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인류종말계획 2화

검은코트의사내 2015-01-25 2

-데이터대로군. 좋아. 기대하고 있겠다.

방송스피커에서 나는 목소리는 이걸로 종료되었다. 정식적으로 상부에서 내려진 임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임무와는 전혀 달라보였다. 차원종이 아닌 단지 컴퓨터와 싸우는 것이 아닌가?

"이 주변을 샅샅이 수색해서 생존자들을 찾는다."

일단 1층을 수색하기로 한 검은양 팀, 각자 흩어져서 1층에 있는 모든 구역을 뒤졌다.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부르면서 찾았지만 잠시 후에 다시 제자리로 모였다.

"아무래도 1층에는 없는 거 같아. 2층으로 가자."

슬비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동하려했지만 바닥에서  땅이 조금 갈라지더니 커다란 기계장치가 올라왔다. 그들이 잘 알고있는 장치인 차원종 유인장치였고, 그것이 즉시 가동되었다. 2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엘리베이터는 고장나 있는 상태였고, 계단에는 방화벽이 쳐져있어서 뚫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유인장치가 가동되기 1분도 안된 채 차원종들이 몰려들고 있다. 스캐빈저, 일렉스네처, 보이드같은 차원종들이 검은양팀이 뚫은 입구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수가 몰려들고 있어서 당황했지만 슬비는 이상황에서 심호흡한번하고 판단을 내렸다.

"내가 2층으로 가는 길을 열테니까 저들을 막아줘."

위상력으로 길을 뚫을 수도 있지만 Union연구소 방화벽은 위상력으로도 뚫을 수 없는 특수합금으로 되어있다. 위상능력자들 중에 범죄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기밀을 중요시했던 Union측에서는 특수제작된 문을 사용하기로 했다. 절대로 위상력같은 힘으로는 안뚫리게 하기 위해서다. 뚫을 수 있는 건 Union에서 지급한 폭탄뿐이다. 

많은 수가 몰려들고 있지만 전력을 다해 막아내고 있었다. 유리의 권총난사소리, 건 블레이드의 화염탄소리, J의 주먹난타소리까지 끊임없이 들려온다. 슬비를 등지고 그들은 차원종 유인장치를 파괴해야겠다고 판단했지만 이미 몰려든 적들이 계속해서 덤벼들고 있어서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B급차원종까지 출현하여 곤란할 정도로 힘겨워 했을 때 슬비가 카운트를 맞추고 모두에게 명령했다.

"방화벽에서 떨어져."

각자 네방향으로 흩어졌다가 자신들에게 몰려오는 차원종들을 각자 상대한다. 수가 워낙 많이 몰려와서 그들 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제아무리 정식요원이고 싸워본 차원종이라지만 끊임없이 벌이는 싸움에 체력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세하는 B급차원종인 트룹베셔의 거대한 망치공격을 회피하면서 건 블레이드를 난사했다. 푸른색 불꽃으로 전진하면서 폭발하는 공파탄이다. 트룹베셔는 그것에 맞고 뒤로 몇걸음 저절로 밀려났지만 아직 멀쩡하다는 듯이 거대한 망치를 세하에게 내리꽂으려고 했다. J도 유리도 서로 등을 맞대면서 세하의 모습을 보고 놀란표정을 지었지만 공격해오는 적들만 상대하느라 바빴다.

쾅!

슬비가 설치했던 폭탄이 터지자 2층으로 가는 방화벽에 구멍이 뚫렸다. 슬비는 기회다 생각하고 체내에 있는 염동력을 최대치로 폭주하여 버스를 소환했다.

콰르르릉!

버스는 순식간에 J와 유리를 포위한 차원종들을 대**로 물기닦듯이 밀어냈고, 세하가 힘겹게 싸우는 트룹배셔가 망치를 내리치기전에 버스에 밀려나가 한쪽벽에 쳐박혀버렸다. 슬비의 숨이 가빠지면서 빨리 이동하자고 말하자 유리가 음속 베기를 시전하여 차원종 유인장치의 전원을 망가뜨려 기능고장을 일으켰다. 부숴버려도 상관없지만 지금은 사람들부터 구하는 게 먼저라고 판단한 리더였다. 그녀가 앞장서며 다음 2층으로 올라간다.



-Stage 1 Clear.


컴퓨터모니터화면에 이러한 글자가 새겨졌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알리는 듯이 기계소리가 분주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감시카메라로 클로저 요원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었고, 어느정도의 실력인지는 이미 사전으로 안 상태였다. 그리고 동시에 이러한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한다.


-Stage 2 Start.


