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약속. 이세하-3화
리프리센트 2016-01-31 2
1인칭으로 돌아온 '너와의 약속'입니다.
글을 적다보니 제가 무엇을 적으려 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주제가 이리저리 튀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합죠.
그럼 오늘도 눈 갱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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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다시 애쉬와 더스트? 내가 제대로 들은건가?
“서...석봉아. 그 애들이 다시 나타났다고?”
실질적인 데미플레인 사건의 주범들.
데미플레인 사건 당시 차원종들의 군단장이었던 아스타로트를 죽이기 위해 뒷 공작을 해왔던 아이들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할 뻔 했고, 어쩌면 이 서울 땅의 모든 것이 없어질 수도 있엇던 사건.
데미플레인에서 우리가 상대한 것은 아스타로트였지만, 그 땅을 불러들인 것은 그 두 명이다.
자신들의 입으로 차원종들의 간부라 말해왔던 위험한 존재, 애쉬와 더스트의 존재는 3년간 내게 의문을 가지게 했다.
차원종이라는 것은 무엇이며, 유니온의 상층부는 도대체 그들의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인가.
유리 역시 나와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겠지만, 그 애들이 이제 와서 다시 등장했다는 것에 불길함을 느끼겠지.
여기에 없지만 슬비 역시 이 이야기를 들으면 상당히 동요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 애쉬와 더스트가 너희를 찾고 있어.”
“왜 이제 와서 다시 나타난 거지?”
“이유는 그 둘을 만나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어.”
짧은 침묵이 공간을 지배한다.
그런 무거운 분위기가 싫었는지 유리가 석봉이에게 다른 내용을 질문한다.
“그런데 유정이 언니는 잘 지내고 있어? 저번에 보고 때, 만나 봤을 거 아냐. 힘들지 않데?”
“응. 유정이 누나는 지낼 만 한 것 같은데...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긴 하더라.”
“히힛. 분명 제이 아저씨를 보기 힘들어져서 그런걸거야.”
나도 그 말에는 동의한다. 유정 누나가 들으면 아니라고 잡아뗄 대화지만, 유정 누나가 제이 아저씨를 상당히 의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고집만 부리다 보면 후회 할 건데 말이지.”
나도 모르게 대화에 맞장구 쳐 준다. 그 두 사람. 더 늦기 전에 자기감정을 깨달아야 헤어지고 후회할 일이 없을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두 사람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니까.
“맞아. 제이 아저씨도 뭘 망설이는 거야. 유정이 언니 같이 멋진 여자를 잡아야지.”
유리가 하얀 덧니를 드러내며 활기찬 웃음을 짓는다.
제이 아저씨. 껄렁하고 여자관계에 능숙한 듯 굴고, 성희롱 수준의 발언도 상당히 해왔지만, 여자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건 분명 자신과 멀어지게 하려는 것일 거다. 사실 그것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은 여자들이 아니라 나였지만...
왜 어른의 세계를 가르쳐 주겠다는 이상한 소리나 하면서 미스틸과 나에게 이상한 지식을 주입 시키려 들었던 건지...
“맞는 말이야. 아저씨가 원하는 대로 건강 챙겨가면서 살려면 유정 누나랑 결혼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텐데.”
“아! 그 말에 동감!”
누군가를 주제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은 일이 물론 아니지만, 오랜만에 유정 누나의 소식을 듣고 이야기 하고 있으니 아까 전의 긴장이 조금 완화된다. 그런 의미로 유리가 고마워 진다.
“아무튼 유정이 누나는 너희들이 개들을 만나지 않았으면 했지만...가만히 놔두면 피해가 커질 것 같고, 유정이 누나가 직접 만나보겠다는 소리를 하고 있어서 겨우 진정시키고 돌아온거야.”
듣다보니 조금 이상하다. 물론 우리를 생각하는 누나의 마음은 예전부터 느껴왔지만, 우리를 대신해 직접 만나러 가겠다던 누나가 석봉이에게 그렇게 쉽게 이야기를 꺼냈을까?
그 이야기를 듣는다면 뛰쳐나갈 우리를 잘 아는 유정 누나가, 말려도 듣지 않을 것을 잘 아는 유정 누나가 말이다.
