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차원종이 되고싶어

아일크로나 2015-01-21 0

우리 검은양 팀은 지금 강남에서 갑자기 나타난 헤카톤케일과 군단장 아스타로트, 수많은 차원종들의 처치로
매우 곤란한 입장에 처해있었을 때, 유니온에서 나에게 정식요원으로 승급하겠냐는 권유가 들어왔다.

"저에게요? 다른 모두는요?"

"다들 정식요원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하겠지만 이런 비상시에 한꺼번에 정식승급에 참가할 수는 없어.
원래대로라면 검은양 팀의 리더인 슬비를 먼저 정식승급에 보게 해야겠지만, 이런 비상시에서
리더가 자리를 비울 수는 없는 일이고.. 일단은 너를 시작으로 한 명씩 승급시험에 참가하게 될거야"


그리고 모두에게 강남을 맡기고, 승급시험을 보기위해 잠시 강남을 떠나게 되었다.




"자, 이제! 마지막 승급시험이야!"



마지막 승급시험은 '큐브' 


유니온에서 개발한 승급시험 전용의 공간이며, 그곳에서는 클로저가 가진 기억을 이용해
가상이지만 질량을 가진 차원종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 큐브를 무사히 클리어해내면
정식요원에 합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어차피 지금까지 내가 쓰러뜨린 차원종이라면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겠지...
그나저나 나머지 애들은 괜찮은지 걱정이지만.. 뭐 세하나 슬비가 있으니까 문제는 없겠지!"


물론 동료들의 걱정은 되고 있지만.. 정신을 팔다가 승급시험에 떨어지면 애들에게 볼 면목이 없다며
걱정을 뿌리치고 큐브에 들어갔다.



.....


큐브에 나오던 차원종들을 쓰러뜨리다 보니 눈에 띄는 존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칼바크턱스와 엠프레스 코쿤 아니 유하나...


바로 인간이지만 차원종이 되기로 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힘은 막강하였고 우리 검은양 팀의 멤버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길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기도 했다.
2명이 차원종이 되기로 한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힘'


혹은 '열등감' 이라는 당연스러운 감정이었다.


그들을 보며 나의 안에서는 무언가 작은 감정이 싹트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저 2명을 쓰러뜨리는 것이 눈앞에 큰 과제일 것이다.



... 결국 모든 위상력을 사용해서 저 2명을 쓰러뜨리는 것이 가능했다.

이제 곧 보스이겠지만 조금 쉬고나서는 괜찮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던 와중,

'그녀'가 나타났다.



"어?"


나는 그녀를 보고나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큐브 내부를 당황스럽게 훝어보았지만 '그녀'외에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잖아?"


눈앞에 나타난 '그녀'... 아니 '서유리'의 모습은 지금의 내 모습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은 복장과 무기, 그것은 정식요원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었던 유니온의 정식요원 복장이었다.

그리고 표정... 그녀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단지 날카로운 눈길로

나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마지막 상대라는 건가? 하지만 큐브에서 나타나는 것은 차원종 뿐이라고 했는데...
뭐 일단은 쓰러뜨리면 될 일인가..'

라고 생각하던 와중 '그녀'는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알겠어? 나는.."


그만해

말하지마

나는 그저 너를 쓰러뜨리면 될 뿐이야

말하지 말아줘


"차원종이 된 너 자신이야 서유리"


"무, 무슨 소리야! 나는 차원종이 된 적이 없다고! 애초에 여기는 큐브 안이니까 넌 그저 가상의 존재일 뿐이야!"


나는 거의 윽박지르는 외침으로 그녀에게 외쳤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목소리, 이야기를 듣고싶지 않아서

큰소리로 지우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평온하게


당연한듯이


나에게 전해졌다.



"물론 난 가상의 존재야. 하지만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도 또한 너 덕분이지. 큐브는 네 기억을 참고해서 

차원종을 만들어내는 거라고? 칼바크턱스와 유하나와 크게 다르지않아. 오히려 네가 잘 알고있지 않을까?

