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이슬비 [상]
학식 2016-01-07 14
* 본 글은 이슬비의 1인칭 시점 글입니다.
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대체..
"여기는 검은양 팀"
말을 이어가야해.... 제발..
"현재 이세하, 서유리, 제이, 미스틸테인 전투불능. 원인은...."
제발...!
"바이테스 입니ㄷ.."
"여보세요? 이슬비요원?"
"구조를"
"네?"
"구조를 부탁드립니다......"
절망적인 상황을 눈앞에 두고. 나는 주저앉았다.
'리더'라는 글자는 내 마음에 짓눌려지고
"나는...."
나는 죽었다.
리더 이슬비는 죽었다.
지금 여기에 있는 건
모든 걸 잃고 통곡하고 있는 아무것도 아닌 그저 껍데기일 뿐인
이슬비일 뿐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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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우리 검은양 팀은 외부차원 탐사를 돕기 위해 이곳 '플레인게이트'에 도착했다.
"한번만 더 말할게. 우리의 목적은 '황혼의 가도'로 가서 '불뿜는 맨드란'을 퇴치하고 녀석의 체조직을 채취하면 끝이야. 질문 있어?"
"없어요. 누나~"
"대답은 테인이 밖에 안 들리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이세하는 역시 게임 중이다. 제이씨는 녹즙을 먹다 건강한? 표정을 짓고 있고, 유리는 딱 봐도 어제 정미를 불러서 노래방에서 미치도록 노래하다, 고기를 둘이서 3인분 먹고 청혼을 요구했으나 단칼에 거절당하여 시무룩한 상태... 일려나?
아니 나 어째서 유리 사정을 자세하게 알고있지? ... 넘어가자
"이세하. 게임기 집어넣어."
"아. 싫어 이것만 클리어하고"
"비트로 써버리기 전에"
"히잌!! 알겠어! 넣을게!"
다음은-
"제이씨 그만 일어나시는 게 어떠세요?
"리더~ 조금만 쉬다 가면 안 될까~?"
"저번에 유정이 언니가 새 옷을 차려입고 저희에게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기억나죠?"
"응? 아 응 기억한다만?"
"그때 분명 제이씨가 유정 언니의 허벅지에 시선이 30초간 고정이 돼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리더 당장 출발 하자고!"
하여간 남자들은 다루기 쉽다니까~
"유리야 기운 내.."
"응.. 슬비야 기운 내면 쓰담쓰담 하게 해줄 거야?"
"......응 하게 해줄게"
".....!"
유리는 뭐가 그렇게 좋은건지..
팀원들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은 리더의 일.
나로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리더' 확실히 처음에는 내가 리더 자격이 있는지 의심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네... 잘은 모르겠지만
"가자!"
리더로 살아가고 싶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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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폭격이다!!"
내 버스로 인해 짓눌려진 맨드란은 숨통이 끊어졌다.
"휴. 다들 수고 했어요~"
"뭘. 가장 수고한건 리더님이지!"
제이씨가 나에게 말했다. 왠지 기쁘네....
"느핫~! 역시 슬비는 최고 라니까앙~~"
"으으 유리야 껴안는 건 나중에!!"
뭐. 체조직도 채취가 끝난 참이고 복귀나 할까..
"아 이슬비. 설마 지금 복귀 하려는 거야?"
"응.. 그런데? 무슨 문제 있어?"
나는 세하가 그런 말을 한 것이 처음이라 조금 더 다가갔다.
"'안개벌판'에 잠시 들렸다 가면 안 될까?"
갑자기 '안개벌판'이라니...
"정당한 이유를 대"
"'케찰코아틀'의 방패조각이 필요하다는 개인 의뢰가 들어와서..."
"개인적인 일이면 답은 x야."
지금은 팀 임무를 하고 있다. 개인적인 일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 일이 다른 외부차원으로 가는 것이면 더더욱.
"음.. 역시 그렇지?"
"에에~ 누나 세하 형 도와주는 겸, 차원종 사냥하는 겸. 겸사겸사 하자 구요~"
"그래~ 동생. 시간도 남았잖아?"
"맞아 맞아~ 슬비야 느긋하게 하자~"
"........알았어요"
어쩔 수 없나. 하긴 남는 시간동안 경험을 쌓으면 좋을 테니까...
안개벌판은 황혼의 가도 바로 아래쪽.
우리는 황혼의 가도 끝머리에 서 있다.
"다들 점프 준비해"
황혼의 가도에서 뛰어 내려야만 안개 벌판으로 갈 수 있다.
"어!"
"옛써!"
"허, 허리가 아파온다"
"네!"
각자 한마디씩 하고 우리들은 곧바로 뛰었다.