“석봉아. 너 혹시...”
“무슨일이야? 세하야.”
저 다크서클 속에 감춰진 검은 눈동자가 두려워 진다.
“유정 누나가 널 불러서 직접 이야기한 거 맞아?”
“무슨 소리야. 세하야. 유정이 언니한테 들었으니까 우리한테 명령이 내려온 거 아냐?”
순진무구한 표정의 유리가 부럽다.
“응. 맞아. 서류를 급하게 숨기는 누나를 추궁하는데 실패하고, 유도하는데 성공해서 직접 들은 이야기야.”
내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관리 요원이 부국장에게 유도 심문을 해서 1급 기밀사항을 강제적으로 알아냈다고 들리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유니온의 보안 레벨은 형편없는 수준이 아닐까.
“이야기 하면 안되는데, 석봉이한테 유정이 언니가 다 말해준거야? 그래도 1급 비밀이잖아. 유정이 언니 너무 입이 가벼운데...”
유리야. 유정 누나가 허술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일에 관해서는 훌륭한 사람이라구.
그러니까 무서운 거지. 석봉이가.
“어...어떤 방법을 쓴거야?”
나의 물음에 남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으로 보이는 미소를 입꼬리에 매달고 석봉이가 답한다.
“후후후...비밀이야.”
저 웃음이 ‘물론 너의 비밀도 모두 알고 있지’로 보이는 건 나의 착각이겠지? 그럴거야.
“아. 뭔데? 뭔데? 궁금해졌어. 나도 알려줘. 석봉아.”
“궁금하면 알려 줄 수도 있어. 그건...”
안 된다. 이걸 유리한테 들려주기엔 애가 너무 순수해. 자신의 비밀을 모르고 넘길 정도로 상대를 능숙하게 속이는 법 따위 듣게 할까 보냐.
유리가 사용할 수도 없겠지만, 혹시 익힌다면...내 비밀을 내 입으로 멍청하게 유리의 귀에 들려주는 것이 선명하게 상상된다. 그리고 그 비밀을 알게 된 유리가 동네방네 소문 내고 다닐 것까지 전부.
나도 모르게 귀를 막았다. 내 손으로...유리의 귀를...
“무...뭐하는 거야. 세하야.”
깨닫고 보니 엄청난 짓을 하고 있었다. 유리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그 달아오른 온도가 손에 닿으니 부끄러움이 솟아오른다.
서...설마...
석봉이를 재빨리 돌아봤다. 나를 올려다보는 유리의 눈동자가 아름답게 느껴져서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던 것도 있지만...
“후후후...”
거기. 석봉이 너. 왜 모든 것은 계획대로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건데!
상대의 감정을 역이용하다니...내가 알던 내 친구 석봉이는 죽은 건가.
모르는 사이 최종보스는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였던 것이다.
홍대 입구로 들어선다.
높은 고층의 건물들. 조용한 상가. 사람들로 붐비던 거리에 일상의 느낌을 조금도 받을 수 없다.
“좀비 게임의 한 장면 같에. 사람들이 없으니까 더 으스스해.”
“우리 측에서 작전 중이라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으니까. 오랜만이네? 세하야,”
설마 했지만, 유정 누나가 직접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석봉이에게 모든 걸 맡겼던 것이 아니었나보다.
“오랜만이에요. 누나.”
“안 오길 바랐는데, 역시 와버렸구나.”
슬픈 어조의 유정 누나를 바라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랜만이에요. 유정이 언니.”
유리가 달려 나와서 유정 누나의 손을 반갑게 잡는다.
“뭐야. 동생들...난 보이지도 않는 거야?”
이건 또, 의외의 인물이 나타났다. 제이 아저씨가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한 손으로 안경을 추켜올리고 있다.
“아저씨!”
“유리야.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
만나고 나서부터 쭉 저 레퍼토리인 아저씨에 우리도 같은 레퍼토리다.
“아저씨는 여기 어쩐 일이세요.”
내 말에 힐끔 유정 누나를 바라보는 아저씨.