넌 네 속에 차원종이 된 또다른 너를 갈망하고 있었을텐데?"


"......"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눈앞에 나타난 내 안에 있는 차원종을 갈망하는 나 자신이라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여기서 도망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불가능해...


여기서 도망치게 되면 정식요원이 될 수 없어

모두에게 만날 면목이 없어

가족에게 무슨 말을 전하면 되지?

내가 돈을 못 벌어오면 동생들이.. 부모님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내 안에서는 투쟁심이 떠올랐다.

그러자 '그녀' 아니 '서유리'는


"하아... 나에게 의문도 갖지않고 쓰러뜨리려는 것은 좋은데 말이야.

지금 네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훤히 알고있거든?

뻔한 가족이나 친구 나부랭이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게 너의 가장 큰 족쇄야 서유리

도대체 왜 그 간단한 것을 깨닫지 못하는 걸까? 그런 것 풀어버리면 이렇게 좋은 기분으로 지낼 수 있는 데 말이야"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다. 

나는 그녀에게 바로 짐승같이 덤벼들었다.

그런 와중에 그녀가 정말로 좋은 기분이라는 듯이 미소짓는 모습에 멈출 뻔 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너만...

너만 없어지면 나는...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컥!"


차원종이 된 나 자신은 너무나도 강한 존재였다. 칼바크턱스나 엠프레스 코쿤과 다르게 그녀는..

그저.. 압도적이었다.


그녀는 나를 일격에 쓰러뜨렸다.

내 결전기도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저 누구보다 자유롭다고 느껴질 정도의 가벼운 움직임으로 내 모든 공격을 피하고

나에게 칼을 한번 휘둘렀을 뿐이었다.


나는 인정하고 싶지않았다.


"도대체 왜.. 왜! 왜 너는 그렇게 강할 수 있는 거지? 나는 차원종 따위가 되고싶지 않아!

너를 쓰러뜨리고 모두에게 증명해야하는 건데! 도대체 왜 이길 수 없지?!"


나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

어느샌가 내 얼굴은 누구보다 꼴사납게 변해져있겠지.

그러자 그녀는 나를 

'이런게 나란 말인가...' 

라는 표정으로 나를 벌레보듯이 쳐다보았다.



그러자 얼마지나지 않아 그녀는 생각이 바뀌었는지 활짝 핀 얼굴로 나에게 미소짓기 시작했다.


"제발.. 알려줘. 도대체 어떻게하면 그렇게 강해질 수 있는 거야!

나에게 제발 알려달란 말이야 서유리!"


가족이나 친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일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부숴지는 것을 느껴가며 나는 그녀의 다리에 손을 뻗어 잡고

놓치지 않는 듯이 붙잡아 메달리면서 '그녀' 아니..

나 자신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야.. 너도 잘 알고있잖아? 간단해. 

가족이나 친구따위 생각하지 않고 차원종이 되면 돼.

그걸로 네가 가진 모든 고민을 해결 할 수 있어"


"하지만 차원종이 될 순 없어! 차원종이 되면.."


"돈 따위는 중요하지 않잖아? 사실"


그렇다. 돈은 사실 명분일 뿐이다. 내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생활했다는 증거일 뿐이다.

사실 나에게는 돈은 단순한 종잇조각에 불과한 물건이다.

사실 공무원도 마찬가지겠지. 뭐가 철밥밥통이란 말인가. 나 스스로 생각해도 우스울 뿐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현실


"나의 이 모습과 강함은 너에게서 나타난 거나 마찬가이야. 서유리

너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누구보다 강한 강함도 얻을 수 있고 

누구보다 자유로운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얻어낼 수도 있어.

너는 지금까지 누구보다 부자유스런 인생을 살았잖아?"


"그냥 너는 이 큐브를 나가서 애쉬와 더스트, 아니면 아스타로트에게 차원종이 되고 싶다고 하면 될 뿐이야.

