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522화- [오펠리아의 시간 3교시(オーフェリアの時間 3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2-30 1
“......”
“너는 여전히 무표정이구나? 하긴 그것이 너의 매력이니까?”
“......”
“아아~ 미안해? 넌 ‘매력(魅力)’ 이라는 단어가 뭔지도 모르지?”
“......”
“누나. 아무래도 오펠리아는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만 같은데?”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어~ 왜냐고? 오펠리아는 서로가 다 가져가려고 하는 존재야. 끝까지 인내하는 자만이 가질 수가 있지.”
“누나는 너무 긍정적이라니까.”
남동생의 입장에서 보면 누나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남매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오펠리아를 소유하겠다는 그 꿈을 절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 만약 오펠리아가 자신들과 적인 존재들에 넘어가게 된다면 자신들의 존재가 종말을 선언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남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반유니온 테러조직들도 오펠리아를 갖기 위해서 온갖 노력이란 노력을 다 하는 실정. 유니온도 오펠리아를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현재 그녀는 엄연히 벌처스 정보국 요원이기에 그녀를 얻는 걸로 하더라도 엄청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 어떤 이유라도 결코 포기해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오펠리아다. 오펠리아를 갖는 자,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 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사상 유례가 없고, 또한 ‘전무후무(前無後無)’ 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제 알겠어?”
“이해하기 어려운데? ‘전무후무(前無後無)’ 라니.”
“전무후무!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존재’ 라는 뜻이다.”
“그... 그래? 저 오펠리아가 그렇게까지 특별하단 거야?”
“그래. 어차피 유니온은 오펠리아를 가질 수 없어. 왜냐하면, 유니온과 정부가 오펠리아를 상대로 매우 잔혹한 인체실험을 해댔거든.”
“정말이야?”
“오펠리아가 태어난 바로 그 날부터, 무려 18년이나 계속했지. 그 덕분에~ 오펠리아는 영원히 치료할 수가 없는 불치병을 얻었지만?”
누나가 남동생에게 말하는 내용을 좀 더 들어보도록 하자. 유니온의 정부 요원들이 그녀를 상대로 온갖 끔찍한 인체실험을 해댔는데 그 덕분에 오펠리아는 전무후무한 존재로 강해질 수가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영구 위상력 폭주’ 라는 걸 대가로 지불하게 되었다. 영구 위상력 폭주란, 영원히 위상력 폭주를 제어할 수가 없는 것이란 것과 이는 곧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불치병(不治病)’ 이라고 부르는 걸까? 영원히 위상력 폭주를 제어할 수가 없는 것과 길을 가면서 무의식적으로 맹독을 사방으로 흩뿌리는 것도 영원히 치료할 수가 없다. 그저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에 영원히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오펠리아의 현실. 아무리 서유리가 본인이 겪었던 과거의 고통의 기억도 오펠리아의 고통의 기억에 비하면 결코 비교할 대상이 될 수가 없다. 그게 현실이다.
김유정 부국장에게서 자세한 얘기를 들은 제이, 그리고 나타와 레비아, 하피까지도 오펠리아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차마 뭐라고 말을 잇지 못한다. 강제주입형 위상능력자로 알려진 나타조차 자신의 고통도 오펠리아에 비하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깨달았고, 레비아도 태어난 날부터 무려 18년이란 세월이자 지금까지의 인생 전체를 인체실험의 피험체로서 살아온 그녀를 떠올리며 도저히 뭐라고 말을 잇지 못한다. 그렇다면 늑대개 팀에서 이번에 새로 들어온 하피란 멤버는 뭐라고 말할까? 본인이 괴도로서 긍지를 빼앗겼을 때에 느꼈던 고통도 오펠리아가 겪어온 고통,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겪어야만 하는 고통을 생각하면 괴도의 빼앗긴 긍지도 결코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느낀다. 강제주입형 위상력이 수명이 짧아진다고 하더라도, 일정 정도이거나 차후에 본인의 의지로 조금이라도 연장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펠리아의 영구 위상력 폭주는 결코 그것이 아니다. 본인의 생명력을 앞으로도 계속 끊임없이 소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생명력을 갉아먹히는 상태로 위상력 폭주를 하고 있는 오펠리아. 그녀가 앞으로 살아갈 수가 있는 날이 며칠이나 남았을지 함부로 상상할 수도 없다. 현재의 의학기술로도 오펠리아의 영구 위상력 폭주란 그 불치병을 치료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오펠리아는 나타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의 ‘시한부인생(時限附人生)’ 이라는 걸 살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오펠리아에게도 좋은 것이 있다. 그것은 강제주입형 위상능력자로 알려진 나타의 위상력을 빼앗아 자신이 흡수하는 것이다. 만약 흡수하게 될 경우에 나타의 이 이상의 신체적 손상을 줄임으로서 나타의 삶을 연장시킬 수도 있다. 물론 오펠리아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본인의 위상력에 잠식되어 융합하는 것이기에 알고 본다면 결코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게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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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펠리아의 영구 위상력 폭주를 치료할 수가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본인은 굳이 받으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 스스로를 ‘N포 세대’ 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N포 세대란 정말 최악의 수준으로까지 포기를 한 세대란 것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바로 ‘모든 것을 다 포기한 세대’ 라는 거다. 그러니까 인생을 살아가는 거마저 철저하게 다 포기를 해버린 세대라는 것. 연애, 결혼, 출산, 집, 차, 꿈, 희망까지 포기했다는 7포 세대라 하더라도 이들은 인생을 사는 거까지 포기한 것은 아닌데 반하여 N포 세대는 인생을 사는 거까지도 다 포기를 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펠리아 자신은 N포 세대라서 뭘 어떻게 살더라도 나름 상관이 없다는 거다. 오펠리아가 본인의 생명력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 맹독 흩뿌리기다.
“......”
“오펠리아! 너에게 그런 사정이 있었어? 네가 ‘시한부인생(時限附人生)’ 이란 거!”
“......”
“유정 언니에게 다 들었어.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는 시한부라고. 왜 지금까지 얘길 해주지 않았던 거야!?”
“......”
“미안해. 오펠리아. 정말로 미안해......”
“......”