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차원종 변화(이세하)

딸기군 2015-01-26 12

-본래 내용과 상관없습니다.


이세하는 눈을 떴다. 조금 어두운 방안. 잠자기 전에 전등을 끄지 않았는지 전등은 빛을 뿌리고 있었다. 이제 슬슬 갈아줘야 한다고 투정부리듯이 몇 번 전등은 깜박댔다. 옆에 하고 있었던 듯 게임기가 놓여져있었다. 게임 오버-. 간결한 문장에 세하는 질린다는 듯이 머리를 긁으며 일어났다.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보자 두시간 가량 잔 듯 싶었다. 여덞시. 밥을 먹어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싫다. 온 몸에 허무감이 가득 찼다. 밖에라도 나가면 기운 차릴 듯 하지만 늦은 시간이다. 위상력을 가졌기에 이상한 무리가 다가와도 무리는 없었지만 지금 이렇게 답답한데 그런 녀석들까지 건들이면 그대로 죽빵이라도 날려줄 것 같아 그냥 오늘 저녁은 고히 접고 좀 더 자기로 했다.

에쉬와 더스트-.

얼마전에 본 이상한 차원종들. 너무나도 인간과 닮아있었다. 그런 녀석들이 인간 사이에 섞이면 그 누구도 알아** 못할 것이다. 사실 옆에 있는 이들이 차원종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싹해졌다. 주변사람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다. 엄마를 죽이고 많은 이들을 괴롭게 한 녀석들이 인간의 행세를 한다는 것이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그런 녀석들만 없었으면...!

차원종들이 없었으면 이 위상력은 어디 앞에 나가지 않았어도 됐다. 그저 소소하게 사람들을 돕는데 쓰였겠지. 예를 들어서 뿌리가 썩은 가로수를 뽑아 정리한다던가 할아버지가 치매로 집을 나가면 위상력으로 탐지하거나 발 빠른 능력으로 찾아준다던가. 높은 위치까지 가봤자 마피아 상대정도가 아닐까.

그러면 지금처럼 욕먹을 일도 그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그 차원종들은 이세하에게 많은 것을 빼앗어갔다. 가족, 여가, 평범한 일상. 그렇게 생각하면 세하는 참 게임속이 좋다고 생각했다. 액션게임에서 히어로는 많은 이들의 선망을 받고 무엇이든 해준다. 노력을 하면 노력에 보답받고 사람들이 꺼리기는 커녕 먼저 다가설려고 한다. 악당들도 천천히 깨부셔 마지막에는 레이드 보스까지 전부 이긴다. 그러면 파란만장의 삶만이 남았다.

"나는 그러지 못해."

-그럴 수가 없다고. 이를 악물었다.

"무엇을 못한다는 거지? 이세하?"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 이세하는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들어오는 창문에 커튼자락이 휘날렸다. 창문에 걸쳐 앉아있는 아이 둘. 에쉬와 더스트-. 세하는 급하게 전투태세를 갖췄다. 하지만 그의 손에는 무기란 들려있지 않았다. 수리를 위해서 유니온 본부에 건냈던 것이다. **-. 세하의 입에서는 낮은 목소리로 욕이 나왔다. 에쉬와 더스트는 이세하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이 곳에서 벗어날 타이밍을 잡았다. 하지만 밖에 나가게 된다면 필시 그들은 쫓아와 가볍게 세하를 제압하고 주변에 피해를 줄 것이다. 세하도 그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그들을 쫓아낼 방안을 궁리했다. 하지만 그 둘을 간단히 제압할 방법따위 게임으로 다져진 머리에는 나오지 않았다. 게임에서는 리플레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에선느 아니였다. 이대로 죽으면 끝이다. 그렇기에 목이 매였다. 답답해져오는 한 쪽 가슴에 어쩔 줄 몰랐다. 더스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흐음, 저번보다 더 강해진 것 같은데?"
"역시 넌 최고야. 이세하."

소름돋는 미소. 입 꼬리는 올라가고 두 눈꼬리는 낮아진다. 오싹거리며 몸이 뜨거워지고 사고는 점점 멈춰간다. 어째서. 최대한 위상력을 개방했다. 그러자 효과는 있는지 조금 아니꼬운 눈으로 변했다.

"위상력, 역시 조금 그렇네."
"맞아. 유니온 녀석들도 정말 보는 눈이 없어. 어느정도 있는게 아니야. 이 정도면 --바꿨을 때 --되겠어."