그들도 너를 원하고 있다고? 아니 원하는건 이렇게 변할 너인걸까?

고민할 필요없어, 지금 네 눈앞에 증거가 있잖아?

차원종이 되면 너는 누구보다 강하고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어"


그녀의 유혹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그렇다. 차원종이 되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칼바크턱스와 유하나는 단순히 기량의 문제였을 뿐이다.

그들은 약했다.

차원종이 됬음에도 약했다.

단지 그뿐이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 것일까..


어느샌가 나는 큐브에서 나가 김유정 요원에게 큐브를 클리어했다고 보고했다.

그녀는 큐브의 내부 상황이 오류 때문에 확인은 못했다고 했지만 

클리어했다고 인정을 해주었고 나는 정식요원이 될 수 있었다.


정식요원이 되었기 때문에 검은양 팀 친구들도 축하해주었고 모두가 나를 축하해주었다.

나도 물론 그런 그들에게 평소와 똑같은 가벼운 말투와 미소로 호감을 나타내주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이미...


아스타로트의 데미플랜트 실체화가 눈앞에 다가온 지금 국장님은 검은양 팀에게 

아스타로트를 막으라고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검은양 팀 전원은 아스타로트의 막강한 힘을 이미 알고있다.

이것은 단순한 시간끌기 혹은 미끼에 불과한 일이다.

모두가 그것을 알고있지만 누구도 가지 않겠다고 명령을 거절하지는 않았다.



"검은양 팀 리더, 이슬비 명령 확인했습니다."

"빨리 아스타로트를 해치우고 겜방이나 가고싶다고.."

"뭐 걱정하지마 모두들 내가 있잖아? 하하하하하"

"형 누나들 아저씨도 있으니까 크게 문제는 없을거에요.."




역시나 아스타로트의 힘은 막강하였다. 누구도 그에게 흠집하나 낼 수는 없었다.

결국 남은 것은 나 혼자. 그나마 정식요원이 되었을 때 배운 스킬 덕분에 약간 더 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던 느낌이었다.

버스에 깔려죽은 슬비 

몸에 너무 무리가 가서 죽은 제이 아저씨

자신이 쓰던 창으로 인해 벽에 박혀있는 테인

세하는 그나마 나와 같이 계속해서 싸울 순 있었지만 결전기를 쓰고나서의 약간의 탈력감 때문인지

아스타로트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가슴이 뚫려 죽게되었다.


"아쉬운 녀석들이로다. 이몸이 몇번이나 찾아오면 이번에야 말로 죽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는 것을..

마지막 남은 네녀석은 그나마 가망이 보이니 죽이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지.

하지만 여기서 또 네녀석을 살리면 나의 힘에 대해서 의심을 표하는 녀석들도 나올 것이고..

그래! 네녀석 나의 부하가 되지 않겠는가?"


아스타로트는 나에게 예전부터 호감을 가지긴 했었다.

물론 여성으로서의 나는 아니겠지. 이녀석은 차원종이 된 나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원하고있다.


"정말..입니까? 당신의 부하가 되면 저를 살려주실 겁니까?"


"호오.. 네녀석 드디어 마음을 바꾸었는가. 그렇게나 부하가 되는 것을 싫어하더니.."


"팀 모두가 죽었습니다 하지만 전 여기서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스타로트님.

저를 차원종을 만들어주십시오."


애쉬와 더스트보다 강해보이는 당신이야말로 맡김에야 더욱 강한 차원종이 될 수 있다고 부탁한 나에게

아스타로트는 호쾌하게 응하며 나를 차원종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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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항상 웃음이지만 속은 누구보다 까칠하고 냉철한 진지한 윾리장 사랑해요!

진지충이라 죄송합니다 여러분

이 뒤는 딱히 생각하지 않았어요

근데 생각하면 아스타로트에게 차원종 되는 것보다 애쉬 더스트가 더 이득일텐데

나중에 차원종되면 뼈저리게 후회하겠네요
2024-10-24 22:22:0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