이 없었다.

 

그가 사라지면서 평소 그가 처리하던 서류들을 비롯한 분쟁 조절과 같은 막대한 양의 일이 제 3군단장이자 참모장인 애쉬와 그 누이에게 맡겨진 것이었다.

 

군단 내 그의 다음 서열이라 할 수 있는 존재는 제 2군단장 헤카톤케일이다.

 

그를 제외하고는 이름 없는 군단에 가장 오랜 세월 동안 몸담았으며 거대한 몸체에서 생성되는 막대한 위상력으로 인해 단신으로 며칠 만에 도시 한 두개 정도는 가볍게 지옥으로 바꿀 수 있는데가 뛰어난 지력가지 갖추어 가장 강력하고 현명한 군단장이라고 불리는 헤카톤케일은 군단 내의 누구나 인정하는 이름 없는 군단의 명실상부한 이인자다. 애쉬를 포함한 다른 군단장들은 사실상 헤카톤케일과 비교하면 몇 단개 떨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공백 시 본래라면 헤카톤케일이 그가 하던 업무를 맡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애쉬에게는 유감스럽게도 그는 얼마 전 자신의 군단과 궁전을 이끌고 친히 지구로 대규모 침공을 떠났다.

 

그렇다고 다른 하위 군단장들에게 일을 맡기자고 하니 그들은 애쉬와 더스트, 헤카톤케일과 비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머리 쓰는 일에 둔하다.

 

그 결과 그가 남기고간 막대한 일들은 애쉬와 더스트의 소관이 되었다.

 

거기까진 괜찮다. 삼인자의 비애라고 생각하고 조직의 간부이자 못난 상관을 둔 죄라고 **하며 쉽게는 아니지만 어쨌든 넘어갈 수 있다.

 

지금 애쉬가 그 무엇보다 용납할 수 없는 것은 그의 누이 더스트가 지구에 넘어가 있다는 것. 그녀는 그가 지구로 향한다는 이야기를 애쉬보다 먼저 입수하고는 애쉬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자신도 지구로 넘어갔다.

 

그가 무슨 일을 하는 지에 대한 호기심과 지구에서 신나게 놀고 싶은 것이 그 원인이었겠지만 그 결과 애쉬는 군단 전체의 막대한 업무를 혼자 처리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더군다나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고 하면 그것은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생각 없는 군단장들, 당장 헤카톤케일의 수하에 있는 야심만 많은 아스타로트만 하더라도 그의 공백을 틈타 자신의 이득을 늘리기 위해 내분을 일으키리라. 그렇게 되면 최소 10년간은 지구를 향한 대대적인 침공이 불가능해 질 게 뻔할 뻔자다.

 

하아.”

 

애쉬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벌써 삼일 째 제대로 잠도 ** 못하고 서류에 파묻혀 살고 있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그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아스타로트와 관련된 소식이었다.

 

헤카톤케일의 부관이자 마룡군단의 이인자인 아스타로트는 몇 달 전에 휘하 부하들을 이끌고 지구로 넘어갔다.

 

헤카톤케일의 마룡군단은 그들만의 유일한 특이점이 있는데 그들이 모두 헤카톤케일의 자손이며 그로 인해 그들 중 일부는 군단의 가장 하위인 병사급에서 군사급으로, 군사급에서 장수급으로, 장수급에서 장군급, 심지어 장군급에서 군단장급으로 까지 **가 가능한 단일 종족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태어날 때부터 등급이 정해지는 다른 종족들과는 다른 용의 혈족만이 가지는 특이한 특징이다. 헤카톤케일은 당연하게도 군단장급이며 그 부관인 아스타로트는 그 아래인 장군급까지 성장한 유일한 용의 혈족이다.

 

그런데 지구로 넘어간 아스타로트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천문학적인 확률을 뚫고 군단장급으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애쉬가 아는 아스타로트는 오만하고 욕망이 넘쳐흐르며 자신의 이득만 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는 이기적이면서 어리석기까지 한 쓰레기 같은 녀석이다.