컴퓨터는 클로저요원들과 게임이라도 벌이듯이 그들을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검은양 팀이 현관문을 폭탄으로 뚫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들과의 승부는 시작된거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로 그들의 위치를 파악한 뒤, 적당한 위치에 왔다싶으면 곧바로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차원종 유인장치도 이러하게 나타난 것이다.


2층으로 올라온 검은양 팀은 1층에서처럼 곳곳을 수색해 생존자들을 파악했다. 건물은 3층까지 있다. 2층에도 없다면 사람들은 전부 3층에 밀집해 있다는 것이 된다. 3층에는 연구소 소장의 집무실과 컴퓨터실이 있는 곳이다. 그냥 컴퓨터가 아닌 메인컴퓨터다. 연구소시스템을 총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는 그곳은 슈퍼컴퓨터수준보다 높을 정도로 뛰어났다. 지금은 YAMA라는 프로그램의 지배하에 놓여있지만 말이다.

푸쉬이이이-

이번엔 천장에서 화재경보기가 저절로 작동했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알람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물벼락을 맞게 되었고, 순식간에 흠뻑 젖어버렸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는건지 알 턱이 없다. 슬비는 계속해서 쏟아지는 물을 보며 뭔가 심상치않다고 느꼈지만 갑자기 천장주변이 폭발하더니 기다란 전선들이 끊어진 채로 지면에 닿으려고 했다.

"안돼!! 모두 피해!!"

슬비가 빠른판단을 내렸지만 화재경보기가 모든 지면을 물로 젖게 만들어서 피할 방향은 없었다. 전원이 감전되면서 비명을 질렀고, 그 감전이 계속 지속되면서 죽을 위기에 처했다. 세사람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채 비명만 질러댔지만 슬비는 감전되는 순간에도 정신적으로 버티면서 염동력을 이용하여 단검을 날리자 전선들이 중간에서 끊어졌다. 더이상 감전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몇분간 감전된 탓에 전부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얘들아, 상황보고해. 내말들리니?"

김유정 요원이 무전기로 슬비에게 연락했지만 받지를 않았다. 혹시 잘못된 게 아닌가 안절부절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만 했다. 본부에 지원요청을 해놓았지만 그녀의 요청은 무시되었고, 경찰특공대에도 협조해달라고 하고 싶어도 자신의 권한도 없는데다가 된다해도 그들의 화력으로는 C급이상의 차원종은 상대할 수 없었다. 이럴 때 자기편을 들어줄 사람은 데이비드밖에 없었지만 그는 본부에 호출되어 자리를 비운상태였다. 김유정은 안되겠다 싶어서 자신이라도 나서야겠다고 판단했다. 위상관통탄으로 어떻게든 될 거 같지만 한발에 천만원이나 하는 거액이다. 하지만 자신이 관리하는 요원들이 위험한 상황일지도 모르는데 그깟 예산이 무슨 소용이냐는 듯, 그녀도 당당하게 나서기로 결정했다. 기다리는 것보다 행동으로 그들을 서포트할 방법이 있으면 하려고 말이다.


"여... 여기는?"

세하가 먼저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자신을 포함한 동료들이 전부 벽에 등이 밀착된 상태로 포박되어있었다. 특수한 수갑으로 벽에 고정시켜 양쪽팔과 다리를 못쓰가 만든 것, 주변은 어두웠고, 알 수 없는 기계소리만 들리고 있다.

"얘들아, 정신차려! 다들 괜찮아?"

세하가 그들을 불렀지만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에 기계소리가 들리더니 위에서 초대형 감시카메라가 천천히 내려오며 세하의 앞에 섰다.

"뭐야 이건?"

-신서울지부 Union 직속 클로저스 정식요원 통칭, 검은양 팀의 맴버, 이세하. 일치.

기계음이 들리자 세하는 인상을 쓰며 몸을 비틀었다. 자신들을 이렇게 만들고 인류를 멸망시키겠다는 YAMA라는 프로그램이라고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너냐? 인류를 멸망시키겠다는 녀석이?"

-그렇다. 나는 프로그램 YAMA, 앞으로 기한이 지나면 핵을 발사하여 인류의 종말을 고한다. 검은양의 이세하, 전 클로저스요원 '알파 퀸' 의 아들.

"우리엄마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니..."

세하는 자신의 신상정보가 들통나는 게 왠지 불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눈앞에 있는 기계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게 왠지 분했다. 무기는 없고, 맨몸으로 구속된 상태니까 말이다. 세하는 다른 동료들을 보며 말했다.

"저들은 어떻게 한거지? 설마..."

-안심해라. 수면가스로 재웠다. 너와 단둘이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이지.

"뭐라고?"

세하는 놀란표정을 지었다. 컴퓨터가 자기와 단둘이서 얘기하려고 하다니... 아무리 컴퓨터라지만 인간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거 같아서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2:22:1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