끊어지는 말에 세하가 이를 악물었다. 갑작스럽게 위상력을 개방하여 몸에 무리가 온 것이다. 눈은 보나마나 충혈되어 있을 것이고 땀으로 범벅이 되었을 것이다. 아니면 땀이 나오자마자 내 위상력의 힘인 열로 인해서 증발되어 주변이 김으로 가득해졌을지도 모르겠지.

"--하자. 에쉬."
"그래, 더스트."

둘이 무엇인가를 정하고서는 차원문을 등 뒤에 열었다. 돌아갈 생각인가-? 조금 안심을 하면서 그 둘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 순간 더스트쪽이 등 뒤에서 세하를 잡아챘다.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알 수 없는 고통이 목을 **맸다.

"자, 편해질거야. 이세하."
"우리처럼 차원종의 몸을 가지면 말이야."

끊어져가는 의식 속. 이상하게도 그 둘의 목소리는 이세하에게 잘 전달되었다. 동시에 몸에 퍼지는 괴로움에 숨을 죽였다. 이세하는 깊은 나락속으로 빨려들어갔다.



*



-엄마가 보였다. 차원종의 피 색깔도 빨간색이다. 엄마는 빨간색으로 뒤덮여있었다. 배를 뚫은 칼에 아픈 듯이 눈을 찡그렸다. 쿨럭. 엄마의 입에서 피가 잔뜩 나왔다. 엄마! 뒤늦게 다가갔지만 가까워지지 않았다. 마치 너와 엄마의 거리는 이정도라는 듯이 정해둔 듯 말이다. 열 발자국만 다가가면 만질 수 있을텐데 내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는데 앞으로 갈 순 없었다.

"세하야-..."


...엄마. 엄마가 내 이름을 불렀다. 이제 끝이라는 것을 알리는 듯이 고개가 끄덕여졌다. 무엇보다 강했던, 유니온에서도 칭찬을 마지 하지 않았던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세하야, 세하야! 내 이름을 부르셨다. 계속.

"여기 있어요! 엄마!"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닿지 않았다. 말은 했지만 소리가 전달되지 못했다. 결국 나 또한 눈물을 흘렸다. 엄마의 배에 다른 칼이 박혔다. 다시 한 번 엄마가 몸부림을 치고 주변에 있는 무기들로 한 마리라도 더 데려가겠다는 듯이 공격을 강행했지만 결국 상처가 늘어나는 것은 엄마였다. 옆에 있는 무기를 주어들었다. 그리고 던졌다. 엄마에게 칼을 들이대는 차원종들에게.

하지만 닿지 않았다. 무기는 내가 만지기 무섭게 이가 빠지고 날이 사라졌다. 엄마는 그렇게 죽어갔다. 전장에서 지는 꽃처럼. 엄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 때 멀리 있던 엄마와 같은 팀의 이들이 전부 후퇴했다. 엄마를 내버려두고. 지금 다가가면 살릴 수있을텐데. 분명 그들의 가방에는 좋은 명약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것이라는 듯이 도망쳐버렸다. 입술에 피가 나도록 악물었다.

"세하야. 내 아들, 잘 있어야 한다."


그게 마지막 소리였다. 더 이상 뒤가 없다는 듯이 모든 것이 멈췄다. 다만 마지막까지 붉은 색 전장은 엄마의 피로 더더욱 색을 진하게 하였다. 


*

"그런거야. 인간들은. 어때, 너는 차원종이야. 그들을 공격해도 이유가 있어. 이렇게 하자. 너가 아끼는 인간들은 한동안 공격하지 않을게. 대신 유니온을 뒤엎는거야. 언젠가 우리들이 공격해도 지킬 수 있을만큼 최정애병들만 남겨서. 너희 엄마를 죽인 이들을 전부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면! 괜찮지 않아?"

에쉬가 호쾌하게 웃으면서 몸을 돌렸다. 이미 위상력을 뛰어나게 가지고 있으며 몸 반쪽이 차원종이 된 세하는 이 곳에 적합했다. 붉은 달에서 나오는 빛이 세하를 비췄다. 창백한 얼굴, 그리고 생기를 잃은 붉은색으로 변한 눈동자와 침식당하듯 반정도만 하얗게 변한 머리카락. 과거의 세하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쪽에 넣어둔 게임기는 아직도 게임 오버를 나타냈다.

"-알았어. 하지만 검은 양팀은 건들지 마."

세하가 지친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다. 무력감은 분노로 바뀌어 세하의 정신을 좀먹었다. 세하의 생기없는 눈동자가 무엇을 보는지는 누구도 몰랐다. 다만 세하가 앞으로 벌일 일이 그다지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여기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일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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