 

헤카톤케일이 자신의 영지 안에 있을 경우 그는 영지와의 동일화로 인해 자신들이 사용하는 위상력에도 인간들이 사용하는 위상력에도 피해를 입지 않는다. 즉 완전한 무적 상태. 헤카톤케일의 영지 안에서라면 설령 그라고 해도 헤카톤케일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애쉬가 세뇌를 이용해 만들어 놓은 아스타로트 휘하 밀정에게서 온 소식에 의하면 아스타로트는 지구에서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들의 위상력과 인간의 위상력이 뒤섞인 새로운 위상력을 개방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스타로트가 자신의 아버지이자 수장인 헤카톤케일에게 칼을 들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는 소식과 다를 게 없다.

 

애쉬는 책상에 가득 놓인 서류를 처리하며 제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

 

단정하게 정리된 검은 머리. 티끌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와 갈색빛 이 감도는 검은 눈동자.

 

금방이라도 텔레비전 영화 속에서 튀어 나온 것 같은 미녀는 자신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대검은 허공에 휘두르며 그것에 뭍은 피를 털어 냈다.

 

중세시대 기사들이 사용하던 검과는 다르다.

 

각족 기계 부품들이 붙어 있으며 정밀 가공 및 세공 처리로 인해 강철이라도 베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로우면서도 단단한 내구도를 자랑한다.

 

동시에 손잡이 부분에 장착된 탄창고에는 위상력이 충전된 탄을 넣고 격발시키는 것으로 순간적이지만 더욱 강한 힘을 낼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다.

 

물론 그로 인해 무게가 유탄발사기조차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엄청나게 증가된 것은 물론 사용자에게 막대한 부담이 걸리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건 블레이드(Gun Blade)라고 명명지어진 이것은 유니온의 모든 과학기술을 총망라해 오직 그녀만을 위해 만들어 낸 대 차원종 살상무기다.

 

코드네임 알파 원. 차원전쟁 초기부터 눈부신 활약으로 인해 알파 퀸, 차원종의 재앙, 대량살상의 마녀라고 불리는 동양의 젊은 클로저.

 

이름은 서지수.

 

그녀는 자신의 팀인 팀 알파를 이끌고 독일에서 분전 중이었다.

 

수백에 달하는 작은 차원문들의 병렬연결로 인해 생성된 거대한 차원문을 통해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 차원종들의 대지와 그 위에 대기하면 셀수도 없을 정도의 차원종들. 용의 궁전이라 이름 붙은 차원종의 대지는 보랏빛이 감도는 토양과 군데군데 튀어 나오는 검은 뱀들. 수정 조각들과 지구와는 다른 탁하고도 무거운 공기가 이곳에 있는 클로저 요원들을 정신적으로 짓누르고 있었다.

 

사방에서 끝도 없이 달려드는 차원종의 무리들. 클로저 요원들도 분전하고 있었지만 저 압도적인 물량 앞에서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하루, 하루만 지난다면 전 세계에서 수천에 이르는 클로저 요원들이 이곳 대규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서유럽에 도달한다. 그것은 하나의 희망임에 동시에 절망이었다.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희망과 과연 단 하루를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절망.

 

그 절망의 주된 원인은 바로 저 거대한 차원종에게 있었다.

 

전신을 푸른 빛이 도는 비늘도 감싼 얼핏 봐도 어지간한 빌딩보다도 거대한 몸체에 눈이 아플 정도로 실체화된 위상력의 위광을 뿜어내는 어떠한 공격도 통하지도 않는 거대한 괴물.

 

전쟁 시작 후 최초로 S급 차원종이라는 랭크가 붙은 무시무시한 괴물은 흡사 만화영화에 나오는 거대한 괴수를 연상시켰다.

 

지금까지 저 괴물에게 무수한 타격을 가했지만 어째선지 괴물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듯이 활발하게 파괴행위를 계속할 뿐이었다.

 

이 싸움이 시작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서지수는 고개를 흔들어 흐릿해지는 시야를 다잡았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반복한 게 삼일. 정오가 넘어 싸움이 시작되었고 지금 다시 해가 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시간은 6시 인근. 대략 78시간이 넘게 휴식 없이 전투를 이어온 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 거대한 차원종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로 정상은 아니라는 것.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교하면 뿜어내는 차원력의 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고 상상하기조차 힘든 양의 위상력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지만.