“그게...유정 씨가 보디가드를 부탁해서 말이야. 갑자기 나 때문이니 빨리 오라는 전화를 받았거든. 물어봐도 화만 내고...”
유리는 얼굴 표정 전체로 물음표 부호를 그리고 있고, 유정 누나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돌린다. 알 것 같다. 석봉이 짓이 분명하다.
유리는 유정 누나한테 그 내용을 캐묻기 시작했고, 별로 듣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 나는 제이 아저씨와 이야기를 이어간다.
“고생이 많으시네요.”
“돈을 준다니까 왔지. 일은 해야지. 동생. 계속 놀고먹을 수는 없잖아? 그래서 세하 동생은 그 녀석들을 다시 만날 건가?”
애쉬와 더스트. 솔직히 다시 만나기 두렵다.
엄청난 위상력. 속을 알 수 없는 냉소. 솔직하게 말해서 도망가고 싶다.
“만나야죠. 우리를 부른다고 하는데... 안가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를 야들인거 아시잖아요?”
“잘 알지. 그래서 동생들을 보내고 싶지 않아. 그 녀석들이 아니었으면 유정 씨한테 불렸어도 오지 않았을 거야.”
여전히 제이 아저씨는 우리 팀의 보호자 같은 사람이다. 우리가 나이를 얼마나 먹었건, 힘이 얼마나 강해지건 관계없이 존중해 주면서도 걱정해준다.
“예전처럼 형편없이 당하기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저희가 가지 않으면 누가 각ㅆ어요?”
“내가 대신 가지. 그 녀석들을 동생보다는 내가 더 잘...”
그 호의의 말을 자른다.
“아뇨. 3년 전. 아저씨가 우리를 대신해서 상대했으니 이제는 제가 할게요. 법적으로 성인이니 제 몸은 제가 지켜야죠. 대신 유정 누나를 잘 지켜주세요. 이번 일이잖아요.”
나의 말에 침묵하는 아저씨를 놔두고 유정누나에게 지시 사항을 물어본다. 유리에게 시달리면서도 진실을 사수해낸 누나가 대단하다.
“유정 누나. 그래서 지금 그 애들은 어디 있죠?”
석봉이가 지금의 관리 요원이지만, 나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평소랑 달리 이번에는 내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란 것이겠지.
“지금 그 둘의 소재는 L시네마로 추정되고 있어. 그 주변에 차원종들로 보이는 위상력도 보고되었고...”
L시네마인가. 왜 하필 영화관인지 모르겠지만, 장소를 불평해서는 안되겠지.
“오랜만에 언니가 브리핑 해 주니 예전 생각이 나요.”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유리의 말처럼 나도 예전 생각이 난다.
“그래. 나도 그렇구나. 그 때도 가지 말라는 말을 무시하기만 하던 애들이었는데...”
“그...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던 때였으니 그런 거잖아요.”
“지금도 그렇잖니. 휴...뭐 지금도 내 눈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로 보이지만.”
유정 누나가 낙심한 얼굴 표정을 바로 잡는다.
“그럼. 목표는 L시네마. 검은 양 이세하, 서유리 정식 요원. 적들을 저지하고 무사 귀환하세요.”
저 모습까지 모든 것이 변함없는 유정 누나다.
유정 누나에게 받는 저 개전 시작은 다른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은 용기를 준다.
그럼 나도, 유리도 다치는 곳 없이 다녀오도록 해야겠지.
“가자. 유리야. 몸조심하면서 싸워.”
“내가 할 말이야. 조심해야 돼. 세하야.”
시네마 쪽에 가까워지니 익숙한 차원종들의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들으니 어서 일을 마치고 누나와 아저씨와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진다.
“자, 자. 모두 차례대로 줄 서라고!”
“빨리 빨리 덤벼! 나 시간 없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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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생활하면서 조금 적다 말고, 조금 적다 말고 해서 뒤죽박죽이 된 느낌이 드는 이번화입니다.
기억력도 나빠서 뭘 적으려 했는지도 기억 못하고, 어떻게 이어서 적어도 문맥이 두서없이 날뛰는 것 같네요.
화를 거듭해 가면서 고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