안개벌판에 발을 디디자 비린내가 살짝 나는 것 같네. 피비린내 같은데...
"여러분. 피비린내 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응.. 나도 느꼈어.."
"정말 고약하군.."
"우.. 무서워요 누나.."
주위를 둘러보자 케찰코아틀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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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려오는 굉음. 정말 들어본 적도 없는 차원종의 울음소리다. 아니 애초에 차원종이 이정도 소리를 내다니 불안하기 따름이다.
"애들아. 방금 울음소리가 들렸지..? 미안하지만 우리 빨리 벗어나야 할 것 같아."
이대로 벌판을 더 깊숙하게 들어가다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내가 말하자 이세하가 앞에 차원종을 지목한다.
"어..... 들리기는 했는데.. 저 녀석만 잡고!"
세하가 지목한건 케찰코아틀. 이긴 하지만..
"어라라..? 슬비야 저 케찰코아틀은 왜 저렇게 피가 많이 나있을까??"
"어..?"
녀석은 피로 흠뻑 젖어있었다. 자기 자신의 상처로 인한 피로 말이다.
푸른 차원석에서 케찰코아틀에게 저 정도의 상처를 줄 수 있는 건 알라우네와, 트룹 돌격대장 뿐이다. 그러나 알라우네는 수풀 속 정원에서 등장하지만 안개 벌판에 알라우네가 나올만한 수풀은 본적이 없다. 트룹 돌격대장은 덫인 신록의 투기장에서 만 목격을 하였다. 안개벌판에 케찰코아틀이 신록의 투기장으로 가기는 어려울뿐더러 설령 갔다고 해도 生아님 死인 투기장에선 케찰코아틀이 살아 돌아올 수 없다.
"꼭 할퀸 상처같네 리더."
".......그러게요"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것은 할퀸 것처럼 3줄로 베인 상처.
알라우네, 트룹을 비롯해 푸른 차원석의 차원종은 저런 상처를 낼 수 있는 차원종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 3줄로 베인 상처. 상당히 깊다.
가능성은 2가지.
"애들아. 보고할게 있어!"
"무슨..?"
"뭔데요.. 누나?"
"케찰코아틀에게 저런 상처를 안겨줄 수 있는 건 차원을 뛰어 넘나들지 않는 이상 푸른 차원석에선 존재하지 않아."
"그럼 뭐라는 건데.."
"잘 들어. 가능성은 2가지야."
"말해줘..!"
전방에서 세하는 다친 케찰코아틀과 싸우고 있다. 심각하게 부상을 당한 케찰코아틀을 상대론 힘 하나 안들이고 이길 것 같다.
"1번째. 새로운 차원종이 나타남을 대비할 것."
"응"
.......
"2번째.."
"리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제발 이것만은 아니기를 바라면서
"고대 괴수. '바이테스' 타입의 출몰에'후퇴'작전을 세울 것."
"후퇴...? 라니?"
"자세한 건 돌아가서 이야기하자."
지금은 위험하다. 빨리 이 구역에서 나가야 한다.
5분정도 경과했을까.. 세하는 케찰코아틀 처치를 끝내고 방패 조각을 들고 오고 있다.
"후. 이슬비 빨리 가자. 좀 늦었ㅈ... 어?"
이세하의 말이 끊겼다.
"무슨 일이야? 이세하?"
"우리.. 올 때 원래 저런 식물 줄기들이 우거졌었나?"
"응...?"
이세하의 이상한 말에 다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말도 안 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가 들이닥쳤다. 식물의 줄기가 위까지 연결되고 있었으며. 매듭을 지어 이곳이 감옥 같은 형태가 돼버렸다.
"형.. 이거 뭐에요...!?"
"글쌔다.. 나도 잘.."
나는 모든 생각을 했다. 머리가 복잡했지만 리더로서 원인을 찾아내야 했다.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 최악의 가능성은 모든 상황이 딱딱 들어 맞았다.
"저런...!"
"이럴수가.."
"무슨..!"
"....."
"아...?"
나는 걸어가면서 말했다.
"이 식물들이 감옥 같이 매듭을 지어 버린 건 착각이 아냐. 진짜 '감옥'을 만들려 한거지."
"ㄱ, 그게 무슨 말이야! 슬비야!!"
유리가 다급히 소리쳤지만. 나는 말을 이어갔다.
"바이테스야."
"뭐?"
"누....나?"
"바이테스라니.. 제대로 설명해줘!"