 

거기에 눈에 띠는 상처나 피해는 없다고 하더라도 몸의 움직임 등이 눈에 띠게 느려졌다. 녀석도 저 거대한 몸에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체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 녀석도 슬슬 체력적인 한계를 맞이한 게 틀림없다.

 

아니면 뭐 여기서 다 죽는 거지.”

 

대장, 그런 재수 없는 말은 안 하는 게 어때?”

 

그녀의 말을 받은 것은 팀 알파에 소속된 최연소 미국계 클로저 제이슨이었다.

 

여기저기 복실하게 퍼진 흰 머리가 특징적인 소년은 입가에 피가 말라 붙은 것으로 보아 피를 토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며 복부를 비롯한 여러 곳에 상당히 심한 상처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너덜너덜한 주먹과 발을 휘두르며 주변의 차원종과 저 거대한 괴물을 공격해 나갔다.

 

사실 서지수를 비롯한 팀 알파의 멤버들도, 아직까지 살아 있는 클로저 요원들 모두 중상이 아닌 사람이 없을 지경.

 

하앗!”

 

서지수의 전신에서 주변의 공기조차 일그러트릴 만큼 막대한 위상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노련한 클로저들이 강력한 차원종에게 대항하기 위해 몸의 과부하를 대가로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위상력을 증폭, 방출하여 파괴력을 높이는 기술이 그녀의 몸에서 발휘된 것이다.

 

결전기 위상폭파.”

 

지금까지와는 다른 속도와 파괴력을 지닌 것이 헤카톤케일을 심장을 향해 휘둘러졌다.

 

 

+++

 

아스타로트 녀석 결국 분전 중에 일을 벌이는군.”

 

멀리서 거대한 헤카톤케일의 가슴의 심장을 뚫고 피의 분수와 함께 튀어 나오는 여인을 모습을 보며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다른자들의 눈에는 저 인간 여인의 공격에 의해 헤카톤케일의 단단한 비늘과 두꺼운 가죽이 뚫리며 쓰러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저 용의 대지 위에 있는 한 인간의 공격이 헤카톤케일에게 닿을 리는 없다.

 

여인이 공격하는 순간보다 조금 앞서 헤카톤케일의 부하인 아스타로트가 기묘한 위상력을 방출하며 등 뒤에서부터 은밀하게 헤카톤케일의 심장을 꿰뚫은 것이 그의 눈에는 뚜렷하게 보였다.

 

그로 인해 헤카톤케일이 죽는 순간 영지의 지배권과 위상력에 대한 면역이 아스타로트에게 넘어갔고 그 순간 여인의 공격이 이미 죽은 헤카톤케일을 관통했다는 것이 지금 저기서 벌어진 사건의 전모.

 

군단장을 잃은 마룡군단은 혼비백산하며 아스타로트의 지휘에 따라 헤카톤케일의 시신과 자신들의 대지와 함께 본래의 차원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굉장하군.”

 

그 모든 사건의 진상을 바라보며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만약 헤카톤케일에게 위상력에 대한 면역이 없었다면 저 여인에 의해 생을 마감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름 없는 군단의 군단장들 중에서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

 

아무리 위상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한낮 인간의 몸으로 이름 없는 군단의 군단장 중 하나이자 강력한 힘을 지닌 헤카톤케일과 대등, 또는 그 이상의 힘을 보인 것이다.

 

아름답군. 갖고 싶어.”

 

갑작스럽게 그의 몸이 허공으로 상승하며 조용히 하지만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목표는 마룡군단이 퇴각하고 승리의 기쁨에 빠져있는 인간들이 있는 곳.

 

이름 없는 군단의 군주가 그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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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동기는 어? 3 위상력 멋진데?(웃음)

본격 이세하 무쌍기

다만 주인공은 시하 아빱니다.


Ps. 그보다 플래그 마스터가 유전적 유성형질이라는 학설이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24-10-24 22:22:1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