"매우 난폭하고 사나운 한 차원종이 있었어. 그리고 그 사나움은 다른 차원종에게 까지 영향을 미쳤지. 식물형 차원종들은 이 차원종을 도저히 가만히 내버려 둘 수가 없기에 지금 보는 것처럼 감옥 같은 형태를 만들고 수면 유발 성분이 함유된 꽃가루를 펑 펑 뿌려서 이 차원종을 잠재웠어."
"그럼 이곳이 그 차원종을 가두기 위한 감옥이란 말이야?? 그 차원종은 바이테스고?"
제이씨가 말하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감옥인건 맞다 쳐. 어떻게 우리가 이 감옥 안으로 들어 올수 있다는 거야? 위도 막혀야 정상인데.. 왜 하필 우리가 들어 갈 때는 쉽게 들어갈 수 있었던 거야..?"
세하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증오가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벌처스...가 이 감옥을 탐사를 위하여 잠시 파괴하였겠지. 그리고 때마침 들어온 게 우리고.."
내 한마디에 맴버들은 이해를 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 감옥을 저희도 파괴해보자구요! 누나! 그 사람들이 파괴했는데 저희가 못 하겠어요~?"
....
"감옥을 파괴하는 건 딱히 문제가 아냐."
"에..?"
"식물 줄기 하나 하나가 엄청난 양의 꽃가루를 뿜어."
"그렇단 말은.."
제이씨는 내 말을 바로 이해해준 듯. 말 대답을 하였다.
"돌려 말하면 하나만 파괴가 되어도 가둔 '바이테스'는 잠에서 깨어날 거란 얘기야."
"......"
"......"
"......"
"......"
"......"
나도 결국엔 입을 다물고 주저앉아버렸다.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나 때문에.."
점점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쿵- 쿵 쿵 쿵-
"충분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 이였는데... 정말..."
마침내 바이테스는 우리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대략 푸른빛 몸통에 하얀 깃털, 늑대 같이 생긴 얼굴. 그리고 근육질인 팔과 다리 몸. 오른손에는 커다란 피가 묻어있다.
나때문이다.
적어도 식물을 제거하려면 10분은 걸릴 것이다. 그런데.
그 포악하고 포악한 바이테스를 만났다.
리더인 내가 잘못 안내해버렸다.
-리더 자격은 있나?
내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환청.
-너 때문 인거야
"......"
부정할 수 없었다.
-너 때문에
알겠으니까 그만....
-검은양 팀은..
알겠다고! 알겟으니까 제발 그만....ㅎ...
"괜찮아"
"어...?"
환청 속에서 들려오는 따뜻한 목소리. 괜...찮다니?
"ㅅ, 세하야?"
"이슬비 너의 잘못 아니야. 우린 너 없더라도 여기 와 버렸을 거야."
"아......?"
"니가 아니엿음 우린 바이테스에 대한 지식도 모르고 쓰러 졌을 거야."
"......."
"우린 널 정말로 믿음이 가고 듬직한 리더라 믿어"
무슨.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 이세하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따지고 보면 안개벌판에 오자고 한 내 잘못이 더 크고..."
"맞아요. 누나! 누나가 젤 듬직하다 구요!"
.. 그러니까 너희들은
"슬비야 괜찮아~ 싸워버리자. 바이텍스인지 뭔지 우리가 쓰러트릴 수 있을 거야!"
나를
"리더. 이런 곳에서 쓰러지면 안 되지~"
믿는 다는 거야..?
"가자. 리더!"
난 울고 싶었다.
슬퍼서가 아니다. 너무나도 기뻐서 정말로 진실인지도 모를 만큼 기뻐서.
나를 의지해주는 검은양 팀이 있다.
나를 믿고 싸워주는 검은양 팀이 있다.
나는 일어섰다.
모든걸 포기해버리고 주저앉아 있을 때도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당신들이 나를 신뢰해주니까...
나는
나도 당신들을 믿고 나아가겠어.
입을 열었다.
"고대 괴수 영역에 도달한 검은양 팀. 목표는 눈앞 바이테스 타입의 차원종"
"응..? 갑자기 무슨 말..."
"목표.. 달성하자..?"
나는 미소가 생겼다.
".....응!"
"라져!"
"맡겨만 주시라~"
"네엡~!"
그래. 난 절대로 탄식하지 않아.
"목표 확인. 적을 섬멸합니다."
난 누가 뭐래도 검은양 팀의 리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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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은 이걸로 끝입니다 ~
재밌게 보셨나요..? (재밌게 보셨음 뎃ㄱ..)
상 중 하 로 나뉘어진 '리더'의 [중]편은 아마 오늘 저녁아님, 내일 연재될것입니다.
'리더'가 끝나고 세하와 슬비의 러브 스토리를 쓸 예정이구욧
러브 스토리인 경우엔 단편적으로 마니마니...
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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